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진지한, 그래서 웃긴 정통 첩보 영화...일지도? (^^) - 스파이 (Spy, 2015)

베리알 2015. 6. 1. 05:00

 

 

[ 스파이 (Spy, 2015) ]

 

 

 영화를 이거 저거 보다 보면, 예고편은 적당적당한 역할을 하는 게 보통이지만...

때때로 그런 적당한 수준을 넘어서, 예고편만으로도 작품을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드문 경우가 있는가 하면(이 분야는 게드전기 짱!), 예고편만으로도 작품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드문 경우가 있는데... 이 스파이란 영화는 엄청난 후자였다. 그전에는 그냥 맥카티가 나오고

주드 로와 제이슨 스타뎀이 나오는 코믹 첩보 영화가 나온다...는 것밖에는 모르던 영화인데,

우연히 예고편을 보고 우오오오!!! 뭔가 이 형용할 수 없는 매력! 뭔가 이 끌어 들이는 마력이

펑펑 솟아나는 게, 꼭 극장으로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 +

 

 그래서 개봉을 기다렸다가, 여차저차 이런저런 사정을 넘어 결국 보고 왔는데... 아아아!!! T T

 예고편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을 정도이니 개인적인 기대치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대폭 Up,

보고 온 사람들의 평을 봐도 완전 내 취향으로 대만족 아니면 대실망 둘중의 하나일 것 같아서

기대치는 강적이라는 경험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기대치를 주체를 못 하고 극장에 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최고였다. T T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보통 과장이나 뻥카가 들어가는 국내 영화 포스터라지만... 딱히 반박할 생각보다는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문구였다. ^^

 

 

-CIA의 유능한 첩보 요원 브래들리의 지원 담당으로 사무실 근무를 하는 수잔 쿠퍼.

 브래들리를 완벽하게 지원하며 그에 대한 연모까지 품고 있던 수잔이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낮은 자존감에 허우적대며 지금의 자신의 위치에 대해 고민이 많은 그녀인데...

 

 

-여느 때처럼 임무에 들어간 브래들리와 그를 지원하는 수잔이었지만, 시작부터 이상한 예감에 브래들리를

만류하는 수잔. 그리고, 임무 시작 후 수잔이 어쩔 도리도 없이 순식간에 브래들리는 살해당하고

동시에 CIA의 첩보원들의 신상이 털리는 사건이 벌어진다.

 

-결국, CIA에는 비상이 걸리지만 정작 일을 해결하려고 요원을 투입하고자 해도

이미 주요 요원들의 신상이 다 털린 상황이라 이러지도 못 하는데... 여기서 잠깐! 은둔 고수 수잔 쿠퍼

나가실게요!...가 아니라, 내근 요원이라 신상도 안 털리고 어느 기관에서도 모르고 있을 거라며

이 상황에 자신이 필요하다고 상사를 설득하는 수잔. 결국, 실전 임무 해결이 아닌 제한된 감시 임무를

맡아 현장 요원으로 투입이 결정되고... 그토록 꿈꾸던 멋드러진 현장 요원의 위장 신분, 비밀 무기,

각종 고급 서비스 등등에 기대에 찬 수잔을 기다리던 건...

 

 

-바로 이런 것! 멋진 위장 신분 그딴 거 없이 누가 봐도 오히려 눈에 띄는 이상한 사람들의 신분에다가

변변한 무기나 장비도 없이 치질약 같은 거나 잔뜩 받아 임무에 투입, 번쩍하는 호텔은커녕 뒷골목

이상한 숙소가 제공되는 등, 현실은 수잔의 기대와는 뭔가 마이 다른데... ^^;;;

 

 

-그래도! 왜 내근 요원으로 일해 왔을지 모를 정도로, 훈련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했던 수잔은

그 잠자던 능력과 자신의 센스를 결합해 어려움을 하나 하나 극복(꼭 극복하는 건 아니지만... ^^;;;)하고

점차 임무의 본질에 다가간다.

 

-이 영화는 얼핏 그동안 가끔 나오던 코믹 첩보물 영화인양 착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상당히 다르다.

이 영화는 굉장히 진지한 첩보물이고, 등장 인물들도 다들 진지하다. 그래서 웃긴다.

 뭐랄까...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린건, 첩보영화의 걸작인 주상치의 007 북경특급이었는데

두 영화는 겉보기에는 무슨 막장 코미디 정도로 착각하기 쉽게 생겼지만, 실제로 알맹이를 들여다 보면

장르 영화에 대해 대단히 진지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이나, 캐릭터들이 엄청나게 진지한데도

그렇기에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 등등... 시작에서 루저 위치에 처한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고지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 등 여러모로 닮아 있다.

