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사극이나 소설에서 비롯된 오해와 선입견들에 대해서...

베리알 2011. 10. 16. 10:17



  한주를 더 기다린 끝에 나온 271화...이지만,

역시나 한주를 쉬고 나온다고 해서 두배로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


 이번 271화는 진나라와 합종군의 정면 대결의 시작 직전까지의 지점인데다가,

엄청나게 벌려 놓은 판에 대해선 그동안 이미 얘기했었기 때문에 별로 얘기할 꺼리는 없다.


 하지만, 모처럼 쉬는 타이밍 아닌 쉬는 타이밍인만큼,

그에 걸맞는 이야기를 해보겠다.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초조위연한 VS. 진나라!


-예전부터 작가가 엄청 재미있게(요즘은 많이 감소했지만) 소설을 쓰면서도,

굵직한 역사적 사실들은 이상할 정도로 따라 갔는데... 그게 이번 합종전쟁에서도 드러났다(?).

 역사적으로 제나라가 이 합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작가는 처음에는 제나라가 참여한 것처럼 하다가 진나라의 이간책으로 무위로 돌려 버렸다.

결국, 결과는 킹덤식이 될뻔한 초조연위한제 VS. 진나라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대로 초조연위한 VS. 진나라가 된 것...

 이렇게 되면, 이 합종전쟁의 끝에선 조나라의 방난이 제나라를 치는 상황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간의 과정이나 그 이유에 대해선 역시 또 재미있(으면 좋)는 소설이 펼쳐질테지만 말이다. ^^



진나라의 위기 분위기는 후궁에까지 만연하고,

제각기 살길을 찾기 위해 준비를 하는 궁녀들로 분주한 후궁에서,

향은 이런 위기(^^;;;)도 잘 넘기는데...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이 궁녀다.

사극이나 (판타지) 소설 등으로 인해 옛날 이야기들이 이상한 오해와 선입견으로 굳어진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것 중의 하나가 궁녀라고 생각한다.


-미리 말해두는 건, 궁녀라고 해도 시대와 나라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점은 분명히 있으니,

세세한 부분에서는 여기 다르고 저기 다르고 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흔히들 궁녀=왕의 씨받이 후보들...로 오해하기 딱 좋게,

사극이나 소설에선 이런 부분만 아-주 강조해 놓는 경우가 많은데 현실과는 좀 차이가 있다.

망국의 군주에게 삼천궁녀니 일만궁녀니 하는 이야기들을 강조해 놓은 것들이 나중에 보면

망해도 싸다는 이유를 붙이기 위한 합리화 작업인 경우도 많은걸 봐도 그렇고 말이다.

(삼청궁녀로 유명한 의자왕이지만, 유적과 유물 조사 등으로 밝혀진 것은

당시 백제의 왕궁에는 삼천이나 되는 궁녀를 수용할 곳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


-궁녀는 간단히 말하면 그냥 궁에서 일하는 여자 직원의 개념이다.

물론, 일부야 왕이 유희거리로 삼을 수도 있겠고, 실제로 유명한 폭군들은 그 목적에 궁녀들을

특화시킨 경우들도 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궁녀는 궁에서 시다바리를 하는 여자 직원이다.


-사극이나 소설에서는 흔히들 미모와 몸뚱이를 무기 삼은 궁녀가 왕비를 꿈꾸고,

또 실제로 이뤄지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은 마이 다르다.

 왕의 부인들은 대체로 그 자리와 서열이 미리 법으로 준비되어 있고,

거기에 맞춰서 외국의 공주나 국내 세도가의 여식 등 문자 그대로 고귀한 탑클래스의 인물들이

거기에 맞춰서 채워지는 게 보통이다.

 그렇기에, 흔히들 여자들의 투기와 수컷(왕)에 대한 독점욕 등을 과장해서 사극 등에선 그리지만,

실제로는 그런 부분이 없다고는 못 해도, 왕의 여자들의 싸움은 여자들 개인의 싸움 영역이 아니라

권력다툼의 중요한 大戰인 것이다. 모든 건 정치다.


