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언제쯤이면 자막 번역에 신경 쓰지 않고 작품을 볼 수 있을까 - 메가마인드 (Megamind, 2010)

베리알 2014. 4. 28. 22:11



  총체적 부실...이란 말이나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대한민국.

 상황이 더 나쁜 건 학습 능력도 없다는 점이다(서해 페리호 사건이나 이번 진도 세월호 사건이나

본질적으로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는 판박이였다). 그리고 뭐 국민 수준에 이르지 못한 백성들이나

국개들이 넘쳐 난다는 것도 물론 문제지만.


 기초부터 그 모양 그 꼴이니, 영화판도 뭐 다를 게 있겠는가.

 그중에서도 지금 하는 얘기는 번역에 대한 부분으로... 판타지 소설을 쓰거나

관객에게 잘난 체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그런 이상한 업자들에 대한 얘기도 이번에는 아니다.

 지금 하려는 얘기는, 어쩌면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불만일 수 있다.


어딘 안 그러겠냐마는, 한국 번역 시장 역시 열악하다고 하는데(참 웃기지도 않는 나라다.

수백조 효과가 있다는 듣보잡 회의 같은 거 유치하고, 세계 경제 x위 이러고 자위치고 있는데,

그런 나라에서 나오는 얘기는 어디서나 열악한 환경이 어쩌구 저쩌구... 결론은 있는 놈들만

더 잘 먹고 잘 산다는 얘기이고 국민 다수는 노예라는 것),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핑계로 그런 게 이용되고 있으니 이번 사고도 일어나는 게 아닐까.


  번역을 하려면 아주 기본적으로... 해당 작품을 보면서 번역을 해야 하지 않을까.

대본도 당연히 제공을 하고. 유출 등의 피해가 걱정 된다면, 공용 시설로 번역 센터를

만들던가, 아니면 업체별로 자기네 번역 센터를 유지하면 될 것 아닌가. 인터넷은 금지하되

쾌적하게 영화를 보며 번역을 하고 사전이나 참고 자료들은 폐쇄된 내부 망에 잔뜩

준비해 놓는 그런 곳 말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런 외형적인 부분의 개선은 물론이고, 번역하는 사람이나

번역 관련 업무를 주는 곳에서도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각은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작품을 번역하는데 거기에 필요한 지식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이건 뭐건

무조건 싼 사람 찾아서 맡기면 그만이라던가, 자기가 그런 지식이 없는데도 덜컥 맡고 보는,

또는 맡은 작품에 대해 필요한 지식을 찾아 보려고도 안 한다던가... 이런 것도 지양되었으면.


  거창한 얘기가 아니라, 역시나 그저 기본에 관한 얘기일 뿐이다.

 그리고 이 나라는 기본 없이 가라와 땜빵으로 이룩한 사상누각일 뿐이고...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메가마인드이다.

 예전에 극장에서 보려다가 3D 횡포에 치를 떨며 투덜대고 말았던 기억이 나는 작품인데,

지난 일일특가로 블루레이가 나왔길래 드디어 구입하게 되었다.


-작품 자체는 역시나(!) 드림웍스(?)랄까.

 쿵푸팬더나 드래곤 길들이기 등 일부의 작품을 제외하면 이야기 구성이 정말 대충대충이다.

 비슷하게 우연이나 억지가 이어진다고 해도 디즈니는 참 포장을 잘 하는데 반해,

드림웍스는 그러던지 말던지...라는 느낌? (^^;;;)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런 게 바로 드림웍스의 개성일지도 모르겠다.

 악착같이(!) 귀염성 없는 외형적인 매력 없는 캐릭터들로 디자인해 내는 것도 그렇고...

쿵푸팬더만 해도 디즈니에서 그런 소재로 만들었다면 다들 한미모해서,

옛날 무협영화를 연상시켜야할 작품의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작품 자체는 일단 꽤 흥미롭긴 하다. 수퍼맨을 기본으로 한 히어로나, 그 수퍼맨과 대립 위치인

렉스 루터를 연상케 하는 빌란이나... 향수를 자극하는 올드한 팝들도 그렇고, 여러모로 이 작품은

아이들 대상이라기보단 꽤 나이 있는 어른들을 겨냥한 것 같다(역시 드림웍스?).

 뭐, 지향점이 그래봐야 결과물 수준이 아이들 대상으로 하기도 좀 뭣해서 문제지만...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 작품에 등장하는 메트로맨.

 캐릭터 디자인도 그렇고,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캐릭터 능력 역시 수퍼맨 카피판이다.

단지, 수퍼맨과 달리 이쪽은 엔터테이너 기질이 강하지만... ^^


-자, 바로 여기서 이 작품의 번역 예 하나를 들어 보겠다.


-초반에 이 히어로를 위한 기념관이 건립이 되고, 그 자리에서 뉴스를 전달하는 기자가

메트로맨을 소개하는 멘트를 치는데... 바로 여기서 번역 문제가 나온다.


