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논픽션 다큐는 아니지만,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 - 레드카펫 (Redcarpet, 2014)

베리알 2014. 10. 23. 15:53



[ 레드카펫 (Redcarpet, 2014) ]


 이 영화를 꼭 보려가려고 했던 건 아니고... 사전에 젖절한 정보가 있던 것도 아니지만...

 왜인지 (망작 혹은) 재미있을 것 같은 분위기에, 감독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것에 관심이 생겨 찾아보게 되었는데... 오호! 이게 웬 물건! + +


 사람이 만들어내는 창작물이란 게, 좋든 싫든 그 사람의 경험과 기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게

현실인데, 그러다 보니 되도 않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이야기를

만들면 대부분 망작 내지 쓰레기가 되는 게 현실...(백지에서 예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초천재이거나 초사기꾼이거나) 사실, 진짜로 사람들을 끄는 이야기는

적당한 진실 위에 허구를 가미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듯이(삼국지연의를 보라! ^^), 이 작품은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서 그런지, 한국 영화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산으로 바다로

가거나 적당힌 점프해서 넘어가는 그런 어긋남없이, 절묘한 재미를 준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포스터 분위기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그렇다. 이 영화는 왜인지 예전에 인상적으로 봤었던

남자사용설명서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 있다. 따라했다거나 뭐 그런 게 아니라, 뭔가 쌈마이해 보이는

겉분위기지만 실제 내용물은 진국이라는 점이나, 흥행을 기대하지 않는 젖절한 캐스팅, 쫀득한 이야기,

코미디 외형과 달리 깊은 진국의 현실 이야기, 그리고 감독이 주축이 된 영화 연예계 배경 등등...

 단, 남자사용설명서에 비해서 이 작품이 보다 대중적이라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여러모로... ^^



-에로감독 정우는 어느날, 이런(!) 인연으로 한 처자와 동거 아닌 동거를 시작하게 되는데...



-신입 막내까지 받아 들인, 정우의 에로제작팀의 위용!

 광고 등을 보면 에로계의 어벤져스라는 식의 문구도 사용하던데,

앗싸리 어벤져스 포스터에 출연 배우들의 얼굴을 합성해서 마케팅했으면 어땠을까...싶다.

정식으로는 못할 거 같으면(그러고보니, 저작권으로 악명 높은 디즐니 소관이 되었지... -.-;;;)

팬들이 만든 것인양 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



-문짝에다 대고 @#$%^하고 있는 장면이 아님! ^^


-출연 배우들은 구멍 없이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낸다.

 윤계상도 딱 보면 이게 윤계상이 맡아서 이런 캐릭터가 나온 건지,

이런 캐릭터를 만들려고 윤계상을 캐스팅한 건지 모를 지경... ^^



-설사, 다른 배우들은 잘하더라도 구멍이 되지 않을까 싶었던 은수역의 고준희조차 훌륭하다!

 스토리상 정극 of the 정극 연기를 펼쳐야 되는 짧은 장면들에서는 조큼 아쉬운 느낌이 없던 건 아니지만,

윤계상처럼 고준희 역시 고준희가 맡아 이런 캐릭터가 나온 것인지, 이런 캐릭터라서 고준희를 캐스팅한건지

모를 정도로 딱 은수였다.

 특히, 폭력 본능(!)이 나오는 장면들이... (^^;;;)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요즘 표현으로 이 영화를 하드캐리하는 것은 바로 이 오정세!!!

(그만큼 오정세가 대단하다는 이야기이지, 다른 배우들이 별거 아니었다는 야그는 절대 아님! ^^)

 다소 현실인식이 떨어지고, 이상을 꿈꾸고, 현실에서 이탈해 있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이 영화에서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누구보다 진지한 캐릭터를 맡아서, 이 영화의 그 누구보다 재미를 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남자사용설명서가 안 떠오를 수가 없는 이유 중 하나라면, 역시나 이 오정세가 아닐까.

