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들과 얘기를 하던 중에, 우연히 나온 영화 중에 주성치의 북경특급
즉 007 북경특급 (國產凌凌漆 - From Beijing With Love, 1994)이 있었는데...
뭐랄까 벌써 20년전 영화(농담이 아니고 정말 20년전이다. -.-;;;)가 되어버린 걸 보고
나도 지인들도 모두 다시 한번 노인네가 된 것에 새삼 우울해지는 동시에
그때 참 줄줄이 이어지던 주성치의 재미난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로 즐거워지기도 했었다.
소림축구나 쿵푸허슬 등 비교적 메이저한 그의 히트작들이 재미없었다는 건 아니지만,
역시 주성치하면 이때가 제맛 아니겠나? ^^
그래서, 예전에 구입해 둔(아마 2007년이던가?) DVD를 간만에 꺼내 보며 참 행복했었다.
그래서 풀어 보는 잡담... ^^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바로 이 작품... ^^
지금에 와서 보면 20년 전이라는 게 역시 여러 곳에서 확인이 가능한데,
그중에 하나라면 이렇게 어디서나 줄창 담배를 피우는 데도 12세 관람가라는 것... ^^;;;
-내가 구입한 DVD는 프랑스판인데... 혹시나해서 DP에서 검색을 해 보니 홍콩영화에 조예가 깊으신
jietli님께서(물론, 이분이 홍콩영화에만 조예가 깊으시단 뜻은 아님! ^^) 예전에 올려 놓으신 캡쳐 화면이
있었고... 독일판 캡쳐라고 되어 있길래, 기왕에 얘기를 꺼낸 김에 무의미한 수다가 아니라 조금이나마
의미를 남기기 위해 그 캡쳐 화면들과 비슷한 장면들을 캡쳐해 보았다.
DP의 jietli님의 독일판 캡쳐 화면은 여기서
그리고 아래의 캡쳐 화면들은 내가 캡쳐한 프랑스판 화면들이다.
-주성치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분... ^^
국내에는 주성치의 007 2탄으로 알려진 영영발에서도 나온다.
-진지한 표정에 진지한 장면인데... 정말 정말 어설픈 이 저격 장면이라니. ^^
-기를 쓰고 노력한...것까진 아니고, DP에 올라와 있는 캡쳐 화면들 중 일부를 대충 비슷하게 잡아 보았다.
캡쳐하면서도 새삼 놀랐는데... 화질 경향이 상당히 달라서이다. 예상 이상으로...
-유럽판...하면 보통 영국판, 프랑스판, 독일판 등이 거론이 되는데 공용 판본이나 헐리웃 메이저 회사를
제외하고 보면, 셋 다 각자의 개성들이 강한 편...
-영국판은 섬나라답게(...) DVD 시절부터 가격이 센 편이었는데 블루레이로 오면서 저렴한 가격대가
많아져 관심을 많이 끄는 지역이다. 공용 판본 외에 영국판들로 한정해서 보면, DVD 퀄리티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는 나라이고, 유럽답지않게(?) 삭제도 자주 있는 등 위선을 떠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나마 영어권 국가라 더빙이나 자막에 있어서 한국 입장에선 그나마 그나마 가까운 유럽이라는 거...
또한, 덕지덕지 붙이는 등급 표시로 인해서 까이는 곳이기도 하다. (^^;;;)
-독일판은 옆나라 프랑스와의 존심(...) 대결 때문인지, 자국어 킹왕짱을 외치는 프랑스보다 더 지독한
자국어 킹왕짱의 나라로... 심지어, 오리지널 더빙은 어디서 구했는지 낮은 스펙의 더빙을 넣고
독일어 더빙은 그보다 높은 스펙의 더빙을 넣기도 하고... 고화질 소스에는 독일어 더빙을, 저화질 소스에는
원어 더빙을 붙여 놓는 일도 있을 정도로 어이가 없는 나라다. 물론, 일부 얘기지만... ^^
역시 등급 마크로 까이는 나라인데 여러개 덕지 덕지 붙이는 영국과 달리 큰거 한방으로 원성을 산다.
-프랑스판은 자국어 킹왕짱이긴 하지만, 작품의 오리지널리티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라 미워보이지만은
않는다. 의외로...
