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쳐다보는데 문득!

김성주와 김민국 부자를 보면서 드는 잡상... - MBC 아빠어디가 130505

베리알 2013. 5. 6. 09:32



  옛날의 영화를 말 그대로 옛날의 영화로 만들어 버린 채, 죽음의 심연으로 파묻혀 가던

MBC 일요일 예능...

 그 구세주로 생각도 못 하게 등장한 게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으로,

바닥에 바닥을 치던 일밤의 시청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MBC 일요일 예능의 새시대(!)를

열고 있는 주역이다.


 장기로 가기 어려운 포맷 같기도 하고, 적당한 사고 하나 터져도 바로 무산될 위험이 있는

프로그램 스타일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러모로 흥미롭게 보고 있다.

 초반과 달리, 회를 거듭할수록 다른 부자들과 다른 의미에서 더 흥미로워지는 부자가 있는데,

그게 바로 김성주와 김민국 부자다.

 이들을 보면... 정말 흥미롭다. 너무 흥미로워서... 한숨이 나올 지경.


 캡쳐 화면은 이날의 본편을 녹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예고편에서 슬쩍... ^^;;;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프로그램에서 정말 흥미로운 게 바로 캐스팅인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조합을 만들어 냈는지 진짜 궁금할 정도로, 서로 전혀 다른 가족들을 이렇게 잘

모아 놓았나 싶다.



-아이들도 물론 말할 것도 없고... ^^



-초반에는 그냥 재미거리 정도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서로 다른 가족들의 모습이,

가족마다의 소소한 개성적인 모습들이 에피소드나 미션 같은 다른 화려한(?) 부분들보다 더 흥미롭다.


-같은 사건, 같은 상황에서도 각자 다른 반응과 대처를 보이는 아빠들의 모습이나,

또 역시 자기만의 반응과 대처를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재미가 있음은 물론이고,

보는 사람이 갖고 있는 부자관계에 대한 기억들과 자연스럽게 겹쳐져 비교가 되기도 해서,

여러모로 흥미롭다.


-위 화면의 성동일과 준 부자의 일상도 그렇고, 다른 부자들, 다른 가족들의 모습은

다들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낯설다. 하지만, 정말 정말 보기 괴로운 부자가 있으니...



-그건 바로, 이 김성주와 김민국 부자이다.


-이들이 꼴보기 싫다거나(물론, 예능을 즐겨보지 않는 나로서도 얼핏얼핏 보게 되는 김성주는 원래 좀

싫다는 느낌이었지만... ^^;;;) 하는 것은 아닌데, 이들 부자의 모습은 참 보기 불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빠어디가에 나오는 부자들의 모습 중에서, 부자 관계에 대한 내 기억에 가장

닮아 있는 게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타깝고 불편하고...


-초반에 민국이가 우는 모습이 안 좋은 쪽으로 좀 화제가 되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민국이가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왜냐하면, 아빠가 저러니까!


-김성주의 모습은 정말 그동안 봐왔던 그 어떤 예능에서보다 더 보기 싫다.

(딱히 이 프로그램에서 김성주가 이상하게 군다는 것은 아니고, 김성주는 어디서나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그게 자식하고 직접적으로 엮이는 상황이다보니 더 보기 싫다는 의미임)

 간단한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이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여행을 떠날 때마다 다른 가족들은 문자 그대로

즐거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민국이에겐 (즐겁기도 하겠지만) 그렇지 못 한 부분이 있다. 이번 여행을

예로 들어도... 여행을 가는 차 속에서 아이들을 즐겁게 하고 기대에 부풀게 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지금 가는 곳이 우리나라 어느 행정구역에 있는지를 테스트하고 있었다. 그냥 물어보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답이 안 나오면 그냥 대놓고 한숨에 인상에... 말로만 하는 것도 모자라,

확실히 시험을 본다며 택시 기사에게 종이 없냐고까지 하는... 헐. 이런 색다른 여행을 떠날 때마다

그게 즐거운 놀이나 추억으로서의 역할 외에, 시험이 꼭꼭 붙어 있다면... 아이들이 과연 여행이나

모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게다가, 이에 대한 김성주의 태도는 가히 최악이다. 그동안에도 언제나 초지일관으로, 김성주는

민국이가 틀릴 때마다 아이 앞에서 대놓고 깊은 한숨을 쉬며 짜증과 무시가 섞인 굳은 표정을 드러낸다.

