얼마 전 상상도 못할 한국 영화 블루레이 예약이 등장했으니...
그것은 바로, 미쓰 홍당무 (Crush And Blush, 2008)였다!
2008년 10월에 극장에서 엄청 재미있게 보고, DVD로도 구입했었는데...
끝내주게 재미는 있는데,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었던,
그리고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 것 같았던 이 영화가... 다른 제작사도 아니고
그 플레인아카이브를 통해서 블루레이로 등장이라니!
아마, 올드보이, 올드데이즈 등의 작업을 거치며 플레인의 백준오님과 박찬욱 감독이
여러 의기투합을 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건 뭐 그냥 상상일 뿐이고. ^^
암튼, 기대 속에 두근 거리며 프리오더 했던 타이틀이 드디어 배송이 되었고,
오랜 만에 즐겁게 이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었다. ^^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블루레이] 미쓰 홍당무 : 풀슬립 킵케이스 한정판 (2disc: BD+OST CD)
-과거 영화, DVD 시절 이미지에 비하면
굉장히 아~트~하게 나온 이번 블루레이. ^^
-아웃케이스 + 스카나보 킵케이스.
-다른 업체들은 진작부터 스카나보 마크가 없는,
스카나보 비슷한 케이스를 쓰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플레인아카이브에서 나온 이 타이틀은 스카나보 마크가 선명한 킵케이스. ^^
-킵케이스 표지를 보면, 작품 속 여러 장면들이 떠오른다. ^^;;;
-각 케이스들의 뒷면.
-영화와 서플을 담은 블루레이 디스크 + OST CD의 구성.
소책자와 아트 엽서가 들어 있고, 아트 엽서는 일부 랜덤 싸인판이라는데...
이런 거와 인연 없는 나는 당연히 그런 거 없다. 플레인 미오!!! (^^;;;)
-이 블루레이를 보실 분들이라면, 영화를 바로 보기 전에
소책자를 먼저 보기를 강려크하게 권하고 싶은 이유...
나도 우연히 소책자부터 보고 영화를 봤는데, 그래서 사전에 미리 인지를
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랄까... HD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인데,
이렇게 만들어진 디지털 마스터를 35mm 필름 프린트로 옮겨 상영했었고,
원본 디지털 마스터가 아니라 그 필름 프린트를 다시 디지털로 변환한 버젼이
영상자료원에 보관이 되어 왔었다는 거!
그리고 그 소스로 이 블루레이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거...
-내가 이쪽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아마 이런 느낌일 것 같다.
디지털 작업을 해서 만들어낸 이미지가 있고, 이걸 기냥저냥 프린터로 프린트 했고...
그런데, 그 원본 이미지가 사라져서 그 프린트한 이미지를 스캐너로 읽어 들여
다시 디지털 이미지를 만들어서 작업을 할 때의 그런 느낌이 아닐까?
애초 상업용의 최상의 프린트를 내놓았어도 원본 도달은 어려운데,
기냥저냥한 프린터로 프린트를 해놓았던 걸로 다시 작업을 할 때의 그 고난이란...
아마 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비슷하게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소책자를 보고 예상했던 화질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레이 화질은 예상을 뛰어넘게 좋았다.
역시 플레인아카이브! ^^
-미쓰 홍당무 얘기가 나온 김에 찾아 본, 옛날에 출시된 DVD...
당시 한국 영화를 꾸준히 출시하던 프리미어에서 나왔었다.
지금 다시 봐도 아주 잘 나왔었다. ^^
-아웃케이스 앞면 + 킵케이스 앞면.
-아웃케이스 뒷면 + 킵케이스 뒷면.
-아웃케이스 뒷면 상단의 수상 내역들이 참 화려하다. 정말 대단했던 영화. ^^
-한국에서 출시되는 한국 영화 DVD의 정석이랄 수 있던,
본편 디스크 + 서플 디스크의 2 디스크 구성.
-케이스는 아마 원래 이게 아니었는데, 내가 엠락 2디스크로 옮겼던 것 같다.
-속지의 내용... 정말 재미난다. ^^
-개인적으로... 이번 블루레이의 아트스러운 디자인이 싫다는 건 아니지만,
DVD의 저 이미지들이야말로 이 영화와 찰떡인, 아이덴티티 그 자체가 아니었나 싶다.
내가 아는 양미숙은 왼쪽이지, 오른쪽은 아니었... ^^;;;
-개인적인 느낌은,
DVD 표지에 나온 게 양미숙이라면,
블루레이 표지와 내부 일러스트들에 나온 건 오히려 이유리 같다는 느낌이다.
-일단 이번 블루레이는 간만에 나온 예전 한국 영화란 점만으로도 반갑고,
기존 코멘터리 2개 외에 새롭게 녹음한 코멘터리 2개가 추가되어 있는 등등...
아주 신경 써서 나온 블루레이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부가 영상에 오디오가 누락이 된
문제점이 발견되어 리콜 조치에 들어간다고 한다.
-블루레이는 기대 이상이다.
