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 2014) ]
예전에 말한 적이 있던 것 같은데, 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는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서 한국에서 정보나 작품 접하기가 정말 어려운 편이기도 하고,
그렇게나마 접해 본 가오갤의 이야기나 캐릭터들은 별로 매력이 없었기도 하고.
그래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어벤져스 프로젝트에 가오갤이 끼어들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선 일단 부정적인 생각부터 들었었다. 영화로까지 나온다면, 결국 어벤져스를 즐기기 위해
가오갤까지 봐야 한다는 얘기니까. 이미 토르2 쿠키에서 보듯이, 어벤져스와 가오갤은 한몸으로
가는 시리즈가 되어 버렸기에... 그닥 반갑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가오갤 영화 개봉 날짜가 솔솔 다가오기 시작했다.
날짜가 가까워 올수록 시사회 이야기들도 솔솔 나오고... 그런데! 엄청난 극찬들의 퍼레이드가
아닌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길래 이리도 평이 좋나???
그리하여, 마침내 한국에서도 개봉을 했는데... 보고 나니까 나름대로 그런 폭발적인 호평들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완전히 납득했다는 것은 아님!) 또한, 가오갤의 존재에 대해서 이전보다
호의적인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 그림이 딱일 것이다.
노골적으로 몇십년 전의 (싸구려틱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21세기의 최신 기술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양념으로 재현하고 있다.
-그리고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는 기본적으로 웨스턴 무비와 통하고 있고,
특히 싸구려 스페이스 오페라들은 사실상 SF 배경의 웨스턴 영화.
그러니, 이 가오갤은 마블 세계관의 SF 웨스턴이라고 하면 딱이다.
-이 얼마나 노골적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포스터란 말인가! 인물들의 저 포즈하며...
특히나, 저 폰트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제목이 영화 본편에 등장하는 장면은 노골적으로
옛날 영화 느낌 물씬~
-주인공 피터 퀼. 애칭 스타로드.
무려 갤럭시라는 말을 쓸 정도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고,
그 히어로 그룹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사정없는 무능력자!
생존을 위해 거듭해 온 잔머리 약간, 그리고 스페이스 오페라에 어울리는 사계절 발정기(^^;;;),
그리고 정말로 빼놓을 수 없는 그러나 가장 중요한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인물 아무리 봐도 누구랑 좀 비슷해 보이는데?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바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 딘 케인과 좀 비슷하게 느껴졌다.
특히나, 원래 코믹스의 디자인에 비해서 적당히 뽀글해진 머리나,
대거 추가된 느끼한 맛이, 두 사람의 이미지를 더욱 닮아 보이게 한다. (^^)
-우주를 누비는 팀...이긴 해도, 어벤져스와의 연계를 생각해서인지 캐릭터들은 정체성의 일부 수정,
그리고 능력치의 대폭 하락을 겪고 있는데... 그런 너프의 대표 중 하나가 이 가모라.
여태껏 실패한 적이 없는 무서운 우주의 암살자라는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지나가던 여자 요원 정도.
게다가, 암살자였다면서 거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동 패턴까지...
-뭐, 조 샐다나는 내 취향의 미모도 아니고,
이런 초록 분장 자체도 엄-청 싫어하기 때문에 더욱 더 이 캐릭터에게 정감이 안 갔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다. (^^;;;)
-하지만 그나마 가모라는 활약이라도 하고, 앞으로도 써먹을 가족관계사라도 있지,
이 데이브 바티스타가 맡은 드랙스는 거의 우주급 안습을 보여준다.
-원래 리즈 시절에는 행성도 찢어 먹는다는 캐릭터이고... 실제로 타노스도 몇번 죽였던 캐릭터인데,
영화에선 그냥 지나가던 깍두기3 정도?
그렇게 능력치가 바닥으로 조정되었으면 그냥 잉여로 가만히 있으면 될텐데,
너프도 모자라, 도움도 안 되고 민폐만 끼친다. 진짜 안습이다.
잉여 중의 상잉여이자, 민폐 중의 상민폐.
-하지만! 그런 인간형 캐릭터들의 안습 상황과 달리... 진정한 전성기를 맞이한건 이런 이형의 캐릭터들!
-영화 보기 전에는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영화평들 보면 이 두 캐릭터에 대해 칭송하는 글들이
많았는데... 도대체 말하는 성질 더러운 너구리와 맨날 같은 대사만 하는 나무가 무슨 매력이 있겠냐고!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
-원작의 개성은 가져오면서도, 등급가 등을 고려해 조금 수정이 된 로켓 라쿤.
