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너무나 감성 충만한 괴수 영화 - [4K 블루레이]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 (3disc: 4K UHD + 3D + 2D)

베리알 2019. 9. 9. 09:07



 슬슬 공개되던 정보와 예고편 등을 보며 그야말로 하앍하앍 거렸던 기대작이었으나,

현실 사정으로 결국 극장에서 보지 못 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블루레이로

감상하게 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혹평들에 이미 대비가 되어서일까.

 정말 거대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정말 좋았다.

 특히, 기존의 몬스터버스의 작품들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감성적인 점이

아주 인상적으로 와닿았던 작품...이란 게 참 놀라웠다. ^^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언제나처럼, 최대한 다수 판본을 한번에 구입하는 내 정책에 맞춰

그리고 그런 내 정책을 잘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워너 덕분에 이 2D + 3D + UHD

한방 판본으로 손쉽게 구입 결정. ^^


-개봉했을 때의 혹평들, 특히나 인간들 이제 빠져주삼...하는 평들을 기억하는데,

그런 평들에 단련된 것인지, 아니면 이 영화의 절대적인 단점이 너무 커서

다른 어지간한 단점이 가려져서인지... 난 이 영화의 인간 드라마들이 의외로 좋았다.

 뭔가 감성을 자극하는 그런 게... 참 좋았다.


-절대적인 단점을 빼면, 인간들은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할법한 행동과

반응들을 보이지, 딱히 엉뚱하지도 않았고(이는 기존 작품들이 이미 존재하고

그로 인해 거기서부터 쌓아온 위에서 펼쳐진다는 플러스이기도 하겠지만... ^^)

특히 그런 연출들이 상당히 감성적으로 다가온다는 게 좋았다.

 물론, 이는 아마... 과거의 괴수 영화들에 대한 덕력과 헌사가 느껴져서일지도.


-어린 아들을 괴수(!)에 잃은 후 붕괴된 가족. 그로 인해 초야에 묻혀 살며

괴수들에 대한 증오를 쌓고 사는 아버지. 아들을 잃고 오히려 더욱 더 괴수들에

매달려 연구를 하는 어머니. 이 난장 속에서 중2병이 된 딸.

 괴수 아니 고대로부터의 신인 타이탄을 연구하며 타이탄들에게 정이 든 모나크 집단.

 당면한 인류의 위협 앞에서 당연히 경계하는 기득권과 그 힘인 군사력.

 일부 캐릭터를 제외하면, 이성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다들 딱 어울렸다.

 그 일부 캐릭터가 일부이면서 핵폭탄이라는 게 문제지...


-어쩌면 내가 비교적 후한 시선을 보이는 이유는 과거의 괴수 영화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기준으로 다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 없는 하늘에서 떨어지고 땅에서

솟은 설정과 캐릭터, 오파츠 등이 가득한 그 웃어야 할지 어째야 할지 모르는 과거에 비하면

고대의 타이탄을 단번에 조종할 수 있는 오르카의 존재는 충분히 넘어갈만 했고...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생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타당해서 또 좋았다. 그리고

그런 인간들은 영화에 방해만 되었다는 평과 달리, 현세에 깨어난 고대의 신들을 대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또 거기에 맞춰 그들이 쌓아온 캐릭터의 반응을 보여주고...

 마침내 이 지구의 고대 생명체인 타이탄과 현대 생명체인 인간이 힘을 합쳐

외부의 적(!)에 대항하는 플레이는 참으로 그럴싸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인간들은 그냥 들러리도 아니고 방해꾼도 아니다.

 (물론, 실제로 일을 일으키고 중요한 순간에 방해도 하고 욕먹을 짓은 다 하는

그야말로 이 지구의 병균 같은 존재란 것도 사실이지만... ^^;;;)

 괴수들이 인간에게 재앙으로만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위협을 제거해 주기도 하듯이,

인간은 그 문명이란 것으로 자연을 짓밟아 왔듯이 타이탄들을 짓밟으려고도 하지만

그 문명으로 타이탄을 지원하고 나란히 싸우는 위치에도 서는 것처럼...


-원래 괴수 영화란 괴수만으로 성립되는 게 아니다.

 사고 치는 인간, 수습 하는 인간... 그런 게 있어야 성립이 된다.

 이 영화의 인간 군상은 과거의 괴수 영화들에 비해서 오히려 더 설득력 있고 좋았다.

 특히, 가장 감성 터지던 장면이 바로, 드디어 길고 긴 세월을 지나

세리자와 박사가 오랜 친구(!)와 마주하게 되던 시퀀스로...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 감성을 자극하던 장면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제작진의 애초

의도와 달리, 세리자와 박사 역의 와타나베 켄의 의지로 구현된!) 나오던 일본어 대사...

 애초 이 고질라 작품의 기원은 물론, 그동안 내 감성을 쌓아온 수많은 일본 작품들의

바로 그 대사... 아마 일본어 몰라도, 추억 속에 일본 영화 만화 쌓아 둔 사람들이라면

알아들을 바로 그 대사...

 세리자와 본인의 심정을 감성 터지게 보여주는 대사이자, 고대로부터 이어온

타이탄과 인류의 진짜 관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던 그 대사와 장면. 그리고

괴수 영화를 과거로부터 함께 해 온 관객들을 위한 대사이기도 한 그것.

 이 영화에서 인간이란 방해꾼이 아니다. 괴수와 대립하든 협력하든 좋든 싫든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듯, 괴수와 함께 영화를 구성하는 당당한 주인공인 것이다.


