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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창조경제가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 같다 - MBC 글로벌 문화콘텐츠 포럼 131018

베리알 2013. 10. 18. 22:34



  오늘 원래 볼 생각도 없었고, 볼 여유도 없던 TV 프로그램 하나를 정말 우연히,

듬성 듬성 보게 되었는데... 예상 이상으로 많은 걸, 그리고 중요한 걸 느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오후에 MBC에서 몇시간짜리 생방송(이게 참 중요했던 듯...)으로,

누가 뭐라고 해도 이 프로그램 자체는 여러 세력들의 이익 이해 관계가 합쳐줘서 나온,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해골 바가지 자체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 해골 바가지에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듯이,

이 프로그램은 의외로 유용한 구석이 있었다.

 특히, 중요한 시기의 대한민국을 지난 정부가 막장 토건과 부정부패의 공식화로 망쳐버렸다면,

이번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같잖은 뜬구름 용어로 모든 개념을 망쳐놓을 것 같다...는 것이,

요 프로그램 덕분에 확연하게 와닿았던 것 같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

-편성표 등에는 크게 1부 2부 그리고 대장금 어쩌구 하는 세개의 토막으로 되어 있는데,

앞의 1부와 2부가 글로벌 문화콘텐츠 포럼이라는 녀석이고, 뒤의 대장금은 결국은 대장금2를 위한

홍보용 프로그램... 뭐, 앞서의 1부 2부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창조경제라는 용어를 더 광고하고 싶은 쪽과,

창조경제든 한류든 뭐든 이용해서 대장금2를 선전해 보고자 하는 쪽이 손을 잡은 결과겠지만.


-긴 시간 동안, 몇명의; 강사들이 나와서 강연을 하는 식의 프로그램이었는데,

마지막으로 나온 게 한때 하이틴스타(이 단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연식 인증일듯. ^^;;;)였고,

지금은 난타로 유명한 송승환씨였다.


-앞서 나온 사람들의 모든 강의를 전부 다 정독으로 본 게 아니라 절대적인 비교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날 이 송승환씨의 강의는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무언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또는 어떤 사람의 주장이 제대로된 것인가를 알려면,

그저 그 사람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된다. 자신이 이해하지도 못하는걸 억지로 잘난 체하는

사람은 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밑천과 인격을 드러내게 되고, 제대로된 게 아닌 걸 억지로 포장해서

떠벌이는 사람의 이야기는 문장 하나 더 붙을 때마다 망가지게 되니까. (말하는 사람이 특급 사기꾼 스킬을

가지고 있거나, 듣는 사람이 정상인 미달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사람이 미래다...라는 제목에 걸맞게, 무슨 현실과 동떨어진 책상 관료나 정치인도 아니고

현직으로 실제 현실을 헤쳐나온 사람이라 그런지, 정말 이야기가 장황하지도 않게 포인트를 집어서

쏙쏙 풀어 나가는데... 특히나, 이 강의 전에 했던 강의가 뜬구름의 극치였던 지라, 비교까지 되어서

더욱 그랬다.


-사람이 미래다...라면 당연히 청소년 이야기가 빠지면 안 될 것이다.



-그 이야기는 소위 말하는 사기꾼이나 책상머리 관료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전달해 주었다.


-한국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없고, 주로 3-8세를 대상으로 한 공연만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도 다 커버하지 못 하는 연령인데... 왜 그럴까?

 이야기를 들어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들은 사교육이다 뭐다 너무 바빠서,

이런 공연을 볼 시간이 없다고 한다. 다양한 연령에 맞춘 공연들은 다 망하고... 결국은, 아주 한정된

이 어린이 대상의 공연만을 만들 수 밖에 없다는 것.


-새삼 참 와닿는 이야기다. 실제로도 각종 어린이 시설이나 소위 말하는 키즈 파크들이 늘어나는 것도,

결국 그게 수요가 되니까 그런 거고... 부모들의 돈지갑을 노리는 어른들의 상술(...의 영역도 분명

없지는 않겠지만)이란 것도 현실이 현실이니... (그리고,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이제 부모들의 돈지갑은

더 휘청거리게 되겠지...)



-더불어서, 국내 문화 시장의 확대라는... 한마디로, 내수 시장의 의미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다.

 우리 국민이 우리 문화를 즐기지 않는데 그걸 수출한다는 게 과연?

 문장으로 적으려니 간단하게 보이지만, 암튼 한국의 현실에 대해서 참 중요한 이야기들이었다.

 정말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기획되고 방영되었는지는, 사실 이 강의를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냥 됐어~하고 넘어가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위에서도 말했지만, 특히나 개인적으로 이 강의가 눈이 부셨던 이유는...

직전의 강의랑 너무 비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창조경제라는 것의 진면목도 확실하게 부각시켜 준 것 같다.



-직전에 강의를 했던 게 이 사람인데... 창조경제연구원의 원장이란 사람으로,

한마디로, 창조경제에 대해 여기저기서 알리고 다니는 사람이다.


-오늘 이 사람의 강의나, 혹시나 해서 찾아본 이 사람의 다른 강연들(피같은 내 시간... T T) 영상은,

지금 한국을 오염시키고 망치고 있는 게 창조경제라는 게 아닌가...하는 확신이 들게 만들었다.