 주성치의 북경특급에 대해선 얼마 전 잡설을 했던 듯... ^^ http://blog.daum.net/dominna/1345

 

 

-그 과정에서 북경특급이 홍콩영화로서의 특징이나 동양적인 감성, 무공 등 그쪽 영화로서

보여줄 수 있는 방법들을 사용했다면, 이 스파이 영화는 이쪽 영화에서 그리고 이쪽 동네에서

보여줄 수 있는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다.

 

 

-영화는 예상 외로 잘 만들어져 있는데... 정말 깜짝 놀랄 정도다.

 007의 어느 시리즈로 착각할 정도로 빼어나게 시작하는 오프닝부터 놀라게 하는 건 물론,

아무래도 그냥 첩보물 냄새 좀 첨가한 코믹 영화겠지...싶은 선입견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릴 정도로

진지한 개그가 빛날 수 있는 진지한 상황들은 그냥 만들어 놓고 보는 소위 화장실 유머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위의 대결 장면만 해도, 이 영화가 무슨 어마어마한 액션 명장면들로 무장한 액션 영화란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무슨 현란하고 놀라운 그런 연출이나 카메가 사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딱 그 상황에서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한 그런 화면을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찌 보면 (옛날) 성룡 영화 느낌도... ^^

 

 

-그리고 그리고... 제이슨 스타뎀!

 쿠키에서의 포스와 달리 있는지 없는지스러웠던 분노의 질주와 달리,

이미 보고 온 사람들이 그의 존재감에 대해 치켜세우던 얘기를 잔뜩 듣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인상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

 

-이 진지한 영화 속에서,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무적의 요원이라고 뻥카를 치는 듯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런 상황들을 겪고도 이 자리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한 캐릭터.

이런 상바보 중의 상바보가 CIA의 일류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부터도 그렇고,

이런 상바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계속 임무에서 살아 남았고, 이번 영화에서도 운이건 뭐건

역시 또 살아남은걸 보면... 진짜 무시무시한 캐릭터일지도. ^^

 

 

-자, 그럼 영화 외적인 부분의 논란 거리에 대해서...

 개봉 전부터 번역으로 말이 많았던 영화였다. 안 그래도 20세기 폭스가 유행어 남발이나 이상한 자막을

주문생산하기로 유명하기도 한데다가, 영화 번역에 있어서 불필요한 사람의 참여 소식 등등...

그리고 막장 수준이라고 악평이 난 초기 자막 소문 등등...

 어쨌거나 이런 저런 논란과 루머를 거치고 수정되어 내놓게 된 지금의 자막은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은 있어도 어느 정도 선방한 자막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그 대표적인 용어인 개창녀... 이거 이 용어 자체만 보면 정신나간 것 같지만,

영화에서 이 말이 사용되는 장면을 보면 이 간단한 단어 하나로 얼마나 절묘하게 그 상황을

설명하는지 놀라울 지경. 아주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그외에도 여러가지 부분들이 있는데... 영어맹인 내가 1차 극장 감상만 한 걸로는 뭐가

문제인지 모를 부분들이 많아서 자세히 언급하거나 할 수는 없지만, 의외로 꽤 노력한 자막으로

생각된다.

 원래 대사에선 그런 부분이 없다는데, 번역하면서 주인공의 체형을 비하하는 용어로 대체해 버린건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단점들이긴 하지만, 영드의 제목을 삐-로 처리한건 잘했다고 하고 싶다.

원래 영드의 제목인 삐-와 자막에서 가져다 붙인 영드 삐-는 상식적으로 봤을 때 인지도에서 너무 너무

차이가 나는지라 영드라는 걸 드러내야 하는 대사라면 그런 재치는 좋다고 본다.

 분명히 번역이란 건 원래의 뜻을 보여주는 게 주가 되어야 하긴 하지만, 그건 이상이 그렇다는 거지

서로 다른 언어에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끼리 어떻게 100% 직빵 통역이 되겠는가?

된다면 그게 말이 안 되는 거지... 예를 들어 보면, 한국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자신의 이름을

설명하는 장면이 있는데... 한국어에서는 정말 절묘한 대사지만, 이걸 영어로 그대로 바꿀 수 있을까?

 아마 원래 대사의 뜻은 전달하지 못 하더라도 그 비슷한 맛을 전달할 수 있는건 영어 단어에서

오대수를 찾아 적당히 끼워 맞추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고, 이걸 가지고 왜곡이니 엉망인 번역이니

하는건 무리일 것이다.

