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화장빨이 아닌, 이게 누구야!?싶은 우주의 쌩얼! - 우주다큐 : 우주비행사가 숨기고 싶은 인간에 대한 모든 실험

베리알 2014. 3. 6. 12:53



  우주하면 왜인지 인간에겐 머나먼 시대부터의 로망처럼 여겨지는 게 사실이긴 하다.

 과거로부터 우주는 언제나 인간의 동경의 대상이었고, 인간의 지성을 자극하는 미지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리고 인류 즉 이 태양계 제3행성에 존재하는 생명체인 인간은 오랜 세월을 지나 드디어

이 인류로의 한발을 내딛은 게 불과 몇십년 전의 야그.


 우주에서 쳐다본 지구의 모습이나 우주의 모습에서 오는 초월적인 경외감이나,

지구를 벗어난 다른 세계로의 탐구와 희망 등등... 우주에서 습격해 오는 외계인이나 외계 괴물들과

맞서 싸우는 정의의 우주 용사들 이야기는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과연 그걸로 된걸까.

 아웃도어 열풍에 이어, 캠핑 열풍도 불고 있다고 하는데... 인간의 도시에서 불과 조금 벗어난

곳에서 얻을 수 있는 낭만과 휴식의 의미도 있긴 하겠지만 그걸 위해 치러야할 댓가 또한 현실이다.

 일단 캠핑에 돈이 들어간다는 당연한 현실부터 시작해, 제 아무리 낭만이고 뭐고 붙여 놓아 봐야

평소에 비해서 모든 게 불편한 것을 감수해야 하고(잠자리, 위생, 씻기, 화장실 등등...), 그 뒷처리

또한 장난이 아니다. (야외 캠핑장에서 고기 구워 먹기? 누군가는 그 난리 부르스가 끝나고

복귀한 후에 다 뒤처리를 해야 하는데... 먹은 직후에 처리를 하려고 해도 힘든데, 어휴 -.-;;;)

 뭐, 그런건 다 돈이든 힘이든 짬이든 권력이든 다 사용해서 다른 사람에 떠 넘기고 그저 즐겁게

놀다만 오면 되는 사람이라면야 실감하기 어렵겠지만...


 우주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장미빛 낭만으로 포장하고는 있지만, 그 낭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 발버둥 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처절한 진실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


 낭만과 희망의 두꺼운 화장 아니 위장을 벗겨낸 우주의 쌩얼, 그 민낯을 이 책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인간은 우주에서 절대적으로 무력한 존재다.

 당장 인간들이 바글바글 서식하고 있는 이 지구에서조차, 인간이 제대로 살 수 있는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 그걸 보충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멀쩡한 성인 아니 훈련받은 사람들조차 오지 같은 곳으로 떠나려면 준비가 장난이 아니게 필요하고,

평상시와는 다른 생활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그저 놀이터로만 가는 것조차 보호자는 엄청난 준비를 해서 가야 하고,

외출 내내 아이에게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게 인간이다. 이 지구에서조차 그 모양이다.


-하지만, 그래도 제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이 지구상에 있기만 한다면,

일부의 예외를 제외한다면(예를 들어 심해라던가) 짜증나고 성질날 때는 뛰쳐 나와 하늘을 쳐다 보며

에이 신발 신발 거리고 GRYB을 떨어볼 수는 있다. 하지만 우주에서라면?

 인간은 우주에서 과학의 도움없이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숨 쉬는 것도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하고, 먹고 마시는 것도 지구상에서처럼 할 수 없다.

 기분 식힌다고 우주 공간으로 뛰쳐 나가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반나절을 기다려야 한다.

(흔히들 우주복이라 부르는 물건은 여압식 우주복인데, 움직임을 위해서 아주 단단하게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기압 차이에 따라서 우주복 자체가 부풀어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런 기압 차이를 고려해서 외부로 나가기 위해선 기압을 조절한 후 우주복을 입어야 한다.

영화나 애니 등에선 종잇장 같은 아무 우주복이나 입고도 잘만 왔다 갔다 거리고,

외부로 나갈 일이 생기면 즉시 나가고 들어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실상 아직 구현할 수 없다.

