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엑스맨 영화! - 엑스맨: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 2016)

베리알 2016. 6. 2. 02:57



[ 엑스맨: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 2016) ]



 원래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히어로 영화 개봉예정작 중에서도 참으로 특별하게

기다렸던 작품이 바로 이 아포칼립스인데... 숨이 막히게 만들었던 예고편을 뒤로 하고

개봉이 다가오며 슬슬 평이 나오는데 뭔가 이상하다. 그러다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국내 평론가들에게선 호평! 자,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되긴! 직설적으로 말해서 그냥 혹평을 당할 만한 영화였고,

근래 스타워즈 등에 이어, 다시금 국내 평론가들에게 혀를 차게 되었을 뿐... 정말 평론가들이

한심스럽다. 왜 영화를 깔 때 쓰는 잣대가 그렇게 달라야 하는가. 어느 정도 상식적이어야 개인

취향이니 뭐니 이해를 하지... 브라이언 싱어가 그렇게 좋았던가. 그동안 재기 넘치는 무수한

영화들을 짓밟던 그 잣대들 다 어디갔어? 에휴...


 영화는 총체적 난관...이라기보단, 애초 처음부터 잘못 만들어진 기초였다.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고, 애초 감독인 이상 각본가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수 없으니 브라이언 싱어 본인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데...

암튼 간에 각본이 문제다. 도대체 싱어는 무슨 생각으로 판타스틱 4 (The Fantastic Four, 2015)

각본가인 사이먼 킨버그로부터 각본을 받을 생각을 했을까? 각본 경력에서 제일 멀쩡한 게

셜록 스타크의 셜록 홈즈가 고작이고 나머지 각본 참여작들의 화려함은 기가 질릴 정도인데...

 암튼, 각본 수준이 그 모양이니 제 아무리 브라이언 싱어라 해도 방법이 없다. 그러니 엑스맨 팬들에게도

보통 관객들에게도 모두 뭇매를 처맞는 게 당연하다.


 정말 믿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이 이런 엑스맨 영화를 내놓았다면 그려려니 하겠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엑스맨 1, 2라는 걸작에 신구 엑스맨 영화를 하나로 아우른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라는 놀라운 작품까지 내놓았던 그 브라이언 싱어가 이따위 엑스맨 영화를! --+

 물론, 장점이 전혀 없다는 건 아니지만... 암튼 간에 믿을 수 없도록 실망스럽다. (하지만, 그런 실망

속에서도 장점들이 있는 영화인 것도 사실이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엑스맨 세계관에서 돌연변이들의 시초인 최초의 뮤턴트이자,

그 강대한 힘으로 야훼, 라 등으로 불리우며 고대에 신으로 군림했던 엔 사바 누.

 이 엄청난 강적이 나오고, 마치 그 이름처럼(아포칼립스) 세계 멸망이 눈앞에 온 듯한

예고편에 그 얼마나 두근거렸던가. 그런데... -.-;;;



-각본 자체가 글러먹었다. 손 볼 곳이 한둘이 아니지만, 크게 꼽자면

일단 월드 히어로 미스틱 부분은 전부 들어내고 싶다.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부분들이다.

 퍼스트클래스에서의 미스틱은 이야기상 납득할 수 있는 위치였기에 새로운 엑스맨 이야기로서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이후 배우의 급속한 몸값 상승의 반영인지, DOFP부터 터무니없는 수준의

비중이 되더니만, 아포칼립스에서는 이제 그냥 혼자 논다.

 기존 엑스맨 클래식을 의식해서인지, 1편의 투기장(?) 울버린을 재현한 초반 투기장씬이나

2편의 스트라이커 기지를 재현한 스트라이커  기지, 3편에서 모든걸 분자로 분쇄해버리는 다크피닉스를

연상케 하는 세계 붕괴의 모습 등등...이 나오는데, 초반 투기장 장면은 진짜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시간만 잡아 먹는다.

 의도적으로 엔젤의 타락, 나이트크롤러와의 대립을 만들려고 넣었다고 해도 이게 정말 브라이언 싱어의

솜씨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치찬란하다. 2편에서 뮤턴트와 인간, 가족, 아이스맨과 파이로의 대립을

한데 버무려 이어가던 그 감독에게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다니, 진짜 믿고 싶지 않을 지경...


-많은걸 손보고 싶지만, 암튼 월드 히어로 미스틱과 함께, 후반 울버린 등장 장면 역시 잘라버리고 싶다.

 클래식 팬들에게는 이 장면은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성의 선물인 것은 분명하다. 울버린이

새로운 진 그레이와 만나는 장면은 그 자체로 뭉클하게 만들고, 스캇의 마지막 대사는 역시 클래식에서

그들의 관계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선물일 것이다. 하지만!

