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흥미진진한 명랑속물성공기! -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2014)

베리알 2014. 6. 11. 16:51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2014)]



  보고 싶던 작품이긴 한데(무려, 에밀리 블런트가 주연으로 나오잖아! + +), 사람 일이라는 게

생각대로 바라는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 그래도 우찌우찌하다 보니 간신히 볼 수 있었다.

 역시... 우는 남자 대신에 이걸 봤어야 했어. T T


 알려진 대로 죽어도 죽지 못 하고 끝없는 죽음을 반복해야 하는 타임루프물이지만,

크게 새로울 게 없을 것 같은 기본 뼈대를 나름의 아이디어와(원작이 있다고 하니 이건 음... ^^)

생기 넘치는 연출로 재미있게 만들어 놓았다.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내 기준에서 볼 땐, 극장에서 안 보면 후회할 작품이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내가 넘 매력적이라 생각하는 에밀리 블런트가 SF여전사로 등장하는 영화다.

내가 이 영화를 보는데 그 이상의 이유가 필요할까? (^^)



-외계인의 침공으로 전지구적인 위기에 처한 상황...

 그러나, 엑소슈트와 전쟁영웅 리타(에밀리 블런트)의 활약으로 반격에 성공한 지구인들은

모든 물량을 끌어 모아 연합군을 결성해 유럽 지역의 탈환에 나선다.


-전지구적인 위기라는 배경에서 굉장히 스케일이 큰 SF 전쟁 영화인가 싶은데,

실제로 초반부에는 위 이미지처럼 에펠탑이 작살나고 명소들이 박살나는 그런 장면들은 안 나오지만(^^),

등급가 한도 내에서 열심히 구현한 일개 병사들의 시점의 전쟁이 계속 계속 펼쳐지는 초반부는

생각한 것보다 상당히 몰입감이 있다.



-그래도 점차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는 그런 대규모 전쟁이라기보단

이렇게 주인공들의 로드 무비랄까 버디 무비랄까 느낌? ^^



-이 이야기의 매력은 단연 에밀리 블런트의 리타톰 크루즈가 연기한 케이지란 캐릭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전형적인 속물이다. 공보장교가 된 것도 전쟁에 나가기 싫어서인데, 어느 정도로 제 몸 보신을

중요하게 여기냐면 종이에 손이 베이는 것도 못 참는다는 식의 얘길 아무렇지 않게 할 정도.

 하지만, 그런 보신주의가 지나쳐... 상관에게 배짱도 없는 놈이 어설프게 협박을 했다가 탈영범이 되고,

그래서 소령이던 사람이 이등병이 되어 최전방으로 보내진다.



-그냥 소령에서 이등병이 된 것도 아니다.

 심지어 이 케이지란 작자는 소령까지 하던 장교였던 주제에 준비태세가 뭔지도 모른다는 얘길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데... 진짜 군인 맞아? -.-;;;

 암튼, 한마디로 야전에서 뭔가 해본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야말로 놀고 먹는 군인이던 사람이

훈련소도 안 거치고 그냥 최전방 실전에 투입된 거니, 그야말로 어리버리의 끝을 달리는 이등병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게다가, 위에서도 말했지만 케이지는 진짜 속물로... 이미 첫등장에서 영국에 온 자신을

맞이하러 나온 여군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허리에 손을 두르는 것만 봐도, 이 작자가 어떤 속물 인생을

살아왔는지 대충 감이 오는 듯 하다.

 그러나, 속물이라는 게 악인이라는 말과 (꼭) 동의어는 아닌 법이다.



-어찌 된 일인지 죽음을 겪은 케이지는 다시 자신이 이등병으로 강등되어 눈을 뜬 곳에서 깨어나고,

죽을 때마다 계속 그렇게 혼자서만 살아나 다시 어제(?)를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이런 엑소슈트가 등장하는데, 수십kg에 달하는 실제 슈트를 입고 연기를 펼쳤다니,

새삼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거추장스럽다면서 헬멧을 안 쓰던 톰 크루즈지만, 기왕에 실제 슈트를

입고 연기했으니 자연스럽게 얼굴도 보여주지 않으면 아쉬웠겠다싶었다. ^^



-이 과정에서 전쟁 영웅 리타를 만난 케이지는 왜 자기가 이런 타임루프에 빠졌는지,

외계인들의 정체는 뭔지, 이 전쟁은 무엇인지 점차 알아가게 되는데...

