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매 리스트에서 보고 나도 모르게 바로 주문했었던 그 책...
나같은 올드게이머 + 물질주의자 입장에서, 이런 책을 그냥 지나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 ^^;;;
한국에서 만든 예전 PC 패키지 게임들을 도감처럼 정리한 책, 그것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PC 게임 - 사진으로 읽는 한국 게임의 역사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바로 이런 제목으로 나온 책으로...
무려 양장으로 되어 있어 마치 예전 두꺼운 백과사전 같은 느낌도 든다.
단, 표지에서 짐작할 수도 있는데... 내용물에 비해서 책의 디자인 자체는
아쉬움이 좀 크다.
이 표지만 봐도, 일부러 옛날 복고적인 양장문고 느낌을 내려고 한 건지,
제목까진 그렇다쳐도, 다른 텍스트들은 너무 작아서 가독성이 꽝...
-뒷면... 굳이 이 책을 구입할 사람들이면,
이미 나이 지긋한 사람들일텐데... 노안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인정사정 없는 글씨 크기... ^^;;;
-책 가격은 단순히 보면 엄청 비싸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양장이라고 해도, 단품 한권의 가격이 무려 정가 4만원...
(3만원과 4만원의 심리적 차이를 노리기 위해서 정가가 39000원으로
책정된 듯 하다. ^^)
하지만, 이 책의 양장이나 올컬러 등 외형을 보면 객관적으로 비싼 건 아니다.
더구나, 이런 내용으로 나오는 책이면 더욱 더... ^^
-저자들 소개...
MSX, 재믹스, XT 컴퓨터, 금성, FC-150, 애플 II+ 호환 기종 등등...
게임과 PC를 접하며 자라온 아재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이 용어들의 향연... ^^
-이 책이 참고한 책의 목록이라는데, 게임뉴스가 없는 건 의외?
PC잡지 말고, 게임잡지를 표방한 잡지로 게임월드가 등장하고
이후 게임뉴스가 나오고... 그랬었는데 여기 참고 목록에는 없다.
하긴, PC잡지도 마이컴만 나와 있는데 이 잡지는 원래 컴퓨터학습이었고... ^^
-나무위키를 뒤져 보니, 국내 게임 잡지의 역사가 참... -.-;;;
https://namu.wiki/w/%EA%B2%8C%EC%9E%84%EC%9E%A1%EC%A7%80
물론, 이 책과 저 나무위키에 나오지 않은 게임잡지들이 더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일단 디자인에 대한 얘기부터...
이 책의 존재 자체나, 다루는 내용은 정말 최고지만,
책 디자인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위 페이지 구성이 기본인데... 텍스트를 저렇게 작게 하면서까지
이렇게 휑한 공간을 많이 남길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먼저 들고...
옆면까지 나오는 패키지 사진은 좋지만, 위치를 조금 잘 조정했으면
아래 스샷들의 크기가 좀 더 크게 나올 수 있었을텐데...
-암튼 예전 게임잡지의 깨알같은 글씨 크기를 재현하려고 일부러 그런 건지,
기본 글씨가 저렇게 조그맣다는 건 아쉬움을 넘어, 이 책을 구입할 아재 할재들에게
일단 장벽이 될 수도... ^^;;;
-물론, 다시 말하지만 디자인적인 아쉬움을 빼면
책 내용 자체는 정말 눈물 나오게 좋다. T T
(유의미한) 최초의 국산 게임 타이틀을 획득했었던 폭스 레인저!
-그 시절 게이머를 지나왔으면, 왼편에 표시되는 스펙(?)이 참 정겨울 것이다.
5.25인치 2D X장, XT AT 이상, 허큘리스, 옥소리, 애드립... 크... T T
-아재로서 이 책의 찐 장점으로 이런 중간 중간의 칼럼을 꼽고 싶다.
PC 게임들이 주욱 나열되는 사이에, 이렇게 칼럼식으로 개별 게임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시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해준다.
-역시나 아재들이라면 추억의 단어들...
아프로만! SKC 소프트랜드! 등등! ^^
-당시 컴퓨터학습, 그러니까 마이컴에서 그날이 오면 II 공략을 보면서
어? 그럼 그날이 오면 I은 언제 나왔던 거지?...했었는데, 그 사정이 여기에... ^^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국산 게임들을 개별적으로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그 당시의 시대 진행을 정리해 주는 이런 칼럼들이 사이사이에 들어간 게
정말 강점이다.
대만 게임, 일본 게임... 지카의 전설, 만트라... 아아 그 시절 추억들이
퐁퐁 솟아오른다... ^^
-전설(?)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이 게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용에서 언급하는 게임들... 오리진의 윙 커맨더와 울티마 시리즈!
아재들은 기억하겠지만, 당시 오리진에서 뭐 게임 하나 나온다고 하면
PC를 교체하던 그런 시대였다. 워낙 최신의 고사양으로 게임들이 나오다 보니... ^^
-달려라 코바도 패키지로 게임이 나왔었다고... 추억 돋는다. ^^
-이런 게임(?)이 있었다니...
서태지와 아이들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량은 상당했나 보다.
그리고 이런(?) 캐릭터 게임들이 그렇듯이 실제 게임 평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는 설명까지... ^^
-전설의 어쩐지 저녁!
하단의 저런 여성스러운 일러스트 정말 그립네...
-개인적으로 창세기전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서풍의 광시곡!
일러스트나 분위기, 캐릭터 등은 최고인데 정작 게임 시스템은 문제가 많았지만...
-당시 번들 경쟁에 대한 얘기도 칼럼에 실려 있다.
왜 게임회사가 그렇게 잡지 번들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를 오늘에서야... -.-;;;
-IMF와 대번들시대... 많은 것을 바꿔 버린 그 시절...
나는 잘 기억 못 하는데, 그때 잡지들이 모여서 그런 번들 경쟁을
지양하자는 약속을 했는데, 누가 깨고 나오니 당연히 공중분해...
-참 씁쓸한 내용을 볼 수 있었던 하얀마음 백구...
엄청난 성과를 올리자, 상표권 분쟁이 벌어지고
각종 백구 게임들이 나오는 상황까지...
참 왜들 저랬던 걸까. 어른들의 사정이란...
-책은 옆에서 보면 이렇게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하얀 부분은 위에서 나온 게임 자체 소개,
그리고 색이 들어간 부분은...
-이런 식으로 패키지의 전면과 후면을 큼지막하게 실어 놓았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야말로 꺼져가는 추억 아니 잃어가는 기억을 되살리고,
군데군데 이빨이 빠진 당시 상황의 기억들을 훌륭하게 보충하고...
무엇보다, 국산 게임들의 추억을 이렇게 멋지게 정리해 놓았다는 게
정말 헐떡이게 만드는 책이다.
-그 시절 게임과 함께 자라나... 이제 아재 할재가 된 사람들을 노린
이런 기획이 일본책의 번역을 넘어, 이렇게 국내 자체 기획도 나오는 게
뭔가 참 여러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책이 잘 팔려줘야, 다음의 무언가 기획이 또 나올 수 있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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