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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핀트가 어긋난, 대기업 임원의 승무원 폭행 사건 뉴스 - MBC 뉴스투데이 130423

베리알 2013. 4. 23. 09:53



  요즘 살짝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이라면, 단연 포스코 임원이 항공기에서 여승무원을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폭행한 사건을 들 수 있을텐데... 일단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금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천민자본주의에 찌들어서 신신분제 사회를 확고히 하고 있는가를 다시 실감할 수 있지만,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태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역시나(!?) 마봉춘의 뉴스...


  오늘 아침, 바쁜 와중에 채널을 돌리다가 만난 봉춘네 뉴스투데이의 이 사건 뉴스를 보면서...

진짜 벙 쪘었다. 뭐, 언론이 이 모양인 게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투영하는 증거라면 증거일 수도.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여승무원을 폭행했던 포스코 임원이 보직해임되었단 뉴스.


-이 문장 자체만 보면 그냥 당연한 과정을 전달하는 거라고 그냥 넘어가면 그만인데,

문제는 아나운서의 전달 멘트였다. 이 당연한 정보를 보면서도 순간 내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는데...

 아나운서는 이 임원의 보직해임 소식을 전하면서, 무려 그 댓가가 크다는 멘트를 덧붙였기 때문이다.


-댓가가 크다고??? 그냥 시비에 휘말린 것도 아니고, 해외토픽에 나올 추잡스런 짓거리를 저질렀는데,

보직해임이 댓가가 커? 이런 일을 일으켰으면 보직해임은 큰 댓가가 아니라, 그냥 기본 중의 기본인데?

오히려, 이게 시시비비를 가려야할 일도 아니고 명백하게 잘못이 드러난 일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겨우 보직해임이라는 당연한 수순에 돌입했음에도,

굳이 댓가가 크다는 멘트를 덧붙인 것에서, 뭔가 이상한 의도랄까 그런 게 느껴졌는데...

계속 뉴스를 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그게 우연이나 그냥 관용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뭔가 의도가 있구나 싶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뉴스의 전반주는 여기까지는 그냥 술술 진행이 되었는데,

문제는 이 뉴스의 후반부로... 이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은 정말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원래 이런 사건이 일어났으면 언론은 어떤 뉴스를 내보내야 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해당 가해자가 이전에도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들쑤시고,

이런 사회 기득권층이 그동안 저질렀던 비슷한 사건들을 들춰내서 알리고,

이런 사회 기득권층의 개지랄과 거기에 희생당한 소시민들의 사례를 내보내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방해가 되는, 불량식품 따위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회악인

이런 졸부들의 진상짓에 대해 사회적인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사회 기득권층의 이런 향락을 막을 여론을 조성하고 정치권을 압박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닐까?


-그런데, 정말 황당하게도 여기서 이 뉴스는 갑자기 해당 임원에 대한 네티즌들의 신상털기를

언급하며 마녀사냥 등의 자극적인 용어로 이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



-뭔 일이 일어나면 왜 신상털기가 일어날까?

이건 신상털기를 "무조건" 금지할 게 아니라,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원인을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몸에서 심한 열이 나면 그 열의 원인이 뭔지 파악하고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이지,

그런 거 없이 그냥 무식하게 열만 낮추면 된다고 사람을 얼음물통에 담궈서 체온을 낮추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닌데, 근래 신상털기에 대한 접근 태도는 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물론, 신상털기 자체가 좋은 거라는 얘긴 아니다. 문제는 그 원인!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시시비비나 정의, 상식을 제시하지 못 하니까, 소시민들이 참다 못 해서

지금 시대에 할 수 있는 저항 의지를 표출하는 게 아닌가.

 이런 일에 잉여력을 발휘한다는 표현도, 달리 보자면 사람들에게 그런 잉여력을 쌓게 만든

사회 시스템을 재고해 봐야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는 거지, 무조건 잉여력은 나쁘니 금지~ 이런 식이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 일은 그동안 사회적으로 크게 물의가 되었던 사회 기득권층의 여러 만행은 물론,

(짐승연 사건이 엊그제 아닌가. 엊그제 그래놓고는 요즘에는 아프다고 하고 있는 꼬라지 보면 참...)

미처 언론으로 화제가 되지 못 하고 도시괴담처럼 전해지는 수많은 사회 기득권층의 만행 무용담들...

그런 거 들추고 진실을 파악해서 이런 개잡스런 만행이 다시 없도록 해야지,

그런 거 없이 그냥 막장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때려 잡겠다면,

그게 과연 누굴 위한 건가.


-사회 기득권에 저항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100%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향만 고집하는 건

사실 자멸행위나 다를 바 없다. 사회 시스템이란 건 기득권이 만들어 놓은 판이고 룰이고 병기인데,

아무것도 없는 소시민들이 그런 기득권의 횡포에 저항한다고 거기에 꼭 맞추라는 건 기계적인 중립에

빠져 핵심이 뭔지도 모르는 애송이들의 이야기나, 사회 기득권에게 세뇌된 꼰대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무조건 불법을 저지르고 수단과 방법을 무조건 가리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뭔가 뭔지는 좀 파악을 하고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 사건에 대한 오늘 아침의 이 뉴스를 보면서,

새삼스럽게 역시 이 나라는 개후진국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언론이 나서서 저렇게 뻔뻔하게 혹세무민하고 있으니...

 51.6%의 국개들은 아마 이 사건을 놓고도 대놓고 옹호는 못 해도 어르신들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들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그리고, 오늘 아침의 이 뉴스 같은 걸 보면서는, 이 사건의 본질은

애써 무시한 채, 신상털기가 문제라느니 어쩌느니 하며 자위나 하고 있지 않을까.








-이번 사건의 본질은, 요점은 결코 신상털기가 문제라는 게 아니다.

 천민자본주의가 당연하고, 새로운 신분제 사회가 굳건해지는 이 나라의 현실을 인식하고...

이런 부조리한 사회를 개선해 나가기 위한 발판이나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지.

 

-만약에, 이런 사건의 가해자가 사회 기득권 중의 기득권인 초대기업의 임원이 아니라...

진보운동가나 진보정당 관계자, 기득권을 비판해 온 저명인사였다면 어땠을까?

 종북인지 좃북인지 딱지에다가 빨갱이띠를 두르고... 그 가해자에 대해서 별별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파헤치고 그 가족, 주변인, 관계자들을 다 파헤치고, 건수랍시고 끄집어내서 소설도 덧붙이고,

귀족 운동가니 뭐니 하면서 포장도 하고... 그렇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동"을 하지 않았을까.


-이 나라에는 정말 희망이 없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