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쳐다보는데 문득!

아무리 재미없다고 해도, 개콘이 잘 나가는 이유? - SBS 웃찾사 131025 예고편

베리알 2013. 10. 25. 14:45



  한때는 개그 프로그램들끼리도 경쟁을 펼치며 서로 툭탁툭탁 거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새 개콘만 남고 나머지들은 사라졌다 새로 나왔다 사라졌다...그러고 있는 게 현실.

 왜 개콘이 절대강자가 되었을까? 사실 뭐 개콘도 날이 갈수록 재미가 없어진다는 얘기가 많지만,

우연히 SBS의 웃찾사를 보고는... 몇가지 이유가 생각났다.

 뭐, 당연하지 않을까. 개콘이 재미없어지는 것보다, 다른 개그 프로그램들이 훨~씬 더 재미가

없으면... 결과는 당연히?


 사실 뭐 이건 단순한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재미는 물론, 방송 시간대나 기타 여러가지 요소들이 섞여서

나온 결과겠지만, 어쨌거나 프로그램 자체의 재미가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

-웃찾사를 우연히 보고 든, 웃찾사가 개콘보다 떨어지는 이유들이라면...


-혼자 논다.

-여유가 없다.

  개콘을 보면... 아니, 사실 이건 개콘뿐 아니라 옛날 옛날의 개그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개그 프로그램들은 기본적으로 자기들끼리 Show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방청객이나 시청자와

쌍방향 소통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무대에서 자기들끼리 개그를 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보는 사람들과 어떤 연결이 있어야 한다랄까.

 개콘과 웃찾사의 절대적인 차이는 우선 여기에 있는 것 같다.이 두가지는 사실 같은 맥락의 얘기로,

개콘은 뭐랄까 어떤 흐름이 있다. 개그를 펼치고, 그걸 보는 사람이 받아 들이고, 그로 인한 반응을

유도하는 그런 흐름. 이 흐름은 정말로 놀라워서, 아무리 재미가 없는 코너라고 해도 어쨌거나 개그를

보는 사람이 재미가 있건 없건 개그 프로의 진행 흐름에 저절로 따라가게 된다.

 그런데, 웃찾사는 다르다. 뭐가 그리 급한지, 개그나 상황에 대해 보는 사람이 받아 들이고 반응을 낼,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다. 개그맨들은 그저 속사포처럼 우다다다 쏟아내기만 바쁘다. 당장은 방청객들이

웃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강중약 중약약이란 얘기가 있듯이, 개그라는 게 그냥 강강강만 친다고 해서

정말 강강강의 효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웃찾사는 그런 게 없다.

 그러다 보니, 개그의 흐름이란 것도 참 단순 무대포다. 그냥 막 대충 웃음을 유도하는 것에만 매달린다.

개콘의 개그들이 완급 조절을 하면서 그 흐름에 보는 사람들을 유도하는 것에 반해, 웃찾사는 그저

들이붓고는 웃어라고 강요하는 듯 느껴질 정도... 단타로 웃기기라도 하면 좀 덜할텐데, 그렇지도 않다보니

참 재미는 재미대로 없고 듣고 있자니 따발총 대사와 막 전개에 피곤하기까지 하다.

 한마디로, 개콘은 개그맨들이 방청객이나 시청자들과 같이 가는 개그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면,

웃찾사는 보는 사람이 어떻거나 말거나 자기들 할거만 쏟아내면 그만이라는 느낌. 거기다가, 완급 조절도

없다시피해서 보는 사람이 피곤하기까지 하니... 이런 개그 프로그램에 매력이 느껴질 리가 없다.

 이렇게 근본적으로 웃찾사가 개콘을 따라 잡을 수 없을 것 같다.

-유행어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다.

  사실 이것도 위의 이유들과 연결되는 것인데... 억지로 유행어를 만들려고 하는 건 물론 짜증이 나지만,

그렇게 노력을 한다고 꼭 유행어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유행어가 나오려면 사람들이 그 유행어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을 정도로 보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또 별 어려움 없이 일상에서 튀어 나올

그런 것이어야 하는데... 웃찾사의 급박한 개그로는 이게 힘들 것 같다.

 개그 코너들이 그냥 막 속사포처럼 대사 쏟아 붓고, 개그라고는 자기들끼리 후다닥 전개하는데...

보는 사람들이 거기서 인상 깊은 구절이나 일상에서 개그로 활용한 부분을 따온다는 게 쉬울리가 없다.

 웃찾사 관계자들은 모니터도 안 하는 걸까? 보고 있는 사람이 지칠 정도로... 정말 개그맨들은 대사만

쏟아내느라 정신이 없고, 보는 사람도 개그의 흐름에 같이 동참하기보단 그 쏟아붓는 대사에 지친다.

 재미와 유행어... 뭐 하나 나올 수가 없다.

-호감 가는 인상들이 없다.

  이건 뭐 개인 호불호의 영역일지 몰라도... 이렇다하게 매력이 느껴지는 개그맨이 적은 것 같다.

개그맨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별도의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그 코너와 캐릭터로

없는 매력을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니고... 모을만한 인재들은 이게 한계였던 걸까.





 암튼... 난 개콘의 제작 환경이 어떤지, 웃찾사의 제작 환경이 어떤지 그런 것은 모른다.

 방청객으로서 찾아가 본 적도 없고, 그저 TV로 보면서 느끼는 느낌들은 그렇다.

 개콘에 비해서, 웃찾사의 개그는 지나치게 템포가 빠르고 완급 조절이 심하게 부족하다.

매력적인 캐릭터나 매력적인 대사도 없으며 무엇보다 그런 게 있다하더라도 그걸 제대로 음미할

여유를 주지도 않는다. 전반적으로 총체적인 부실이기는 하지만... 일단은 개그맨들이 그저 준비한

개그를 쏟아 붓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들과 같이 호흡한다는 그런 목표를 설정하는 게 급하지 않을까.

 몇 부분 정도를 빼면 별 재미도 없는 개그(...라고 하기도 사실 뭣한 코너들이 많았다)를 마치 주입식으로

웃음을 강요한다는 느낌이랄까.

 이래서는 아무리 개콘이 재미없어져 봐야, 웃찾사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그냥 지나가던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일 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