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생각 못한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이게 인생사인가 - 백사대전 (白蛇傳説, 2011) 일본판 블루레이

베리알 2014. 8. 28. 22:08



[ 백사대전 (白蛇傳説 - White Snake, 2011) ]


白蛇伝説 スペシャル・エディション [Blu-ray]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문제점이 많은 영화이긴 하지만(일단 겉보기로도 허접한 CG가

기본적으로 깎아 먹고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긴 하다),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감성적으로 인상 깊게 봤던 작품이 바로 이 백사대전이다.


 중국인들에게 먹히는 정서의 고전인지, 이미 옛날부터 계속 영상화되고 있는 소재인데...

2011년에는 이연걸이 법해 역을 맡고, 황성의가 백소정을 맡아서 다시 영화로 나왔다.

재미있는 건, 1993년작 청사에선 조문탁이 법해역을 맡았었다는 거... ^^


 암튼, 우연히 이 작품을 케이블에서 보고는(정작 내가 사는 곳에는 케이블을 보지 않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면 은근히 케이블에서 해주는 예능이나 영화를 자주 보게 되는 듯)

케이블의 저화질로도 감당할 수 없는 싸구려 CG에도 불구하고(...) 블루레이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꼭 여배우들의 미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만큼 이 작품이 감성적으로 내게

다가왔기 때문...


 생각해 보면, 같은 소재로 영상화가 되지만 매번 다른데... 1993년판 청사는 전설이랄 수 있는데,

2011년판은 그런 청사와는 또 다르게 방향을 바꿨다.둘다 좋긴 하지만 역시 결말을 놓고 보면

1993년판 청사가 좋았다. 2011년판 백사대전 식의 결말은... 사바세상의 인간인 나로선

용납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그런 생각을 가슴에만 품고 있었는데... 일본 아마존에서 구입할 일이 생겨서 기왕에

같이 넣을 것을 찾다 보니, 눈에 띄는 게 바로 이 백사대전 일본판 블루레이! 그리하여, 어쨌거나

블루레이니까~하고 주문을 했는데... 크하핫! 예상치 못한 좋은 점과, 예상치 못한 나쁜 점이

동시에 찾아왔다. 이것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인생사인가. ^^;;;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


-바로 이 녀석이다.


-지난번 천녀유혼과 마찬가지로 무려 파라마운트에서 나온 물건으로 역시 그때처럼

판매는 트윈이란 곳에서 하고 있는데... 이 블루레이가 참 기가 막히다!


-국내에도 발매된 스펙트럼의 천녀유혼 DVD와 거의 비슷한 챕터 수를 유지했던,

그리고 여러모로 블루레이스러웠던 천녀유혼 블루레이와 달리... 이 녀석은 좀 다르다.


-일단 챕터도 7개인가밖에 되지 않는 등(개인적으로 내가 기억하는 최소 챕터 블루레이

왕중왕을 겨룰 수 있을 것 같은 수준. -.-;;;), 그냥 슬쩍 보기에도 좀 아쉬운 모양새인데

그게 다가 아니다.


-이 블루레이의 진짜 문제점은, 바로 사운드 스펙에 있는데...

두개의 오디오 트랙만 지원하는데 하나는 오리지널이라는 북경어, 다른 하나는 일본어 더빙.

그런데!!! 이 두 트랙의 스펙이 무려, LPCM 2.0ch이다.


-이런(?) 류의 영화는 당연히 더 오버스러운 사운드 디자인으로 만드는 게 중국쪽 전통인데,

설마 설마 싶어서 예스아시아에서 찾아 보니, 역시나 그쪽 홍콩판은 DTS-HD MA 7.1ch 등으로

되어 있다. 참 황당무계한 스펙인 것이다.

(하지만,이런 부분만큼은 외국의 단점이고 한국의 장점이랄 수도 있다.

 중국쪽 영화를 예로 들자면, 한국에 나온 블루레이나 DVD는 어지간하면 광동어 북경어 트랙을

모두 정상 스펙으로 때로는 해외판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스펙으로 넣는 등 기본적인 부분이

의외로 기본으로 잘 지켜지는데... 외국은 상당히 사정이 다르다. 광동어나 북경어 둘 중 하나만

들어 있는 경우도 흔하고, 그 사운드 트랙의 스펙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저스펙인 경우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암튼 참 세상은 얿고 인간 군상은 다양하다... ^^;;;)


-CG는 허접해도, 이런(?) 영화들의 사운드는 빵빵하니까 그 부분을 조큼 기대했는데...

그런 기대를 인정사정없이 짓밟은 놀라운 나쁜 소식이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으니!!!

 이 블루레이에는 일본어 더빙이 실려 있는데, 비록 스펙은 그 모양이라도

그 내용물까지 그 모양인 것은 아니었으니...

 법해를 맡은 이연걸의 더빙 배우는 바로 바로... 그 유명한 샤아 아즈나블! ^^

 더빙 정보를 확인하고 산 게 아닌지라, 케이스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디스크 넣고

사전정보 전혀 없이 일본어 더빙을 들어보며 깜짝 놀랐다.

 그 특유의 설교적인 분위기가, 이 영화의 법해 역할과 무섭도록 싱크로율이 좋아서

더욱 놀랐고... ^^

 건담 세대라면 아마 설명 없이도 더빙 듣기만 해도 바로 무릎을 탁 칠 것 같다.

 암튼 전혀 생각도 못 했는데... 이런 작품에서 이케다 슈우이치(池田秀一)를 만나다니,

저스펙 음성 트랙의 분노가 삽시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외에는 백소정을 맡은 황성의의 더빙 배우는 유감스럽게도 내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어진 이후로 활동을 시작한 코바야시 사나에(小林沙苗),

 천년설요를 맡은 비비안 수의 더빙 배우는 오카모토 마야(岡本麻弥). 아무래도 지구의 중력...이

아니라, 샤아 아즈나블에 이끌려 여기에 참여한 건가? ^^ (오카모토 마야의 대표작은 Z건담의 에마중위)


-암튼... 덕분에 살짝 고민이 생겼다.

 과연 오리지널 더빙, 오리지널 스펙의 홍콩판을 언젠가 나중에라도 구입할 의향을

가슴 속에 묻어놓고는 있어야 할지, 아니면 이제 이 블루레이로 만족하고 그냥 2채널로

이 영화를 즐겨야 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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