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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집계 방식의 개선이 절실한 뮤직뱅크 - KBS2뮤직뱅크091016

베리알 2009. 10. 17. 14:18

 

 

 

 

 지상파 가요프로의 순위제가 사라진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거대한 방송사의 빠와라고 해도, 어차피 그쪽 동네가 서로 돌고 도는 지라,

거대 기획사와의 공생 등 여러 이유로 잡음이 많았고... 그래서 사라졌었다.

 (인기가요의 순위제는 엄밀히 말해서 순위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대충의 순위는 나오지만 결국 뮤티즌송 후보로 많은 노래를 뭉그러뜨리고

거기서 1위인 뮤티즌송을 선발하기 때문에 실제 순위는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며,

그 데이터 역시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요의 뮤티즌송은 순위로 인정받지 못 한다)

 그러나, 얼마전 뮤직뱅크가 그런 순위를 굳이 새로 시작하겠다고 해서 좀 논란이 되었었고

결국 뮤뱅은 순위제를 도입했다.

 우려와 달리 역사도 짧은 뮤뱅의 순위는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디지털 순위로 3주를 보내고 한달의 마무리에서는 음반이나 다른 요소들을 포함하여 종합 순위를

내보내는 방식은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상당히 합리적인 방식이라고들 평가할 정도로 괜찮았다. 사실상 디지털 음원으로 넘어온

흐름을 따라 가면서도 음반이라는 아직 죽지 않은 중요한 수단에 대한 반영도 했으니 말이다.

 때문에 순위의 차이가 꽤 컸다. 1-3주간은 정말로 유행에 따른 분위기를 반영했으나,

한달의 마지막 주에선 음반이나 시청자 선호도 등 다른 요소들 덕분에 참 낯설고 흥미로운

순위를 볼 수 있었으니까.

 이게 저런 방식이었던 때에는 그렇게 인정을 받았고 별반 문제 제기도 없었다. 한달의 대부분을

디지털 순위로 하여 시류를 확실하게 반영하면서 나름의 매니아적인 또는 색다른 순위를 한달에

한번 정도 보내는 거였으니까.

 이 방식이 바뀌어서 한달 내내 후자의 순위제로 진행하면서부터 문제가 되었다.

 

 디지탈 음원만 내놓는 가수들이 많아지는 추세이고,

 또 디지탈 음원이 대중적인 음악 감상이 방법이 된지 오래이며,

실물인 음반을 구입한다는건 그 자체로 매니아적인 영역이 된 현실에서,

내내 음반을 포함한 순위를 보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유행을 반영하지 못 하는 것은 물론,

소속사의 파워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는 방송 회수는 차치하더라도,

시청자 선호도라는 해괴망측한 요소까지 포함하는 것은 순위를 더욱 현실과 동떨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시청자 선호도가 무작위로 선택된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얘기는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다. 시청자로 등록했다는 자체가 이미 이런 순위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거라고도 볼 수 있는건 물론, 시청자들의 참여가 아무리 활발해졌다고 해도

일부러 회원으로 가입까지 하는 시청자라면 그걸로 이미 평범한 시청자들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파악하는게 아니라, 열성적인(?)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에서 무작위로 선정한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는게 아니라,

이런 이런 여론조사를 할 예정이니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미리 신청해 주시면,

그중에서 무작위로 뽑아서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실제로 팬클럽 까페 등에 보면 이런 조사에 참여하기 위한 방법(가족, 지인, 친적들의 주민등록번호

도용 안내는 물론이고... -.-;;;)을 안내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시청자 선호도는 일종의 숨은 문제였다. 예전 방식에서도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한달에 한번이라 그닥 화제거리로까지 부상하지 않았으나, 이게 매주로 바뀌게 되니까

쌓였던 게 한번에 터진다고나 할까? 얼마전 슈퍼주니어였던가? 어떤 남자 아이돌 그룹이

음원 음반에서 모두 밀리고도 이 시청자 선호도로 1위를 몇번 차지하자 뮤뱅 게시판이

난리가 나기도 하는등 암튼 분명히 문제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는 반영 비율만 줄인다는 식으로

스리슬쩍 넘어가고 말았다.

 

 또한 한달에 한번일 경우는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게 매주 반영이 되어서 순위를 이상하게 만드는 것 역시 분명한 문제다.

음반이나 음원 성적과 별개로 시청자 선호도라는 부분에서만 점수를 많이 얻는 곡들이 생기면서

즉, 유행과 동떨어진 차트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매주 보면 그런 곡들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런 곡들은 대부분 거대한 팬덤을 가진 가수의 노래인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현상이라 하겠다.

 

 

 암튼 어제 차트도 아니나 다를까 역시 엉망진창이었고...

 짧은 역사에도 불구, 인정 받는 순위로 이름을 떨치던 뮤뱅 K차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제 코웃음이나 받는 인가의 뮤티즌송과 경쟁하는 K차트로 새롭게 태어났다.

 참 개탄스런 현실이다. 순위 하나도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으니...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

 어제 1위 후보들이다.

 지난주에서 티아라&초신성이 빠지고,

그 자리에 리쌍이 들어 왔다.

 

 

 음원 + 음반 + 시청자 선호도 + 방송횟수 등이 아닌,

순수한 디지털 차트로는 티아라&초신성이 1위...

