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예술성과 대중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 출시 - 은교 (Eungyo, 2012) [블루레이]

베리알 2012. 8. 24. 21:26



[ 은교 (Eungyo, 2012) ] [블루레이]


  역시나 길고도 길었다.

 DVD와 마찬가지로 출시 연기를 해대던 은교 블루레이가... DVD도 출시된 마당에

더 이상의 사고 없이 무사히 출시가 되었다.


 은교의 블루레이, 그리고 DVD 출시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DVD와 블루레이의 디자인 경향의 차이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해서,

국내 제작사들의 막장 출시 연기에 대해서 다시금 아그작 아그작 씹어 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케케묵었다고도, 하지만 미래에도 해답은 없을 것 같은 예술성과 대중성의 사이에 대해

고민해 보기도 하고...

 업체들의 막장 상술이 아닌가 싶은 다양한(?) 출시에 치를 떨기도 하고...

 암튼, 죽기 전에 은교를 블루레이로 못 보고 죽을 수는 없다는 심정으로 기다렸는데...

결국,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


 은교의 블루레이는 최종 예정일이었던 8월 17일, 즉 이미 1주일 전에 출시가 되었지만

미치도록 기다린 내가 지금에서야 은교 블루레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한마디로, 천재(天災)와 개인 사정이 하필이면 때맞춰서 파이날 퓨전을 한 덕분이다.

 우선 그동안 별탈없이 배송을 하던 업체가... 인력 감축이 된 건지, 폭우로 여기저기 난리가 나서

업무에 지장이 있었던 건지, 암튼 며칠이고 배송이 안 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택배가 늦어지는 거면

사실 좀 기다려도 괜찮았지만, 폭우라는 천재지변이 있던터라 혹시나 중간에 택배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하며 엄청 불안에 떨었다. -.-;;;

 그리고, 드디어 블루레이가 손에 들어 왔으나 개인 사정으로 당장 블루레이를 돌릴 수가 없어서... T T

 그리하여 이제서야 이 얘기를 꺼내보게 되었다.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

-이것이 은교의 블루레이... (아마도 초회판) 커피북이다.


-사실, 은교 블루레이는 출시 전에 디자인을 놓고 말이 많았던 걸로 안다.

덕분에, 기껏 출시가 되고도 생각만큼 반향이 없는 것 같다.

(사실은, 구매자들을 질질질 지치게 만든 출시 연기 콤보의 탓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


-표지에 왜 은교가 아니라 이적요냐, 그것도 생뚱맞은 이미지냐...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완벽한 오해다.

해당 이미지는 극중 이적요의 책상에 있던 이적요의 옛날 사진으로, 사실상 이 영화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이만큼 어울리는 이미지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이미지에 낯설음을 느꼈다면 아마 극장에서 감상할 때 그 사진을 놓치고 지나간 탓이거나,

혹은 은교라는 제목의 영화인만큼 당연히 은교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어쨌거나 여배우의 이쁜 모습이 표지로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입견 탓이거나...? (^^;;;)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여배우에 대한 집착(!)을 선보였던만큼,

당연히 나로서도 여배우 이미지 한번 더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 영화는 조금 달랐다.

영화를 보면서 이적요에게 너무 몰입해서 멘붕까지 갔던 나로선... 정말로 이견의 여지가 없을 만큼

좋은 표지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현실은 전혀 달라서 좀 당황스러웠다. ^^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

-게다가, 그것만으로도 악재라면 악재인데... 거기에 더해서 굵직한 콤보 한방을 더 날려주는데...

애초 공개된 팩샷은 이렇게 되어 있는 것과 달리, 실제 출시에선 디스크 프린팅에는 은교가 들어가고,

오른쪽의 청순섹시(^^;;;) 은교 이미지 대신에, 영화 포스터의 3인방 이미지가 들어가 버렸다.


-당혹스럽다면 당혹스러운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표지의 이적요에 이어 제자 얼굴이 나오고,

그리고 은교가 디스크 프린팅으로 들어가는 구성을 생각한 후, 세사람이 모인 이미지를

오른쪽에 배치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표지를 고려한다면, 아무래도 이적요가 한번더 들어가니까...

 단지, 이건 내 꿈보다 해몽일 뿐, 표지를 고려하지 않은 구성이라면야 그저 업체의 변덕으로밖에는~


-은교의 이미지 한두번 더 보는 걸 포기하면서까지 봐도, 실제 출시된 구성은 마음에 든다.