 추억의 팬들을 위해서...라고 하기엔 정말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개연성으로 개까이는 영화이니만큼, 필요한 장면들이 정말 많았을텐데... 그걸 미스틱 짱짱걸 장면과

길고 긴 울버린의 학살 장면에 할애할 이유가 도대체 뭔가. 어차피 이 아포칼립스는 새로운 엑스맨으로

나가기 위한 시작 아니었나? 게다가 울버린 장면은 휴 잭맨도 영화 본편을 만들기 위한 스케쥴을

낼 수 있었던 게 아닌듯 최상이라고 보기 힘든 컨디션인 듯 했고...

 이어지는 쿠키 역시 아마 X23을 위한 떡밥이겠지만, 애초 이 웨폰X라는 소재 자체가 너무 진부하다.

엑스맨 클래식부터 여태까지 엑스맨 시리즈에서 사실상 거의 개근으로 나오는 소재라...

 영화가 스토리가 정말 잘 짜여 있고 시간 널널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그냥 산뜻하게, 탈출 장면에서 엑스맨들이 모르는 곳에서 클로 손만 나오고,

그 클로에 학살된 결과만 딱 보여주면 그걸로 되었을 것 같은데, 현실은 시간 엄청...



-기대한 퀵실버 장면은 반반이었다.

 극장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장면이었고, 나 역시 굉장히 재미있게 본 건 사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브라이언 싱어라면 DOFP에서 그런 충격을 줬던만큼

이번에는 또다른 확장을 해주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그냥 재탕으로 안주하고 말았다.

 다시 말하지만, 난 이번 아포칼립스에서도 이 장면 정말 재미있게 봤지만...

다른 감독도 아니고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인데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간 그런걸 기대하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



-이번 영화가 개까이는 이유 중 하나로 별볼일 없어 보이는 악역을 빼놓을 수 없는데...

물론, 진실은 말도 안 되는 오해지만, 영화로 본다면 그렇게 봐도 당연한게

워낙에 못 만들어서 그렇다! 대놓고 말하지만, 정말 못 만들었다!!


-재난 영화의 근본은 절대로 재난 현상 자체가 아니다.

재난 영화에서 재난 현상은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한 도구일뿐,

재난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그 재난 현상에 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재난 현상을 맞닥뜨린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 그것이 재난 영화의 주인공이며

재난 영화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바로 거기에 좌우된다.

 재난 영화에서 근사한 재난 현상만 나온다면? 그건 재난 영화가 아니다. 그냥 재난 다큐지.


-맨오브스틸이나 배트맨대슈퍼맨을 혹평하는 사람들 중에서조차 그 재난 장면들을 인정하거나

최고의 민폐 장면으로 꼽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그런 엄청난 재난 속에서 무력한 인간들의

모습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초인들의 대결이지만,

그들의 믿을 수 없는 엄청난 존재감을 그대로 엄청난 재앙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그 엄청난 힘 앞에

짓밟히고 발버둥치는 인간들의 모습을 정말 잘 잡아내고 있기 때문에 인정을 받는 것이다.

 그런 괴물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그런 괴물들에 의해

피해를 받는 인간들은 현실이란 것... 이게 요점이다.


-일부 장면에서 사람들의 피해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포칼핍스에서 세상을

멸망시킬 듯한 위기들은 신기할 정도로 사람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로 세상이 당장

멸망할 듯한 그런 전개 속에서도 전혀 감흥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Show를 보는 느낌이거나

혹은 재난 다큐를 보는 느낌이지.

 심지어 엑스맨 3에서도 다리를 옮기는 장면이 멋진건, 그 다리 위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지기 때문인데... 도대체 엑스맨 3조차 알고 있는 이런 기본적인 걸 다른 사람도 아니고

브라이언 싱어가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건 도대체... -.-;;;


-덕분에, 아포칼립스와 그의 기적은 현실과 완전히 단절된,

지구를 멸망으로 몰고 가는 위기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놀이로 변질되어 버린다. 하아...



-이런 막장 각본과 아쉬운 연출이 더 참을 수 없는 건...

그렇게 혹평만 받기에는 이 영화의 아포칼립스가 너무나 훌륭하다는 것!


-우뢰매 분장을 보는 듯한 이상한 악당을 놓고 이게 뭔 고평가냐고?

그게 다 각본과 연출 덕분이다! 이 영화의 아포칼립스는 정말... 오싹할 정도로 엄청나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나도 의아했다. 그 엄청난 아포칼립스를 맡긴 배우가 저런 조그만 배우라니?

