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최근 구입한 두개 블루레이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 - 올드보이 (Oldboy, 2003), 라비린스 (Labyrinth, 1986)

베리알 2016. 9. 26. 08:00



 원래는 작품들이 작품들이라 시간을 들여 더 언급을 해야할 것들인데

그냥... 사는 게 귀찮다보니 근질근질한 입 해소용으로만 짧게 끄적여 보는 잡담.





올드보이 : 디지털 리마스터링 넘버링 한정판 (2disc)

(Oldboy, 2003)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드디어... 오랜 시간 끝에 발매된 국내판 올드보이 블루레이!


-유감스럽게도... DVD 시절에도 DVDprime 회원들 간에 난리가 벌어지게 만들었던 원흉인

올드보이여서일까. 플레인 아카이브에서 출시된 이번 블루레이도 역시 시끌시끌한 것 같다.

그것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내적인 원인으로도 외적인 원인으로도...

 뭐, 나로선 솔직히 이 판매 방식을 이해하지 못 하겠지만 블루레이를 감상해보니

어떤 의도가 있긴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그 이유는 아래에서. ^^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세가지 버젼으로 발매 예정이고, 이건 그중에 가장 먼저 나온 버젼. 일종의 일반판? ^^


-사실 디자인으로 보면 셋중 가장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다.

 단점은, 저런 부가품들이 올드보이를 상징하는 문양의 봉투에 담겨 씰링 왁스까지 추가되어

들어 있는데... 케이스 안에 수납하는 식인데, 결과적으로 저런 두껍고 무거운 물건이 케이스에

들어가 있는 거라 이 처음 본 보라색 케이스가 좀 벌어지는 문제점이... 어디 다른 올드보이에다가

빼서 넣어 놓아야하나 고민 중이다.


-화질...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는데, DVD 시절부터도 이미 거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부분이고...

 간단하게 말해서, 객관적으로 만족할 수준은 아닐지 몰라도 현존하는 올드보이 블루레이 중에선

최고라 할만하다.

 단순히 밝기와 대비를 조절한 것에 불과하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그 들쑥날쑥 기괴하기까지 하던

올드보이의 화질이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일정한 선을 넘게 된 점은 절로 탄성이 나온다.

특히, 일부러 못 만든 듯한(감독이나 제작자들이 옛날부터 맨날 내놓는 화질이 나쁠 수 밖에 없는 여러

이유들이 아니라도, 메이킹을 보신 분들이라면 형편없는 화질의 장면들 중 상당수는 멀쩡하게

촬영되었었다는 건 익히들 알고 있을 것이다...) 장면들 중에는 믿을 수 없는 지경인 장면도... ^^

 단점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반대 급부로 그레인이랄까 노이즈랄까 그런 게 전반적으로 굉장히

도드라져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거... 그냥 필름 그레인이라고 납득할 수준이 아닌 것도 분명한 사실.

화질 논란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좀 자글자글한 느낌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데다가

장면에 따라선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어쩌면 취향에 따라선 보다 더 기괴한 예전

느낌을 간직한 기존 외국 블루레이들을 선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객관적으로 본다면

지금까지 나온 그리고 여태까지 세계에서 그렇게 무수한 판본들이 나왔지만 그동안 어디서도

튀어나오지 않은 환상의 필름이라도 발굴되지 않는한 앞으로도 이 이상의 블루레이는 없을 것 같다.

아니, 솔직히 블루레이 다음 매체로 간다고 해도 더 화질이 좋아질지는... ^^;;;


-챕터수가 많은 것도 개인적으로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


-기존 DVD 시절 논란이었던 초판, UE, FE 논란을 잠재우는,

초판과 UE에서 가져온 풍성한 코멘터리와 부가 영상등...이 있다고 하는데

이건 아직 다 확인 못 해서 실제로 그런지 어떤지는 내가 모르겠으니 패스.

 하지만 일단 부가 영상이 많기는 많은건 사실이긴 하던데... ^^


-그러나! 글이고 뭐고 숨쉬기도 귀찮은 와중에도 굳이 이렇게 짤막하게 끄적이게 만든 진짜 이유는

따로 있으니... 바로, 서플 디스크로 제공되는 다큐멘터리, 올드 데이즈 때문이다.

 올드보이를 모르거나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아마 굳이 이 블루레이를 기다리고

구입한 사람들에게 이 다큐멘터리는 기대한 것 이상의 충격적인 감상을 안겨줄 것이다.

 정말...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다. 외국에서 몇십주년 기념판 같은 판본들이 나오거나

나중에 서플 보강한 애들 다시 나오거나 하는 애들은 여기에 비하면 그냥 다 찌그러져 있어야할 수준.

 뭐랄까, 가히 15주년 기념판 정도? 그런 이름을 붙이기에 젖절한 최고의 다큐멘터리다.

 2시간 분량인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냥 다 보고야 말았다. 올드보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올드보이를 아는 분들이라면 진짜...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올드보이 개봉에서부터 파국을 일으켰던 DVD 사건, 그리고 그동안 내내 제기되어온

국내판 블루레이에 대한 갈증을 함께 해온 분들에게, 이 올드데이즈는 이 블루레이의

구입 이유로 해도 충분하다고 단언하고 싶을 정도.

