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간 집안의 공간이 질량 수축을 시작해서 이공간이나 블랙홀을 만들 것 같은
암담한 상황임에도... 역시나 끊을 수 없는 실물 구입 덕후의 나날.
진작 구입하고 다 봤음에도, 이렇게 소개할 타이밍을 놓쳐 넘어간 녀석들은 어쩔 수 없고,
운 좋게 타이밍에 걸린 녀석들 중 일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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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화 10호 - 판타지 + 만화
-제목에 보이는 것처럼, "지금, 만화"라는 제목으로 나오는 책의 10호다.
직접 보니 잡지도 아니고 부정기간행물인지 뭔지 싶은 책인데...
만화를 다루는 이런 저널 모음 성격의 책을 보고 싶긴 했는데,
그동안 이 책이 다루던 것들이 무슨 젠더, BL 이런 것들도 있어서
요즘 유행하는 그런 부류(!)의 책인가 싶어 관심을 안 갖다가...
결국, 호기심에 구입한 게 이 판타지 + 만화편.
소감은... 내가 걱정한 그런 경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흥미롭게,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판타지와 만화...라는 부제에 맞게,
이런 로도스도전기나 슬레이어즈의 언급도 당연히... ^^
-아, 이거 보고 정말 이상한 기분에 빠져들었다랄까...
당시에는 책 선전 문구로 제격이던 것 중의 하나가,
저렇게 PC통신 어디에 얼마간 연재, 총 조회수 어쩌구...이런 거였다!
말하자면 요즘 유튜브 조회수나 무슨 좋아요 이런 느낌이랄까... ^^
-판타지 + 만화에 걸맞는 내용들이 전반부에 이어진다.
-이런 자리에 빠지면 아쉬울 작품이 아닐까 싶은, 아일랜드...
-그렇게 절반 정도를 부제에 걸맞게 진행을 하고 나면,
미디어 전반에 관한 방향으로 확대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초거대 플랫폼... 비단, 만화나 문화 뿐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어느 분야에서나 문제의 원천인 바로 그것...
-지금 시대의 문화적 자본적 화두라면 역시 OTT의 시대일듯...
나와는 1도 접점이 없긴 하지만... ^^;;;
-그리고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만화 VS 영화, 무려 왓치맨 그리고저스티스리그 이야기...
-개인적으로 영화 왓치맨의 장점 중 하나를 저 새롭게 각색한 결말이라 보는데...
시나리오 작가의 저런 호평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기도... ^^
미지의 존재에 의한 공포, 익숙한 존재에 의한 공포 모두 다 좋은 도구들이고
원작의 그 뭔지 모를 오징어 꼴뚜기 괴물의 습격도 충분히 공포스러웠겠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절대적 존재, 방금 전까지 이 세상의 평화를 지키던 신이
한순간에 그 힘으로 세계를 초주검으로 만들어 버렸을 때 인류가 느낄 공포는...
정말 신의 각색이 아닐까 싶은 부분. ^^
-책 크기도 크지 않고, 페이지수도 많지 않지만...
좋은 종이질에 풀컬러에 말도 안 되는 저 가격에 설마 설마 했는데...
아마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지원으로 가능한 가격인가 보다.
-암튼 우려한 요소들이 안 보이는건 아니지만...
사실상 만화에 대해서만 다루는 저널 모음이 아니라,
시대의 문화 전반에 대해 다루는 저널 모음이란 성격이라... 생각보다 흥미롭고 유익했다.
다른 호들도 구입을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
-변덕쟁이 오렌지로드 애장판 9
-슬슬 마무리를 향해 달려 가는 변덕쟁이 오렌지 로드, 그 9권째.
-언제나처럼, 초판에는 저런 특전이...
-그 시절의 레퍼런스 미소녀 같은 느낌까지 진화한 마도카!
그리고, 그 시절 작품들에서 흔하게 나오던, 필수 유행 같았던
사실은 과거에 만났었다는 과거의 인연 에피소드...
-그때도 딱히 좋아하던 건 아니지만, 암튼 이런 것도 그 시절의 정서이니... ^^
-마도카의 이런 색다른 매력은 물론,
모델이었던 나카모리 아키나를 재현한 듯한 무대 에피소드가 나오는 권.
슬슬 막바지가 오고 있다는 게 체감된다.
-장상용의 만화와 시대정신 1980~1999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란 곳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화규장각지식총서 시리즈의 27번째 책이 이것이다.
-같은 제목으로 이보다 이전 시대를 다룬 편도 있는데...
그건 내 추억조차 벗어나는 시절이라 그야말로 학술적 영역이고...
딱 이 시대가 정말 볼만할 것 같아서... ^^
-제목은 만화와 시대정신...이라 되어 있고,
실제로 저 시절의 만화 관련 에피소드나 만화에 끼친 시대의 영향들을
설명하고는 있지만... 지나온 분들은 다 알 것이다. 그런 영향들이란 게
만화 하나에만 국한된 게 아닌 거라는 걸.
결국, 제목은 만화와 시대정신...이지만, 저 시절의 사회 흐름을
흥미로운 소재들과 함께 되새겨 보기 딱 좋은 내용이다.
저렇게, 나디아 코마네치의 얘기가 언급되는 걸 보듯이...
-그리고 협객 이야기를 하는데 뜬금없이(?) 등장하는 애마부인... ^^
-그리고 그 시절을 대표하는 만화의 아이콘인 대본소 이야기...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들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등장하는 사람들이나 작품,
그리고 그대의 시대적 흐름과 사건들은 내가 알지 못 하던 것들이 많아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또한 내가 알고 있는 기억들의 재정리와 복원까지도 되고...
