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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매력이 있는 천룡팔부 2021 - 천룡팔부 (天龙八部 - Demi-Gods and Semi-Devils, 2021) 2/2

베리알 2024. 5. 20. 09:19

 

 이어지는 천룡팔부 2021 이야기 2/2.

 

 김용 노사의 소설들은 다들 매력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천룡팔부를 아주 좋아하는데...

 그 예술적인 막장스러움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좋고... 

 그리고 아주 좋아하는 여캐가 둘이나 등장한다는 것도... ^^

 

 암튼 그 이야기 2/2.

 

 

 

 

천룡팔부 (天龙八部 - Demi-Gods and Semi-Devils, 2021)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김용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 중에서도,

가히 완전체라고 불리우는 교봉, 소봉.

 김용 세계관에서 내세울 만한 강려크한 전설의 무공 같은 건 익힌 게 없으면서도

타고난 천생신무로 상승무공이 판을 치는 천룡팔부를 휘젓고 다니는 강자이고,

인성조차 영웅 그 자체이면서도 허례허식이나 위선 같은 거 떨지 않고

필요할 때는 주저없이 과감한 수를 쓰는 등 빌빌한 모범생도 아니고...

 이렇게나 완벽하면 매력이 없기가 쉬운데, 그조차도 비극적인 운명과 로맨스로

인간적인 매력마저 넘쳐난다.

 

-배우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어느 정도 분위기가 나오고, 거기서 약간의 감정 기복은

적당히 잘 어울린다. 하지만 거기서 더 강한 감정 표현으로 나아가면 이제 아...하는 느낌.

 뭐 전반적으로는 봐줄만 하다. ^^

 

-이번 2021년판 천룡팔부는 그야말로 소봉에 의한, 소봉을 위한, 소봉의 천룡팔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승무공의 괴수들이 설치는 세계관임에도 그냥 다 뚜까 패고 다니는데,

그냥 항룡십팔장만 쓰면 다 되는 그 느낌... ^^;;;

 

 

-그래서 많이 아쉽다.

 이 드라마는 왕년의 액션 배우, 우영광이 감독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느껴지는 옛날 홍콩 영화스러운 여러 연출들은 반가우면서도

요즘에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긴 하는데(드라마 직접 보면

아재들은 무슨 얘기인지 바로 감이 온다. ^^;;;), 문제는 액션 연출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우영광이라는데... 무공 대결들은 정말 실망스럽다.

 처음에 볼 때는 적당히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볼수록 지겨워진다.

 

-근래 무협 드라마들은 배우들이 액션에 익숙치 않은걸 감안해서인지,

실제 권격은 거의 없이 슬로우 촬영과 무공 표현의 폼잡기에만 치중하는데,

이 천룡팔부 2021은 아주 극치를 보여준다.

 다른 시대도 아니고, 김용 세계관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비현실적인 무공들이

판을 치는 시대라, 영상으로 표현하는 매력이 넘쳐날텐데...

 현실은 그런 무공들의 개성도 없고, 맨날 드라마에서 보이는 그 칼 보면서 피하기나

달려드는 칼 장력으로 멈추거나 그 미끄러지는 장면 등등등.

 일양지나 육맥신검의 표현도 2021년의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이거밖에 안 되나...하는

수준이라 정말 아쉽다.

 그래서 무공 대결 장면들이 나오면 재미난 게 아니라 역설적으로 지겹다.

 

-센스나 의지도 안 보이는 게... 초반 소봉이 초왕을 사로잡는 장면을 보면,

굳이 소봉이 앞에 선 병사들에게 일일이 장력을 한방 한방 날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모양도 너무 우습고, 어울리지도 않고...

 소봉 정도면 그냥 크게 팔을 휘두르기만 하면 병사들이 우르르 날아가는 게 정상 아닌가.

 

-그런 것도 모자라서, 보는 것처럼 항룡십팔장의 표현이 저런 CG다...

비록, 2000년 초반의 그 게임CG 같은 건 아니고 저렇게 비교적 투명하게 처리했다지만,

지금 시점에서도 저렇게밖에 안 되나...

 비슷한 시기에 천룡팔부 교봉전 같은 엄청난 액션이 나와서 더욱 아쉽다.

 

-암튼 무협 드라마들의 가장 시급한 문제점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무공들을 제대로 표현하기보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무공고하가

확실하게 느껴지기보단, 그냥 몇가지 패턴으로 계속 돌려막으며

시간만 때우는 그 느낌...

 차라리, 2000년대 초반까지의 그 대역들을 대놓고 아낌없이 써서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던 그때 액션 장면들이 훨씬 더 멋지고

그럴싸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

 

 

-소봉이 그렇게 올라가는 만큼,

반대로 자동으로 죽죽 추락하는 건 바로 모용복...

