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이것이 추억과 고전의 맛! - 십계 (The Ten Commandments, 1956) [블루레이]

베리알 2014. 10. 7. 18:22


[ 십계 (The Ten Commandments, 1956) ]

[블루레이]


十戒 [Blu-ray]



 DVD 때부터 계속 느끼는 거지만... 암튼 간에, 이런 취미 생활을 하면서 예나 지금이나

같은 아쉬움과 어려움에 시다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게 계속 더 나빠진다는 것은

참 서글프고 짜증이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전 중의 고전인 십계... 벤허는 워낙에 좋아하는 영화이고, 타이밍도 잘 맞아서

진작에 해외 한정판 블루레이를 바로 구입해 놓았었지만, 십계는 운이 없어서 미처 구입할

타이밍을 잡지 못 했고... 그러다가 그냥 일본에서 가격 맞추기를 하느라 하나 끼워 넣어서

구입할 수 있었다.

 환상적인 감흥은 감흥이고... 참 왜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

-벤허의 경우, 워너 출시라 진작에 미국판에도 한글 자막이 들어간 일본 공용 판본으로

블루레이가 나왔었는데... 십계는 그보다 더 먼저 블루레이로 출시가 되었었다.

 워너처럼 공용 판본 방식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그래서 지역으로 묶어서 폭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판본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쪽은 파라마운트... 역시나 한국은 생각도 안 하고 만들었는지

한글 자막이 나온 판본이 아직 없는 걸로... -.-;;;


-이번에 구입한 건 일본판. 그냥 타이밍이 맞아서 구입하긴 했는데, 새삼 북미나 캐나다의 한정판을

싸게 팔 때 구입할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본편 퀄리티도 영화도 마음에 든다는 야그... ^^


-파라마운트답게, 지역 설정이고 뭐고 상관없이 그냥 메뉴 선택하고 해당 언어로 보면 그만.

 일본어는 있는데, 한국어는 없다. 음... 혹시 이 블루레이의 중국판은 나왔나? 중국어 쪽에 한국이

묶...여 있을 것 같지는 않구나, 그러고보니. 파라마운트이니... -.-;;;

 CJ와의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암튼 파라마운트 작품도 예전처럼 잘 안 나오는 것 같고... 여러모로

골치만 아프다.


-일본어 자막을 지원하는 판본답게(?), 당연히 일본어 더빙을 지원하는데... 이게 꽤 흥미롭다.

새로 더빙을 한 게 아니라, 옛날에 만들어진 더빙을 사용했는데 그래서 그때 삭제되었던 장면들은

일본어 더빙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장면들에선 영어 더빙이 나오고 일본어 자막이 뜬다.

 뭐랄까... 새삼 느끼지만 참 대단하다랄까. 한국에선 지금까지도 한국어 더빙에 대해 더빙용 자막이

필수라는 인식조차 없는, 아니 뭐 자국어 더빙 자체가 없는 이상한 나라라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별반 개념조차 없는 곳인데... 바로 옆 나라인 일본은 완전히 다르니 말이다.

 외화는 당연히 자국어 더빙이 있어야 하는 거고... 자국어 더빙에는 당연히 더빙용 자막이 필수로

따라 붙어야 하는 것이고... (100%라고는 못 해도) 이런 게 상식으로 통하는 곳이니 정말 부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이런 고전에 걸맞게 예전 더빙을 사용한 것도 인상적...


-한국에서도 예전에 TV 등으로 방송된 벤허 더빙 소스 같은 걸로 DVD나 블루레이에 한국어 더빙을

넣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홈 씨어터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지극히 프라이빗 씨어터 영역에 불과한

이 나라 영화 취미를 진정으로 홈 씨어터로 넓히려면 그런 게 있어야하지 않을까. 단적으로 말해서,

온가족 타이틀로 사용되는 건 사실상 한국어 더빙이 들어간 애니메이션 같은 게 현실 아닌가. 그게

온가족의 애니메이션이어서가 아니라, 한국어 더벙이 들어가 있으니까!

 벤허나 십계... 이런 추억의 작품들을 고연령인 분들이 블루레이라는 환상적인 매체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인 한국어 더빙도 없고... 이래서야 추억의 영화로 기억하는 분들에게 뭔 소용이람.

 처음에 말한 부당한 대우라는 말은 참으로 진심이다. 외국에선 외화에 대해 자국어 자막과 자국어 더빙이

당연한 상식, 권리인데... 한국에선 이런 당연한 권리가 개무시된다. 자막만 넣어줘도 감지덕지? --+

 더 화가 나는 건, 이런 부당한 대우에 누구보다 더 항의해야할 이용자들 중에선, 이런 부당한 대우를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 단적으로, 더빙 싫다는 사람들이 무슨 영화 수입사나

이런 영화 업체들이 하는 얘기가 아니라, 영화를 즐기고 2차 미디어 즐기는 사람들 중에 적잖게

있는 게 현실이다. 하...


-암튼 오랜만에 보는 십계는 참 좋았다.

 그동안 봐오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안티 기독교에 가깝건 어쩌건 간에,

그런걸 떠나서 그와 관련된 작품들은 좋아하는 게 많이 있다. 그 자체로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야그.

