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보는데 문득!

재미도 없고 짜증만 나는 후반부... - MBC탐나는도다090926 15회

베리알 2009. 9. 26. 22:56

 

 

 예전에 이미 남은 절반은 어떻게 때울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예상이 적중한 것은 물론, 조기종영 크리까지 겹쳐서 우려의 몇배나 되는 결과를 보고 있는

MBC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

 

 초중반, 날 이 드라마에 빠지게 했던 매력적인 부분들은 진상품 도둑들에게 도둑 맞은 것처럼

사라져 버렸고 곧 종영이라는 사실에 어쩔 수 없이 마지막까지 보자는 타성이 내가 지금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조기조영 크리가 크다는건 절대 부인할 수 없다.

 초중반 결코 허겁지겁 진행이 아니면서도 그렇다고 질질 거리는 진행이 아닌 적당한 속도를 갖추고서도

제주의 풍경과 함께 여유를 가지게 하는 여러 소소한 작은 에피소드들이 후반부에 실종된 것은

조기종영으로 인한 종영 압박 탓이 클 것이다. 그러나, 요즘 진행되는 내용을 보면 정말로 조기종영

덕분으로 이렇게 된건지 원래 이렇게 갈려고 했지만 조기종영 덕분에 더 나빠진 것인지 잘 모를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들이다.

 초중반까지 제대로 구축했던 인물들은 막방으로 올수록 멋대로 놀고 있고...

 오늘까지 사건 펼쳐 놓은걸 봐도 엄청난 스케일인데, 내일 달랑 1회 남은 걸로

어찌 제대로 마무리할지 궁금하다기보단 우려스러울 정도다.

 

 

 암튼 너무나 안타깝다.

 간만에 참 주말드라마답지 않은 드라마가, 참으로 매력적인 드라마가 찾아 왔는데...

망할 방송사 때문에 엉망이 되고 말았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조기종영이란 부분을 차치하고 본다면,

 후반부가 재미 없어진 가장 큰 원흉은 바로 윌리엄이다.

 아무리 조기종영 때문에 후반후 인물들이 엉망이 되었다고 해도,

윌리엄은 그걸로 용인될 수준을 훨씬 뛰어 넘어 버렸다.

 내가 한국 드라마(...물론, 한국 드라마에서만 나오는건 아니다)에서 질샐하는 요소 중 하나가,

막장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갑자기 찌질대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가 벌이는 진상 짓인데,

요즘 윌리엄이 그 레퍼런스를 보여 주고 있다.

 후반부로 오면서 버진에 대한 더러운 욕망인지 집착인지 외에 나머지 부분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머리는 장식품이 된 채 주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뭐 그런건 전혀 아오안,

그저 버진을 손에 넣기 위한 목적이 전부인 욕망 덩어리다.

 특히나 죽다 살아난 후 그가 보여주는 꼬라지는, 그런 상황들을 겪으며 인간이 망가지는 수준을

넘어서서 사고회로 자체가 망가져 그 자리에 버진에 대한 욕망이 자리한 그런 상황 같다.

 정말 뭐라 말하기도 귀찮은 찌질한 캐릭터가 되었다.

 

 

 윌리엄만큼은 아니지만, 박규 역시 문제점이 많다.

 무엇보다, 귀양다리로 제주까지 와서 그가 보여줬던 그런 모사 능력치는

역시 버진에 대한 욕망이 다 지워 버렸는지 캐릭터가 너무 허접해 졌다.

 박규 정도가 아니라 보통 사람 정도라도 진작에 눈치 채거나 확인 혹은 챙겨야할 부분에 대해

전혀 손 놓고 당하고 있다. 그것이 박규라니 실망감은 몇배가 된다.

 여태까지 벌어졌던 사건이나 상황은 박규라면 진작에 핵심을 꿰뚫거나 힌트를 얻었어야 했는데,

달구경 하듯 암 생각 없는 박규라니, 이게 어찌 그 귀양다리인가!

 버진 때문에 망가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 다 해결 된다면 한쿡 드라마의 그 수많은 한심한

찌질이 캐릭터들도 다 그럴싸해져 버리는 거다.

 암튼 중반까지 여러 음모가 펼쳐지는 와중에 훌륭하게 제몫을 하며 음모에 반격을 가하던

그 감찰어사 귀양다리가 사라진 채 여기서 휘둘리고 저기서 휘둘릴 뿐인 무능한 박규가 버티는

탐나는도다는 탐나는도다가 아니다. 그냥 여태까지 질리도록 등장했던 한심한 한쿡드라마일뿐...

 

 

 정의의 편(?)이 그렇게 망가진 덕분이 아니라고 해도,

제몫을 그럴싸하게 하는 캐릭터가 바로 이 악의 축, 서린이다.

 

 사실 서린이란 캐릭터는 꼭 필요하고 지금 서린이 벌이는 음모들도 서린답다.

 문제는 그런 악의 축에 맞서야할 정의의 편은 대거 다운그레이드된 채,

이 악의 축 혼자서 원래 능력치를 발휘하고 있으니, 체감은 능력치 대거 업그레이드다.

 

 그래서 짜증만 난다. 이런 악당이 계획하고 벌이는대로만 흘러가니 말이다.

 

 줄줄줄 당하다가 마지막회에 가서야 복수 하는 것같지도 않게 복수하고 마무리되는,

내가 무척 싫어하는 짜증마무리 패턴이 탐나는도다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더 열 받는다.

 

 

 

 박규나 윌리엄이 망가진 거에 비하면 참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버진...

 

 그래도 역시 안타까운건 사실이다. 좀 더 여유롭게 진행이 되었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애초 했던 만큼 하고 있는 얀...

 코믹스에 비하면 캐릭터 자체가 꽤 모호한 캐릭터가 되었다.

 암튼, 그 모호함 덕분인지 초중반이나 후반이나 지금처럼 유지할 수 있었던 건지도...

 

 

 사실 뭐 이런 캐릭터는 차라리 나아 보인다.

 얘네들은 원래 이런 캐릭터니까...

 

 그래도, 이런 캐릭터들을 안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보면 짜증난다.

 게다가, 주연들이 개판으로 망가진 상황에서라면 짜증은 몇배로...

 

 

 이 캐릭터는 사실 뭐 아무리 깽판을 치고 민폐를 끼치고 망가져도 이거면 다 만사OK다.

[ 그 인조잖아? ]

 찌질한 군주 중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수퍼찌질이 인조,

사실 드라마에서도 하는 짓이 참 인조스러워서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다.

 단지, 주연들이 망가진 상황에서 인조스러운 짓을 봐주자니 열이 더 받을 뿐...

 

 

 

 

 오늘까지 보고 나니 더욱 더 실망스러울 따름이었고, 또한 우려가 커졌다.

 여기까지 일을 벌려 놓고 과연 내일 하루로 마무리가 가능할지?

 외인구단 같은 엔딩이 또 나오는건 아닐지.... -.-;;;

 

 

 혼도 그렇고 탐나는도다도 그렇고 엄청나게 열중한 드라마들이

후반부에 하나같이 이렇게 망가지는걸 보니 참 여러모로 짜증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