 드라마 시작부터 무수한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소봉에게 간단히 깨지며

북교봉 남모용이란 표현부터 깨고 시작을 하는 굴욕을...

 

-사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이게 그렇다고 모용복이란 캐릭터에게

어떤 긍정으로 작용하는 것도 아니라서.

 사조영웅전에서 양강이 예전보다 덜 나쁜놈으로 재해석을 하는 것처럼,

모용복도 그런 측면으로 변화가 있으면 나았을텐데 그런 것도 아니고...

 

-특히, 천룡팔부에서 아주 인상적인 문구가 바로 저 북교봉 남모용이라서

더욱 그렇다. 천하에 북교봉 남모용이란 말이 퍼질 정도이니, 두 인물에 대한

어떤 기대감과 신비감마저 갖게 하는 그런 도구인데...

 시작부터 대놓고 그걸 저리 깨부수고 음... ^^;;;

 

 

-시작만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내내 이런 분위기다.

뭔 일만 있으면 모용복의 실력이 떨어진다, 수준이 안 된다,

모용복을 자극하는 퍼레이드... ^^;;;

 

 

-심지어 소봉의 무위를 눈앞에서 본 왕어언조차

대놓고 이렇게 말을 할 정도... ^^;;;

 

 

-무공 뿐 아니라 인성에서도 꽝... 

 

 

-원작과 달리(설마 신수판?), 여기저기 많이도 끼어 들고,

그때마다 처절하게 깨지면서 북교봉 남모용의 허명만 계속 증명을... ^^;;;

 

 

-천룡팔부 세계관에서 이 말은 정말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심지어, 악의 괴수 정춘추조차 이 말을 신경 쓰고 있을 정도...

(물론, 원작과 마찬가지로 정춘추는 소봉에게는 상대가 안 되고 모용복과는 맞수를... ^^)

 

 

-하다하다 소봉 본인이 등판해서 모용복을 까는 상황까지 온다. ^^;;;

 

 

-이렇게 지독한 패배감, 열등감에 시달리는 게

캐릭터에게 어떤 매력을 부여하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무명승 장면에서는 결국 내내 돌림빵을 당하는 것에 아예 확인사살을...

 원작에서 모용복의 공격은 그냥 없애 버리고, 소봉의 공격에는 갈비가 부러지던 무명승인데...

 이번 2021년판에서는 모용복의 공격에는 별 대응도 안 하는데 그냥 튕겨져 버리고

그 반동으로 모용복은 피를 토하는데, 소봉의 공격에는 무명승이 직접 맞장을 뜨고

소봉이 살짝 물러서는 정도로 마무리. 보너스로 저런 대사까지...

 

-원작에서도 물론 북교봉 남모용의 차이는 엄청나지만...

그렇다고 모용복이 그렇게 무능해서 그런가 하면 그건 아니다.

 비교 대상이 최강의 영웅 중의 영웅, 소봉이란 점에서 물론 격차는 어쩔 수 없지만,

 모용복 본인의 수준은 분명 천룡팔부 세계에서도 고수인 건 분명하니까.

 두전성이는 소요파 천산동모조차 감탄하는 장면이 나오고, 정춘추의 화공대법을

제한적이지만 우회하는 장면도 나올 정도로 대단한 무공이고, 애초에 천룡팔부 시대에

북교봉 남모용이라고 알려질 정도면 결코 허명이나 속 빈 강정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워낙에 무슨 동네북 이미지가... ^^;;;

 

-옛날에는 건곤대나이의 하위호환이 두전성이인가 했었는데,

생각해 볼수록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애초 건곤대나이가 참 이상한 무공이긴 하다.

 맨땅에서 50억을 만들어 오면 50억을 주겠다 그런 느낌?

 그에 반해 두전성이는 그렇게 50억을 만들어 올 필요도 없고,

실제 활용도를 봐도 서로 어디가 낫다할만큼 격차가 나는 것도 아니고... ^^

 

 

-원작이나 다른 드라마판에 비해서,

소봉을 띄우기 위한 장면들이 확실히 여기저기 많이 들어가 있다.

 덧붙여서, 굳이 소봉 - 단예 - 허죽의 연결고리를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드라마 전반이 그렇다. 심지어 소원산과 모용박도 이미 초기에 등장해서 존재감을 보이고...

 너무 빨리 많이 보여주는 판본이랄까.

 

-어쩌면 이게 신수판의 차이를 반영한 건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원작 소설과 2003년판 드라마에 비하면 뜬금없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전부인지는 몰라도 상당 부분은 신수판에서 개정된 거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강민은 여태 드라마 아니 영상작 중에서 가장 좋았다.

 이 드라마의 연출도 좋았긴 하지만, 무엇보다 배우가 그동안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

가장 취향이어서... ^^;;;

 내가 좋아하는 소나무 홍의진 양이 흑화한 그런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천룡팔부에 나오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두 인물 중의 하나가 바로 아자!

