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규화보전을 익힌 장학우가 임청하로 변신? - 동방불패 (笑傲江湖 II 東方不敗 Swordsman 2, 1992)

베리알 2015. 3. 21. 10:40

 

 

[ 동방불패

(笑傲江湖 II 東方不敗 Swordsman 2, 1992) ]

 

 

 어제인가 헨타이사마 블로그에서 홍준호님이 영화 소오강호와 동방불패 얘기를 하시며

소오강호에 나왔던 장학우가 규화보전을 얻어 동방불패에서 동방불패가 된건가에 대해서

혼란해하셨다는 얘기를 봤었는데... 혹시나해서 검색을 좀 해 보니, 뚜시궁!!! 의외로 장학우 - >임청하로

믿고, 이걸 영호충과의 보이 러브(...)로 연결해서 영화에 대해 이상하고 야릇한 감회를 부여하는 분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는데... 영화가 좀 중구난방 만들어져서 혼란을 줄 수는 있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왜 이걸 헷갈리는지, 아니 헷갈리는 정도를 넘어서 일종의 신앙으로까지(인터넷 검색해 보고

정말 놀랐다. 장학우 = 임청하 얘기만 줄줄... -.-;;;) 존재하는 듯한 이 분위기 어쩔!?

 

 그래서 한번 정리해 보려고 했더니... 아아! 소오강호 DVD가 지금 집에 없어서 소오강호에서

참고 장면들을 뽑을 수가 없는 상황! -.-;;; 그래서 아쉽지만, 그래도 일단 동방불패 DVD만을 활용해서

참고할 장면들을 뽑아 보았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가히 센세이셔널한 붐을 일으켰던 영화, 동방불패. 당대의 초특급 배우들은 물론이고

특히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이연걸이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거리였다.

 

-지금까지도 사람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작품인데, 다시 봐도 확실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다.

그 당시의 기술적 상황의 집대성이랄 수 있는 연출들은, 어떤 의미로는 CG가 보편화된 요즘보다 훨씬 낫고

(특히나, 중국 쪽의 조악한 CG 떡칠에 영화 볼 맛까지 사라지는 요즘을 생각하면... -.-;;;), 정말로 무협지를영상으로 보는 듯한(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 매력은 독보적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3부작 중 2부이면서도 또한 아니기도한데... 나중에 얘기하겠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그럼, 소오강호 - 동방불패 - 동방불패2...의 3부작(?!)에서,

소오강호에 나왔던 장학우가 규화보전을 익혀서 동방불패가 되었을까?

단시간 내에 규화보전으로 절세 고수가 되고 이렇게 일월신교의 교주로까지?

은영전의 출세길 코스도 아니고,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

 

 

 

 

-동방불패에서 동방불패는 묘족이라는 점이 몇번이고 강조가 되고,

실제로 그의 행적들을 보면 묘족 + 일월신교의 정체성이 확고하다는 걸 알 수 있지만...

소오강호에서 장학우가 맡은 구양전(황보천호)은 명나라 황실의 유명한 권력 기관인 동창과 서창,

그중에서 동창의 환관의 심복으로 등장한다.

 이미 태생부터 전혀 다른 인물이다.

 

 

 

 

 

-그리고 영영의 대사... 소오강호 - 동방불패의 시간 차이는 일년 정도에 불과하다.

영화를 보면 동방불패 시간대에 와서야 규화보전을 어느 정도 완성하게 될 정도이니

설익은 규화보전의 구양전이란 외부인이 진작에 일월신교를 무력으로 휘어잡는 것도 불가능할 뿐더러

임아행 - 임영영 - 동방불패...의 이런 삼촌 관계 설정은 애초 무리다.

 영화 소오강호에서의 구양전과 임영영을 생각하면 더욱 더 말도 안 되고... ^^

 

 

 

 

-규화보전의 입수조차, 소오강호에서의 구양전과 동방불패에서의 동방불패는 다르다.

 

 

 

-영화에서도 주요한 소재로 작용하는 규화보전인데...

원래 소설 소오강호에서도 이것 때문에 난리가 난다.

 또다른 이름은 벽사검보... 아니, 오리지널 이름이 벽사검보라고 해야겠지. ^^

 

 

 

-다시 말하지만, 영화 동방불패에서의 동방불패와 임영영의 관계를 본다면,

영화 소오강호에서의 구양전이 영화 동방불패에서의 동방불패로 변신했다고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다시 말하지만, 영화 소오강호에서의 구양전은 무려 황실의 권력 기관의 간부 환관의 심복이지만,

영화 동방불패에서의 동방불패는 뼛속까지 묘족이다.

 

 

-여담으로... 영화에서 참 강렬하게 영상으로 펼쳐지던 동방불패 vs 떼거리의 대결인데,

개인적으로 김용 소설 중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꼽는 대결 중 하나가 바로 이 장면이다.

