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보는데 문득!

누가 진정한 사회악인가? - MBC혼090812

베리알 2009. 8. 13. 10:38

 

 

 MBC의 새 수목극 혼이, 어제로 3회가 방송되었다.

 

 미드(미쿡 드라마)에서는 떡밥과 무한 시즌 연장을 걱정해야 한다면,

한드(한쿡 드라마)에서는 생방송 촬영과 허접 연장 아니면 날림 조기 종영을 걱정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로선 그런 위험 지역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다.

 이야기도 10부작으로 정해 놓고 시작한데다가,

어제 시청율도 12%+- 정도로 연장을 걱정할 정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기 종영을 걱정할 상황도 아니니까.

(한쿡 드라마에 대해서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괜찮은 한쿡 드라마가 나오기 위한 조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게,

연장하지 않을 정도에서 조기 종영하지 않을 정도의 사이를 줄 타는 정도의 시청율이다. ^^;;;)

 

 첫주나 두번째주나 시청율에 거의 차이가 없다는 건데,

 단, 어제 방영된 3화는 좀 반응이 있을거라 생각되는 바,

오늘 4화에서 다음주 5화는 시청율에 좀 상승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드라마 처음 볼 때부터 사회 부조리적인 이야기들이 나올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어제 방송된 3화에서는 예상을 넘는 수위로 펼쳐졌다.

 

 

 극중 악마라고 표현되는 무리들도 물론 목을 날려 버리고 싶지만,

진정으로 박살 내고 싶은건 바로 이진이 맡은 이혜원이란 캐릭터다.

 썩어 빠진 기득권 세력으로 요약할 수 있는 극중 악마들이야 뭐 태생부터 그런 녀석들이고,

계속 약자들의 등골을 처빨고 사는 기생충들로 정해져 있으며,

극중 대사처럼 교화나 변화의 가능성 역시 0%인 녀석들이니 그렇다 쳐도,

이혜원이란 캐릭터는 그런 기생충들에 비해서도 어떤 면에서는 더 나쁘다.

 어설픈 자기 정당화에 빠지거나 혹은 어설픈 자기 실력만 믿고,

또는 어설픈 로맨티스트로서 결론적으로 자기 잘났다고 설쳐 대고...

이런 캐릭터들 현실에서도 영화에서도 참 많다.

 현실에서야 뭐 계속 그렇게 탱자 탱자 하고 사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화에서는 보통 바로 죄값(?)을 치르는데, 사실 벌려 놓은 일을 생각하면

그딴 몸뚱아리 하나 죽는다고 끝날 일이 아니란걸 생각하면

진짜 악의 원흉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이혜원 - 감옥에 얼마나 오래 있느냐가 중요한건 아니잖아요.
수감 생활 하면서 얼마나 교화가 됐느냐... 

 

 

신류 - 풋! 아, 미안 웃겨서... 

 

(실제로 드라마를 보던 나도 풋!...했던 장면이다)

 

 

뒤끝 있는 이혜원...

신류의 얘기에도 불구(실제 그런 데이터가 있는지 몰라도,

신류가 데이터까지 꺼내며 얘기하는데 반해서,

이혜원은 그저 계속 우기기만 한다)하고 자기 잘났다고만 하는 이혜원...

 

 현실에서도 이런 타입은 정말 골치 아프고 민폐만 끼친다.

 악당들은 차라리 현실 파악이라도 하는데,

저런 캐릭터는 그저 자기 생각만 절대선이자 킹왕짱이라고 철벽을 쌓아 버리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악당들보다 훨씬 꼴사납다.

 

 

신류 - 네가 그 천사 같은 마음으로 한달에 두번씩 거기 가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말해 줄까?
다시는 실수 하지 않는, 그래서 절대로 붙잡히지 않는 완벽한 살인마를 만들어서

사회로 내보내고 있는 거야.
그래서 냉동고에 시체가 쌓이도록.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

이혜원 같은 짓(?)을 하는 사람들이 이것만 보장해 주거나 책임을 진다면

그런 짓(?)을 해도 용납할 수 있는게 있는데... 그것이 바로 그로 인해서 벌어지는 피해를

이혜원 같은 부류가 다 감수하고 당하면 된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가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

그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피를 흘리하는 야그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권력을 줘 보라는 말이 있던가.

 

이혜원 같은 타입의 사람들은 보통,

어설픈 권력에 취해서 자기가 뭐나 된 것처럼 우쭐해 한다.

실제로 대놓고 내색은 안 해도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나 이미

그런 권력에 취해서 휘둘린다.

 

 저렇게 공손히 인사하는 서준희를 보면서,

자신이 초존재(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도 내 손으로는 착한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라던가)라도

된듯이 착각에 빠져서...

 

 

이 눈빛... 말이 필요없다.

착각의 늪에 빠져~

 

...그러고 보니, 이진 연기 꽤나 하는 것 같다.

이혜원이란 캐릭터 표현이 장난이 아니네. ^^ 

 

 

이혜원 - 그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심각한 정신분열증 환자입니다. 치료가 시급합니다. 

 

...그러니까, 치료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혹은 치료 후에라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선,

네가 책임 질 준비가 되어 있고,

실제로 책임 질 수 있느냐고 묻고 싶다.