굉장하다. 정말 말이 필요없다. 걸핏하면 이빨이나 드러내는 이 성질 더럽고 입 더러운 CG 너구리 따위가
무슨 매력이냐고? 직접 보면 안다니까! + +
-여자들한테도 인기 쩔... (그걸 생각하면, 원작의 캐릭터 성질에서 19금 적인 요소를 제거한 게
옳은 전략이었던 것 같다. 원래는 입이 그냥 더러운 게 아니라, 19금 쪽으로도 아주 더럽다. ^^;;;)
-아니, 도대체 대사라고는 같은 얘기 하나만 계속할 줄 아는 CG 나무 같은 것한테 무슨 매력이 있겠냐고?
직접 보면 안다니까! ^^;;;
-정말 놀랍다. 민폐만 끼치거나 별 매력도 없는 일부 인간 캐릭터들과 달리,
적재적소에서 활약하고 영화의 마지막까지 열심히 포텐 터뜨리는 이 콤비 아닌 콤비는... 정말 매력적이다!
-아마, 영화를 아직 안 봤다면 이 얘기가 전혀 믿어지지 않을테지만... ^^;;;
-그리하여,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가오갤을 결성하고 우주의 평화를 위해 싸...우나? (^^;;;)
-이 작품의 매력은 단연 캐릭터와 개그다.
솔직히 작품 자체는 잘 만들어졌다고 할 수 없다. 스토리부터가 헐겁고, 에피소드들은
우연과 억지로 이어져 나가고... 캐릭터들의 배경 설명도 적당히 대사 몇줄로 때우고 만다.
그리고는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개그를 섞어 놓았는데...
하지만! 이게 놀라운 결과물을 낸다. 원래 이딴 식으로 버무려 놓으면 불협화음 망작이 나와야
당연한데... 결과물은 놀랍게도 매력 넘치는 하모니가 나왔다랄까? 마치, 원숭이에게 타이핑을
시켰더니 셰익스피어 희곡이 나왔다는 말처럼, 차근차근 뜯어 보면 문제투성이들의 결합일 뿐인데,
그 결합의 결과물은 광채가 눈이 부시다랄까.
-단, 이게 꼭 좋다는 방향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가오갤은 그동안의 마블 작품들이 마블 스타일로 망가져 가는 하나의 정점 단계라고도 할 정도로
개그가 넘쳐나는데... 가오갤의 캐릭터들과 잘 어울려서 굉장한 시너지가 나오긴 했지만,
과연 마블 시리즈들이 계속 이런 방향으로 나가는 게 좋기만 한건지는 의문이다.
-뭐, 그렇기 때문에... DC의 영화는 어둡게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애초 이 영화에 정이 안 가는 이유 중의 하나라면, 단연 캐릭터 분장!
갤럭시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인간 베이스 위에 이런저런 조작을 해 놓고 외계인이야~라는
캐릭터들이 줄을 잇는데... 덕분에, 여배우들이 미모를 발산할 기회가 원천봉쇄!!! (내겐 완전 테러! T T)
-이 괴물처럼 보이는 네뷸라가 누구냐 하면...
-오큘러스의 나이브 바디 처자이자, 닥터후의 이쁜이인 카렌 길리언(Karen Gillan)!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녀의 매력을 엿본다는 건 관심법이라도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
-차라리, 가모라하고 네뷸라하고 배우가 바뀌었으면 좋았을텐데... (^^;;;)
-노골적으로 과거의 스페이스 오페라를 지향하는 배짱에는 음악도 한몫한다.
팝송 덕후 주인공 때문에, 과거의 팝송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데... 연륜이 되는 분들이라면
음악들만으로도 환장할지도. ^^
-고풍스러운(!) 음악들 분위기처럼, 화면도 근래 영화들처럼 엄청 흔들거나 엄청 클로즈업하거나 하지 않고
비교적 옛날 느낌이 나는 화면, 그러나 결코 둔해 보이지는 않는 그런 화면을 지향하는 듯 하다.
-국내 개봉은 사실 굉장히 아쉽다. 왜냐하면... 상반기 외화에 비해 부진했다는 결과를 내놓고
만회할 기회만 벼르고 있던 국내 업체들인데... 그 만회의 타이밍으로 노리고 있던 대작들인
군도, 명량 등등이 개봉한 타이밍에 가오갤이 개봉했기 때문!
