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히트작을 낸 다음에 빠질 수 있는 함정들의 잔치 - 우는 남자 (No Tears For The Dead, 2014)

베리알 2014. 6. 10. 15:50


[ 우는 남자 (No Tears For The Dead, 2014) ]



  자, 다른 감독도 아니고 바로 그 영화 아저씨의 감독이 내놓는 작품이고,

대놓고 아저씨의 감독이라고 예고편에서부터 이미 낙관을 찍어 놓고 있는 상황...

 감독이나 제작진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영화는 이미 시작부터 아저씨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일 것이다. 뭐, 광고마다 아저씨 감독의 뉴 프로젝트라고 써붙여 놓은 걸 보면

아저씨의 휘광을 노골적으로 업고 가겠다는 의도가 팍팍 읽히지만, 자기 좋은 것만 업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니 말이다.


 이 작품은 간략하게 말하자면, 갑자기 대박 히트작을 낸 감독이나 제작진에서 빠지는

안 좋은 사례를 공익광고처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어느 정도 커리어를 구축한 감독이라면 모를까, 갑작스럽게 대박 히트를 낸 감독이나 제작진에선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기보단 자아도취 내지는 타성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별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도 괜히 히트작과 엮어 보는 시도를 하는 정도는 애교이고, 그저 대충 그 히트작 분위기 좀

내면서 대신에 규모를 더 키우고 등장 인물 늘리고 암튼 양만 늘리고 화려하게...이렇게 하면

되는 줄 아는 경우가 거의 정석인데, 유감스럽게도 이 영화는 딱 거기에 해당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미 거장급으로 자신의 의도나 취향을 조절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대개 갑작스런 히트작을 낸 감독은 다음 작품에선 리미터가 풀리게 되는데... 감독에 대한 간섭이

심해서 작품이 망하는 경우도 나오지만, 반대로 간섭이 너무 덜해도 이상한 작품이 나오게 되는 이유다.

 이 작품은 월드와이드해진 외형처럼 아저씨보다 자본들은 더 늘었을텐데, 아저씨 덕분에 감독에 대한

제한이나 조언은 줄었는지, 아저씨의 장점들을 가져오기보단 적절하게 조절된 아저씨의 위험스런

요소들을 리미터 없이 감독 하고 싶은대로 늘어놓는 듯 하다. 이 정도면 회사원 부럽지 않을 거의 중2병의

발산이라 봐도 무리가 없을지도...

 이런 상황이 더 나쁜 건, 이런 단점들이 늘어나면서 정작 감독이나 전작의 장점은 희미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건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역시나 장점은 퇴색했다.


 써놓고 보니 간력하지 않았는데, 결론적으로 아저씨에서 아슬아슬하게 조절된 부정적인 요소들은

감독의 중2병 만개라는 형태로 폭발할 정도로 스크린을 채우고 있으며, 영화 아저씨를 대표하는

정체성인 액션조차 (사실 애초 스타일이 다른걸 추구했다고는 생각되지만...) 이번엔 가져오지

못 했다.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속편 아닌 속편의 레퍼런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내내, 난 정말 차태식과 람로완이 그리웠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런 문구나 예고편들을 보면 감독 역시 아저씨의 후광을 업는 게 싫진 않았던 것 같은데...

그 타개책으로 결과적으로 최악의 수를 둔 것 같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아저씨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으니, 아저씨의 감독이란 건 가져 가되

될 수 있는한 아저씨와는 스타일이 좀 다른 액션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게 의도가 아니었을까.

 결과적으로, (거의) 완벽한 실패다.



-다른 포스터에선 폰트가 잘 눈에 안 띄지만,

이렇게 보면 얼마나 노골적으로 글자부터 아저씨를 의식하고 있는지 안타까울 지경이랄까.



-여러모로 아저씨의 감독이란 걸 강조하면서도,

아저씨와는 다른 방향을 가려고 노력했다...고 보인다.

 이런 깔끔한 포스터와 달리...



-실제로 영화는 굉장히 질척거리고 후줄근하게 느껴진다.