 사람이 죽으면 네가 어떻게 책임 질 건데?

 

 

백도식 - 증인은 법정신의학전문의로서,
살인마 서준희가 저 아름다운 청년으로 온전히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런 짓을 저지른 살인마를 놓고,

저런 자료 화면을 보면서 아름다운 청년 운운 할 수 있다니,

진정 악마로세...

 

 

백도식 - 이혜원 선생님, 이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악마의 눈물에 속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심리적으로 본다면, 이건 이혜원이란 캐릭터에 대해서

백도식이 이미 잘 파악하고 있다고 하겠다.

 뭐, 굳이 이혜원 개인에 대한 파악 노력이 없더라도,

백도식 정도의 경력자라면, 이혜원이란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는

그냥 감이 올테고, 그러니 저렇게 일부러 저런 대사로 이혜원이란 캐릭터를 자극해서

원하는 반응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짓도 가능한 거겠지.

 

 

백도식 - 증인은 범죄자 교화 프로그램에 앞장 서고 있는 전문가 입장에서 볼때,
살인마 서준희를 아름다운 청년 서준희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위에서도 말했지만, 조건을 붙여서 그걸 지킨다면 납득할 수도 있다.

변화 과정 혹은 변화 과정이 지난 후 벌어지는 불상사들에 대해서,

저런 판단을 내린 사람들이 책임을 진다면 말이다.

 

 

이혜원 - 사람은... 변할 수 있습니다. 

 

 백도식이 의도한 대로,

살짝 자극해 주니 바로 별 생각 없이 넘어 와 주는 단순한 캐릭터...

 

 이런 초짜 같은 캐릭터가 전문의라니???

 

(하긴, 뭐 군대에 대해서 TV코미디 프로그램 유머일번지의 내용밖에 모르는 듯한

암것도 모르는 무식한 녀석이 군대 지휘관도 해먹는 세상이니,

어떤 위치에 올라 있다고 해서 거기에 걸맞는다는 보장은 아니란 거겠지...)

 

 

백도식 -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네 죄값을 치러라...하면,

그들은 점점 더 나빠집니다.
물론, 피해자와 그 가족을 생각하면은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피해자가 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은 사형이라도구형할 겁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잎으로 이 청소년들이 착하게 교화되는 모습이 여러분들에게 위로가 되시길 바랍니다.
 

 

 참 유치찬란하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유치찬란한 얘기가 먹혀 드는 세상이다.

 

 

 저 피해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저런 백도식의 얘기를 들으며 그래 그렇지~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이런 짓을 고의로 저지르고 

그걸 즐기던 가해자들이 그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인가?

 

이미 썩어 문드러진 떡잎이다.

과감한 치료를 하거나 뽑아 버려야지,

그 떡잎 때문에 피해를 봐 죽어가는 옆의 새싹을 뽑는게 지금 이 대한민국이다. 

 

 

백도식 - 자네 그 방자한 혈기가 마음에 들어서 특별히 말해 주는건데 말야,
내 무기는 법이야.

신류 - 법? 

 

 

백도식 - 나는 법을 아주 잘 지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럼 이기게 돼있어.
법이란 게 말야, 구멍이 있어요. 딱 부자들과 강자가 빠져 나갈만큼 되지.
내가 정치가과 기업가를 자주 만나는 이유지.
 

 

...이 말에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이 세상은 꿈과 희망과 사랑이 가득한 살기 좋은 곳이라고 (아직) 믿는 사람이거나,

저런 부자들과 강자 그룹에 들어가는 사람이거나,

그 그룹의 시다바리 노릇을 하는 사람이겠지.

 

 

신류 - 내 재미는 죄 지은 놈 잡아 들이는 거야.
백도식 - 어어, 이제 보니 정의의 사도셨구만.
그럼 넌 평생 날 이길 수가 없어.
 

 

...사실, 살짝 위험한 대사이긴 한다.

반드시 정의≠선...이 아니기 때문이지.

하지만, 이 대화에서 말하는 정의란건 진정한 정의란 의미일 것이다.

 

 

백도식 - 정의는 법을 이길 수가 없거든. 

왜 그럴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법을 누가 만드는가?

법을 누가 다루는가?

법을 누가 적용하는가?

 

...이미 더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부자와 강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부자와 강자들에 의해서 다루어지며,

부자와 강자들에 의해서 적용되는 것이 바로 법.

 

 그런 법에서 진정한 선이나 정의를 기대한다는건... 휴우. 

 

 

백도식을 연기한 김갑수씨...

연기를 하는 건지 진심인지 구분하기가 참. ^^;;;

 

 

 

 

 

 

 엄청 강한 맛을 먹고 난 다음에는 그 정도로 강한 맛이 아니라면 맛을 느끼기도 어렵듯,

드라마도 앞의 에피소드에서 너무나 강렬한 매력을 선보이면 이후에는

체감적으로 매력이 떨어지는게 보통일텐데...

 회를 거듭할수록 더 좋은 맛을 보여 주고 있는 혼.

(상대적으로 1화가 조큼 실망스러웠다는 건데, 설마 제작진의 의도? ^^;;;)

 오늘 밤이면 벌써 4회까지 방영, 이미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으니만큼,

남은 방영분에서 질질 거리거나 망가지지 말고 끝까지 달려주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