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장점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꼭 다 마음에 들지는 않는... - 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3

베리알 2023. 3. 13. 09:16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노다메 신장판인데...

 볼수록 참 뭔가 미묘하다.

 장점은 확실한데, 그렇다고 변화들이 꼭 다 장점은 아니고...

 암튼 최근 그 3권이 출시되었다.

 

 

 

 

노다메 칸타빌레 신장판 3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최근 출시된 3권.

 2권에서도 언급했고... 다른 작품의 신장판 출시 때도 가끔 불만인 부분인데,

작가의 바뀐 그림체가 지나쳐서 작품과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다랄까.

 지난 2권에서의 넓대대한 치아키에 불만을 터뜨렸는데,

이번 3권에서는 미르히가... -.-;;;

 다른 캐릭터들은 그려려니 하겠는데, 그 미르히가 이게 뭔가 싶다.

 까불고 빈틈 많은 노인네처럼 보여도 음악에 미친 거장의 악마같은 날카로움이

있어야 하는 미르히 홀스타인이... 그냥 동글동글한 할배가... -.-;;;

 

 

-정확하게 용량... 아니, 분량이 일치하는 구판 5, 6권과 이번 신장판 3권.

 구판 표지들은 사실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었는데...

 신장판 표지들을 보고 있자니, 구판 표지들이 정말 좋아 보인다... T T

 

 

-좌 신판 우 구판.

 뭔가 표현이 미묘하다. 지난 권들에서는 신장판 역자가 구판의 역자와

같은 사람인 게 장점인 것처럼 얘기했는데... 진행이 되면서 오히려 단점?

 구판의 기조는 유지하되, 번역이 잘못되거나 모호했던 부분들을 수정하는데...

동시에 구판과 차별화를 둬야 한다는 강박감이라도 있는 건지(물론 이해한다. ^^),

비슷한 대사라도 뭔가 좀 다르게 하려는 노력들이 많이 보인다.

 이게 더 정확한 대사를 위한 노력일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일종의 혼란이랄까...

 

-위 콘서트마스터의 대사들을 보면, 미묘하게 구판이 더 그럴싸한 부분과

신판이 더 그럴싸한 부분들이 섞여 있는 느낌이다.

 구판의 치아키의 연주를 놓고 끝내준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신판의 협주곡 따위-로 이어지면 훨씬 느낌이 살 것 같은데... ^^

 

-이어지는 대사들도 그렇다. 구판의 연주의 질-을 신판에선 그냥 퀄리티로 했는데,

이어지는 미르히의 대사에선 구판은 클라이맥스로 했다가 신판에서 제일 흥이 고조...

 물론, 오리지널 대사에선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구판의 대사들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신판의 맘껏 퀄리티를 올린다...는 상대적으로 연주의 질을 높이고 싶다보다

모호하게 느껴지고, 나중에 지휘할 때도 나오지만 미르히의 말투를 보면

그냥 단번에 스톱!-보다는 스톱, 스토옵!!-이 어울리고...

 

 

-좌 신판 우 구판.

구판에 내가 익숙한 탓도 분명 있겠지만,

신판의 사람들 말투는 오히려 혼란스럽다.

 구판은 미르히의 노인네스러운 말투, 거장다운 (위선의 ^^) 존대말 등등...

미르히라는 캐릭터가 딱 정립이 되어 있었는데, 신판은 왔다 갔다...

 이 두사람도 서로 존대말을 사용하던 구판이 더 어울린다.

 굳이 친근감을 강조하려고 신판 번역은 바꾼 건지... 아니면 원래가 

서로 반말을 쓰는 대사들인지... 하지만, 직역이 꼭 최선은 아니듯이,

이 두사람의 나이나 관계, 지위 등을 생각하면 구판의 대사들이 

한국인이 보기엔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좌 신판 우 구판.

물론, 일부 표현들이 그렇게 호불호가 있을지언정...

기본적인 번역은 당연히 신장판이 훨씬 더 정확한 건 사실이다.

 검색해 보니, 한국에서는 해당 토끼를 아마미검은토끼(=아마미검은멧토끼)로

표기하는가 보다. ^^

 

 

-좌 신판 우 구판.

 한국에선 보통 멜로디언으로 표기하는 그 악기다.

 원래 이름은 멜로디카라고 하는데, 제품명의 보통 명사화가

한국에서 따로 일본에서 따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멜로디언으로 사용하고,

일본에서는 피아니카로 사용한다고... ^^

 

 

-좌 신판 우 구판.

이건 뭐 딱히 안 중요할 수도 있지만,

이 캐릭터들을 생각하면 간드러지는 존대말보다는

구판의 일상적인 말투가 더 어울린다는 개인적인 취향... ^^

 

 

-좌 신판 우 구판.

 하지만, 취향을 넘어서서 내가 기억하는 미르히 홀스타인

즉, 슈트레제만이란 캐릭터를 너무 변하게 한다는 게 아쉽다.

 구판에서 미르히는 기본적으로 노인네스러운 존대말을 사용하며,

치아키 정도에게나 혹은 완전히 1:1 상황의 학생에게 반말을 사용한다.

