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홍콩 영화의 마지막 전성 시대, 이연걸의 동방불패의 그 시절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된 전설의 러브 스토리, 백발마녀전...
DVD로는 2002년에 논아나몰픽으로 발매가 되었으나 이후 20여년이 흐르는 동안
진작 절판된 후 재판도 없고, 더군다나 리마스터링판의 출시도 없어... 이 작품을 추억하는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던 작품인데... 드디어! DVD 출시 후 강산이 두번 바뀌고서야
블루레이의 황혼기인 2021년에 블루레이로 출시가 되었다.
물론... 1편과 2편을 한 셋트로 출시한 이번 출시에 대해 다소 불만인 사람들도 없지는
않겠지만... ^^;;; 어쩌겠는가, 그래도 탁일항과 연예상의 마지막을 보려면...
언제나처럼, 꾸준히 추억의 홍콩 영화를 정발해 주는 은혜로운 출시사,
노바미디어에서 발매되었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T T
백발마녀전 (白髮魔女傳 - The Bride With White Hair, 1993)
백발마녀전 2 - 천하무적 (白髮魔女2 - The Bride With White Hair 2,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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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이한 경우가 아닌 노바미디어의 순리대로... 어설픈 스틸북 마케팅 없이
젖절하게 출시가 되었다. 렌티큘러 1000장 한정판과 풀슬립 1000장 한정판.
내가 구입한 건, 위 사진의 풀슬립 1000장 한정판이다.
-이유는 뭐... 일단 렌티큘러를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 면도 있고
(DVD 시절부터 블루레이까지 여러 렌티큘러 판본들이 있었지만,
냉정하게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건 캐빈 인 더 우즈 북미판과
서유쌍기의 국내 초판 정도다. 이들은 정말 렌티큘러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예술의 영역이다. ^^), 렌티큘러판의 임청하 표정이 무섭기도 해서
이렇게 백발에 걸맞는 하얀 풀슬립판을 구매했다.
-노바미디어에서 출시하는 홍콩 영화의 전형적인 초회한정판 구성.
-과거 국내에 출시되었던 DVD는 이랬다.
이제 이 논아나몰픽의 옛날 옛날의 DVD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
-블루레이는 1편과 2편이 함께 박스셋으로 출시가 되었는데,
영화만큼이나 서로 다른 블루레이라고 할 수 있다.
-1편 블루레이는 근래 감상한 블루레이 중 최고의 만족감을 주었다!
이게 단순히 백발마녀전을 좋아해서 그렇게 봤다는 건 아니고... ^^
1편의 블루레이 퀄리티는 정말 예상 밖이었다.
-영어권 국가에 출시된 판본을 소스로 했다고 어디선가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이게 감독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판본이라는데, 영화 시작하자마자 과연!...하고
절로 외칠 수 밖에 없었다.
근래 디지털 영화들처럼 깔끔한 화면은 아니고, 냉정하게 필름 시절 영화를
4K 이상으로 레퍼런스로 복원한 것도 아니지만... 이 블루레이의 영상은 정말 인상적이다.
과거 영화들 블루레이로 나올 때 보면 진짜 색감이라며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아졌는데(물론, 난 이런 시도 자체가 반드시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이 블루레이의 영상은
그와 정반대의 정의를 외치고 있다랄까. 그 시절의 그 푸르딩딩하고 붉그딩딩한 느낌을
시리게 뜨겁게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다소 어두워 보일 수 있다는 걸
감수하면서 보기 좋게 그냥 밝기를 올리는 짓도 하지 않았다.
정말 추억 속의 그 아련함 속에서 생생하게 건져낸 듯한 그 느낌... 정말 좋았다.
-그냥 다소 어둡고, 대체로 파랗고 빨갛고... 이런 수준은 당연히 아니다.
어둡다는 건 정말로 어둡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 영화의 원래 그런 분위기를 재현한 것이고,
그 파랗고 빨간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나는 가지가지 색감들은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다.
영화의 분위기를 그렇게 맞춰 가면서도, 유명한 디자이너를 고용하면서까지 보여주려했던
특이하고 화려한 의상들은 그 개성들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와, 정말 새삼 이 영화의
복장들이 이렇게 개성적이고 매력있었나 하는 걸 깨달았을 정도로...
게다가, 이 백발마녀전은 2.35:1의 화면을 아주 제대로 활용해주는 작품이라
이런 화질의 체감은 더욱 깊게 다가 온다. 새삼 화면 하나 하나 얼마나 열심히 연출했는지
그 로맨틱한 맛이 아...
그리고 필름 영화답게 그레인 가득한 화면들이 많긴 하지만, 블루레이답게 섬세하고 선명한
느낌을 잃지 않고 있는 것도 놀라웠다. 서플 등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감독이 AV적인 측면에서
노력했다고 강조하던 그 성과를 20여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체감했다.
