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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하나를 봐도, 개인에게 너무 많이 떠넘기는 사회 - MBC 뉴스데스크 120824

베리알 2012. 8. 25. 09:31


  뉴스 프로그램으로 인정해 주기는커녕, 지상파 프로그램이라고 인정해 주는 것도

꺼림칙한 MBC의 뉴스 프로그램들...

 그래도 뉴스데스크를 꾸준히 찾아 보는건, 전적으로  정혜경 기캐 덕분이다.


 어제 뉴스데스크에선 도심의 쓰레기와 쓰레기통에 대한 뉴스가 있었는데...

단순히 쓰레기통 이야기로 보일지 몰라도, 생각해 보면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

-도심이 쓰레기 천지라는데... 왜일까? (사실 뭐 이유는 너무 간단해서... -.-;;;)



-번화가에서는 이런 난리통이 일상다반사인 게 현실...

설마, 국민의식이 낮아서 혹은 국민 개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방향으로 이 문제의 원일을 찾으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개뿔같은 GRYB이다.



-최소한의 상식이고 도덕이고도 없는 듯 느껴지기도 하는데...



-쓰레기통들은 여지없이 거의 쓰레기통 구역으로 변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말 국민 의식이 아직 멀어서 이런 걸까? 물론 아니다.



-언제부턴가 쓰레기통들이 쓰레기를 넣기가 참 힘들게 바뀌었다.

쓰레기를 넣는 입구도 좁아지고, 그냥 휙 넣으면 되는 게 아니라 뭔가 참 꾸부정한 느낌...

그런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심지어 우체통 안에도 쓰레기가 들어오는데...

...이것은 설마 PPL? ^^;;;



-이것도 설마 PPL? ^^;;;



-국가에서는(이 경우 지방행정도 국가라고 볼 수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버리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냐며 이러지 말라고 하는데...

그건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국민들에게 떠넘기고 부끄럽지 않냐고!!!



-현재의 쓰레기통 분위기를 초래한 것은, 전적으로 절대적으로 쓰레기 종량제 실시 덕분이다.


-쓰레기 종량제가 좋으냐 나쁘냐를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쓰레기 종량제의 의미를 떠나서

지금의 쓰레기통 분위기의 원인이 쓰레기 종량제 때문이라는 얘기다.


-쓰레기 종량제 실시 이후... 그리고 때맞춰 IMF라는 것까지 콤보로 휩쓸어 준 덕분에...

이 나라 국민들의 부정적인 측면이 폭발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종량제 실시 후 세상이 어떻게 되었을까.

쓰레기를 버리는데도 자기 생돈이 나간다는 개념 덕분에, 그 돈을 아끼는 게 절약이요,

그 방법에 있어선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게 장땡이라는 인식이 더럽게 창궐해 버렸다.

 종량제 실시 이후, 개인의 쓰레기를 공공의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들이 말도 못 하게 늘어났고,

그 더러운 꼬라지 덕분에 공공의 쓰레기통은 급속하게 멸종해 가기 시작했다. 테러니 뭐니 하는 이유까지

별별 이유들이 다 나왔지만, 쓰레기통 철수의 결론적인 핵심은 오로지 그거다. 공공의 쓰레기통도

종량제 봉투로 버려야 하니, 그게 다 예산이 나가는 것...

 덕분에, 국가에선 기회만 있으면 온갖 이유로 포장해 쓰레기통들을 없애 버렸고...

 그렇게 되니, 이제는 원래 공공장소라면 기본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쓰레기들조차 갈 곳을 찾지 못 해서

그냥 내버려지게 되었고, 드물게 있는 쓰레기통들은 예전 같으면 10개가 하던 일을 1개가 처리하고 있으니,

자신의 처리 능력을 오버해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종량제 실시 이후, 인간들의 추잡스런 현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개인 쓰레기를 남의 가게 쓰레기통에 몰래 버리고 가는 경우도 일상다반사이고...

심지어 어느 정도냐 하면, 특정 쓰레기들은 돈을 주고 스티커를 사서 붙인 후 버리고 있는데,

남이 그렇게 쓰레기에 붙여서 내놓은 스티커만 뜯어내서 자기가 쓰는,

문자 그대로 도둑질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는 실정이다.

이 스티커들에 괜히 칼집이 줄줄 나 있는 게 아니다. 붙인 후, 다시 떼어내기 어렵게 하기 위해서... -.-;;;

 아무리 봐도 추잡스런 모습들인데... 그렇게 추잡스럽게 사는 게 절약하며 잘 사는 걸로 착각하는

천박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이 천박한 사람들이 그렇게 천박하게 사는 건 그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애초에, 공공에서 처리해야할 부분까지 지나치게 개인에게 떠넘기는 이 나라의 문제인 것이다.

종량제라는 시스템부터가 이미 그런 문제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공공장소만 예로 들어도, 그런 부정적인 상황들 때문에 공공장소의 쓰레기통 자체가 줄어든다는 건

그 핑계로 국가의 의무를 거부하겠다는 이야기나 다를 바 없다.