-궁녀에서부터 그런 왕의 마누라 서열로까지 들어가는 경우는 의외로 흔치 않다.

특히 마누라 서열의 Top을 다투는 건 더욱 더 드문 일이다.

(이런 출신에서 태어난 왕자는 왕위에 올라도 그 출신성분 때문에 두고 두고 공격 당하고

콤플렉스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극이나 소설, 만화 같은걸 보면 개나 소나 다 그렇게 되는 것 같지만

왕국이라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잡히기 전의 시대라면 모를까, 어느 정도 시스템이 잡힌 후의 시대에선

그런 일은 흔치 않았던 것...

 반대로 말하면, 이런 일이 쉽사리 벌어지는 시대는 나라에 망조가 들어서 시스템이

엉망이 된 경우라고 볼수도 있을 정도...


-위 장면에서 향은 정의 아이를 임신한 상황에서도 거의 방치되고 있는데...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무가의 딸이라 그런지, 은근 야심만만한 향의 친구? ^^;;;


-일단 빵빵한 여자들이 정규직을 채워 나가고,

그때 그때 천한 여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올라 그 정규직을 노린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비정규직이 된다는 것부터도 이미 보통이 아니다.

 궁녀는 위애서 말했들이 궁에서 일하는 여자직원... 한가하게 왕의 앞길을 노리고 기다리긴커녕,

자기 할 일 하느라 바빠 죽는다. 일단 왕의 눈에 띄는 기회를 얻는 것조차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게다가, 함부로 꼬리를 치다가는 왕의 마누라들에 의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다.


-진나라의 궁녀 제도에 대해선 정확하게 알려진 게 별로 없기 때문에

다른 시대의 경우로 상식적인 선에서 예측하는 이야기란 점을 미리 말해 둔다.


-일반적인 궁녀가 왕의 승은을 입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일단 왕과 하룻밤을 보냈다고 하면

즉시 관리 대상이 되는게 보통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천하에서 가장 귀한 사람의 씨를 받은 것이다.

여기서 이 여자가 임신을 하기 전에 다른 남자와 놀아나기라도 했다면 왕의 혈통을 인정할 수 없을 뿐더러

그런 일이 일어나서도 절대로 안 되는 것...

그런 귀한 혈통에 행여나 문제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감시를 하게 된다.

 

-하룻밤을 보낸 것만으로도 그 정도인데, 왕의 씨로 임신을 했다면? 이젠 뭐 세상이 달라진다.

태어날 아이가 적자가 되건 서자가 되건 딸이 되건 뭐가 되건 간에 일단 왕의 자식인 것이다.

감시를 넘어선 숨막히는 보호 관리 대상이 되는 게 보통...

 여기에 간섭을 할 수 있는건 왕의 정실들의 질투...로 그리는 게 많지만,

실제로는 질투도 질투겠지만 다른 왕의 마누라들의 뒤에 있는 정치 세력들의 공격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이 간섭은 목숨을 건 도박이다. 왕의 마누라가 질투로 임신한 궁녀에 해꼬지 하다가 들켜서

박살나는 이야기들은 괜한 게 아니다.


-그렇기에... 왕의 아이를 임신한 게 밝혀진 상황에서도 지나가는 궁녀들이 개무시하고 다니게

방치하는 킹덤의 상황은 꽤나 당황스럽다. ^^;;;

(위에서도 말했지만, 왕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에 대한 간섭은 목숨을 건 도박이다.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해꼬지를 하려는 시도는 있을 수 있겠지만, 지나가는 궁녀들이 그냥

저렇게 치고 지나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행여나 뱃속의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왕의 아이를 죽인 셈이 되는데, 개인의 목숨 + 집안의 목숨 + 지지세력의 목숨...을 대놓고

버리는 시도가 아니라면 오히려 알아서 스치지도 않게 피해다니는 게 옳다)


-킹덤의 상황이 더 당황스러운 것은 지금이 국가의 비상상황이란 점이다.