 그리고 이 속물은 점차 그런 속물에서 벗어나,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용사를 불러내는...리가???

 이 영화가 재미있는 점은, 어설프게 영웅 탄생 같은걸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케이지가 속물이었긴 해도 악당은 아니었듯이 이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점을 인식하고

뭔가 해보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케이지란 캐릭터가 갑자기 정의의 수퍼히어로가 되는 건 아니다.

 열심히 열심히 하는 것같긴 하지만, 여전히 그는 (능력과 별개로) 케이지라는 점... 이게 참 재미있다.

 그리고... 즐거운 나날을 매일같이 지루하게 반복하는 것도 아니고, 매일같이 처참하게 죽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지간한 게으름뱅이에 염세주의자라도 뭔가 해보려고 하지 않을까?

 그렇게 이 명랑속물은 성공기를 향해 달려갈 것인가. ^^


-에밀리 블런트의 리타가 강렬한 미모와 매력캐릭터이긴 하지만,

사실 그 리타를 돋보이게 만드는 건 케이지의 공로가 절대적이다. 여기서 톰 크루즈의 대단함이 드러난다.

 그냥 표정만 봐도, 그저 여군 허리에 손을 두르는 것만으로도 나는 속물이다!...라던 속물 장교에서,

한순간에 이등병의 나락으로 떨어져 최전방에서 죽음의 전쟁을 겪는 어리버리 이등병,

그리고 한번 한번 죽음을 겪으며 한단계 한단계 발전하고 좌절도 하는 주인공으로서의 모습.

 과연 연기 경력이 헛된 게 아니구나, 여태까지 이렇게 주연으로 활약하는 이유가 다 있구나...싶다.


-이 영화에서 톰 크루즈는 사실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

 타임루프물, 즉 같은 장면이 계속 나오고 또 나오는데... 언제나 그때 그 캐릭터인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그 와중에 케이지만은 그 과정을 고스란히 겪으면서 같은 장면을 맞이해야 하는데... 같은 장면이라도

케이지가 처한 상황이나 횟수, 그의 변화 등에 따른 연기의 변화는 군말없이 이 타임루프물에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

  바로 위의 대면 장면만 해도 영화 내내 나오는데... 모든 장면들의 느낌이 다 다르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들이 모이는 마지막 대면 장면에서의 톰 크루즈의 표정 연기는 아~



-톰 크루즈는 62년생... 벌써 50이 넘은 나이임에도 이런 영화의 주인공으로 이렇게 활약하고 있다니,

새삼 참 존경스러운 마음도 들고... 한때 미남배우였기에(지금도 미남배우이긴 하지만. ^^) 사람들이

그에 대해 너무 평가절하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잘 나가던 배우라도 순간 삐끗하면 2류 3류로 하락하는 냉혹한 헐리웃판에서 여태까지 이렇게

클래스를 유지하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지 않나? ^^



-그리고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에밀리 블런트!

 이 장면은 실제로 극장에서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하앍하앍하면서 흥분했던 장면인데...

팔굽혀 펴기를 하는 에밀리 블런트가 그 자세대로 상체를 일으키며 땀에 젖은 허리가 드러나는데...

크아! 몇번 나오는 장면인데, 그 장면바다 불끈불끈하게 건강해져서 혼났다. (^^;;;)


-암튼, 역시 에밀리 블런트! + +



-예전부터 히어로 영화의 히로인 역할을 맡고 싶다던 에밀리 블런트...

 선샤인 클리닝에서 언니로 나왔던 에이미 아담스도 히어로 영화 주연을 했으니,

이제 에밀리 블런트도 더 늦기 전에 히어로 영화 주연 했으면 싶다. ^^



-한국 영화는 닥치고 주먹... 어라라??? (^^;;;)



-직전에 본 영화가 우는 남자였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굉장히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같은 장면이 계속 반복이 되면서 쉽게 지루해질 수 있는 타임루프물을,

적절한 유머가 가미된 연출로 볼때마다 새로운 장면으로 승화시키는 솜씨는 놀랍다.