특히, 노다메에게는 언제나 존대말을 사용해서 치아키를 상대할 때의

슈트레제만과와는 다른 미르히 홀스타인의 느낌을 더 강조해 보여주고 있는데...

 신장판에서는 이런 게 사라져 있어서 캐릭터들이 혼란스럽다.

 개인적으로 정말 명장면이라 생각하는, 노다메를 유혹해 데뷔시키던 

마치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강림한 듯하던 그 장면에서도

그야말로 진짜 그런 악마의 유혹을 보여주는 듯한 존대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렇게 되니 신장판에선 둘사이에 묘한 위치 차이랄까 그런 게 느껴진다.

 노다메도 구판보다 미르히에 대한 말투가 좀 더 공손해져서 더 그렇고...

 

-다시 말하지만 뭐가 오리지널 번역에 더 가까운지는 모르겠다.

 아니, 달라진 정확한 번역들을 보면 신장판의 번역이 직역에 더 가까운 가능성이 크겠지.

 하지만, 그동안 내 안에 구축해 놓았던 캐릭터들이 많이들 달라져서 참 혼란스럽다...

 

 

-좌 신판 우 구판.

 물론, 정확한 번역들은 신장판이다.

 뻔히 나같이 모르는 사람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쪽지에 레이스 퀸 랩소디 즉 레이스 퀸 광시곡이라 써 있는데도

구판에선 레이스와 레이스 사이에... 

 어쩌면 광시곡이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보고, 또 좀 더 에로한 느낌을

내기 위해서 레이스와 레이스 사이에...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

 

 

-좌 구판 우 신판. (여태까지와 반대! ^^)

 이게 원래 저런 영어 대사로 되어 있던 걸 

한글로 고쳐썼던 건지는 몰라도... 의외로 신장판에선

저런 영어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위 컷들에서는 구판의 대사들이 훨씬 더 치아키스럽다고 생각한다.

 

 

-상 구판 하 신장판.

 오른쪽 위 메뉴판을 보면 서로 위치가 반대라는 게 재미있다. ^^

 그리고 구판에서는 그냥 사람 이름을 보고 웃고 말았는데...

 신장판에서는 그 이유를 저렇게 알아볼 수 있다.

 

 

-상 구판 하 신장판.

미네 대사를 보면 신장판의 영어 단어 사용들이

원래 대사와는 관계가 없나...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열 받게를 놔두고 킹 받게라니!? -.-;;;

 유행어 사용을 싫어하는 건 아니고, 오히려 적절한 사용은 작품의

재미를 더 살린다고 생각하지만... 킹 받게-같은 단어 정도면 그렇게까지

유행하는 단어도 아니고... 굳이 이런 마이너 유행어를... -.-;;;

 

-옆의 치아키 대사도 뭔가 미묘하게 다르다.

 시험에 합격해야 발표회에 나갈 수 있는 거니...

 그 결과에 따라서 치아키는 나갈 수도 있고, 못 나갈 수도 있는 것.

 치아키의 단순한 변심으로 나가고 안 나가는 걸 결정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구판에서는 내가 (시험에 떨어져) 못 나가면 누가 나가냐고 하는데,

신장판에서는 내가 (시험에 떨어져) 안 나가면 누가 나가냐고 하는 느낌...

 아무리 치아키가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어도 여기서 못이란 표현이

더 자연스럽다. 어찌된 일일까... 설사 만약에 일본어 대사의 직역이라고 해도,

한국와 일본의 표현 차이를 생각하면 여기서 더 자연스러운 건 못...이라

생각되는데 말이다.

 

 

-좌 신장판 우 구판.

 콘티(?) 중 한페이지가 구판에선 대사를 번역한 채 말미에 붙어 있는데,

신장판에서는 일본어 대사 그대로 둔채 붙어 있다.

 

 

-신장판에서는 빠져 있는 구판의 페이지들...

 

 

-반대로, 구판에는 없고 신장판에는 있는 것.

 신장판의 외피를 벗기면 뒷면에 이렇게 본편에 등장하는

곡들 리스트가 들어 있다.

 

 

 

 

-분명히 구판에 비할 수 없는 인쇄질과 선명함의 신장판이고,

구판이 연식이 오래되어 점점 물질로서 열화되어 가는 만큼,

신장판의 등장은 분명 기다리던 것이었다.

 하지만... 더 정확해진 번역들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내 안에 구축된

캐릭터들과 다른 캐릭터들을 보여주는 새로운 번역들은 꼭 마음에

들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이번 3권에서는 그런 면이 더 극대화되었던 장면들이 여럿 나와서

더 그런 것 같다.

 

-분명 좋기는 좋은데... 의외로 다른 신장판 사례들과 달리,

이 노다메 칸타빌레는 구판도 계속 책장에 놔둘 것 같고...

 2권까지의 감상에선 구판을 처분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는데,

3권까지 본 소감으로는 그 수준을 넘어서서... 

오히려 신장판보다 구판을 더 자주 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