분명히 써커펀치 등에서 특별한 매력의 악당을 보여주긴 했지만, 왜 이런 단신 배우가?

 그런데 영화를 직접 보니 무릎을 탁!


 

-영화에서 비판을 많이 받는 요소 중 하나인 아포칼립스인데... 이게 다 정말 각본과 연출 덕분이다.

아포칼립스를 맡은 오스카 아이삭은 오히려 각본과 연출을 뛰어넘는 연기를 펼쳤다.


-영화에서 아포칼립스를 놓고 노인네 꼰대 같다는 얘기들이 있던데, 그게 바로 진실이다!

 생각해 보라. 엔 사바 누는 고대의 신이다. 영화 시작을 마치 이집트의 어떤 왕...처럼 보이게 해서

그렇지, 엔 사바 누는 고대에 야훼, 라 등으로 불리웠던 진짜 神이며, 이 구약 시대의 神은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신이 아니라, 마왕 중의 마왕이었다.

 그런 마왕의 정점으로서 세상을 주물거렸던 엔 사바 누는... 중요한 순간 배신을 당해 잠들게 되고

수천년이 지난 후에 깨어난다. 그냥 고대의 일개 왕이 깨어난 게 아니라, 고대의 마왕이 깨어난 것!

 그리고 이 고대의 마왕은 인간의 도구를 통해 그동안의 역사를 습득하고 현실을 파악하는데...


 

-구약의 야훼로서, 태양신 라로서 절대의 신으로 군림했던 마왕이

과연 냉전 시대에 깨어나 그동안 자신을 배신했던 인간들이 이룩한걸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비유하자면, 무시무시한 독재를 휘두르던 기업 총수가 중요한 순간 자식들의 배신으로

그 자리를 잃고 멀리 유배되었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암굴왕 같은 기연을 얻어 다시금

돌아왔을때... 자신을 배신했던 자식들이 잘 살고 있더라도 부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

참을 수 없을텐데, 자기보다 훨씬 못한 CEO를 모시고 가세도 기울어 헬렐레하고 살고 있다면?

진짜 神이었던 자신을 배신해놓고는 아무것도 아닌 무기와 돈을 신봉하며 쩔쩔거리고 있는 꼬라지라니!


-바로 그 장면에서 아포칼립스의 독백을 보며, 아 이래서 오스카 아이삭을 썼구나...라고

찌릿하게 납득할 수 있었다. 그 두껍고 이상한 아포칼립스 분장을 하고서도 자신의 연기로

아포칼립스를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 새삼 오스카 아이삭을 다시 보는 순간이었다.

 이후로도, 그 경악할 정도로 부실한 각본을 두들겨 대며 아포칼립스를 보여주는 오스카 아이삭에게

정말 탄복했다. 이 영화의 아포칼립스에게 실망했다면 그건 이상한 분장이나 연기자의 부족함이 아니다.

오로지 그냥 부실한 각본과 거기에 맞는 연출이 나쁜 것일뿐.

 적어도, 제작진은 아포칼립스에 맞는 배우를 찾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더 이 각본이 저주스러울 뿐...


-적어도 영화 시작을 그냥 일개 이집트 왕(?)이 묻히는 그런 장면으로 시작할 게 아니라,

구약의 야훼를 보여주는 그런 무서운 장면과 약육강식의 철권통치, 그리고 그런 神을 가짜 신이라할

새로운 신앙의 출현 등등 뭐 이 정도 넣어주면 꼰대신인 아포칼립스에 대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후반, 엑스맨들과 대결을 벌이는 아포칼립스는 진정한 무적이 뭔지 보여준다.

 그런 아포칼립스가 약해보인다면 그건 뒤에 나올 다른 이유 때문이지, 적어도 그 앞의

아포칼립스는 말도 안 되는 무적이었다.

 아포칼립스 덕분에 금속조종자에서 벗어나, 지구의 자기장을 뒤흔들 정도로

원작의 별명인 자기력의 제왕으로 거듭난 파워업 매그니토의 전력 공격과

 능력제어 따윈 사전 속의 낱말, 조절할 생각도 없이 퍼붓는 사이클롭스의 풀파워 옵틱 블러스트에

역시 파워업한 스톰의 공격까지 다 퍼부어져도 포스필드조차 돌파하지 못하는 엄청난 존재감!

 게다가 그전에 이미 퀵실버도 쳐발라 버렸고... 그런 말도 안 되는 공격들을 받으면서

동시에 엑스맨 최고의 정신능력자인 자비에르를 정신 공격으로 처발라버리는 개사기!