표지와 뒷면을 이적요와 제자로 배치한 덕분에, 둘의 대립이랄까 비교랄까... 그런 구도가 느껴지고

사실 커피북 표지보다야 디스크 프린팅 쪽이 더 많이 더 오래 보게 되는 만큼,

실제 실용성(?)을 생각해도 디스크 프린팅을 이적요 얼굴로 하는 것보다 은교 얼굴로 하는 게 정의? (^^;;;)


-커피북 이미지들은 참 좋다. 세사람의 다양한 표정들이... 왜인지 가슴을 아려오게 한다.

특히, 표지의 젊은 이적요의 고뇌로 시작해서... 커피북 마지막에 젊은 이적요가 은교의 뒤에서 살짝

기대며 미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장면으로 마무리하는 게 참 마음에 든다.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

-어쨌거나, 그런 점에서 본다면 왜인지 참 대중적인 듯한 느낌이 드는 DVD에 비해서...

구태여 반대 의견이 있었다는걸 알면서도 굳이 뚝심으로 밀고 나간 블루레이를 보면,

그리고 그 구성들을 보노라면... 아무래도 참 블루레이에서는 영화 관계자들이 바라는 예술적인 면을

지향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진실이 뭔지 모르는 이상은 역시나 꿈보다 해몽이겠지만... ^^;;;





*** 처음부터 끝까지 100% 감상한 게 아니라,

특정 챕터와 특정 장면들을 여러군데 확인한 것 뿐인지라,

나중에 수정할 부분이나, 또 지금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존재할 수도 있다 ***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요즘 KD미디어의 제작 경향이 반영된 것일까, 아니면 영화 관계자들의 의향이 반영된 것일까.

KD미디어에서 같은 영화를 내놓아도 DVD랑 블루레이랑 꽤 디자인이나 분위기가 다르다.

DVD는 화려하고 눈에 확확 들어오게 동영상 등을 적극 활용하지만,

블루레이 쪽은 그런 장식은 다 걷어내고 참 담백하게 만든다랄까.

 개인적으로는, 취향으로도 후자이지만 실용성으로도 후자다.




-DVD는 보다시피 제자가 원고를 찾아내는 장면을 넘어서 비로소 DVD 메인 메뉴가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블루레이의 경우...(역시나 언제나처럼 블루레이 얘길 하면서 DVD 화면을 놓을 수 밖에 없다. T T)

불법 경고 문구조차 없이, 디스크 구동하면 KD 미디오 로고가 한장면 뜨고는 바로 메인 메뉴 화면이다.


-메인 메뉴 화면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검은 바탕 화면을 배경으로, 세사람의 얼굴들이 한명씩

계속 번갈아 나오는데... 직접 보면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는 메뉴 화면만 그냥 보고 있게 될 정도...

 메뉴 선택도 간결하면서도 편리하게 되어 있다.


-DVD 화질은 괜찮은 해상력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화질 경향 때문에 다소 마이너스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했는데... 블루레이에선 그런 마이너스를 다 날려 버린다.


-극장에서 본 그 색감은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블루레이의 해상력으로 DVD에서 몇꺼풀 벗겨낸 듯한

선명함을 자랑한다.


-DVD에서는 보다시피 그냥 교복을 입고 있는 장면이지만...

블루레이선 그냥 교복이 아니라 상의는 상의의 질감과 투명도를,

하의는 하의의 질감과 두꺼움을 찰지게 보여주기 때문에 그냥 교복을 입고 있는 게 아니라,

교복 상의와 교복 하의를 입고 있고 그 아래로 은교의 살결이 드러난다...라고 할 수 있다. (^^;;;)


-이 장면은 실제로 블루레이로 보면 헉 소리가 나오는데...

앞의 의자의 바래고 까칠한 질감이 찰지게 드러나고,

배경의 저 무수한 추억거리들은 해리포터에서 기억을 재생하는 듯한 실감나는 선명함을 준다.


-이 스샷이면 블루레이와 DVD의 차이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데...

DVD에선 보다시피 이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지만,

블루레이에선 브래지어의 후크 부분이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브래지어와 교복 상의의 질감 차이가 므흣하게 다가온다. (^^)

 은교의 DVD와 블루레이는 그 정도로 차이가 난다. 절대로 블루레이를 구입해야 한다.


-이 장면에서도 DVD는 이 정도지만...

블루레이에선 은교의 교복 상의의 옷 질감은 물론, 재봉선과 주름들이 잡힐 듯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이 감동이라고 해야할지도... ^^


-먼지인지 뭔지 헷갈릴 수도 있는 이 DVD의 장면과 달리...

블루레이에선 햇빛을 받고 있는 은교의 다리의 잔털들이 간질거리는 느낌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

DVD도 해상력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역시 블루레이와는 비교 불가...