 개인들의 생활 쓰레기가 공공의 쓰레기통으로 나오는 것은 그 자체에 대해서 해결해야할 문제이지,

그것 때문에 공공의 쓰레기통이 줄어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연결시킬 수 없는, 연결하지 말아야 할

없는 인과를 왜 만들어내는 걸까.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그저 "돈"이 문제인 것이다.

거리에 쓰레기통을 없애는 이유로 미관을 얘기한다면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다.

쓰레기통이 지저분하면 관리를 더 잘 하면 되고, 쓰레기통이 넘쳐나면 쓰레기통을 더 만들고 관리하는 게

상식적인 방법이지... 쓰레기통이 미관을 해친다고? 그러면 그 쓰레기통이 없어지면 그 쓰레기는 누구의

배속으로 들어가나? 그게 다 고스란히 거리에서 뒹굴고 안 보이는 부분에 쑤셔지고 그러는 것이다.

아무리 변명하는데 눈이 멀었다지만 참 어디서 저렇게 그지같은 이야기만 골라 하는지...



-예산 문제는 분명히 현실이겠지만... 그놈의 보도블럭 뒤엎기나, 호화 청사들이 쑥쑥 솟아나는

세상에서 이런 핑계가 가당키나 한가.


-그리고 예산 문제로 공공의 쓰레기통을 없애 버린다는 건 사실상 의무를 배째라하는 건데?

공공 관계자에게서 저런 뻔뻔하고 황당한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세상이라니...


-물론, 자치구들이 어렵긴 어렵다. 호화판 논란을 빚는 곳도 있고, 심심하면 이거 갈고 저거 갈고 하는

이상한 자치"국"들도 있기는 있지만, 자치구 공무원들에게 지급해야할 돈도 빵꾸가 나는 곳도 많으니...

(이것도 사실은 서울 집중화의 폐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광 사업에 참여하고 어쩌고 할 시간이 있으면,

기본적인 부분에나 더 신경 쓰는 게 먼저 아닐까.



-사회 구성원 개인들의 수준이 낮아서 거리가 더럽다고 본다면 한참 잘못 보는 것이다.

위 사진에서처럼 선진국들은 왜 쓰레기통이 많을까.


-거리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싶을 때, 쓰레기통이 눈에 보이거나 충분히 가까운 곳에 있다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다. 천하의 개호로잡놈이 아닌 이상은 말이다.

 그런데,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은데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는다면?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쓰레기를 그냥 처리하고 싶다는 욕망을 마냥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리에서 내내 쓰레기를 들고

돌아 다니는 걸 시민들에게 강요할 게 아니라, 쓰레기를 쉽게 버릴 수 있으니 쓰레기통에 버려달라고

권유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국민들에게 쓰레기를 들고 마라톤을 하라고 강요하는 국가야말로, 그 수준이 더럽게 저질인 것이다.


-단순히 쓰레기통 하나지만... 한국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흔히들 한국은 사회안전망이 개판이라고 하는데, 그게 이런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사회안전망이 개판이라는 것은, 사회적인 시스템이 부족하여 그런 시스템이 처리해야할 부분들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긴다는 얘기다.

 흔히들 우파와 좌파 이야기를 하는데, 둘의 차이는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다. 우파는 개인의 자유라는

명목을 붙여서 개인의 자유(...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가진자의 자유다)를 강조하는 대신에

사회적인 간섭을 줄인다는 명목을 붙여서 실제로는 사회적인 책임을 어떻게든 줄이고 개인들의

영역으로 넘기는 스타일이고... 좌파는 이와 반대로 사회 시스템의 영역을 많이 구축하여

그 공공의 책임을 개인들에게 떠넘기지 않는 것...

 한국은 우파라고 부를 수도 없는, 개망나니 수구꼴통들이 수십년을 군림해 오다 보니

이런 부분에 있어서 완전히 삐뚤어져 있다. 그래서 사회 시스템의 의무를 포퓰리즘이니

망국이니하는 자극적인 선동으로 개인에게 떠넘기고, 개인들이 어려움에 빠지는 건 다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고 의지가 부족해서라는 식으로 개헛소리를 하며 핑계를 댄다.

 그리고 이런 개망나니짓에 당하고 사는 소시민들은 수십년에 걸친 세뇌 덕분에 자기가 당하면서도

당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끄덕이고 박수를 치는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거...


-공공의 쓰레기통 하나를 봐도... 국가의 무책임함과 국민들에게 최대한 떠넘기자는 국가 정책의 기조를

엿볼 수 있고, 시민의식의 현주소가 어떤지도 엿볼 수 있고... 참 별거 아닌 쓰레기통이 아닌 것 같다.

 어쨌거나... 과도한 복지란 없다.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건 일반적인 복지 정책이 아니라,

특정 계층과 기득권을 위한 무리수들을 가리킬 것이다. 어찌 보면 재벌들에 대한 과도한 지원과

봐주기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과도한 복지이자 망국 포퓰리즘일 것이다.

 이런 당연한 사실이 상식이 되는 그날이 오기를 볼 수 있...기는 진작에 포기했다.

 아무리 봐도 내가 죽기 전에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국개들이 많은 세상은 국개들의 나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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