그리고 등급 마크의 압박도 없고, 삭제에 있어서도 비교적 자유롭고, 여러모로 선호되는 지역.
개인적으로 프랑스판에 대한 장점으로 꼽는 점 중의 하나는, (정말 의외로) 프랑스판의 화질이
좋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이 좋은 화질의 경향이 이색적인데 오리지널리티를 살리기보단
화질로서 객관적인 퀄리티를 추구한다. 뭔 얘기인고하니, 영화들의 개성을 살린 원래 색감을 살리는
방향보다는 그냥 객관적으로 중립에 맞춘 방향으로 화질을 조절한다고나 할까. 그래서 평균적으로
화질이 꽤 좋은 편이지만 그중에는 오리지널의 맛을 완전히 망각한 실패작(예를 들어, 천녀유혼 DVD)도
존재하는 등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계적인 중립의 입장에서 본다면 프랑스판의
화질은 분명히 좋은 편인 것은 사실이다. ^^
-암튼 각설하고... 이 영화의 독일판과 프랑스판 화질을 보면 역시나 차이가 많이 난다.
독일판은 어쩌면 영국판을 보는 듯한(실제 이 영화의 영국판과 비교했다는 야그는 아니고,
영국판 DVD에서 흔히 보이는 화질 경향이 그렇다는 뜻) 느낌이 나는데... 암튼 같은 장면을 놓고 보면
두 판본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판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긴 한다. ^^
-혹시나해서 다른 지역 판본들은 어떤가 지금 검색해 보니 찾을 수도 없... T T
블루레이로도 아직 나오지 않았나 보다. 하긴, 이 시절 홍콩 영화 화질은 음...
암튼 그렇다. ^^
-007 제임스 본드를 베이스로 한 패러디 영화...정도로 예상되고, 실제로도 그런 영화지만...
사실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007의 개성을 패러디로 잘 살려내는 건 물론이고, 흔히 패러디 영화들이
그냥 망가지기만 또는 그냥 막장으로만 혹은 그냥 어처구니없게만 가는 게 보통인데... 이 작품은
007로서의 개성, 그리고 그걸 기본으로 한 패러디와 개그, 그러면서도 영국의 첩보원 제임스 본드가 아닌
중국의 첩보원 007으로서의 개성과 매력, 진지함까지 갖춘... 정말 캬아~소리가 절로 나오는 작품. ^^
-영화 안 본 분들은 뭔 엄한 장면인가...할 수 있겠지만,
영화 본 분들은 아는 명장면이다. ^^
-이 장면만 본다면 전혀 감이 안 오겠지만, 사실은 진짜 진짜 진짜 명장면이다.
설명은 생략한다. (^^;;;)
-이 시절 홍콩 영화니까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요즘에 중국에서 이런 영화를 만든다면 아마 삭제되거나 수정되거나 해야할 것 같기도 한데...
-그냥 망가지고 웃기기만 하면 된다는 그런 패러디 영화들과는 달리,
진지해야할 때는 정말 진지하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고 개성적으로...
-역시 남자는 등으로 말한다!
-이 장면은 사실 동영상, 최소한 움짤로 봐야 하는 장면인데... ^^;;;
-이 영화 얘길 하면 빠지지 않는 본드걸? 히로인?
바로 왕년의 홍콩스타였던(게다가, 1990년 미스홍콩이라고? ^^) 원영의.
-이 작품에서도 개성적이고 매력적이었고, 다른 출연작들에서 별로였단 것도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영의하면 금옥만당이 떠오른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정말 좋아하는 건 바로 이 여성첩보원을 맡은
진보련! (陳寶蓮 - Pauline Chan)
-눈빛이 참 마음에 들던...
-정말 마음에 드는 눈빛! ^^
-이 장면은 정말 누가 넣었는지! ^^;;;
-진지하다가도 새침하다가도 오버하기도 하고 암튼 참 매력적인 연기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
-이것만 남겨 놓고... ^^
-개인적으로 진보련 작품 중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것은 검노 (劍奴 - Slave Of The Sword, 1993)였다.