 비교적 기독교적 색채가 옅은 벤허에 비해서, 대놓고 기독교 성경의 유명 에피소드를 영화로

만들었지만, 그래도 작품이 재미있으니... ^^

 확실히 고전의 맛이랄까 그런 게 괜찮은 것 같다. 현란한 테이크로 영상이 눈돌아가는 요즘 영화와 달리,

테이크들이 참 길다는 게 장점인 면도 있다랄까. 배우들도 장면마다 연기 몰입과 연기 유지가 더

용이할 것도 같고... 보는 입장에서도 감독이나 제작진에서 계속 이렇게 봐라 저렇게 봐라 던져주는 걸

정신없이 받아 먹는 요즘 영화와 달리, 적당히 거리를 유지한 화면을 보고 싶은대로 보는 느낌?

 암튼 좋았다. 블루레이로 보니 정말 좋다. ^^


-물론,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는 건 전적으로 블루레이의 덕분이다. 말도 안 되는 수준의 화질은

진짜 헐리웃의 고전 영화들의 맛을 옛날에 봤던 때나, TV로 봤던 때, 그리고 또 DVD로 봤던 때와는

계속 달라지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랄까.

 자칫 유치해보이거나 느끼해 보이기 쉬운 화면 색감이 묵직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오는 게

정말 인상적이고... 이게 정말 50년대 영화인가 싶은 화질과 이렇게 복원해 낸 사람들의 노력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 지경.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나 합성 장면이 자주 나오는 영화인데... 그런 부분에서의 화질 저하나

이질감이 고화질 매체에서는 훨-씬 더 커진다는 점인데... 나로선 이런 것도 과거의 작품을 보는

하나의 즐거움이라 보기에 이런 점들도 좋았다. ^^


-사운드는 뭐... 일본어 더빙으로만 봐서 잘 모르겠지만... (^^;;;)


-비슷한 고전인 벤허에 비해서 합성 장면 등이 많아 화질에서 좀 아쉬움이 있을지 몰라도,

화면에 블랙바가 잔뜩 존재하는 벤허와 달리, 그보다 블랙바가 훨씬 적은 이 십계의 화질은

체감적으로는 훨씬 더 놀라움을 느끼게 할지도 모르겠다. 대체로 보면 실제 화질이 비슷하면

화면에 블랙바가 적어서 와이드 화면이 꽉 차는 경우를 더 좋아하는 경우가 많으니... ^^


-반세기도 더 전의 영화를 지금 와서 보면 영화 자체나 화질 음질 같은 것을 떠나서 또다른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는 것도 같다. 예를 들어, 이 영화는 성경의 유명한 에피소드를 소재로 했는데...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이런 이야기 자체가 통용되었을지 몰라도, 지금 시각에서 보면 진짜 판타지 소설급 설화로

만들어진 영화이니 말이다.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는 모세부터 시작해서, 이 출애굽기라는 이야기 자체가

얼마나 진짜냐...가 아니라, 그중에 진짜는 무어냐...하는 수준이니 뭐. ^^;;;

 실제로, 이 십계란 영화의 부작용은 굉장하다고 한다. 그렇게 득시글 거리는 교회의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주입하는 것보다, 이 십계로 인한 영향력이 더 크다고 할 정도로...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또다른 흥미거리가 있는데... 이때만 해도 고대 이집트에서 노예들을

가혹하게 착취해 피라미드를 만들었다-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그후로 점차 이런 저런 연구가 진행이 되며,

기존의 그런 의견과는 다른 의견들도 나오게 되었다. 즉, 노예들을 가혹하게 부려서 건설한 게 아니라,

노동자들을 대우해주며 일을 시켰다는 것... 고도로 산업화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노예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구석도 있는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헉!-할 정도로 말도 안 되 좋은 조건도 있고

시대 보정을 더하면 진짜 좋은 직업이었다는 야그를 할 수 있을 정도...

 내수를 살린다면서 자영업자 죽이고 국내 상품이 아니라 외국 상품 쓰라고 하는 미친 정부(궁금하신

분들은 단통법에 대해 오늘 방통위원장이란 사람이 한 얘길 보시길), 어떻게든 노동 시간은 늘리고

지불할 돈은 줄이려고 발버둥치는 이 더러운 정부, 서민과 중산층을 쥐어짜면서 재벌들에게 엄청난

현금을 세이브해주던 이 한심한 정부에서 살고 있는 힘없는 소시민으로선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따름.


-말년의 찰턴 헤스턴에 대해선 이런 저런 구설수들이 있긴 하지만, 한때 정말 명배우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같고... 또, 어떻게 보더라도 이상한 사람들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쪽의 총기 문화이지만

(꼬맹이들을 상대로 총 사라고 광고를 해도 되는 나라라니!), 사실 이건 천조국 이외의 나라 사람으로선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긴 하다. 그놈의 총으로 세운 나라라는

점을 넘어, 천조국에선 총을 들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 헌법의 중요한 쟁점 중의 하나일 정도의

나라이니 말이다.


-그나저나... 새삼 고화질로 다시 보는 고전 영화들은 정말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십계만 해도 예전에는 여배우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다시 보니 고전적인 미녀들이 즐비하고,

의상들도 참 좋은(!) 것들을 입고 나와 주시고... (^^;;;)

 역시 고화질이란 좋은 것이다!  + +


-이런 즐거움을 한국에서는 제대로 만나볼 수 없다는 게 슬플 따름이다.

 벤허나 십계... 이런 작품들이 한국어 더빙 달고 떡~하니 나와주어야 하는 게 아닐지. T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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