 아이들이 틀린 답을 얘기해도 그 상상력이나 발상을 존중해 주고 바른 답을 유도하기 위해서 가지가지

노력을 하는 다른 아이들의 아빠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물론, 김성주가 나쁜 아빠가 되기 위해서 저러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어디까지나 아들이 잘 되길

바라는 부모 마음이 가득 담긴 관심의 표현이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나 태도는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제삼자인 내가 보는 것과, 부모의 입장인 김성주가 보는 것은 물론 다를 수밖에 없다.

 막말로, 민국이가 잘 되고 못 되고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김성주에게는 절대적인 과제일테고.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선 한번쯤 생각을 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부모의 교육 방법을 놓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계속 나왔었고 지금도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나오겠지만,

적어도 부모가 아이 앞에서 대놓고 한숨을 쉬고 짜증을 부리는 것에 대해 잘하는 거라고 얘기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본 일이 없다.


-뭔가 생각도 못한 사건이 닥쳤을 때, 민국이는 울고 다른 아이들은 이리저리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돌아다니는 모습들을 보면... 민국이가 한심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김성주 같은

아빠 스타일에서는 저런 아이로 자랄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들 뿐...

 무슨 일만 있으면 한숨에 야단만 나오는 아버지 밑에서 민국이가 지금과 다른 모습이면 그게 이상하겠다.


-다시 말하지만, 김성주는 부모로서 자기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겠고...

제삼자 중의 제삼자인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분명 그냥 시청자 의견일 뿐일 것이다.

 하지만, 민국이를 볼때마다 정말 안타깝다. 천진하게 아이들 시절을 보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그 조그마한 아이가 이미 과도한 책임과 기대에 짓눌려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 하고 소극적인 모습은

그저 아이의 성격이 외향적이고 내성적이고의 차원이 아니라고 보이기 때문에... 걸핏하면 아이 앞에서

한숨으로 직격탄을 날려대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서, 과연 민국이가 지금과는 다르게 될 수 있을까.

 

-아빠 인기투표에서 김성주가 0표를 받은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아빠 어디가에서 김성주를 봐 온 아이들이야말로, 김성주가 어떤 사람인지 느끼고 있을 테니까.

 어른인 시청자가 보기에도 참 기가 안 차는 일들이 많았으니...


-뭐, 다시 말하지만 누구의 교육 방식이 옳고 나쁜지에는 정답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나중에 소위 말하는 이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의 모습에는 민국이가 가장 근접할 지도 모르고,

당장 아이들이 어떻게 자랄지도 아무도 모르니까.

 하지만... 그 어린 아이가 새로운 경험과 모험에 대한 기대와 즐거움을 갖기보단,

지겹고 괴로운 시험, 아빠의 잔소리, 아빠의 한숨 등등... 이런 것에 대해 이미 절어 있는 상황은,

그건 좀 아니지 않을까. 김성주는 아들을 위해서라고 철썩같이 믿고 합리화하고 있을지 몰라도,

한번쯤 아니 두번이고 세번이고 간에 자신의 모습을 좀 되돌아보면 어떨지...





(***뭐, 물론 김성주가 저런 모습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지금 아빠어디가의 아빠 조합에서,

김성주만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밥벌이 노력일 수는 있긴 하겠지만... 사실, 김성주는 노력이고

자시고도 없이 그냥 사람 자체가 그런 것 같다. 어디서나 참 일관된 저 모습들. 사실, 밥벌이를 위한

캐릭터 구축이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그냥 김성주스럽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연기나 대본, 어떤 의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어디서나 참 일관된... 일관된... 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