 마지막에 백준오님 이름이 뜰 때 나도 모르게 탄성과 함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올드보이를 이런 블루레이로, 그리고 이런 걸작 다큐멘터리와 함께 보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


-전세계 최고 판본임을 자부하는 것인지... 영화 본편도 아니면서 한글 자막(과 영어 자막도)도 지원한다.

이 다큐 자체가 전주 국제영화제 출품작이라니까 세계의 올드보이 팬들을 위한 것일지도.

 덧붙여, 화질 음질이 영화 다큐로선 오버 스펙(?)이기도 해서 더욱 좋다. ^^


-단! 정말 정말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는데... 이거 너무 치명적인 단점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원래 이 판본만 구입하고 손을 뗄 계획이었는데... 이 올드 데이즈가 너-무 매력적인

서플인걸 확인하고 나니, 이 올드 데이즈를 만들고 남은(?) 올드 데이즈 등장 인물들의 인터뷰 클립이

너무 보고 싶어져서 이어서 발매 예정인 3 디스크 스틸북을 구입하고 싶어진다는 거!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도... 논란이 많은 이번 올드보이의 판매 방식은 다분히 이런 의도도 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렇게 올드 데이즈로 미끼를 물어 버리면,

자연스럽게 3 디스크 스틸북에 현혹되고야 마는... ^^;;;

 암튼 이 올드 데이즈는 정말 강추다. 다른 미사여구가 필요없다. 올드보이를 모르거나(올드보이에

대한 치명적인 스포일러로 가득하므로, 영화 안 본 분들은 보면 안 됨! ^^) 올드보이를 싫어하면 모를까

진짜 강력추천이다.









라비린스 (Labyrinth, 1986) - 4K 리마스터링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m )

-이번 30주년 기념판 라비린스.

 기존 블루레이에 실려있던(뭐, 일부는 기존 DVD부터 이어지던 것이기도 하지만... ^^)

서플들도 그대로 가져왔으니 기존판 처분할 생각인 분들은 그렇게 해도 되겠고,

기존판과 신판 구입을 저울질한다면 역시 서플 때문에는 고민 안 해도 되겠다.

 그리고 이 30주년 판에는 새롭게 만든 서플이 몇가지 추가되어 있다. 딱히 크게 유용한

서플은 아니지만...(사실 급하게 만든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어차피 기존 서플들이 충분히

강력하니까. ^^) 그래도 관계자들이 최신 모습으로 나온다는 점에서는 나름...


-기존 해설 트랙도 가져왔고, 부가 영상들에 대한 한글 자막도 다 수록되어 있다.

 단, 기존판과 마찬가지로 PIP 서플에 대한 자막은 어떤 언어도 지원되지 않는다.

 아마 이번 신판 블루레이 역시 일본판에서 일본어로만 지원하지 않을지...


-메뉴 화면들도 화면부터 음악까지 모두 새롭게 만들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건 구판 쪽이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특히 음악. ^^


-돌비 애트모스는 확인을 못 하니 음질은 차치하고,

사실 신판의 화질은 꽤나 흥미롭다.

 구판의 화질이 흐릿하다는 평이 많았긴해도, 실제 해상력이 나쁜건 아니었는데...

이번 신판은 화질이 바뀐 것 덕분에 그 해상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전에 언급한 것처럼 화질 경향이 상당히 달라지면서 결과적으로 화질이 꽤 진해졌는데

이로 인해 구판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흐릿하던 화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 오며

해상력까지 개선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즉, 실제로 해상력이 많이 좋아졌다기보단,

색감 부분에서 크게 차이가 나면서 이게 체감 해상력의 향상을 상당히 이끌어낸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화질이 상당히 다르게 다가오면서... 이런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역시나 선명해졌을 때 나타나는 반대 급부도 눈에 띈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긍정 효과에 비하면

사실상 미비한 수준... 올드보이와는 다르다. ^^


-하지만 이런거 저런거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이번 30주년판에서 화질 경향의 변화로 인해

여러 부가적인 효과까지 이어지는 걸 보며, 새삼 4K판은 그럼 어떤 화질인가?-라는 것에 대해

강한 호기심이 느껴졌는데...

 물론, 현재 4K란 게 어떤 의미에선 3D 다음으로 업체들이 내놓은 상술 패러다임이고

HDR이란 것도 어떤 의미로는 작품을 왜곡하고 훼손하면서까지 이상한(?) 화질로 만드는

부작용도 동시에 안고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어쨌건 호기심이 일어나는건 어쩔 수 없으니까.

 4K 리마스터링에서 2K로 다운해서 만든 블루레이가 아닌, 4K 리마스터링으로 보는 라비린스의

화질은 어떨 것이며... 2K 블루레이에서도 이런 화질 변화를 보여준 결과를 냈는데,

과연 HDR이란 마법의 양날검으로 만들어낸 오리지널 HDR 화질은 어떨 것인가... 굉장히

궁금해지...긴 했지만, 역시나 4K 장비 셋트가 없으니 그냥 일장춘... 아니, 일장추몽일뿐. ^^;;;


-암튼 올드보이도 그렇지만 이번 라비린스도 다른 신판들의 장점들은 차치하더라도,

많이 변한 화질에 대해선 객관적인 향상을 떠나서 호불호는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긴 했다. 특히, 전가의 보도와도 같은 감독의 의도나 검수 같은 게 꼭 긍정적으로

작용하진 않는다는건 이미 설국열차 등으로 경험한 것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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