 농담 아니고 진짜임. 형부에 대한 무서운 집착의 순정녀... ^^

 

 

-이게 형부가 돌봐주는 장면인지,

트렌디 드라마의 연애 장면인지... ^^

 

 

-형부 소봉에 대한 저 무섭도록 순수한 집착이 참 인상적...

 

 

-소봉이 평생 돌바줘야겠다니까 얼굴에 반짝 웃음이 터지다가,

그 내용이 동생이니 바로 저런 표정으로... ^^

 이번 아자역의 배우가 참 잘 소화한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2003년판에서의 아자가 아주 제대로 미친 X라는 느낌이라면,

이 2021년판의 아자는 제대로 교육 못 받고 자란 악동 같은 느낌... ^^

 

 

-유탄지 시점의 아자... ^^

 

 

-형부가 찾으러 온건지, 애인이 찾으러 온건지... ^^

 

 

-구구단의 김세정 같기도 하고, 

레인보우의 막내 조현영 같기도 하고... ^^

 

 

-2003년판에서 제대로 미친 X인 아주였전 진호...

다시 봐도 정말 끝내주는 아자였다. ^^;;;

 

 

-허죽과 그 모친. 오타 아님. 진짜임. ^^

 허죽은 별로였다. 2013년판에 가까운 느낌이기도 하고...

 뭐랄까 언제나 울분에 차 있는 허죽이랄까? 허죽스럽지가 않았던...

 

 

-그리고 이 대파란의 현장...

 단연경도 사실 2003년판 이후로는 마음에 안 든다.

 왜 굳이 철가면들을 그렇게 씌우는지...

 이번 작품도 역시 철가면에, 무슨 틱 장애가 있는 것 같은 행동들이 영...

 

 

-왕부인, 이청라의 질투는 결국 파국의 나비효과를...

 2003년판에서는 모용복을 개막장으로 만드느라 이 부분에서도

원작 이상으로 패륜을 저지르는데, 이번 2021년판은 원작 수준으로...

 

 

-이게 신수판에서 삭제된 건지, 아니면 이번 2021년판의 수정인지

이렇게 단연경을 죽이려던 단예를 말리고 단연경이 네 애비다!...를 시전한 후에,

단예의 모친이 그 애들은 네 친여동생들이 아니니까 네가 원하면 하고 싶은대로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대사는 이번 2021년판에 등장하지 않는다.

 신수판 엔딩인 2013년판에도 나오던데... ^^

 

 

-개인적으로 이번 2021년판에 가장 인상적이면서 안타까운 부분!

 그전까지와 달리, 이번에 천산동모는 환동한 동안에 진짜 어린 배우가 나온다!

 

 

-어린아이임을 이용하고 어필하는 이런 표정과...

 

 

-동시에 그 어린아이의 내용물은 천산동모라는 걸 동시에 유감없이 보여주는,

그야말로 후덜덜한 연기와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게다가 이게 성인 천산동모 배우의 굴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2021년판은 주요 인물이 처음 나오면 이렇게 누구라고 표시가 되는데,

덕분에 천산동모는 성인 배우 놔두고 이 어린 배우에서 이렇게 표시가 된다. ^^;;;

 

-어린 천산동모에 워낙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어른 천산동모는 상대적으로 정말 밍밍해서 실망이었다.

 아예 이 어린 배우로 계속 천산동모를 갔으면 어땠을까?
 개막장스러운 상황들이 펼쳐지는 건 어떻게든 적당히 기술적으로 넘어 가고,

이 포스로 천산동모 계속 갔으면 간만에 역대급 천산동모 나왔을 것 같은데...

 

 

-역대급이라 평가 받는 2003년판의 천산동모.

 다시 봐도 정말 역대급 천산동모 맞는데...

 만약 2021년판이 저렇게 천산동모가 갔으면, 이 2003년판에

비벼볼 수 있지도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정말 아쉽다. ^^

 그런데, 2021년판의 저 어린 천산동모 뭔가 낯이 익은데???

 

 

-바로 그렇다!

 의천도룡기 2019에서 소년 장무기와 함께 아빠 양소를 찾아갔던,

바로 그 양불회였다!

 이때 아역들이 하나같이 연기도 좋고 장면들도 감성을 자극해서

아재들이 그렇게들 인상적으로 봤었는데... 그때 그 양불회가 천산동모로!

 정말 기대주로 잘 크고 있는 것 같다. ^^

 아직 아역 배우라, 찾아봐도 딱히 나오는 게 없다. 심지어 이름도 장완아라고

표기한 곳이 있던데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겠고...

 

 

 

 

 

-다른 판본들과 달리, 전설의 레전드 2003년판이 존재하는 중에도,

나름의 매력이 있던 2021년판 천룡팔부였다.

 2013인지 2014인지에 실망한 반대급부도 아예 없진 않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