-애초 창조경제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이게 뭥미?...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리고, 이후로도 안알랴줌...패러디가 나올 정도로, 실상 이걸 주장하는 쪽에서도 그럴싸한

설명을 한 적도 없다(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설명할 꺼리가 있어야 설명을 하지. -.-;;;).

 그런 모호하고 되는대로 나온 듯한 용어이지만... 그 독재자의 따님인 현직 그네공주님이

그걸 내놓으시니, 이놈의 환관들은 황상의 말씀이다~라면서 그냥 여기저기 가져다 치덕치덕 붙이고

포장하고... 그 밑의 놈들은 또 그게 뭔 소리인지 무슨 내용인지도 상관하지 않은 채 역시나 치덕치덕

온 나라에 처붙이고 있는 게 현실 아닌가.


-원래 현실을 인식하고, 분석을 하고, 그 상황에 맞는 해결 방법이나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하는데...

작금의 창조경제라는 허상은 이런 과정 자체를 못 하게 만든다.

 그냥 아무데나 창조경제를 붙이면 그만이다. 그네공주님이 하사하신 말씀인지라, 여기에 토를 달거나

반박을 해서는 안되는 밑에 것들은 그냥 앵무새이자 일방 통행의 스피커일 뿐이다.

 실체도 없고, 알맹이도 없고, 그렇다고 근엄하신 여왕님이 하사하신 천금같은(카악, 췟!) 말쌈을

가져다 붙이기는 해야겠고... 그러니 현실은 개판이 된다.

 한시라도 상황 분석을 하고 빨리 제대로된 대처를 해야 하는데, 창조경제면 OK라고 해야 한다.

 창조경제가 뭐냐고 하면 자기들도 모르니까 그냥 되는대로 여기서 끌어오고 저기서 끌어오고

장황한 소리만 늘어 놓는다. 적당한 게 안 보이면 어제까지 하던 것도 창조경제 딱지를 붙이면,

갑자기 창조경제가 된다. 외국에서 뭣 좀 눈에 띄는 것들 있으면 가져와서 창조경제라고 딱지를

붙이면 그게 창조경제가 된다.

 이게 비참한 현실이다.

 구시대의 귀족들과 토건 마피아들이 나라를 망쳐 놓은 걸 어떻게 처리하고 복구해야 하는지

전력을 다해도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인데... 전국민에게 창조경제라는 눈가리개를 씌우고

주문을 외운다.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것인지...


-바로 그런 현실을 오늘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귀중한 시간을 내어서라도 저 마지막 강의를 들어 보고...

덤으로, 그 앞의 강의도 (당연히 전부 들을 필요는 없다. 시간이 정말 남아돌아도 그렇게 낭비해서는

안 된다. -.-;;;) 조금만 보면 된다.

 그러면, 창조경제가 그냥 헛짓거리 구호 수준인 게 아니라... 지금 이 중요한 시기에 이 나라를 얼마나

좀먹고 있는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작금의 공주정부에서 만사형통으로 처붙이는 창조경제는,

결코 시대의 패러다임도 아니고 비전도 될 수 없다. 실체도 없는 가짜 만병통치약보다 못 하다.

차라리 그런 약은 플라시보 효과라도 기대할 수 있지, 이건 뭐 누구보다 그 딱지를 붙이는 사람들이

스스로 공허한 거라는 걸 광고하는 듯한 눈빛을 달고 있으니...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런 뜬구름 용어나 찾고 있을 때가 아닌데...

사회 모든 곳에서 눈을 가리고 현실을 가리고 나쁜 것들을 포장하는 만능의 도구로 사용되는

그놈의 창조경제라는 게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을 것 같다.

 실체도 뭣도 없는 창조경제의 허상을 5년간 쫓는다면... 창조경제뽕에 취해 5년을 흥청망청

비틀비틀 거린다면... 나라 꼬라지가 꼬라지가 참 얼마나 나락으로 처박힐지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이미 지난 5년만으로도 미래가 안 보이는 상황인데... 하아.



-간부급(!)이 아닌 이상, 창조경제의 공허함은 누구보다 그걸 말하는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창조경제의 전도사들이라고 할만한 간부급들이야 뭐 자가최면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그 영혼없는 창조경제 타령은 보고 있는 내가 더 오그라들 지경이다.

 아... 그놈의 창조경제 타령으로 이 나라를 오염시켜, 그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의 손발이 오그라 들고,

그 오그라듦의 에너지가 시공간을 오그라들게 만들고... 그렇게 시공간이 오그라들어서 생기는

에너지를 대체 에너지로 활용한다는 거대한 계획을 세우고 창조경제 타령이 펼쳐지고 있는 걸까?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


-암튼 간에, 현실을 보는 눈도, 정상적으로 상황 판단을 하는 판단력도,

그것들을 종합해서 미래를 보는 안목도, 모든 것에 창조경제라는 강제 눈가리개가 씌워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인 것 같다. 이 창조경제뽕을 타파하지 않는 한, 미래고 자시고 간에 당장의 현실조차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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