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진정한 수퍼히어로에 대한 고찰, 그리고 힛걸! - 킥애스 (Kick-Ass, 2010)

베리알 2010. 4. 23. 16:07

 

 

 그동안 수많은 수퍼히어로들이 나왔고, 많은 수퍼히어로들이 영화화되었다.

 순수한 수퍼히어로물에서부터 안티히어로물을 넘어, 수퍼히어로와 수퍼 빌란의 구분조차 모호해진

시대를 넘어... 진정으로 관객들에게 아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수퍼히어로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드는 영화가 나왔으니, 그것이 바로 이 킥애스!!!

 

 

 

 

 ( 이미지 출처 : 다음 www.daum.net )

 포스터만 보면 킥애스라는 수퍼히어로팀의 모험을 다룬 영화...처럼 보일까나? ^^

 재미있는 점은 이 포스터의 이미지다. 국내용 포스터는 이 그림을 좌우 반점 시킨 것인데,

힛걸이 손에 든 칼이 삭제되어 있다. 퍽X 유교위선국가!

 

 

 이 영화의 주인공, 킥애스...

 사실, 존재감으로 보면 많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힛걸에게 사정없이 밀리는 불쌍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힛걸과 비교하면 안 밀리는 캐릭터가 없다. ^^;;;)

 

 문자 그대로 별 볼일 없는 소년이, 스스로의 의지로 수퍼히어로가 되기로 한다...는 것인데,

보기에는 장난처럼 보일지 몰라도 정말로 용기 있는 진정한 히어로라고 인정할 수 있다.

 무수한 수퍼히어로들은 각각의 사정에 따라 히어로짓을 하고 있는데, 어쨌거나 중요한 점은

그런 힘(수퍼파워)을 가졌다고 불편하다느니 원치 않았다느니 이것 때문에 불행했졌다느니

불평불만을 해대기는 할지언정, 분명히 [ 힘 ]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돈 많은 부자가 돈 때문에 불행하다...라고 투덜대는 거나 다를 바 없는 짜증나는 투정이다.

삼시 세끼를 먹을 수 있을까 없을까를 고민하는 가난한 사람과, 삼시 세끼에 무슨 메뉴를 먹어야 할지

도저히 정할 수 없어 고민하는 부자인 사람, 같은 고민처럼 보이지만 이 둘의 고민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돈 없어서 고민할래, 돈 많아서 고민할래...라는 질문 중 어느 것이 좋은가?

 

 그렇기에 이 킥애스는 위대하다.

 머나먼 별에서 온 언브레이커블하고 하늘을 나는 외계인도 아니다.

 어느날 납치되어 비밀실험을 당하고 몸에 무적의 금속뼈가 삽입된 실험체도 아니다.

 갑자기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 이야기가 들려 그것 때문에 고민하는 초능력자도 아니다.

 하다못해 위기에 처하면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도망자도 아니다.

 그렇다고 전직 특수부대 출신으로 살인 무술의 달인인 것도 아니다.

 운동 신경도 형편없고 머리가 뛰어난 것도 아닌, 그저 별 볼일 없는 평범한 소년이,

아무것도 없는 그런 맨손의 소년이 이 막장 세상의 수퍼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했다는데

누가 이 소년을 별 볼일 없다고 하겠으며 그를 비웃겠는가.

...그렇다고 이 소년이 최강의 힘인 [ 돈 ]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현실은 시궁창인 것이다.

 정의를 위해 용감히 일어선 소년을 기다리던 건 칼침과 뺑소니 뿐...

 

 결국, 소년은 죽을 고비에서 몸에 수많은 쇠심을 박고 살아나고,

몸의 신경 일부가 죽어서 일부 고통을 느끼지 못 하는 몸이 되었다.

 이 정도를 수퍼히어로가 받은 수퍼파워라고 할 수 있을까. 전혀 아니다.

 

 이 킥애스란 캐릭터는 사용하는 무기도 그렇고 형태면에서는 데어데블이 떠오른다.

수퍼히어로라기보단, 데어데블 코스프레...랄까? ^^;;;

 

 

 죽을 뻔 했음에도, 소년은 다시 일어서서 수퍼히어로가 되기로 한다.

 이 장면은 사실상 이 영화의 진정한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의 다툼에, 그것이 갱들끼리의 다툼이건 뭐건 간에

단지 그것이 여러 사람이 한사람을 폭행하는 부당한 것이기에 혼자서 달려 든다.