 정말 매력적인 배우다. 역시 낭중지추인가보다. 이런 송곳같은 배우는 결국 이렇게 빛을 보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그리고... 어떤 의미로는 고준희랑은 비교도 안 되게 우려를 했던 게 바로 이 2PM의 찬성일텐데...

이게 또 의외의 복병!


-역시나 이 찬성이란 아이돌 가수의 배우로서의 능력을 알아보고 이런 캐릭터를 만든 건지,

이런 캐릭터를 소화시키기 위해서 찬성을 캐스팅한 건지 모를 지경!



-근래 본 작품들에서 나온 아이돌들이 별 도움이 못 되었던 경우가 기억에 남아 있던지라(해적이라던가),

이 영화의 찬성은 진짜 충격적인 놀라움을 준다. 딱 영화계에 꿈을 품은 겉멋 든 풋내기로 시작을 해서,

영화판 막내, 어리버리 신병으로서 좌충우돌, 그리고 점차 능력(?)에 눈을 떠 마침내 엘리트 음란마귀로! ^^



-아, 그리고 가운데 저 여자분... 분명히 얼굴이 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

포털 영화 정보에도 이 영화 출연진은 극소수만 나와 있을 뿐이고, 배역 이름도 기억이 안 나고,

레드카펫 홈피에는 출연자 정보 같은 건 없고... -.-;;;


-잡설을 쓰다가 검색해 보니, 이미도씨! ^^ 캐릭터도 재미있고, 패러디도 푸핫! ^^



-영화에 나오는 퀴즈, 이순신일까 김유신일까? 그도 아니면 강감찬일까? (^^;;;)



-이 두사람의 시너지 효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다.



-영화는 의외로 긴 상영 시간이라 나중에 확인하고 깜짝 놀랐는데, 무려 117분!

 확실히 비슷하게 긴 영화라고 해도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와는 차이가 큰 것 같다.

 엑스맨 DOFP나 해적, 이번 레드카펫 같은 영화들은 심지어 화장실 가고 싶다는 압박도 못 느끼고

재미있게 순식간에 본 것 같으니... ^^


-하지만, 그런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이렇게 이미지를 확인하니 못 보던 이미지들도 나오고...

아마 삭제 장면들이 (당연히) 있는 모양.

 이 영화는 15세관람가인 게 장점이긴 한데, 그래도 에로영화계를 다루고 있는 만큼,

나중에 DVD나 블루레이 등으로 나온다면 19금판이 나오려나???



-에로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의 작품이고, 소재도 에로영화계인지라...

당연히 그에 대해 기대(???)를 하기 마련인데, 결론부터 말해서 야한 장면은 없다.

심지어, 이런 노골적인 장면도 없다. 절대 기대하지 말기를... ^^;;;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꼭 아쉽다는 생각만 드는 건 아니다. 없어도 재미있는 영화이고

그 덕분에 15세관람가로 나올 수 있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으니까)


-야한 장면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은 직접적인 노출 장면이 없는 거지, 여러 은유적인 장면이나

자극적인 상황, 대사들은 제법 나오긴 나온다. 하지만, 화장실 유머 방향은 아니고 그냥 다같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정도? ^^



-그런 직접적인 노출이 없다고 꼭 아쉽지만은 않다.

 보다시피...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고준희가 여주인공인지라, 이렇게 적당한(?) 옷만 입고 나와도

그것만으로도 하앍하앍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



-논픽션 다큐급...은 아니겠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보통 한국영화들이 억지로 갈등 만들고 억지로 해결하고 억지로 점프하고 대충 대충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갈등이나 갈등의 해결, 그리고 전체적인 영화의 진행이 참 매끄럽다.


-이 영화 한편으로, 한국 영화의 기대주 감독이 또 하나 등장한 것 같다.