-물론, 절대적인 단점이 너무 컸던 것도 분명히 사실이다.

 대체로 이성으로든 감성으로든 공감이 가며 영화에 몰입하게 하던 다른 인간들과

달리...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정말 이성이고 감성이고 나발이고 간에 공감 1도 안 가는

개막장이었으니까. 아무리 과거 괴수 영화들에 벼라별 이상한 악당과 이상한 계기가

많았다고 해도,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

 과거 괴수 영화들은 물론, 지금의 이 몬스터버스 시리즈 자체를 우롱하는 수준으로밖에

그리고 그 영화들을 봐오고 지금 이 몬스터버스 시리즈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대놓고 엿먹이는 듯한 그 원흉은...

 정말 이 영화가 그렇게 닥치고 욕 먹어도 싸다고

납득할 수 있을 정도였다. T T


-괴수 연출은 충분히 좋았지만 또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화면비... 도대체 왜 이 화면비를 쓴 건지 1도 공감이 안 가는

시네마스코프 사이즈의 화면은 이 작품의 맛을 깎아 내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억지였다.

 자본주의 이유 외에는 사용된 이유를 전혀 짐작조차 못할 정도인데... 서플 영상들을

보다 보니, 어쩌면 굳이 이 화면비를 연출한 제작진의 의도는 딱 하나였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고질라와 킹기도라의 대결 장면을 서부극 벌판에서 총잡이들이

서로 1:1로 마주한 그런 느낌으로 내고 싶었다나?

 고작 그 몇장면 때문에, 영화 내내 비스타비젼의 아래위를 가린 이 느낌이라니... -.-;;;


-또한, 괴수들의 연출에서도 좀 아쉬웠다. 괴수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그 거대함을 만끽하게 하는 연출은 전반적으로 분명히 좋았음에도,

일부 장면에서 그런 존재감을 무색하게 만드는, 어찌 표현하자면 일종의 설정붕괴 같은

그런 가벼운 장면들이 나오는 게 참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아주 좋았으니 그런 단점 장면들이

크게 다가오는 거긴 하겠지만... 퍼시픽림1의 델토로를 데려다가 마무리 감수를 시켰으면

아마... ^^;;;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수를 넘어, 神과 같은 존재감을 보이게 하는 장면들의 연출은

하나같이 정말 좋았다. 인간이란 미물을 확실하게 미물로 느껴지게 하는 그 압도적인!

 특히, 개인적으로 로단 연출은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정말 기가 막힌 걸작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인간이란 미물이 어찌할 수 없는,

 초월적인 신과 같은 존재감을 과시하는 등장부터 시작해서, 그 재앙을 만끽하게 해주는

도시를 초토화 시키는 비행, 그리고 현대의 전투기들에 대한 학살은 와 정말 어떻게

이런 연출을 다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로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그걸 현대의 기술로

완벽하게 표현해낸 것에 감탄밖에 안 나올 정도...

 주인공인 고질라와 킹기도라 등 다른 괴수들도 충분히 멋지고 접대용 장면 써도

되겠지만... 정말이지 로단의 그 시퀀스는 접대용의 레퍼런스!!! + +


-블루레이의 화질과 음질은 뭐 딱히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


-부가 영상에는 한글 자막이 지원되는데, 본편의 코멘터리에는 자막이 지원되지 않으며

(딱 한글만 지원이 안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코멘터리 자체에 다른 국가 언어들도

자막이 지원되지 않은 것 같았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본편과 부가 영상의 번역은

다른 사람이 한 것 같고... 아마 오타랄까 오역이랄까 그런 부분들이 난무까지는 아니어도

죽지 않고 계속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지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

 단지, 킹기도라를 서플에서 계속 기도라 왕으로 표기하고 있는 건 엄청 거슬렸다.

부가 영상 번역한 사람은 아마 고질라가 뭔지 모르고 과거 영화들도 본 적도 없는,

이 시대의 젊은이가 아닐까 싶은데...


-절대적인 단점은 정말 절대적이라고 할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수준을 넘어서

미친 수준의 단점인 건 분명한 사실이고, 그로 인해 이 영화 자체가 평가절하되어도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만 평가절하하기엔 이 영화의 감성적인 측면은 분명히 매력이 있으며,

과거의 괴수 영화들 그리고 그걸 넘어 괴수라는 존재 자체를 고대의 신으로서

경외심을 가지고 표현하는 영화의 분위기는 그 자체로 매력이 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AV적인 장점은 뭐... ^^ 다시 말하지만, 다른 괴수 장면들도

정말 매력적이지만 로단의 시퀀스는 진짜 최고다.


-마지막으로... 쿠키까지 보고 나면 내가 꿈꿔 오던 일의 실현도 무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바로, 찰스 댄스 옹의 앨런 조나가 등장하는데... 이런 식이면

유니버설의 호러 유니버스에서 마스터 뱀파이어로 등장했던 그대로 이 몬스터버스에

연결해도 위화감이 없겠다는 느낌이 팍!

 언젠가 상상한 것처럼, 이능의 존재들이 목적을 가지고 현 시대에 괴수들을 풀고

인간과 대립하게 만든다는 구상을 바로 이어 붙여도 될 것 같은... ^^

 그나저나... 콩 따위가(!) 과연 이런 타이탄들과 붙어볼 깜냥이나 될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