-사운드 역시 놀랍다. 광동어 LPCM 2.0ch, 광동어 DTS-HD MA 5.1ch 외에 영어와 북경어 등의
오디오 트랙을 갖추고 있는데 후자들은 생략하고(^^), 앞의 두 트랙이 관건인데... 이게 꽤 놀랍다.
DTS-HD MA 5.1 트랙은 무늬만 5.1채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만족할만한 5.1채널도 아닌 건 사실.
대사가 센터로 모여 명료함이 체감되는 건 사실이지만... (주성치의 007 북경특급 블루레이의
5.1채널 트랙을 경험한 후로, 과거 홍콩 영화의 5.1 채널 트랙에 대한 기대치가 마이 올랐다. ^^;;;)
정말 만족감을 준 건 의외로 광동어 LPCM 2.0ch 트랙이었다.
5.1채널 트랙보다 대사의 명료함이 의외로 떨어지지도 않으면서, 전반적인 음장감 형성은
오히려 훨씬 자연스럽고 강렬했다. 이 영화가 이리 AV에 신경 쓴 작품인가 새삼 놀랐을 정도...
감독이 기회 있을 때마다 제작과 개봉 당시 돌비 서라운드로 만들었다고 강조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믹싱을 했던 보람이 있는 것 같다. 그냥 기계적으로 블루레이의 스펙으로 나오는
추억의 홍콩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역시 원판불변인 것인가...
-암튼 영화의 맛을 훨씬 더 살려내는 이 블루레이의 영상과 사운드는 정말 대단한
만족감을 주었다. 뭐 최신 영화의 레퍼런스 블루레이 수준이라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이 추억의 영화를 이런 수준의 AV로 만날 줄은 정말 몰랐다.
요약하자면, 최신의 레퍼런스 블루레이는 아니지만
추억의 영화의 맛을 블루레이로 아주 맛깔스럽게 살려내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외국 쪽 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는 건 영화 초반 화면에 붙박이로 붙은
영어만이 아니라 바로 서플에도 있다. 경험으로 보면, 이런 동양 영화들이 서양 쪽에서
출시되면 의외로 부가 영상을 만들어 넣는 경우가 많고 대개 제작진이나 배우와의 인터뷰를
새로 해서 만들어 넣는데... 이 블루레이 역시 노년의 감독과의 영상 인터뷰를 싣고 있다.
과거 DVD 시절부터 이어지는(걸로 추정되는) 음성해설이나 메이킹도 한글 자막과 함께
실려 있는데, 이 메이킹은 사실 메이킹이라 부를 수도 없는 수준이라 논외로 치면,
음성 해설과 40여분 정도(맞나? ^^)의 인터뷰라는... 흔치 않은 양과 질의 서플을 갖춘
추억의 홍콩 영화 블루레이다.
-2편은 생략...하고 싶은데, 하아.
2편은 여러모로 1편과 비교가 된다.
영화 자체도 이미 그렇지만, 블루레이도 마찬가지...
1편과 달리 시종일관 무조건 밝고 뽀샤시한 스타일의 화면은,
일부 장면에선 1편보다 더 좋아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영화의 단점들을 더 밝고
환하게 드러내 주는 부작용으로 더 작용한다.
게다가, 장면 장면이 예술적으로 연출된 1편과 달리, 정말 되는 대로
적당히 양산한 2편의 연출 수준까지 적나라하게 강조해주기까지...
-2편 블루레이는 광동어와 북경어가 각각 돌비 트루 5.1ch 트랙으로 실려 있는데...
1편 블루레이와는 아예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돌비 트루라는 스펙이 무색할 정도로, 거의 완전히 센터에 집중되어 있어
이게 5.1ch인지 모노인지 모르겠다싶을 정도... 음질 역시 1편과 전혀 다르게,
그냥 저음질 소스를 강조해서 돌비 트루로 딱지 붙여 넣었다...는 느낌이다.
LPCM 2.0임에도 그 화려하고 무게감 있는 소리로 멋진 음장감을 형성하던 1편과는
다시 말하지만 비교도 안 되는 수준.
서플 역시 트레일러로 끝.
-다시 봐도 역시 2편은... 졸작조차 되지 못 한다.
그 아름답고 처절하던 러브 스토리는 어디 가고, 이건 뭐 소꿉 장난도 아니고
수준 이하의 아류작 양산도 아니고 참...
그나마 개인적으로는 히로인 역의 여배우나, 시종일관 담배를 물고 나오는
종려시의 매력 때문에라도 존재 의의가 있는 영화인 건 맞는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