특히, 저 소책자의 저 부분을 미리 봤다면 더욱... ^^
저런 식의 변환을 거친 이미지 작업을 할 경우, 아무래도 그로 인한 망점 노이즈와
밝은 부분의 정보량 소실, 그라데이션이 부자연스럽게 되는 경향을 피할 수 없는데,
이 블루레이의 영상도 미약하나마 그런 경향이 있다.
전체적인 영상은 아주 좋음에도 불구하고, 밝은 부분들의 표현이 좀 두드러진다거나
(소위 말하는 하이라이트가 날아가는 그 느낌), 밝은 부분의 그라데이션이 약한 경향
특히 이런 부분이 중요한 사람 얼굴에서 그런 경향을 느낄 수 있긴 한데...
사실 그렇게까지 큰 문제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저런 태생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준.
-DVD를 다시 보면서 느꼈지만, DVD도 화질이 생각보다 좋은 편이었는데,
애초 HD 카메라를 잘 활용해서 찍고 작업도 잘 했나 보다. 단, 시대가 시대인지라...
최신 디지털 촬영에서도 소위 어두운 부분 촬영에서 노이즈 같은 걸 완전히
피할 수 없는데, 저 HD 디지털 촬영의 여명 시절에는...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역시 그런 부작용은 크지 않은 편.
-그래서 여러 단점들이 있긴 해도 크지 않고...
작업의 태생적인 한계를 고려하면 오히려 대선방 수준이란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객관적인 화질 수준 자체가 아주 좋다.
전반적인 해상력은 DVD와 밸붕, 그동안 블루레이로 나왔던 한국 영화들과 비교해도
좋은 편이다.
시험 삼아 블루레이 초기 시절의 한국 영화 블루레이들과 비교해 봐도...
오히려 이 미쓰 홍당무가 압도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
세세한 해상력은 물론이려니와, 한국 영화 블루레이에서 의외로 잘 표현을 못 하는 게
한국인들의 검은 머리인데... 그래서 한국 영화의 영상 수준을 평가할 때
그 머리카락들의 표현, 그리고 어두운 옷들의 질감과 디테일을 확인하는 게 쉬운데...
한국 영화 블루레이들을 봐도 머리카락이 떡져 있는 수준을 넘어서 그냥 다 검고,
어두운 계열 옷들 역시 디테일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미쓰 홍당무 블루레이는 다르다.
뽀글뽀글해졌을 때나 쌩쌩해졌을 때나 그 머릿결들이 선명하게 살아나는
양미숙은 물론이고, 양미숙의 가라앉은 어두운 계열 의상들이나,
어두운 느낌의 겨울 교복들의 디테일은 아주 선명하다.
DVD도 좋은 편이었지만, 이번 블루레이는 놀라운 수준.
-그리고 한국 영화 DVD에서 자주 보이던 경향으로, 실내에 조명이 충분치 않을 경우
노랗게 뭉떵그려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미쓰 홍당무 DVD나 한국 영화 DVD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경향들도, 블루레이에서는 최대한 사라져 있다.
밝은 부분은 밝은 부분대로, 어두운 부분은 어두운 부분대로 디테일 색감 다 좋다.
-사운드는 DVD의 5.1채널 디자인과 별 차이는 없지만,
체감 음질은 차이가 좀 나는데... 얼마전 용형호제들도 그렇고
이게 블루레이판에서 좀 더 손을 본 결과인 건지,
DVD 시절의 DD, DTS 포맷과 블루레이의 돌비트루, DTS-HD MA 포맷의
원초적인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대사가
잘 안 들리는 게 사라진 건 아니다. ^^;;;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 사람들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고...
이 영화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괜찮은 블루레이로 나온 재미난 한국영화를
추천할 수 있을 그런 타이틀.
-플레인아카이브에서 한국 영화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지만...
이 미쓰 홍당무 블루레이를 보니까 아무래도 닭과 달걀인 것 같다.
플레인 이름에 걸맞는 수준의 퀄리티로 나오기 위해서는
그만한 소스가 있어야 하고, 그만한 경지에 이르는 작업도 있어야 하고...
플레인 이름으로 많이 나올 수가 없는 것 같다. ^^;;;
-간만에 다시 보니, 이후 한국 영화에서 많이 활약하는
인상적인 얼굴들이 참 많이도 등장한다.
라미란 여사라던가... ^^
-변태 박찬욱 감독(이거 내 나름의 대찬사임... 오해 없으시길... ^^)은
자기 이름 감독 걸고 영화 만들 때는 그런 변태성을 죽이고
포장을 참 잘하는데... 다른 사람 영화에 참여하거나 하면
리미터가 풀리는 것 같다. 참 나쁜 사람이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 영화보다
박찬욱 제작, 참여의 영화가 더 매력적인 측면이... ^^;;;
-영어 자막은 모르겠고, 한글 자막은 DVD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후반 교내 축제에서 여학생들이 무대에서 부르는 찬불가 자비의 씨?
이 노래는 영화에서 개사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그대의 씨를 뿌리자...
이 부분의 자막이 DVD에서는 은혜의 씨를 뿌리자...로 나오고,
블루레이에서는 그대의 씨를 뿌리자...로 나온다.
이 노래 개사도 굉장히 흥미롭다. 정말로 찬불가로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음란한 가사로도 읽을 수 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