 영화 내내 양복 차림으로 산발머리를 하고 있어도 어떤 자세에서도 각이 살아 있던 귀공자 같던

아저씨의 차태식과 달리, 이 우는 남자의 곤은 영화 내내 꾸부정한 모습에 후줄근한 차림,

세상 찌들은 '진짜' 아저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건 다분히 아저씨와의 차별화를 위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또 말쑥한 꽃청년 나와서 다른 인물들 오징어 만들며 장면 장면마다 화보를 찍으면 진짜 아저씨 아류가

될테니, 아예 그것과는 여러모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자한 것 같은데... 결과물은 결국 안 하니만 못한...



-이게 감독의 의도인지 불가항력인지 참 모르겠는데... (어쩌면 두가지 다?)

 언제 어떤 장면에서도 범접할 수 없던 아우라가 느껴지던 차태식과 달리,

이쪽 곤은 어떤 장면에서도 참 폼이 안 난다.

 단적인 예로... 아저씨에서 소미를 끌고 가는 차를 향해 달려가던 차태식의 모습을 기억하는 가.

코멘터리에 보면 이 장면은 감독과 배우가 원하는 그림을 위해 몇번 시도한 결과물이라고 하는데,

달리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된다는 게 이런거구나...싶은 장면이 나왔었다.

그와 비슷하게 이 우는 남자에서도 곤이 달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몰입하기 힘들다.

장동건이 관리를 못한 편이 아닐텐데도 뭔가 뒤뚱뒤뚱 대는 느낌이고, 이 사진은 그나마 각이 좀

나오지만, 영화에서 달리는 모습은 정말 폼이 안 난다.

 이게 영화 내내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우는 남자는 심하게 거슬릴 정도로 중2병으로 가득 차 있다.

 솔직히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



-액션 장면으로 꼽는 장면 중 하나인 이 장미아파트만 해도,

일단 이 상황이 벌어지는 자체가 너무 유치찬란해서 몰입하기가 어려운데다가,

백주 대낮에 서울 도심에서 딱총 놀이 하는 것도 아닌 이런 상황을 벌이고 있다는 게...

나중에 수류탄 터지니까 그제서야 꺄악 대는 사람 소리가 배경 사운드로 들어가던데,

정말 심각하게 죽이네 살리네 하는 배우들 표정이 안 들어올 정도로 심하게 몰입할 수 없었다.

 그나마 후반 액션은 격리된 장소라서 그려려니하겠지만, 여긴 진짜... -.-;;;


-그렇다고 이 장미 아파트 액션이 정말 좋았냐? 그건 또 그렇지만은 않다.

 이 부분만 본다면 아저씨나 회사원과는 다른 총기 액션이긴 한데... 딱 이 부분을 벗어나면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아저씨에서 카피해 온 장면들이 많다. 아무리 감독이 아저씨의 감독이라지만,

업그레이드나 스킨 교체도 아니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마이너 카피만 해올 거면 무술감독을

굳이 아저씨와 다른 사람으로 쓸 이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영화의 중2병은 심각할 정도다. 어쩌면 회사원조차 가볍게 뛰어 넘을지 모른다.

어떻게 이렇게들 상황판단 못 하는 정도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생물 생존 본능조차 없는지...

  아저씨에 이어 각본을 감독 이정범씨가 맡았는데... 갑작스런 영화 히트로 보다 더 감독의 역량을

펼쳐 보이는 게 아니라, 아슬아슬하게 제어되었던 봉인된 중2병만 창궐한 느낌이다.



-그 문제점은 생각 이상으로 심각한데...

 아무리 대충스럽고 어설픈 면이 있더라도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하앍하앍대면서 몰입하던 아저씨와 달리,

이 영화는 그 대충스럽고 어설픈 면이 강해도 너~무 강해서 도무지 영화에 제대로 몰입하기 어렵다.

일단 뭐 기본 플롯 자체부터 차이가 꽤 나지만 말이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건진다면 김민희의 모경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아저씨나 이 우는 남자나 기본 플롯이 하늘과 땅만큼 다른 건 아니다.

 차이점이라면 그저, 그런 플롯을 가지고 영화에 몰입하게 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일분.