 그런 비슷한 부분이 많이 눈에 띄는 영화다. 분명히 영어맹인 내가 듣기에도 점프하거나 가져다 붙였거나

하는 부분들이 있고 그중 일부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애초의 우려에

비하면 아주 멀쩡하고 재미있는, 한국 사람들을 위한 자막으로 나온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단점이 없는

자막이란 얘기는 아니고... 나름대로 무리수나 이상한 부분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이 느껴지는

자막이라는 야그. ^^)

 물론, 번역가 아닌 판타지 작가들이 즐비한 한국 번역 상황에서 이런 이상향을 마냥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그렇게들 직역에 목숨 거는 분위기에는도 그딴 한심한 막장 작가들에게 너무 데인 영향도 있을 것 같다.

 

-단, 이 자막에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엔딩 크레딧!!!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은 그 자체로 굉장히 재미있는데, 영화가 끄나고 정식 요원이 된 수잔의

사건 파일들이 주르륵 펼쳐진다. 그런데! 이게 꽤 재미있다. 극중 희망과 달리 안습의 신분들을

받았던 수잔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져, 각종 요상한 신분을 받고 이런 저런 임무를 수행하는 수잔의

얘기가 사건 파일처럼 이어지는데... 여기서 자막이 없다! 수잔의 그 다양하고 재미있는 신분들이나

임무에 대한 짤막한 텍스트들이 한글 자막으로 나왔으면 훨씬 더 몰입도가 올라갔을텐데...

 애초 영화사나 수입사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계약을 안 하고 본편만으로 번역 작업을 끊은 건지,

아니면 텍스트로 인해 엔딩 크레딧 화면 감상에 지장이 있을거라 판단한건지, 이유가 뭔지 몰라도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나중에 블루레이 등으로 나온다면... 이 부분에 대해선 꼭 추가 번역 자막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나중에라도 블루레이 나오면 확인을 해 봐야... -.-;;;

 

-엄청 진지한, 그래서 엄청 재미있는 진짜배기 첩보영화.

 극장에서 놓쳤으면 억울해서 울었을 것 같다. ^^

 

-파이어플라이, 스타게이트 SG-1 등에서 그 미모를 자랑했던 모레나 바카린 출연.

 

 

 

 

 

 

 

 

 

 

 

 

*** 잡설 ***

-쿠키는 두개인데 스탭롤 시작 전 나오고, 끝난 후 나오고.

 그런데, 이게 정말 쿠키라기보단 두번째 쿠키는 첫번째 쿠키의 보너스 같은 거라...

 그래도 영화 재미있게 본 분들이라면 재미있는 크레딧까지 감상하며 기다리면 좋을 듯. ^^

 

-관람가가 여러모로 아슬아슬한 느낌이다. 일단 영화 내용 자체가 15세 관람가로 아슬아슬하고,

본편의 총소리는 의외로 단단해서 역시 15세 관람가의 아슬아슬함을 느끼게 하고...

 

-진지한 첩보 영화라고 했던 만큼, 영화에 사용된 노래나 음악 모두 굉장히 좋다.

 당장 구입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찾아 보니, 한국에선 발매된다는 야그가 (아직) 없... -.-;;;

 미쿡 아마존에서 보니까 OST와 스코어 앨범이 따로 발매되는 모양. 돈 좀 어디서 안 떨어지나!!! T T

 

-개인적으로, 정말 순전히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극중 수잔이 파리에 도착한 후, 제이슨 스타뎀과 하룻밤(!?)을 보낸 후 아침...

임무를 위해 거리로 나온 장면에서 왼편으로 스쳐 가는 어떤 여성의 바지 입은 엉덩이 장면이었다.

순간 오~할 정도로 나도 모르게 막 주물러 주고 싶은 욕망이 빠샤! (^^;;;)

 

-해적 이후로 이렇게 극장 반응이 좋았던 적은 처음인듯?

 특히, 뭣보다 인상적인 건 여성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대단했다는 거...

 나도 극장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빵빵 터지는 편이긴 한데, 스파이 영화 보면서는

쉴 새 없이 빵빵 터지는 여성 관객들의 반응에 내가 다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

 

-낭중지추, 여성차별, 출신차별, 외모차별, 신분차별 등등... 이 영화를 보면서 개인에 따라

여러가지를 겹쳐 볼 수 있을 듯. 뭐가 되었든 간에, 역시 실력이 있어야 운이 와도 살릴 수 있다는 건

진리인 듯... T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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