이런 상업영화(...) 경력은 적을지 몰라도, 에로영화로 쌓은 내공이 헛것이 아닌지... 영화를 쫀득쫀득하게

진행시키는 능력, 영화를 찰지게 만드는 능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한국영화에서 흔히 그렇듯이

이야기 자체가 무거워지기 쉽고 신파의 늪으로 들어가 허우적대기 좋은 상황인데도, 젖절한 개그로

그 늪에서 멀찌감치 피해 있는데다가, 웃다가 찡하다가 하는 경계를 훌륭하게 조절하고 있다.


-이제 한국 영화도 60년대생의 전성시대를 지나 70년대생의 시대...도 살짝 넘어, 80년대생의

등장도 바라보는 타이밍인가 보다. 감독 박범수는 무려 1983년생이라는데... 헐! ^^;;;


-이 영화도 2013으로 크레딧이 뜨던데 개봉은 지금... 실제로 검색해 보니 제작에서 개봉까지 우여곡절이

있던 듯. 홧팅이오!!!



-영화를 본 입장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이랄 수 있다. ^^



-한국영화는 닥치고 주먹!

...찬성은 역시 내공이 딸리는 새싹이구낭. ^^



-한국영화는 역시 닥치고 주먹! ^^



-한국영화는 무조건 주먹... 어라라? (^^;;;)



-참, 이 영화에는 소문난 칠공주에서 땡칠이 엄마로 나왔었던 신지수양이 에로배우 딸기로 출연한다.



-그동안에 이런 모습도 보여주고... 여러 작품에도 출연하고 OST에도 참가하고 그랬나본데,

정작 내가 접한 작품들이 없어서 여전히 땡칠이 엄마... ^^





-생각도 못한, 기대도 안한 작품인데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다.

다음주 대작들 개봉 전에 쉬어가는 타이밍에 나오는 작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암튼 놀라운 영화.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꼭 극장으로 달려가시길! ^^


















*** 잡설 ***

-놀랍게도, 극장 반응이 정말 쩔었다. 그냥 쩌는 게 아니라, 청년층은 물론이고, 아줌씨들도 아주

자지러지게 즐겨주시던데... 이런 반응은 해적 이후로 처음인 듯. ^^


-AV적으로는 인상적일 게 없는 영화. 적당히 다채널 서라운드라는 걸 알려주는 정도이고...

그나마 AV적인 임팩트가 있는 건 술집 난투씬 정도? ^^


-딱 하나, 이 영화에서 단점을 꼽자면 중간에 삽입된 노래. 영화의 다른 사운드와 비교해서도 혼자

너무 크고 시끄럽게 튀는 걸 보면, 믹싱 과정에서 망한 듯 싶은데, 삽입곡 볼륨이 혼자 커서 분위기를

망쳐 놓는다.


-패러디가 정말 많이 나오는 영화로... 대부분 부연 설명처럼 그 작품이 뭔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에로영화 시장에서 패러디 제목들이

화제가 되듯이, 이 작품에 등장하는 패러디들을 보는 것도 꽤나 재미라면 재미. ^^


-꿈, 현실, 가족, 미래 등... 역시나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바탕이 되어서 그런지,

꽤 깊숙하게 가슴을 찌르는 꺼리들이 많은 영화


-쿠키는 따로 없지만, 엔딩 크레딧이 시작하면서 마무리 내용이 나오니

서둘러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걸? ^^


-극중 주인공의 부친으로 나오는 명계남과 그 부인으로 나오는 배우분. 연기나 존재감이 오오...

...솔직히, 부모님께 도리를 못 하고 사는 처지라 그런지 더욱 더 와닿았다. T T


-그나저나, 남자사용설명서도 결국 아직까지 블루레이로 못 만나는 세상인데...

이 작품을 블루레이로 볼 수 있을까? T T

















[ 레드카펫 (Redcarpet, 2014) ]

< 영화>

장점 - 젖절하게 균형을 맞추는 로맨틱 코미디랄까, 감독의 인생 이야기랄까 / 고준희가 이런 존재감이!?

단점 - 에로내공 감독에 에로 영화계를 다루는 영화인데 15금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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