 오히려, 너무 말도 안 되게 강력하게 그려놓다보니 그 강함이 실감이 나지 않을 지경!

 그러나...


-여기서 영화는 중요한 또 하나의 실수를 범한다.

 기존 엑스맨 영화를 봤거나 엑스맨에 대해 아는 관객이라면 사실 위와 같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별로 긴장이 되지 않는 건, 바로 작은새(^^)가 대기 중이기 때문이고...

 그런거 잘 모르는 일반 관객이라면 저런 말도 안 되는 괴물을 작은새(^^)가 장난처럼

처리해버리니 어리둥절할 따름이고...

 이 영화는 정말 각본이고 연출이고 개망인 게 여기서도 드러난다.

 물론, 나같은 사람이야 작은새가 등장하는 순간 감성으로 뭉클했던건 사실이지만

이성으로 보기에는 진짜 어처구니가 없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등장이었다.

 그전에 시늉에 불과한, 나중에 이런 비난에 대비해 넣은 듯한 구색 장면을 제외하면

진 그레이의 피닉스 포스 능력 발휘가 너무 간단히 이뤄져서 정말 허탈할 지경이었다.

 엑스맨3에서 다크피닉스로 그려진 피닉스포스를 벗어나, 이번에는 긍정적인 피닉스포스를

그리고 싶었던가...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것과 대충 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인데.


-덕분에, 막판에 괴물처럼 끄떡없는 아포칼립스와

그런 아포칼립스한테 처발리다가 넌 혼자지만 우린 혼자가 아니라는 대사를 치는 자비에르를 보며

이런 간사한 야바위꾼을 봤나!...라는 기분이 들었다랄까.

 비유하자면, 유치원생들과 중학교 일진 하나가 시비가 붙어서 유치원생들이

탈탈 털리고 있는 중인데... 줘터지던 유치원생들 중 하나가 뒤쪽에 있는 유치원 모자를

가리키며 쟤도 우리편이야!...라고 외치는데, 그 뒤쪽을 보니

유치원 모자를 쓴 전성기의 마이크 타이슨이 몸을 풀고 있는 상황이랄까?

 야훼이자 라로 군림했던, 현대 문명 세계로 와서도 여전히 절대 神이었던 아포칼립스지만

그저 미물에 불과했단걸 확인시켜주는 그 압도적인 차이...

 여기서도 오스카 아이삭의 캐스팅이 빛을 발한다. 자신이 神이라고 믿었던 아포칼립스가

가짜 신의 위장이 문자 그대로 발가벗겨져 왜소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오스카 아이삭이 무슨 드웨인 존슨 같은 덩치가 아니기 때문에 감흥이 사는 장면이었다랄까.


-덕분에, 영화는 이후 어떻게 될지 참...

 절대자로 보이던 아포칼립스 수준조차 미물로 만드는 우주에서 손에 꼽는 힘을

저렇게 쉽게 쓰는 캐릭터를 만들어 놓고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부실한 각본 속에서도 아니, 부실한 각본이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마이클 패스벤더의 매그니토.

 마치, 이 구역의 아카데미 주연상은 나야!...라는 듯한 그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부실한 각본이고

엉성한 연출이고 뭐고를 다 뛰어 넘어, 인간을 향해 폭발하는 그의 적의에 가슴으로 공감하게 만든다.

 정말 짱이다...


-예전에 매그니토가 4호스맨이 된다는 소식에, 아니 도대체 그 매그니토가 어떻게 4호스맨이 되냐???

라는 생각이었는데, 실제로 영화를 보면 두말할 필요없이 납득이다. T T



-스톰 역시 부실한 각본과 연출의 피해자.

 애초 뭐 스톰뿐만 아니라, 매그니토를 제외한 나머지 호스맨들은 심지어 호스맨이 되는 것조차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또한 그 마무리조차 역시 뜬금포에 가깝다.

 그나마 스톰은 애초 미스틱을 우상으로 여기던 애니까 나름 납득을 할 수 있지만,

이건 그냥 내가 납득해준다는 거지 영화에서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게 연출되는 건 아니다.

 진짜 볼수록 부실한 이 각본 어쩔...



-그나마 다른 호스맨들은 양반이다. 이 엔젤에 비하면...

 정말 할 말이 없다. 무슨 피닉스의 숙주니 뭐니 두드러지게 대놓고 주인공이 되는 일은 없어도

의외로 엑스맨에서 꾸준히 대단한 활약을 하는 게 엔젤인데... 그런 엔젤을 그렇게 마무리를 하아...


-덧붙여, 생각보다 확실히 일반 관객의 벽(?)은 높다는걸 다시금 느꼈다.

