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정치판에 뛰어든 수퍼 히어로 이야기 - 엑스 마키나 디럭스 에디션 (Ex Machina The Deluxe Edition) 1,2

베리알 2014. 4. 25. 10:17



  수퍼 히어로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무엇을 할까?

 아마, 소수의 사람들은 일단 자신의 이익(나쁜 의미가 아니다)을 위해 사용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얼마나 타인의 이익을 뺏어 오냐를 놓고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런 고민 없이 자신의 자유를 만끽한다는 핑계로 사회악이 되고

원래 타인들을 씹어 먹으며 배를 불렸던 쓰레기들은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인간이란 동물이 애초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남을 위한다는 자체가

수퍼 히어로들을 극소수의 진정한 성인(聖人)으로 인증해주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든 저렇든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비밀리에 살아가려 한다는 건 대체로 공통점일텐데,

미디어의 시대에 맞춰(?) 그런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고 공개적인 정치판에 뛰어 들어

수퍼 히어로로서가 아닌 정치인으로서 세상을 좋게 만들어 보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이야기가 이 책에서 펼쳐진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미첼 헌드레드는 우연한 폭발 사고에 휘말린 뒤로, 기계와 소통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고

그는 협력자들의 도움을 얻어 그레이트 머신이란 수퍼 히어로로서 활약하게 된다.

그러나, 여러 일들을 겪으며 그는 수퍼 히어로의 능력이 아닌 권력을 사용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심을 하고 결국 뉴욕이 시장이 된다.


-본 책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한 작품의 경우 정치색을 배제하려고 하고

수퍼 히어로 작품들 역시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의 삶이란 게 모든 면에서 정치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듯이,

겉으로는 아닌 것 같아도 인간의 모든 삶은 정치와 관련이 되어 있으며,

수퍼 히어로 장르(?)는 사실상 다른 그 어떤 장르보다도 정치적이다.

(수퍼 히어로 장르를 애들이나 읽는 만화책... 정도로 인식한다면 참 유치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만화는 이미 한국에서도 검열과 사회악이 되는 정치적인 이슈의 주인공이었고,

이웃 일본에서도 만화로 인해 검열 논란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역사가 있다.

 또한, 미국에서도 역시 검열과 매카시즘 등 정치적인 흐름의 한가운데를 지나온 것도 현실이고,

이는 지금에 와서도 다르지 않다)

 이 작품은 그것을 (될 수 있는한 겉으로는) 수퍼 히어로로서의 접근이 아닌,

정치가로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굉장히 색다른 결과물을 보여준다.


-어디서 굴러 먹던 빌란이 등장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내용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이 언제든 빌란으로 등장할 수도 있고,

이런 과정이 뜬금포 과학 실험이나 위험한 물질 같은 게 아니라 인간들의 정치적인 현실의

결과로 벌어지기도 하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등장 원인이 정치적이라는 점이 다를 뿐,

일반적인 수퍼 히어로 작품에 등장하는 수퍼 히어로 이야기 그대로이다.

 그래서 이게 무슨 수퍼 히어로물이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소재들에 전개가 이어지지만,

다시 보면 와아~ 어떻게 이런 얘기를 이렇게 풀어냈을까!!!...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일반적인 수퍼히어로물에서 볼 수 없는 정치적인 이슈, 그것도 뜬구름 놀이나 신선 놀이가 아니라

실생활 그 자체이자 시민들의 생활 그 자체인 이슈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흥미로운 정치 드라마 같은

그런 소재들이 정치 드라마처럼 펼쳐지면서도 분명히 모든 게 다 수퍼 히어로물이다.

 말로 하니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 직접 보고 느끼면 안다. (^^;;;)


-암튼 정말 굉장하다. 이런 정치적인 사안들을 가지고 어떻게 이렇게 수퍼 히어로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지... 얼핏 보면 밋밋하고 따분한 정치 드라마 같고 이런 저런 호평들이 언제나의 광고나

호들갑인가 싶지만... 어느 순간을 넘어서면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이 보이고 그렇게 되면 마치

뒷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에 놀라게 된다.


-단... 작가인 브라이언 K. 본은 드라마 로스트의 작가 겸 프로듀서라고 하는 점이 살짝 걸린다.

떡밥 드라마의 대명사인 로스트였던 만큼, 전개 중의 몰입감을 나중에 가서 시원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살짝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

 그렇기에!!! 진짜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다음 편, 다음 편을 8282 봐야 하게 만드는 작품임에도,

국내에는 디럭스 에디션이라고 해서 2권까지 출간된 후에 감감 무소식이다. 지난 4월, 5월에 출간되고

1년이 되었는데 다음 편 소식은 전혀 없다. 2권까지 보고 나면 미쳐 버린다. T T


-근육질 쫄쫄이의 남자나 쭉쭉빵빵 쫄쫄이 미녀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지구를 위협하는 거대한 악이 외계에서 지구에 쳐들어 온 것도 아니다.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현실의 정치가 자리에서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마치 뉴스에 나오는 장면들인

그런 사건들을 가지고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분명히 수퍼 히어로물이다. 더 이상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





(이 작품을 보면 정말 중요한 걸 무시하면서까지 엉뚱한 부분에 매달리거나 하는

정치적인 현실들이 그대로 보여지는데... 사실 만화라고 하기보단 시사 다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들은 왜 그렇게 멍청하고 한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걸까. 사실은 그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흔히 합리적인 생각과 민주적인 의사 결정 등 여러 이야기로 포장한 시스템을 외치고 있지만,

인간이란 동물이 원래 그렇게 합리적이지도 않고 냉철하게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환상(상식?)과 달리, 민주적인 의사 결정 절차인 투표로는 어떤 방식을 사용해도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학설도 있다.

 실제로도 그렇지 않나? 당장 지난 총선과 대선 결과만 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