 인간은 기압의 변화에 대단히 약하기 때문에-요 지상에서조차 약간의 기압 변화만으로도 고산병 같은

얘기가 나오기도 하고 급변한 상황에 기절하고 사망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다-이 여압 과정은

무턱대고 서두를 수가 없다. 개인 차이는 있지만, 숙련된 우주 비행사도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우주복을 벗고 있다가 우주로 나가려면 최소한 반나절이 지나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어떤 SF 작품에선 초인적인 주인공들이 근성으로 이 과정을 몇시간에 끝내는 장면도 나오긴 하지만... ^^)


-그래서, 그런 약한 인간을 위한 준비는 의외로 거창하게 외부의 거대한 위협 같은 것보단,

이 지구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쪼잔하고 꼼꼼하고, 생각도 못한 엉뚱한 부분이 부각된다.


-지구에서 상식인 중력이 사라진 우주에선, 인간의 몸은 그 자체만으로도 극적으로 변한다.

 피의 흐름조차 지상에서처럼 흐르지 않고, 중력에 의해 차곡차곡 쌓여 있던 인간의 장기들은

위치를 이탈해 움직여댄다.

 인간의 몸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먹는 것부터 지상에서와는 달라져야 하고,

거기에 더해서 인간 외부의 환경 역시 전혀 다른 상식이 적용된다. 지상에서라면 중력에 의해

그냥 굴러다니고 말 먼지나 음식 부스러기가, 그런 중력이 없는 우주에선 공간을 떠도는

치명적인 훼방꾼이 될 수 있다.


-인간이 사는 중요한 요소를 흔히 의식주라고 하는데... 우주에선 모든 게 달라진다.

몇주 동안 씻을 수 없는 게 상식인 세계에 맞춘 의복에, 우주라는 환경에서 서기 위한 특수복,

먹으면 당연히 이어지는 게 배설 과정인데, 지상에서처럼 풍덩 풍덩 내놓을 수 없는 인간의 배설물

역시 그 처리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하는 문제거리가 된다. 빗나가거나 튀어도 중력에 의해

바닥에서 굴러 버릴 배설물 쪼가리들이... 공간을 떠도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될 수도 있다.


-대놓고 얘기하긴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이런 이야기들... 그러나, 실제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부분들이다. 이런 과정들을 위해 NASA에서 쏟아 부어 왔고 앞으로도 쏟아 부을 금액은

천문학적이다.


-암튼, 인간은 단순히 먹고 싸는 존재이지만, 지구 환경과 중력에 의해 형성된 상식과 습관은,

우주에선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것들을 우주에서 하기 위해서

세계적인 두뇌들이 엄청난 돈과 노력을 들여도 아직 불편하기 짝이 없게 무마하는 수준이다.

 뭔가 다른 차원으로의 인류를 보여주는 듯한 최첨단의 우주 비행사지만,

홍보용 이미지 속에선 사실 제대로 먹지도 싸지도 씻지도 못 한 채 개고생을 해야 하는,

밀폐되고 좁은 공간에서 고문과 같은 시간을 견뎌야 하고 그나마 지상으로 복귀할 때를

대비해 씻지도 못하는 환경에서 죽어라 운동도 해야 하고...


-어찌 보면 이렇게까지 추접할까...싶은 노고를 열심히 수행 중인 NASA와 관계자들,

그리고 그 실험 대상이 되어 인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노력하는 우주 비행사들이

새삼 대단해 보이는 책이다. 정말로... ^^;;;


-결론 - 우주는 (아직은) 인간이 갈 곳이 못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을 위해 노력하는 선구자들에게

박수를... ^^









-지은이 메리 로치(Mary Roach)는 엄청난 모험심과 탐구심을 지닌 사람으로,

이 책이 재미가 있는 건 단순히 다루는 소재가 흥미로워서가 아니라,

이런 숨겨진 쌩얼을 직설적이며 냉소적으로 보고자 하는 작가 덕분이 크다.

 아카데미를 휩쓴 그래비티 서플에도 얼굴을 보인다(내가 확인한 것은 아니고, 리뷰를 보니... ^^

그래비티 블루레이도 참 사고 싶은데. T T)



(내가 이 글에서 지구와 같은 중력이 사라진 우주라느니 뭐 여러 표현들을 사용했다고 해서,

정말로 우주가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라고 하는 건 아니다. 의미만 전달을 하면 됐지,

무슨 거창한 학술 차원의 얘기도 아니고 그런걸 일일이 따져가며 설명해가며 시간낭비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외의 다른 표현들도 역시 마찬가지로, 의미만 전달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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