여러 장정들의 폭행을 넘어, 심지어 자신을 노린 칼을 눈앞에 두고도(지난번 칼에 찔린

사건도 있었으니 트라우마가 될만도 한데, 정말 용기가 끝내준다. 혹시 이 친구 정말로

수퍼파워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겁대가리가 없이 순수한 용기로 가득찬 브레이브맨? ^^;;;)

개죽음을 당하게 되더라도 이런 부당함을 보고 가만 있을 수 없다고 당당하게 외치는데... 

 

 이것이야말로 지금의 세상에 던지는 외침이 아닐까.

 더러운 부조리가 판을 쳐도 세상은 더러운거야~하고 말거나,

나같이 힘 없는 소시민이 무엇을 할 수 있겠어~라고 아예 딴세상 보듯 하거나,

잘난 정치인과 재벌이 해결해 주겠지...라고 스스로 노예인증을 한다거나 하는 한심한 사람들에게,

심지어 수퍼히어로가 나타나 이런 썩은 현실을 개선해 주기만을 바라는 무기력한 사람들에게,

당장 눈앞의 작은 부조리부터라도 자신들의 손으로 고쳐 나가라는... 그런 게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어차피 안될거야~라고 미리 포기하고는 그냥 암 생각없이 사는 것보단,

그래도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노력의 한발을 스스로 내딛는 그런 사람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이 시끄러운 와중에도 지방 선거가 눈앞으로 다가 왔다.

 미리부터 더러운 기득권 기생충들에 쫄아서 포기한다면 현실은 그저 시궁창일 뿐,

되든 안 되든 스스로의 손으로 그 썩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암튼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던 장면이었다.

 경찰에 연락 좀 해달라니까 무슨 구경거리 났다고 사람들 불러 모으던 삐끼 같은 사이코도 그렇고,

 킥애스의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저 흥미거리로 동영상을 찍어대며 보고만 있던 사람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수퍼히어로들은 냉정하게 말한다면 그저 코스프레 덕후들이라고도 하겠지만,

이들은 그 어떤 수퍼히어로보다 정말로 수퍼히어로다.

 시련과 죽음의 공포를 딛고 용기를 낸 주인공,

 스스로의 피나는 노력으로 살인 기계의 능력을 갖게 된 힛걸 부녀 등등...

 물론, 레드 미스트는 쓰레기다. ^^;;;

 

 

 원래 포스터에는 이러이러한 수퍼파워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엉덩이를 걷어찰 수 있다는 문구가 있는데, 국내 포스터에는 그게 삭제 되고 이상한 문장들이

추가되어 있는데...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게 힛걸 포스터다.

 

 보다시피 상상초월 히어로...라고 되어 있는데, 정말 그렇다.

 아마 가장 쿨~한 히어로가 아닐까? 악당도 사람이니 인권이 어쩌구 하거나,

어떻게 사람을 죽여요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해요~라던가 하는 헛소리 없이,

그야말로 인정 사정 없이 학살의 피를 뿌린다.

 

 사실 굉장히 흥미로운 캐릭터다.

 (정당한) 복수를 위해 수퍼 파워를 사용하는 캐릭터들은 많았지만,

이런 꼬꼬마라는 점이 참 독특하며 여러 생각할 것들을 만들어 준다.

 

 이런 꼬꼬마가 악당들이라 해도 사람들을 주저없이 죽여 나가는 것과,

 이런 꼬꼬마가 엄마가 살해당한 채 진실도 모른 채 원수가 탱자탱자 잘 살고 있는 것도 모른채

그냥 꼬맹이로 살아가는 것... 그리고 나중에서야 진실을 알고는 괴로워 하거나,

이미 공소시효 지났다거나 하면... 과연 어느 쪽이 문제가 있는 쪽일까.

 

 분명히 법은 힘 없는 소시민들의 최후의 보루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이상으로 힘 있는 기득권 기생충들의 훌륭한 창과 방패가 된다는 것도 분명하다.

 영화에서 힛걸이나 빅대디가 법적인 처벌을 바랬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두말할 필요도 없다.

 기득권 기생충들이 만든 법이란 그런 것이고 그 법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 시스템도 그런 것이다.

 

 

 어떻게 보면 희대의 악당일수도 있겠다. 어린 딸을 살인 기계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를 정말 악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

 

 뻔히 원수를 눈앞에 두고도 그 잘난 법으로는 아무것도 못 하는 현실에서...

그 현실에 안주하는게 진정으로 딸을 위한 길일까.

 딸의 손에 일부러 피를 묻히고 싶은 아버지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죽은 사람이 바란 것은 복수가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등의 좋은 얘기는 많다.

 하지만, 정말 그거면 되는걸까.