 

-영화와 달리, 소설에선 어마어마한 대결도 아니고 소설 분량에 비하면 그야말로 얼굴만 비추고

퇴장하는 동방불패이지만... 그 임팩트는 김용 소설의 그 어떤 대결조차 압도한다.

 김용 소설에선 절정 고수들의 싸움들도 여럿 나오고, 절세 무공을 익힌 주인공이 이놈 저놈 다 격파하는

싸움도 나오곤 하지만, 절세고수와 하수도 아니고 고수급끼리 이만큼 차이가 나는 대결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

 김용 세계관의 무적의 검법이랄 수 있는 독고구검의 사용자로서, 그동안 숱한 고수들을 깨뜨리고

흡성대법까지 익힌 명실상부한 특A급 고수 영호충.

 개사기 기술인 흡성대법으로 무림에 악명이 자자할 뿐 아니라, 마치 귀신 수준의 고수로서 두려움의

대상인 마교의 교주인 특A급 고수 임아행.

 상문천이나 임영영은 논외로 하더라도, 소오강호에서 이 둘의 존재감은 괴물들인데 이 둘이 협공을 한다니!

게다가 그냥 협공도 아니고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죽어라 덤비는 상황... 이런 괴물들이 목숨을 걸고

전력을 다하는데, 상대는 여유만만!?!? 그냥 막아내거나 엇비슷하게 겨루는 것도 아니고, 이 둘의 협공을

아랑곳하지 않으며 마치 아이 가지고 놀듯 가지고 노는 게 바로 동방불패! 가히 그 중2병 가득한 이름이

진짜로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오죽하면, 이 말도 안 되는 협공으로도 상대가 안 되니, 비겁한 수를 써서 동방불패를 무찌르는

추태까지 벌어지지만... 그렇게 안 했으면 도저히 이길 방법이 없었을 정도니... ^^;;; 

 

-비유하자면, 사조영웅문에서 4대 종사가 혼신의 힘으로 협공을 펼치는데 그걸 장난치며 상대하는

고수가 나왔다거나, 신조협려에서 양과와 금륜법왕이 혼신의 협공을 펼치는데 하품하며 받아주는

고수가 나왔다거나, 의천도룡기에서 장무기와 장삼풍이 혼신의 협공을 펼치는데 한손으로 다 받아주는

고수가 나온 느낌이랄까. ^^

 

 

-암튼, 영화 소오강호의 구양전은 영화 동방불패의 동방불패가 아닌데, 왜 그렇게들 믿고 있을까?

나름대로 헷갈릴 만도 하긴 한 것 같다. 소오강호 마무리에서 규화보전을 익히던 구양전을 보고,

다음 편(?)에서 규화보전을 익힌 캐릭터가 나오고... 그러면 대충 인과 관계가 성립하는 것도 같으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진 원인은 뭐 아무래도 이 3부작 아닌 3부작 시리즈를 탓해야할 것 같다.

 애초 원작 소설이랄 수 있는 소오강호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호금전이 만들다가 포기하고

서극이 이어 받았던 데서 이미 어느 정도 이야기의 혼란은 예견된 것이고... 소오강호2가 아닌 동방불패라는

제목으로 2편이 그것도 주요 출연진 대거 교체 해서 나왔을 때 역시 또 예견된 것이고... 원작 소설과

관계없는 얘기로 2편의 제목에 2탄을 붙여 나왔을 때 역시 예견된 것이고...

 한마디로, 처음부터 3부작으로 할 생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몰라도, 이 3부작은 이야기로만 본다면

3부작이라고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들 별개의 작품들이다. 그냥 소오강호라는 작품에서 이 부분 따오고

저 부분 따오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접점이 생기는 것뿐이지, 누가 봐도 이건 3부작으로 기획한 것도

아니고, 그나마 원작에서 이야기를 가져온 소오강호와 동방불패조차 이야기나 영화 분위기가 매끄럽게

이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게 3부작 아닌 3부작을 시리즈로 치다 보니, 감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강제 보정이 행해지고,

그런 게 이런 결과를 낳은 원인 중 하나가 아닐지... 이런 오해를 사게 된 소오강호의 마지막 장면만 해도

호금전이나 서극 누가 어떤 의도로 넣은 건지, 아니면 어떤 의도로 넣었는데 2편에서는 그냥 무시하고

진행하게 된 것인지 뭐 속사정이야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부분들 때문에 이 3부작에 대한

혼란이 더 가중되는 것도 같다.

 

-암튼, 이 3부작 아닌 3부작 시리즈만 보더라도, 1편 소오강호에서의 장학우는 2편에서의 임청하가

될 수 없다. 1편에서의 장학우의 캐릭터는... 극중 역할처럼, 사실상 만들다 만 임평지랄까.

그런데, 왜들 그렇게 이걸 연결해서 이 영화에 대해 이상야릇한 추억으로 포장하는 걸까.

세상은 참 아스트랄한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