 그 점에 있어서 그나마 인상적인 이 김민희의 모경은, 어쩌면 영화에서 이질적으로 느껴질지도... (^^;;;)


-사실 뭐 따지고 들면 이쪽도 다 그럴싸하긴 하다.

 곤이 왜 이 모경과 만나 그렇게 되었는지는 곤의 과거 덕분에 납득이 가는 것이고,

모경이 왜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인지, 그 모경에게 왜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있는지도

대충 다 그랬구나...라고 납득할 수는 있다. 어디까지나 할 수는 있다의 영역이긴 하지만.


 

-어떤 장면에서도 빛이 나던 차태식과 달리, 어떤 장면에서도 후줄근하고 찌들은 곤이 나왔어야 하는 것도

영화를 보면 그래서 장동건이 캐스팅되었나...싶기도 하다.

 곤은 공주님을 구해내는 기사도 아니고, 그저 이렇게 희번덕대며 사람들을 죽여온 킬러일 뿐이니까.

 그점에 있어서 이런 인상의 장동건은 나름 캐스팅의 적절함을 느끼게도 한다.



-그나마 이 영화의 개인적인 의미라면... 이 배우의 재발견이다.

 그동안 참 찌질한 역할 전문으로, 거의 그런 찌질이 캐릭터들의 페르소나라고 할 정도의

캐릭터들만 맡아왔던 것 같은데... 이번 영화에선 다르다!

 아저씨에서의 람로완과도 다른... 이 영화에선 주인공인 곤보다 누구보다 훨씬 더 사나이처럼 느껴지는

그런 캐릭터인데, 분명히 악당질을 하기는 하지만 그냥 악당이 아니다. 참 멋지다.

 이 배우에 대한 그동안의 이미지를 싹 날려 버린 것, 그나마 이 영화의 진짜 의미일지 모르겠다.


 

-우는 남자의 무술감독은 감시자들의 허명행 무술감독이라고 하는데,

과연 감시자들의 스타일과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아쉬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감시자들의 액션은 별로 인상적이지 못 했다.

 사람 대 사람의 액션들은 단타가 이뤄진다는 느낌이 없이 일방적인(그렇다고 절세고수가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그런 느낌도 아니고) 단방향 흐름만 나서 별로였는데, 이 우는 남자의 액션은

아저씨에서 마이너 카피해온 장면들조차 단방향 흐름뿐이다. 이건 단순히 차태식 vs 람로완 같은

라이벌 격인 대결이 있고 없고의 차원이 아니다.

 전작 아저씨와 다른 영화를 만들어보고자 했던 심정은 읽혀지지만... 결과물은 글쎄.


-아저씨하면 그 액션 장면들이 팍팍 떠오르지만, 이 작품은 뭐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분명히 잔인하고 뭐 팍팍 죽여대고 그랬긴 한데... 생각나는 건 그냥 아저씨 카피한 장면들이

있었구나싶은 정도랄까.



-암튼... 갑작스런 히트작의 부작용을 몸소 보여준 이정범 감독.

 스케일은 커졌지만 공허하고 산만할 뿐이고,

전작의 장점들은 가져오지도 못 하고,

전작과 차별점을 두고자 한 것들은 대체로 마이너스.

 

-이런 거 보면 확실히 감독에 대한 압박을 넘어선 간섭도 문제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리미터가 풀리기만 하는 게 좋은 건 아니라는 것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분명히 아저씨의 대히트 덕분에 이정범 감독은 전작보다 자유스러웠을텐데,

결과물은 부정적인 면들의 증폭의 향연이라니.

 아니 어찌 보면 아저씨 때보다 자본 유입도 많아졌고 스케일이 커져서

그때보다 그런 외부의 입김들에서 자유롭지 못 했던 걸까. 뭐, 어쨌거나 말이다.

(어쩌면, 아저씨와는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감독이지만,

이번 영화의 투자자들은 아저씨를 떠올릴 장면들을 반드시 넣을 것을 주문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 영화는 역시 닥치고 주먹!



-사실 예고편에서부터 실망했기에(어떤 장면에서도 각이 살아 있는 원빈과 달리,

예고편에서조차 엉거주춤한 장동건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대치 하락...), 그리고 개봉 후

혹평들이 많아서 역시나 기대치를 전혀 높이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실망했다.