-세계 최고의 초고속 저출산으로 나라가 멸망해 가고 있는 판인데,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이런 게 현실이었다니... 정말 이 괴리감은... ^^
아재들이라면 다들 그리운(?) 시절일 것이다. ^^
-암튼,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일반인이 당시 알기 어려운 여러 이야기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오랜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지고 잃어버린 기억의 편린들을
재정리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
-은하의 죽지 않는 아이들에게 1 / 은하의 죽지 않는 아이들에게 2
-제목을 처음 보고는 이세계 라이트노벨 시대에
이 정도면 양호한 제목이네...라는 생각과, 이 그림은 뭐지?...라는 것이었다.
그랬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검색해 보니 엄청난 호평들...
그리고 직접 보니... 과연!
-1권과 2권으로 완결되는 짧은 분량의 이야기지만,
어쩌면 인류가 지성을 갖게 된 순간부터 멸망할 때까지,
계속 이어질 주제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사라진 지구에 살고 있는 불사신 오누이.
그동안 묻어준 애완동물의 묘지의 어마어마한 규모가 그들의 불노불사를
바로 와닿게 한다.
-그런 불사신 오누이가 살고 있는 지구에,
어느날 별똥별과 함께 사람이 나타난다.
-그 여자는 바로 아기를 낳고 죽어 버리는데...
일본 작품을 좀 본 사람들이라면 여기서 저 이름을 보고
바로 어떤 짐작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불사신 오누이가 여전히 꼬맹이인 동안,
갓 태어났던 아이는 이렇게 컸고 심지어 생리조차 하게 되었다.
하지만... 죽은 어머니의 단말기를 열어 알게 된 가혹한 진실은 이러했다.
-그리고 운명의 순간... 결국, 소녀 미라는 그렇게 죽게 된다.
-사실 이 작품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익숙하지만 감성을 자극한다랄까.
SF 관련 작품을 좀 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여러가지들,
그리고 과거 일본의 작가들에서 볼 수 있던 어떤 감성...
그런 것들이 정말 절묘하게 어우러져 이런 작품으로 나온 것 같다.
-우주로의 진출, 그리고 세대를 이어가는 형태로 펼쳐지는
인류란 종의, 그리고 그 개별 개체들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이야기...
이는 SF 작품 특히 일본 정서의 SF 작품에서 비교적 흔히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호시노 유키노부의 단편선, 스타더스트 메모리의 어떤 저 장면처럼...
-우주로의 진출을 꾀하던 인류는, 기술의 한계로 인해
저런 식으로 냉동보존된 정자와 난자를 우주로 보낸다.
그 정자와 난자에서 깨어난 아이들은 우주선에서 성장하며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여기서 호시노 유키노부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술 발전의 패러독스가 등장한다.
암튼 여기까지만... ^^
-또한, 같은 책의 또다른 이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마치 반대의 상황을 다루는 것 같다.
우연히 우주에서 불시착한 주인공 여자는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지만...
그 행성은 모종의 이유로 생체 시계가 무섭게 빠르게 흘러가는 곳이었다.
이틀 만에 10년을 늙어버리는 그곳에서, 구조대가 올 21일을 기다릴 수 없는 주인공은
결국 금지된 방법에 손을 댄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그 아이에게 자신을 학습시켜
다음 세대의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 1세대인 자신이 죽더라도 2세대인 자신이 남고,
그 2세대인 자신이 죽더라도 3세대인 자신을 남기는 것을 반복하면, 21일까지
살아남아 구조될 수 있을 거란 판단이다.
-은하의 아이들은 무한의 시간을 가진 불사신 인간들이었지만,
여기선 불과 며칠밖에 살 수 없는 반딧불이 같은 인간의 이야기...
마치 극과 극 같아 보이지만, 사실 두 작품의 느낌은 다르지 않다.
-세대를 거듭하는 주인공의 고뇌...
사실상 세대를 이어가는 생명체의 근본적인 고뇌라고 할 수 있다.
-암튼 익숙하지만(SF 작품을 좀 본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다 그려지는 것들,
그리고 일본 작품의 감성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역시 어느 정도 다 보이는 것들...)
그럼에도 참 감성 터지는 그런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런 불노불사의 존재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이야기들을 만드는
시각의 주체가 필멸자인 인간의 시각이라는 당연하고도 당연한 점 역시
그런 익숙함을 더해주기는 한다. 아 그게 단점이라는 건 아니다.
인간이 만드는 이야기가 인간의 지성과 시각이 완전히 배제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
-물론, 그림체만큼이나 세세하게 파고 들면 설정 붕괴 같은 이상한 부분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런 거 따지는 게 무슨 소용과 재미가 있는가.
이 작품의 재미만 즐기면 그만이지... ^^
작가의 다른 작품들은 어떤 게 있나 궁금해진다.
-씨네21 No.1311 : 2021.06.29
-가격을 맞추기 위해 가끔 구입하는 씨네21인데...
이번에 구입하고는 깜짝 놀랐다. 엄청난 기사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씨네21의 정체성(?) 같았던 정훈이 만화가 안 보이던 것!
검색해 보니, 얼마 전에 연재 종료를 했다고...
비록, 씨네21의 에피소드들이 지나치게 정치적인 시각을 띄고 있긴 했어도
과거 내멋대로시네마나 뒹굴뒹굴 안방극장 등 익숙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함께 했던 정훈이 시리즈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종료했다니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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