스포가 되니 내용에 대해서 말은 안 하겠지만, 변화해 가는 캐릭터를 애절하게 안타깝게 순진무구하게
섹시하게 보여주는 진보련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물론, 영화 자체도 재미있었고...
-다른 화려한, 대표 미녀들로 불리우는 그런 미녀 연기자들과는 좀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끌린다고나 할까. 생각해 보니, 내가 좋아하는 타입 중에 요 비슷한 느낌도 있는 것
같다. AV배우 니시노 쇼우를 좋아하는데 생각해 보면 진보련과 뭔가 닮은걸 보면...
-하지만, 그녀는 진정으로 추억의 배우가 된 지 오래다.
그녀는 이미 오래 전... 2002년 여름에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진보련은 원영의보다 어리다.
원영의가 71년생인데, 진보련은 73년생... 불과 30살에 가버렸다)
다른 번쩍번쩍한 홍콩 스타들과 달리, 그녀의 죽음은 그닥 화제가 되지도 않았고... 더구나
한국에선 홍콩 영화 보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그녀가 누군지도 모르는, 얼굴은 어디서 본 것 같다...하는
정도가 고작인 사람들도 많았으니 뭐...
-에로배우 출신이었고, 배우로 사는 삶도 순탄치 않았다는 이야기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면서
안타까움 슬픔 공허함... 그런 게 더 깊어졌었다. 참 좋아하던 배우였는데, 그녀에겐 어떤 일이 있었길래...
-암튼 그래서 이 007 북경특급 얘기가 나오면 보통 원영의 얘기가 나오지만,
난 원영의 얘기엔 별 관심이 없고 진보련만 떠오른다.
한치앞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내 처지에 다른 사람의 행복 운운 한다는 게 내가 생각해도 우습지만,
그래도 그녀가 그곳에선 부디 행복했으면 싶다.
-화질 확인을 위한 장면 몇개 더... ^^
-프랑스판 DVD의 메뉴 화면. 007스러운 애니메이션이 메뉴 내내 사용된다. ^^
-챕터 구분도 나쁘진 않은 편...
-자막은 당연히(...) 불어 자막만 있는데,
오디오는 광동어 DD 5.1에 모노 2.0인가? 암튼 그렇게 두개 트랙이 있고
불어 DD 5.1도 들어 있다. 역시 프랑스판! ^^
-서플은 뭐 별 거 없다. 아주 짧은 갤러리와 예고편, 다른 출시작 안내가 끝.
-갤러리는 그냥 쭈욱 진행되는 방식인데, 블루레이 해상도로 담겼으면
정말 값졌을 것 같아 안타깝다. 그나마 DVD에라도 들어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독일판이 킵케이스인데 반해, 프랑스판은 디지팩이다.
사진 찍기 귀찮아서 글로만 살짝 묘사하자면, 한번 펼치고나서 좌우로 한번씩 더 펼쳐지는 4단 디지팩.
디자인은 꽤 괜찮은 편이고, 디지팩 우측에는 디스크가 있고 좌측에는 책이라고 하기엔 좀 적지만
속지라고 하기엔 두꺼운 책자가 들어 있다.
컬러인데 아쉽게도 텍스트가 많...은데 이게 다 불어라 헐! ^^;;;
하지만, 그중에 사진들도 들어 있는데, 큰 사진들도 얼마간 들어 있어서 생각도 못한 만족감을 준다.
-아! 이 DVD는 프랑스판이라 당연히 PAL인데... 그 때문인지 아니면 아나몰픽 설정에 살짝 문제가
있는 건지 아나몰픽이 제대로 나오는 플레이어가 있는가하면 약간 왜곡된 채 나오는 플레이어도 있다. ^^
-비슷한 노인네들끼리 모여서 수다를 떨면 이런 게 참 좋은 것 같다.
비슷한 시간대를 추억으로 공유하기 때문에... 나날이 부실해져 가는 기억에 다소나마
자극과 활력, 때때로 왜곡도 들어가지만 그래도 보강도 되기도 하고... ^^
-분명히 재미있고 멋진, 추억의 영화 이야기를 살짝 풀어 놓은 것 같은데
뭔가 참 공허하다. 아마, 진보련이란 추억의 여배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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