-솔직한 얘기로, 이정범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설명 없이 이 영화를 봤다면,

누군가 아저씨를 이상하게 카피한 아류작이라고, 심지어 대놓고 아저씨의 액션 장면들을

가져다 쓰기까지한 뻔뻔한 아류작이라고... 그러면서 아저씨의 배우들을 여기저기

많이도 데려다 놓다니 돈 엄청 들였나보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을 것 같다.













*** 잡설 ***

-한국영화답지 않게 엔딩 스탭롤은 여유있게 나오는 편.


-아마 엔딩곡은 이미쉘이 불렀다고 나오는...

 아저씨는 엔딩곡에서 상당히 생뚱맞다고 느꼈는데, 우는 남자는 그럭저럭.


-그나저나... 아저씨를 보고 비극으로 끝났으면 걸작이었을 거라던 사람들은,

이번 우는 남자를 보고 거하게 만족했을라나? -.-;;;


-킬러의 기본은 확인 사살! 좀!


-사실 그렇게 막장이란 얘긴 아니다. 곤과 모경은 그렇게(?) 사는 걸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어저면 과할 정도로 설명을 붙이긴 하니까. 사실 이게 문제라면 문제일지도.


-감독의 중2병이 폭발했나...싶은 것 중의 하나가, 외국어 대사다.

 아무리 미국에서 온 킬러들이니 월드와이드한 폭력조직이니 뭐니 해도...

진짜 오글거리고 유치하고 깨게 만들 정도로 양도 많고 대사 자체도 짜증난다.

 특히, 그 외국 유학파인지 검은머리 외국인인지 싶은 그 놈... 빨리 퇴장시키고 싶을 정도.


-민영화나 민간 기업에 의한 선진화 등등, 그동안 정부와 언론에 의한 이런 개헛소리에 세뇌되어

문제가 생기면 이런 걸 도입해서 해결하자는 머저리들에게, 초반부 M&A를 추진하는 차모경의

대사를 곱씹어보길 추천.

 하긴, 이제 하다 하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얘기를 넘어 지방자치를 폐지하자는

사람들도 나오던데... 이건 정말 쿨한 척 하느라 죽는 지도 모르는 중2병 어른들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고 알려고도 안 하는 저능아들인지 모를 지경이다.

 어떤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원인과 결과를 정확하게 일단 파악한 후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데, 지방자치의 문제점이 중앙정부의 임명제로 전환하면 사라지나?

그리고 지방정부를 중앙정부에서 임명해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생각도 못 하나?

이건 뭐 독재국가를 해달라고 사정하는 것도 아니고 참...


-아저씨 감독의 영화답게(?), 非레퍼런스관에서 관람했음에도 총기 소리는 인상적.

역시나 총기 소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도 관람등급인가!? (^^;;;)


-이 영화의 단점 중 하나는, 아저씨의 출연자들이 지나치게 많이, 지나치게 오래 나온다는 것이다.

이미 주요 배역인 사람은 논외로 하더라도, 카메오 수준이라기엔 지나치게 튀고

그렇다고 영화 진행에 필요한 사람이라기엔 한심한 사족에 불과한 경우들이 너무 튄다.

 이런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정도가 아니라, 사실상 불필요한 장면들을 없앴으면 러닝타임도 줄이고

영화 진행도 훨씬 나았을텐데...


-김민희는 이런(?) 역할이 정말 딱인 것 같다. 예쁘기도 하고 매력적이기도 하고... ^^


-어쩌면 이 감독의 진짜 재주는, 외국인들을 매력적인 배우로 (재)발견하게 하는 것일지도?

아저씨에서 람로완의 타나용 웡트라쿨도 그렇고, 우는 남자에서 브라이언 티도 그렇고...













[ 우는 남자 (No Tears For The Dead, 2014)]

< 영화>

장점 - 없다 / 굳이 따지자면 배우로 계속 발전하는 김민희?

아니면 아저씨가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었나...하는 걸 다시 확인하는 (비싼) 유료절차?


단점 - (감독이 누군지 모르고 본다면) 돈 좀 쓴 아저씨의 아류작 /

(감독이 누군지 알고 본다면) 아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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