인간이 위기에 처하면 종족보존에 대한 본능이 엄청나게 강해진다고 하는데,

나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왕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왕위의 존속이다.

 해당 왕국의 존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왕의 핏줄... 이 혈통의 승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왕이 죽으면 바로 핏줄로 대리를 내세우거나, 명분을 위해 왕의 직계나 왕족을 내세우는 것은

심심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때문에, 만약에 정말로 저런 상황이 발생해서 진나라가 위기에 처했다면,

다른 일반 후궁들이야 어떨지 몰라도, 왕의 아이를 임신한 걸로 밝혀진 여자들은

국가 최대의 보호 인물이 된다. 저렇게 멋 모르고 부딪히고 지나가려다간 바로 목이 날아갈 수도...?


-진나라의 국가 시스템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그 시절의 과가 출토된 걸 살펴보면, 해당 무기의 제조 시기와 제작자, 책임자, 제작 지역 등

그 무기의 모든 정보가 모두 철저하게 일일이 새겨져 있다.

 그런 철저한 나라에서 무려 왕의 자식을 임신한 여자를 방치할 가능성은 한없이 낮지 않을까? ^^


-이 얘긴 킹덤을 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극이나 소설, 만화 등에서 궁녀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심어준 것에 대한 이야기다.



과장 안 보태고도 천지를 진동시키는 초군 대장의 엄청난 목소리!


-역시 사극이나 소설, 만화 등에서 범해지는 오류 중의 하나다.

소리의 전달, 특히 목소리의 전달은 생각처럼 멀리 전해지지 않는다.

레이저처럼 에너지를 한곳에 모아 전달하는 게 아니라(천리전음이란 무공이 이렇게 소리를 모아서

멀리 멀리 보내는 것이라는 무협지 설정을 보면 제법 과학적? ^^;;;) 소리는 발산 즉시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소리가 퍼져 나가는 거리에 비해서 에너지 손실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학교 운동장이나 연병장에서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보통 사람의 목소리로는

줄 뒤쪽에선 거의 들리지도 않을 뿐더러, 확성기나 스피커로 소리를 엄청나게 부풀려도 끝까지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경우도 많을 정도다.

 보다시피 덩치도 어마어마하게 크고 장군들인 만큼 일반인을 넘어서는 에너지를 갖추고야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 정도의 연출은 불가능...(아니, 소리 한번 지르고 쓰러질 것도 아니잖은가?

목숨 걸고 저렇게 고래 고래 소릴 질러서 모든 힘을 발산하고 쓰러져 죽을 것도 아니고... ^^;;;)


-만약에 저런 연출을 실현할 정도의 소리(=에너지)를 발산한다고 한다면,

장군 주변의 사람들은 그 충격으로 이미 쓰러졌을 것이다.

소리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급격하게 에너지를 상실하기 때문에,

먼거리에까지 저런 위력을 발휘한다는건, 다른 말로 한다면 소리의 발원지에서는 그 정도 소리가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큰 소리가 나왔었다는 것이니까.

 킹덤에서처럼 귀를 막는 정도로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


-그래서 흔히들 연출하는 저런 분위기는 사실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고,

실제로는 바로 앞쪽을 제외한 병사들은 무슨 소릴 하는 지도 몰랐을 거라는 게 학자들의 의견이다. ^^;;;



결국 동금은 죽은 것인가! 동금의 원수, 임무군...


-킹덤의 흑역사로 남을 동금 Part...

중간에 다른 사람이 그린 건지 싶을 정도로 대충 대충 넘어갔던 구멍...


-임무군은 참 신비로운(?) 인물이다.

전국책을 통해 쩌리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데... 킹덤에서는 초나라의 금강석이라니? ^^




 이번 킹덤 연재분에선 그닥 이야기할 꺼리가 없었기에,

어디까지나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들에서 흔히 보여지는, 너무나 장연스러운 오해나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았다.

 앞으로의 합종 전쟁이 재미있게 전개되길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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