-이적요의 옷 질감은 서늘하게 다가오고,

바닥의 낙엽들은 마치 단단한 가시함정처럼 느껴져 오는 장면...


-양말의 질감 차이가 정말이지 비교불가! ^^


-전반적으로 대폭 파워웝한 화질인 것은 분명하지만, 영화 자체의 원초적인 한계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는 게 아쉬움이기도 하다.

 밝은 장면에서는 그저 보고 있어도 즐거울 화질이지만, 그리고 조명이 잘 준비된 장면에서는

여전한 해상력을 갖추고 있지만 반대로 조명이 충분치 못한 곳에서는 대번에 해상력도 떨어지고

노이즈가 돋보이는 화질임을 여과없이 분명하게 보여준다.

 오히려, DVD의 저해상도는 밝은 장면이나 어두운 장면이나 차이가 크지 않게 보이게 하지만,

그에 비하면 블루레이의 고해상도는 그런 장면들의 차이를 더 크게 보여준다고나 할까...


-한꺼풀 벗겨낸 듯한 화질처럼, 사운드도 DVD에 비해서 한꺼풀 벗겨낸 느낌...


-그리고 정말 중요한 사항!!!

예상대로, 그리고 한국영화 블루레이의 관습헌법(-.-;;;)대로

서플은 DVD의 것들을 그냥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블루레이는 그런 구태의연함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데...


-바로 스틸 갤러리가 DVD와 다르다! 단순히 DVD 해상도와 블루레이 해상도의 차이라는 게 아니라,

스틸 갤러리 자체를 아예 블루레이용으로 따로 만들어버렸다!

 사용된 이미지들의 수준이 대략들 비슷하게 보였던 DVD와 달리...

사용된 이미지들끼리의 화질이나 해상력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는 게 블루레이에서의 단점이라면

단점일수도 있긴한데... 암튼!!! 이 블루레이의 스틸 갤러리는 DVD와 아예 다르다.

 새롭게 만들어진 블루레이만의 스틸 갤러리를 보기 위해서라도... 이 블루레이를 구입해야? (^^;;;)









-여기까진 좋은 이야기들을 주로 했는데... 블루레이의 퀄리티와 별개로,

이 은교의 DVD와 블루레이를 보면 참 착잡한 기분이 든다.


-일단 한국 업체들의 전가의 보도이자 일상다반사인 막장 출시연기는 끝이 없다는 거...

소비자들하고 의논을 해서 출시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출시일을 정해 놓고도

맨날 개나 소나 연기에 연기에... 암튼 참 짜증 지대로다.


-그뿐이 아니다. 이번 은교는 나같은 경우 DVD와 블루레이를 둘다 구입했지만...

그게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번 은교의 출시는 ① DVD (2disc판)  ② DVD + OST CD (3disc판) ③ 블루레이...이렇게 세종류인데,

솔직히 어떻게든 팔아 보려고 너무 속보이는 구분을 한 게 아닌가 싶어서 영 마음에 안 든다.

 의 경우, 당장 겉보기에는 빈약해 보일지 몰라도 "랜덤싸인판"이란 막강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데다가,

 ②의 경우에는 판매도 되지 않고 있는 이 영화의 "OST CD"라는 무서운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③는 적수공권으로 보일지 몰라도 블루레이로 보고 싶다면 당연히 구입해야 한다.

 즉, 정말로 소장에 열을 올리고 싶다면 랜던싸인을 위해서 ①도 구입을 해야 하고,

OST CD를 위해서 ②도 구입을 해야 하고 블루레이로 보고 싶다면 ③도 구입을 해야하는 것이다.

내가 굳이 두말하지 않고 3disc판 DVD를 구입한 것도 OST CD 때문으로... 만약에 랜덤싸인판의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면 무리해서라도 또 2disc판 DVD까지 구입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당연히 블루레이로 보려고 블루레이도 구입을 하고...

 이건 애초 ①과 ②를 분리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상황인데다가,

DVD는 랜덤싸인판을 진행하면서 블루레이는 못할 게 뭔지? OST CD도 블루레이 초판 일부 수량에 한해

추가한다던가 했으면 얼마나 좋은가. 왜 그런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을까.

 그 정도로 출시 연기를 테러 수준으로 해댔으면 그 정도 정성을 보여줬어도 좋을 것 같은데...

 암튼,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작품이지만... 눈물나게 만족하면서도, 한편으로 참 착잡하다.

 맨날 시장 작다고 업체들은 푸념이지만, 그나마 있는 구매자들조차 등을 돌리게 만드는 건 누구였던가.

 씁쓸하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