객체들의 향연이라고 할 정도로 애트모스로 보면 좋겠다는 장면들이 넘치는데... 애트모스관은
애트모스 믹싱을 했다는 군도, 그리고 마침(?) 개봉한 드길2 등이 점령하고 있고...
그외의 관들은 쓸만한 관이고 뭐고 간에 명량에 사정없이 올인 중.
아이맥스 정도를 제외하면... 스펙 좋은 상영관에서 가오갤을 만날 기회조차 없다. -.-;;;
이수5관이나 애트모스 지원관에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우 안타깝다.
게다가, 그런 타이밍(곧 국내 업체들의 다음 기대주 타자인 해적도 개봉한다)에 개봉을 했으니,
마블 작품이라고 해도 일단 기존 시리즈의 연속편도 아니고 해서 흥행 성적이 국내에선
신통하게 나오긴 힘들 듯...
-단점도 많고, 낯선 캐릭터들에 낯선 SF 웨스턴 분위기의 마블 영화...이긴 한데,
의외의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가오갤이 뭥미? 나 가오갤 싫어! 너구리나 나무 같은 걸 뭔 재미로 봐!
...등등 소리할 시간에 일단 한번 보라! 다른 말은 필요 없다. ^^
-과연 이 영화의 OST가 나온다면...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
여기 나온 노래들 다 갖춰 넣을 의지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
*** 잡설 ***
-출연에 맛들인 스탠리 영감... 이번에는 변태 할배로 출연! (^^)
-쿠키는 모든 스탭롤이 완전히 끝난 후에 나오는데... 어벤져스 작품과는 연관 없는 쿠키다
(하지만, 만들려고 하면 못 만드는 것은 아니다. ^^;;;).
일부러 사전정보 없이 갔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영화 본편보다 이 쿠키에 대한 느낌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전-혀 상상도 못한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꼭! 꼭! 사전정보 없이 봐야 한다! + +
(하지만, 연세가 좀 되는 사람들이나 마블에 대해 빠삭한 사람 아니면 뭥미?...하고 말 듯. ^^;;;)
-주인공의 워크맨은 엄청난 방수 제품? 아니 솔직히 우주 환경에서 사용하자면 단순히 방수뿐 아니라
각종 기압 온도 변화에도 대응을 해야 하는데... 포스필드 같은 걸로 보호되는 것 같지도 않던데 참. ^^
-자막은 꽤 흥미로운데, 화면의 인물 위치 등에 따라 자막 위치가 계속 변하는 장면 등이 있다.
무슨 의도인지는 몰라도, 혼란스럽다는 점 하나는 확실하던데...
-새삼 느낀 마블의 힘!
영화 볼 때 근처에 어린 여자애들이 몇명이서 영화를 보고 있던데... 영화 딱 끝나고 스탭롤
올라가면서부터 이야기를 하는데 허걱! 정말 놀랐다.
남초 사이트에서도 마블 시리즈 영화 개봉하면 전작 뭐뭐 안 봤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는 글이
속출하는데, 이 여자애들은 마블 시리즈의 팬인지 기존 시리즈도 다 본 듯 하고 마블 작품에 관한
제법 심도 있는 이야기들을 하더라는 것!
심지어, 그루트의 목소리가 빈 디젤이란 것도 이미 알고 왔던데...
새삼 마블 시리즈가 성공한 이유는 역시 여성 관객들에게 히어로 영화의 편견을 깬 게 아닌가 싶었다.
그동안 그냥 그냥 마블 영화 히어로 영화 보러 다니는 여자들은 많이 봤어도, 날라리 마블 팬 정도는
이렇게 싸다구 날릴 여자애들 아니 마블 여덕후들도 있다니... ^^;;;
-얼굴 정도만 나왔던 타노스가, 제대로 된 풀샷으로 제법 등장한다.
이번 가오갤의 너프를 봐도 그렇고, 아무래도 적당히 처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너프될테니
걱정 안 하고 그냥 타노스 나와서 발리길 기다리면 될 것도 같다. ^^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영화>
장점 - 가오갤이 싫어? 뭔지 몰라? 그럼 이 영화를 봐! + +
단점 - 어쩌면 그냥 웃고만 마는 영화가 될 수도 / 캐릭터 간 매력 편차가 너무 큰 거 아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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