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한국영상자료원의 16번째 블루레이 - [블루레이] 마의 계단 - 한국영상자료원 블루레이 시리즈 16 / 부클릿(52p)

베리알 2019. 7. 8. 09:07



[블루레이] 마의 계단

- 한국영상자료원 블루레이 시리즈 16 / 부클릿(52p)



 한국영상자료원에서 16번째 블루레이가 출시되었다. 바로 마의 계단...

 보지 못한 작품이었는데, 얼마 전... 아니 사실은 좀 된 예전에 우연히 이 작품의 존재를

알게 되고 흥미롭다 생각을 했던 작품이다. 그런데, 이렇게 블루레이 출시가 되어서... ^^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바로 이렇게...

 정면과 측면의 마의 계단 글씨 부분은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어서

이런 이미지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상당히 포스가 있다. ^^



-이 작품은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되고

그리하여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계기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이 책이다.


-망령의 기억 - 1960~80년대 한국공포영화 | Film Story 총서 10


-이 책을 내가 산 건 아니고, 사실 존재조차 몰랐는데... 그전에 이 한국영상자료원

무슨 작품인가를 구입했을때 사은품으로 딸려 왔...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호러 영화를 좋아하던 기억도 있고

과거 한국 영화들에 대한 욕망은 많아서 참 흥미롭게 봤던 책이었다.

 여기에 나온 그 마의 계단 작품 이야기를 보고 영화를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오랜(?)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실현이 되었다. ^^


-이 책에서 다루는 영화 목록이나 분위기는 여기서 확인이 가능하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587630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가격 몇배짜리로 더 볼륨 빵빵 내용 빵빵하게

만든 개정판...이라기보단 마크 2 버젼이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영상자료의 블루레이의 대략적인 구성 그대로...

 이 이미지에는 없지만, 양면 슬리브이며 엽서 이미지들도 들어가 있다.

 단, 위 이미지와 달리... 그동안의 (내가 구입한) 한국영상자료원의 블루레이들과 달리,

투명 엘리트 케이스가 아니라, 노멀 블루 엘리트 케이스다.

 드디어... 업체 레벨에서조차 이제 투명 엘리트 케이스를 구할 수 없게 된 걸까. -.-;;;



-선착순으로 이런 포스터가 지관통에 담겨 제공된다. ^^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흔한 표현처럼 알프레드 히치콕 느낌을 한국에서 64년작 영화로 내려한 듯한 열정도 보이고...

 과거의 모습들을, 과거의 정서와 문화를 이렇게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건 영화의 즐거움이다.

 가장 놀라웠던 건, 무려 64년작 그것도 한국 영화인데 의외로 참 세련된 촬영이었다.

 기본 구도들이 오히려 이후의 한국 영화나 외국 영화들보다 더 모험적이고 현대적이었고

그러면서도 그 시절 정서나 히치콕 느낌이 나는 부분들은 또 그것들대로 존재하고...


-블루레이는 영화에 기대할 수 있는 이상의 퀄리티.

 화질은 제공 책자에서도 언급하는 것처럼, 관계자들의 사망으로 원래의 색감을

재현할 길이 없어서, 영화사로부터 제공받은 영문 프린트를 참고했다는데... 객관적으로

잘 복원이 된 것 같다. 케이스의 이미지 색감과 같은 느낌의 초록색 느껴지는 흑백 화면으로,

일부 의도된 혹은 의도된 건지 아닌지 모를 아주 일부의 흐릿하거나 한 장면들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균일하게 준수한 화면을 보여준다. 흑백 영화의 레퍼런스를 기대한다면

모르겠지만, 64년작 한국 흑백 영화 블루레이에 기대할 수 있는 이상의 만족도.

 복원에 상당한 노력을 한 탓에 대놓고 드러나는 잡티 등도 거의 없다. 필름 복원이란걸

보여주는 미세한 반짝이는 잡티 흔적들은 계속 있지만 이건 이 영화가 흑백이라

보다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 거지, 객관적으로 잡티라고 할 수도 없는 미세한 수준. ^^

 사운드는 LPCM 모노... 이쪽도 예상보다 좋다. 초반에 마치 레코드판을 듣는 듯한

미세한 지직거림이나 혹은 음악이 좀 세게 믹싱된 느낌이 있긴 한데, 이건 초반의

이런 부분에 내가 적응을 해서 이후 못 느끼게 된 건지, 아니면 정말 초반에 집중된 건지

불분명하다. (^^;;;) 더불어, 감독이 음악을 좀 과하게 쓰는 감독이라는데, 그나마

이 작품은 음악 조용하게 쓴 작품이란 설명을 보고 좀 어이가 없긴 했지만... ^^

 LPCM 모노 트랙은 원본이 잘 되어 있던 건지, 복원을 잘한 건지 나로선 알 수 없지만,

암튼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복원이 꽤 잘 된 것 같다. 대사도 딱히 불만 없이 명료한

수준이고, 음악들은 기대를 넘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덧붙여, 모노 트랙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음악의 악기들은 각자의 선명함을 들려주면서 영화의 음악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암튼 화질도 음질도 기대 이상. 혹은 실망시키지 않는 수준.

 단, 음악을 과하게 쓰는 감독이라 그런지, 다른 대사나 효과음에 비해 음악의 존재감이

좀 세다...싶은 부분들이 가끔 나오고, 특히 초반에 그런 경향이 강하니 손에서 리시버의

리모콘은 떼지 않는 게... ^^


-서플은 크게...가 아니라, 그냥 딱 두가지.

 하나는 부가 영상으로 김형석 영화평론가와 임필성 영화감독의 GV Clip이,

그리고 영화 본편에 김혜리 영화평론가의 음성 해설이 제공된다.

 관계자가 아닌 사람의 음성 해설, 그것도 영화 평론가의 음성 해설은 아주 제한된 경우가 아니면

그닥 선호하지도 유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의외로 이 음성 해설은 괜찮았다.

 요즘 분위기라면 이런(?) 내용의 옛날 영화는 여성 평론가가 막 깔 부분이 넘칠텐데

그런 것도 없고,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으로도 그리고 나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관객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도 다 괜찮은 음성 해설.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이... 바로 얼마전 영화 기생충과 관련해 화제(???)가 되었던

바로 그 용어가, 이 음성 해설에 등장한다. 명료...라는 말을 쓰려다가 명징으로 바꾸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빵 터졌던 부분. ^^

 코멘터리에 대해선, 한글 자막과 영문 자막을 지원한다. 굿잡!


-코멘터리에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무려 병원에서 내부에 가파른 계단으로 목발을 짚은

환자들이 왔다갔다 거리는 장면들은 참 흥미로웠다. 그것도 여기 나온 계단들은

옛날의 그 가파르기 짝이 없는, 멀쩡한 사람들도 난간 짚고 다녀야할 위험스러운 수준인데...

 64년의 대한민국은 새삼 이랬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았다.

 사람 많은 곳에서 그것도 장인 장모까지 있는 상황에서 지 성질 난다고 대놓고

부인의 뺨을 막 때려대는 장면도 그렇고... 담배 같은건 2000년 초반까지도 그랬으니

이 시절은 뭐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이런 게 고전 영화의 재미 중 하나라면 하나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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