 

 이게 사실상의 1위라고 보인다. 왜냐 하면 평가 요소 중 가장 대중적이기 때문이다.

 음반? 이미 매니아의 경지에 든 도구다. 백만장 시절은 이미 전설이고,

천장 단위로 찍는 것도 버거운 게 요즘 현실... 지금의 음반판을 좌우하는건 거의 대부분이

강력한 팬덤이다. 그리고 기획사들은 그런 팬덤을 울궈 먹으며 판매량을 늘리는,

꿩 먹고 알 먹고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 계열의 전문가로 SM이 있겠다. 남자 아이돌 가수의 경우,

같은 앨범을 한번에 몇가지 ver으로 내놓기도 하고, 내놓고는 바로 또 조큼 내용을 바꾼 ver을

추가로 내놓는 식이 일반적이다. 팬들은 물론 감사히(?) 다 구입한다...)

 시청자 선호도? 위에서도 말했지만 시청자 선호도 조사를 위해 회원 등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일반적인 대중의 경지를 넘어서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실제로 이 시청자 선호도가 높은

가수들은 강력하고 거대한 팬덤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현실이 이 요소의 무의미함을

증명한다.

 방송횟수...는 거대 기획사의 힘에 의해 좌우될 부분이 크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그렇게만 보기는 무리인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위의 경우들보다는 순위로서 좀

가치가 있을지도...

 

 그럼 음원은 완전히 팬덤에서 자유롭고 공정한가? 그것은 물론 아니다.

 음원 역시 팬덤이 작용한다. 단, 중요한 점은 전체 시장에서 음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데다가

그렇게 비중이 큰 요소이면서 팬덤의 영향이 (그나마) 적은 편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팬덤의 영향력이 0라는 것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음반이나 시청자 선호도 같은 것보단

훨씬 적다는 것은 분명하니까...

 

 

 어제 K차트에서 17위를 차지한 소녀시대의 소원...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순위다.

 디지털 점수는 530점에 불과하고 음반 점수도 351점에 불과,

즉 음원과 음반이 1000점도 안 되는데, 시청자 선호도와 방송횟수의 힘으로

총점이 3천 5백에 육박한다.

 

 

 16위를 차지한 이 노래는 소녀시대의 멤버가 부른 최신곡이다.

 음원 성적이 좋은건 최신곡이란 점을 고려하면 당연해 보인다고 넘어간다지만,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곡이 시청자 선호도가 757점이나 된다는건 납득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 노래가 그렇게 선호를 받고 있다는걸 체감하지 못 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고...

 

 

 같은 소속사의 에프엑스의 노래...

 이 역시 시청자 선호도 점수가 603점이나 된다.

 수천대의 점수에서 시청자 선호도 수백점은 별거 아니라고 보일 수 있는데,

이 순위 자체가 불과 수십, 수백점의 차이로 등수가 정해진다는걸 생각해 보면

장난이 아닌 요소다.

 

 

 누가 봐도 에셈 소속 가수들보다 팬덤이 적어 보이는 포미닛...

 음원의 빠와만으로 3천점 가까이 획득하여 11위의 발판을 만든다.

 디지털 점수가 3천점에 가깝지만, 시청자 선호도 점수는 342점에 불과하다.

 

 

 음원이나 음반 점수는 낮지만, 방송횟수 점수로 9위를 차지한 브아걸...

 이런 경우는 방송횟수를 납득할만하다. 브아걸의 아브라카다브라는 그럴만하지 않은가? ^^

 

 

 8위를 차지한 카라의 미스터...

 디지털 점수는 무려 2천점 아래로 떨어졌음에도,

방송횟수의 강력한 점수와 함께 9백 점에 육박하는 시청자 선호도 점수로

총점이 5천점에 이른다.

 카라의 선호도 점수는 팬덤의 힘일수도 있고 진정한 선호도의 힘일수도 있겠다.

 예전보다 인지도가 나아진 카라지만, 시청자 선호도에서 팬덤의 힘으로 저런 결과를 얻을 정도인지는

알 수 없으니...

 어쨌거나 카라의 미스터 역시 방송횟수 점수를 납득할만하다.

 

 

 6위를 차지한 쥐용...

 디지털만으로도 3천점에 가까운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데다가,

음반에서 1천 5백점의 점수를 얻고 있다.

 아무리 쥐용이 꼴보기 싫건 이뻐 보이건 간에 이 점수들은 다른 요소들보다

순위로서 합리적인 것들이다.

 단, 음반 점수는 그만큼 팬덤의 작용이 크다는걸 보여주겠다.

 

 

 4위를 차지한 티아라...

 음반이 안 나왔기에 음반 없이, 그리고 선호도나 방송횟수에서도 낮은 점수가 고작이지만,

거의 디지털 점수만으로 4위를 차지할만큼 요즘 대세라 할만하다.

 

 실제로 이날 1위를 겨룬 노래 3인방을 모조리 압도하는 디지털 점수다.

 지난주까지 포함하면 벌써 2주 연속 1위를 했어야 하는 건데... 망할 뮤뱅.

 

 

 어제 1위 후보 3인방의 대결 결과...

 1위인 사랑비가 디지털 점수가 셋중 가장 높지만, 그나마도 티이라&초신성보다 낮다.

 

 

 

 

 여러모로 이상해진 뮤뱅 K차트...

 이 나라에서 정말 제대로된 차트는 정녕 불가능하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