(귀찮아서 앞뒤 자르고 필요한 문장과 단어만 써놓으려고 하니,

앞뒤 잘라진 내용이 실제 번역인 줄 알고 그걸로 번역을 까는 일이 없기를... ^^)

-자막에선 이렇게 나온다

...오랜 세월 슈퍼 예지 능력과...


-더빙에선 이렇게 나온다

...우릴 지켜준 그는 정확한 슈퍼 비젼, 강력한 슈퍼 파워와 함께...

(원어 더빙도 좋지만, 의외로 김수로가 메가마인드를 맡은 한국어 더빙도 괜찮다)


-아마,수퍼히어로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 정도만 있는 사람이라도,

이 두 문장을 보면 원래 영어 문장이 무엇인지, 이 번역이 뭐가 문제인지 감이 올 것이다.


-원문은 이렇다.

...For years he`s been watching us with his super-vision,...


-그렇다. 이 메트로맨은 수퍼맨을 기본으로 한 히어로로,

정신적인 능력이나 부가적인 초능력이 아닌, 몸빵으로 승부하는 히어로다.

그런 히어로에게 슈퍼 예지 능력???

 통상 xx 비젼이라는 게 히어로에게 있어서 공격용으로 사용되는 광선의 이름이란 건

히어로 상식 중의 상식 아닌가. 또한, 동시에 그건 단순히 광선 같은 걸 뿜어내는 것 뿐만 아니라,

확장된 超 시야의 능력도 갖고 있을 수 있어서, 직접적인 광선이나 초인적인 시야

이렇게 두가지로 사용이 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예지 능력??? 이건 작품 상황에 대해 전혀 이해

못한 채, 그냥 사전에 나오는 Vision의 뜻에서 골라 잡은 거라고 밖에는...


-작품을 봐도 메트로맨은 예지 능력과 어울리지도 않는 히어로이고...

몸빵 히어로에게 xx 비젼이란 게 뭔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그런데 왜 저런 막장 번역이 나왔을까? 참 황당할 따름이다.

 작품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번역을 했을 가능성이 높겠고... 그렇다고 해도,

수퍼 히어로 물에서 메트로맨 같은 히어로 능력에 xx 비젼이 나오는데

그게 뭔지 오해할 정도면 수퍼 히어로에 대해서 일반인 수준의 상식조차 없다는 것.

 결국, 무슨 배짱으로 번역을 했냐는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없다.


-게다가, 흔히 이럴 떄 나오는 핑계가 관련 분야의 지식이 있는 소수 전문가들이 아니라

일반인 관객을 대상으로 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다...라는 건데, 뜬금포로 예지 능력

같은 걸 내놓는 막장 상황에는 그런 핑계가 가당치도 않다.


-이건 뭐 꼬맹이한테 네 꿈이 뭐냐고 묻는 장면 대사를 놓고,

너 어제 자면서 무슨 꿈 꿨냐고 묻는 대사를 붙여 놓는거나...

 아이언맨의 이름을 놓고 아이언맨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다리미인간이라고 하는 거나...

 어벤져스 작품에서 쉴드라는 조직이 언급되는 걸 놓고,

미국의 방패나 국토방위군이라는 대사를 붙여 놓는 거나 비슷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그나마 나은 더빙의 경우도, 기왕에 한국어로 바꾸는 김에

그냥 그대로 슈퍼 비젼을 옮겨 오기보단 천리안이나 메트로맨이니 메트로 천리안

이런 식으로 했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뭐, 메트로 광선 같은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


-암튼 간에, 그냥 지나가는 대사 하나에 불과할 뿐이지만... 번역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수퍼 히어로 작품을 번역하려면 수퍼 히어로에 대해서 최소한의 지식이나 관심은 있는

사람을 번역가로 해야 하지 않을까. 군대가 나오는 영화를 번역하는데 일병하고 이병하고

계급 구분도 못 하는 사람이 번역을 하면 막장이 되듯이 말이다.


-번역이란 게 물론 말도 안 되게 불가능한 영역의 이야기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영역의 이야기를 완벽하게 하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아주 기본적이고 아주 아주 당연한 부분은 채우고 시작해 달라는 얘기이지.

 괜시리 짜증 나는 시기에 어찌나 그 자막이 콕 박히던지...









(*** 새삼 파라마운트에서 출시하는 블루레이들이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다.

PIP 트랙 등에는 자막을 지원하지 않더라도 그런 서플을 아예 빼버리고 출시한 것도 아니고,

본편의 코멘터리에는 한글 자막을 지원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차별화 정책,

팍스 아메리카나를 실천하는 대악당 디즈니에 대한 증오가 새삼 더 끓어 올랐다.

 그런 제국주의 깡패는 콱 좀 망해 버렸으면 싶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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