 아포칼립스 덕분에 금속 날개의 아크엔젤이 되는 엔젤인데, 사실 엔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건

바로 이 아크엔젤 덕분인데... 천사의 날개를 왜 금속 날개로 바꿨냐며 투덜대는 관객의 얘기를 듣고는

순간 당황스러워서... ^^;;;



-사일록 짱짱걸! 하앍하앍!! + +

 사일록 출연 얘길 처음 듣고는 설마 원작의 그 코스츔 비슷한 걸로 나오겠어...싶었는데,

예고편을 보니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영화 본편에선!?


-사일록 역시 부실한 각본의 피해자지만... 그래도 상황은 꽤 좋다.

 아포칼립스 덕분에 파워업하며 여왕님의 무기(!)까지 사용하는등, 확실한 인상을 남겨주고

원작의 그 코스츔이라니! + +


-배우 올리비아 문... 그동안의 영화에선 이 정도로 매력적이진 않았는데,

완전 여신강림이다! 이 묘한 기품과 박력, 아름다움... 사일록의 하이레그 코스츔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정말... 감동이다. T T

 그나마 이 영화의 의미 중 하나라면... 이런 사일록을 등장시켰다는 거,

그리고 다음 편에서도 계속 나올 수 있다는 거... T T



-영화는 그런 부실한 각본 속에서도 떡밥은 여기저기 던져 놓는다.

 예를 들어 하복 떡밥...


-마지막 장면까지, 여러모로 기존 클래식 엑스맨 시리즈들을 추억하게 만들도록

노력했다는 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 열정으로 왜 그런 각본을...


-패스벤더는 독특한 슈트빨이 참 매력적인 것 같다. 색다른 007로 어울릴 듯... ^^









-분명히 중간중간 보면 브라이언 싱어다운 장면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애초 그렇게 브라이언 싱어를 확인해야 한다는 자체가 실패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런 각본을... 그것도 퍼스트클래스와 DOFP 다음에 이런 걸... -.-;;;









*** 잡설 ***

-쿠키 있으나 별 의미 없다. 그냥 웨폰X는 계속된다.

즉, X23의 등장도 아마...


-감독의 역량은 음악 감독까지 지배하는 것 같다.

브라이언 싱어는 그 부분에선 매튜 본보다 뒤지는 것 같다.

풍부한 음악, 인상적인 곡들로 남은 퍼스트클래스와 달리,

역시 DOFP고 아포칼립스고 간에 엑스맨 테마음악 빼면 남는 게 없다.

퍼스트클래스의 음악을 맡은 헨리 잭맨도 영화에 따라 킹왕짱이기도 하고

뭔 음악이 있었나싶기도 한걸 보면, 역시 감독의 중요성은...


-오프닝은 나름 인상적. 피라미드의 구조를 배경으로 해서 엔 사바 누가

잠든 후의 인류 역사가 펼쳐진다.


-핵탄두들이 지구의 인력에 끌려 오거나 혹은 인공위성들과 충돌하기 전에

회수를 해야 할텐데...


-결국, 센티넬의 중요성만 더 키운 새로운 시대로 흘러가는 듯 하다.

 이번 일로 인해 뮤턴트들에 의해 강제로 핵 해제까지 당한 강대국들은

당연히 센티넬에 매달릴 수 밖에 없을테고...인류라는 테두리로 모두가 힘을 모을 수도.


-봐도 봐도 재앙신 모이라...


-누가 봐도 기가 막힌, 중간에 영화를 보고 나온 사이클롭스 일행의 대사...

 스타워즈를 가리키고 있지만, 이거 누가 봐도 엑스맨 클래식 얘기 같은데...

지금 아포칼립스 만들어 놓고 그런 대사를 치다니... -.-;;;


 -개연성은 정말 심각한 수준. 스타워즈7에는 물론 못 미치지만

그걸 추적하는 영화가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이야. -.-;;;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떨린 장면은

사이클롭스와 진 그레이의 첫만남 장면이었다.

 그 둘이 첫만남을 가지자마자, 사이클롭스는 절명(!)하고...

화면이 흑백으로 정지한 채, 배경 음악으로 금방이라도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Cause You Are My Girl~ 노래가 나올 듯한... ^^;;;


-뒤늦게 잊어먹을까봐 추가 하나...

 이게 극장의 문제인지, 아니면 영화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내가 감상한 포맷(디지털)의 문제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초반 사운드의 경우, 음질이 좀 저하된 소스를 듣는 기분이었다.

특히, 대사가 눈에 띄게 저음질을 듣는 느낌이랄까. 그냥 저음질 정도가 아니라

잡음이 낀 수준으로 들리는 경우도 있던데,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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