 

 캐릭터 자체는 형태적인 면에서 배트맨을 떠오르게 한다. 이쪽은 그런 배트맨 코스프레? ^^

 

 캐릭터 자체가 등장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로 분량 이상의 역할을

해줬던 캐릭터였다. 창고 안에서 혼자 갱들을 차근차근 흔들림 없이 척살할 때의 그 포스란...

 

 

 수퍼히어로 영화에 수퍼히어로만 나오면 되겠나.

 그리하여(?) 이 수퍼 빌란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쪽도 코스프레는 코스프레지만, 주인공과는 차원이 다르다.

 바로, 최강의 힘이라는 [ 돈 ]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복장만 봐도 반짝이 재질에

다양한 컬러 등... 무광택에 단색인 주인공과 정말 비교된다. 게다가, 자가용! ^^

 

 애초부터 갱보스인 아버지의 가업(?)을 잇고 싶어서 안달했던 만큼,

캐릭터 자체가 근본적으로 썩어 있었던 녀석이다. 이러저러해서 수퍼히어로 흉내를 내지만,

결과적으로 수퍼빌란의 탄생을 위한 과정이었을뿐...

 

 형태적인 면에서 보면 배트맨의 로빈이 생각난다. 극중에서 본인 입으로 사이드킥이 되고 싶다고

킥애스에게 접근하기도 하지만...

 단, 이 캐릭터는 형태적인 면뿐 아니라 내용적인 면에서도 배트맨의 로빈을 연상하게 한다.

배트맨의 사이드킥이었던 로빈이지만, 배트맨에 의해 버려진 뒤(!), 수퍼 빌란이 되어 돌아오는

에피소드가 있는 인물이니까... ^^

 

 

 

 참으로 대조적인 부녀와 부자 아닌가? ^^

 

 

 앞서 감동적인 클라이막스를 보여줬음에도 불구, 킥애스는 역시 애스같은 녀석이다.

 멍청이는 정말 신용해서는 안 된다.

 영화는 다행히 잘 해결되어서 해피엔딩이다뿐이지, 킥애스가 없었다면?

 

 이미 습격 사건도 다 짜놓았고, 창고의 원맨학살쇼를 봐도 개인 능력에서 킥애스같은 찌질이와

비교가 안되는 살인 기계 빅대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부녀에서 오는 극한의 연계 플레이 등등...

 굳이 찌질하고 무능력한 킥애스랑 함께 했던 복수에 비해, 빅대디와 복수를 했더라면 훨씬 쉽고

편하게 끝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텐데, 킥애스의 멍청한 짓으로 그런 비극이 일어났으니...

 사실상 결과가 좋아서 그냥 그냥 넘어가는 거지, 그리고 힛걸리 워낙에 쿨한 캐릭터니까 그렇지,

사실 최종 보스(?)는 킥애스가 되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분량으로 보나 비중으로 보나 당연히 킥애스인데...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면 힛걸만 인상에 남는게 인지상정일 정도로, 힛걸은 정말 굉장한 캐릭터다. ^^

 

 

 올해 최고의 캐릭터가 아닐까, 힛걸? ^^

 

 

 주인공과 그 친구들...

 마무리에 보면 결국 주인공도 오른쪽의 안경도 여자를 끼고 해피에로를 즐기는데,

맨 왼쪽의 녀석만 신세처량한데... 어떻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여러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늘어 놓고는 결국은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이 할 거 다 해내고,

이쁜 여친까지 손에 넣는 판타지... 이런게 뻔히 정형적이라 보일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보는건

킥애스를 무시하는 게 아닐까 싶다.

 수퍼파워도 없는 혈혈단신의 찌질이가 목숨을 걸고 죽어라 노력을 해왔지 않은가.

킥애스의 그런 노력을 생각하면 무슨 하렘을 차린 것도 아니고 여자 친구 하나 생긴 것 정도는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

 그점에서, 오른쪽의 안경 역시 노력이 있었다. 여자에게 코믹스를 보여주는등

계속 작업(?)을 걸었고...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맨 왼쪽 녀석은 그런 투자조차 없었으니 빈손은 당연한 결과... ^^;;;

 

 

 

 

 19세라고는 해도 생각보다(힛걸의 액션 위주로 편집된 예고편은 딱 거기까지...다.

그 이상 잔인한 장면은 없고 예고편에 나온 것들이 수위가 높은편으로 예고편만 기대한다면

오히려 좀 심심할수도 있다) 잔인하지 않고... 전혀 야하지도 않다. ^^;;;

 

 암튼 분위기는 장난 같지만, 실제로는 그 어떤 히어로물보다 진지한 작품이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매력적인 음악들로 영화의 재미를 한층 깊게 해 주었고... OST 킹왕짱!!!

 

 유일한 단점이라면 역시... 19세 주제에 야한 게 없다는 거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