게다가, 무한 컨티뉴가 가능한 상황도 이렇게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후반에 컨티뉴를 할 수 없게

되면서부터의 긴장감은 또 다르고... 마치, 세이브 포인트가 없는 기나긴, 엄청난 난이도의

라스트 던전에 공략집도 없이 같이 들어가는 기분이랄까. ^^

 캐스팅도 젖절하고 암튼 간에 극장 스크린으로 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 잡설 ***

-사정상 일반관에서 관람했는데, 감상하고 나니 돌비 애트모스로 보고 싶어지는 사운드 디자인.


-절체절명의 지구 상황을 연계한 영화사 로고가 나오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지구인을 (강력하게) 위협하는 외계 생명체...라면, 대체로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뭐, 어차피 인간들의 상상의 결과물이라곤 해도, 인간들처럼 단일 개체로서의 지성보단

집단 개체로서의 지성, 그리고 형태에 있어서도 촉수나 드릴 같은 형태,

다른 생명체들에겐 절멸을 목적으로 달려 드는 적극적인 정복자...

 이 영화에서도 역시나 그런 외계인이 그려진다. 하지만, 지구인은 뭐다? 최강의 전투종족!


-엔딩 마무리는 여러 얘기가 나오는 듯 한데... 확실히 생각해 볼만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헐리웃식의 급조 해피엔딩이라고만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알파와 오메가의 관계, 타임루프의 힘의 근원이 오메가라는 걸 생각하면 납득이 가긴 가고...

뭐, 그렇더라도 헐리웃식의 급조 해피엔딩을 만들었다고 해도 별 불만은 없다.

아니, 그렇게 수도 없이 죽으면서 고생한 케이지와 리타에게 그 정도 행복도 허락 못 할까? ^^


-무한 컨티뉴를 할 수 없게 된 장면을 보면서... 아니, 원하는 정보를 얻었을 때

거기서 바로 닥치고 세이브(!)를 했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


-게임 내용을 다 알고 있다고 해도 손쉽게 클리어가 가능할까? 정답은 영화와 같다.

물론, 게임의 패턴을 다 꿰고 있으면 상당히 유리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게임 장르나 내용에 따라서는 초정밀한 조종 실력과 수준 이상의 반사 실력이 없으면

아무리 알고 있더라도 돌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괜히 실력 좋은 게이머들을 뉴타입이나

괴수라고 부르는 게 아니듯이...

 영화처럼 그게 조이패드를 잡은 손을 넘어서 온몸의 영역이 되고,

생각 못한 변수가 리얼 월드의 규모로 튀어나오는 세상이라면,

게다가 닥치고 물량의 적들이 가로막는다면... 확실히 꿈은 없을 것 같다.

 이럴 때는 역시 이 루트가 아닌가벼~라던가, 숨겨진 레벨을 찾아야지. ^^


-내가 못 본 건지, 아니면 일반관 상영판은 뭔가 다른 건지...

보통 스탭롤 마지막에는 영화 화면과 사운드에 대한 스펙들이 좔좔 나오는데,

애트모스 표시도 못 본 것 같고, 일반관과 애트모스 혹은 특별한 관(3D라던가)은

서로 스탭롤이 다른 걸까, 아니면 그냥 어디나 썰렁? 아님 내가 기억 혼란???


-한국의 많은 남자들이 싫어하는 꿈이라면 역시 군대에 관련된 꿈일 것이다.

무슨 대사건이 생겨서 강제 재입대를 한다던가, 정말 운이 없으면 그렇게 재입대한 꿈을

루프처럼 또 꾸는 경우도 있던데... 암튼 마치 잠에서 깨듯이 죽음에서 깨어나는 케이지를 보면서,

그가 일탈하는 루프에선 어떤 의미로는 상당히 공감이 가기도... ^^;;;


-번역자 이름은 안 나온듯... 의역이 일상처럼 나왔던 것 같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2014)]

장점 - 계속된 반복이 지루하지 않은 흥미진진한 SF 영화 / 에밀리 블런트의 Full Metal Bitch!

단점 - 개인적으로는 딱히 생각나는 건... 아, 개인적으로 이제 일상처럼 원제를 그대로

쓰는 영화 제목에는 불만이다. 오역이나 말도 안 되는 제목들의 위험성을 감수하고라도,

한국에서 쓰일 영화 제목은 될 수 있는한 한국인들에게 직관적으로 와닿아야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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