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막 (Pee Mak Phrakhanong Pee Mak, 2013) ]
사실 정말 우연하게 보게 된 영화다.
이거 저거 다 귀찮아서 싹 다 끊고 영화 한편 시간 동안 쉬어볼까...하는 기분에서 영화를
골라보던 중... 아무래도 기대작들은 10월에 줄줄이 개봉 중이라 마땅한 게 안 보이는데...
타짜2를 보자니 여건이 살짝 어긋나서 어쩌나...하던 중에, 갑자기 눈에 들어온 이상한 영화 제목,
그게 바로 피막! 꼬막 친구인가?...싶은 생각도 들고 이게 뭔가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오호!
태국에서 나온 호러 영화인데... 이게 그냥 호러가 아니라 많이 웃긴다고 한다. 스토리를 보니
코믹으로 만들 수 밖에 없는 내용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놈으로 결정하고 보았는데... 떠헉!
솔직히 정말 놀랐다.
태국 영화다운(?) 분위기는 여전히 있어서 다소 유치 엉뚱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뭐랄까... 그 어설픔 덕분에 8, 90년대 재미난 홍콩 호러코미디 영화를 보는 기분?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거의 완벽한 삼위일체를 보여준다. 호러, 코믹, 그리고 멜로!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한국 포스터는 다소 아쉬움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무슨 생각으로 만든 건지 모를 수준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이 유치찬란함이 영화와 어울리는 구석도 있는 듯 하다. ^^
-감독은 한국에서도 그나마 알려진 태국 감독 반담...이 아니라, 반종 피산다나쿤으로,
태국 호러 영화로도 유명하지만, 코믹멜로 등 다른 장르의 영화도 인정받고 있는데...
그런 감독의 특기들을 하나로 퓨젼시킨 게 바로 이 피막인 것 같다. ^^
-코믹하기도 하고, 또 좀 호러 분위기도 나고... 그러면서 멜로!...라는 이 영화의 속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태국 포스터?
-태국판 사랑과 영혼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영화의 성격은 상당히 다르지만,
멜로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뭐 젖절한 면도 있다.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멜로일지도... ^^
-전쟁터에서 간신히 목숨을 거진고, 동료들과 함께 아내가 기다리는 고향집으로 돌아온 주인공.
아내가 잘 있을까 걱정하던 주인공은 썰렁한 마을 분위기에 당황하지만, 다행히 자신을 맞이해주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닭살 러브러브에 빠지는데... (^^;;;)
-같이 왔던 주인공의 군대 동료들은 일단 비어 있는 옆의 고모집에 머물기로 하는데...
이들은 둔팅둔팅한 주인공과 달리, 마을 사람들의 반응이나 각종 증거(?)들을 겪으며
주인공 막의 아내 낙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채는데...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마치 8, 90년대 재미있던 홍콩 호러코미디를 연상케할 정도로
개그 타이밍이나 전개가 굉장히 기가 막히다! 전혀 기대도 안 하고 갔었는데... 정말 빵빵 터진다. ^^
-단, 그렇기에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가능성이 크고...
기본적으로 그 시절 그런 영화들처럼 유치하고 좀 뜬금없는 면도 많이 있긴 하다.
하지만, 영화 만듦새로 본다면 굉장히 세련되어 있어서 옛날 그 맛은 살아 있으면서도
요즘 기준에서 노티나지 않는다랄까.
-게다가, 호러 영화로 유명한 감독이라 그런지 호러적인 연출도 제법 느낌 살아 있고...
코미디도 재미있고, 멜로 좋고... 음, 어찌 보면 근래 본 작품 중에선 오싹한 연애랑 좀 비슷할지도? ^^
(아,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그런 면이 있다...)
-사실 이 영화는 멜로다. 정말로 멜로다.
-여주인공을 맡은 배우는 딱 역할에 어울린다. ^^
-피막은 태국의 여성 귀신의 대표 설화라고 한다.
-단지 이것만을 바랬던 두사람의 운명은 과연?
-잘 나가던 영화가 마무리 개판치나...싶었는데, 아니었다!
그렇지! 섭리고 도리고 그딴 게 다 무슨 소용! 왜 남자 주인공이 이뻐보인다는 얘기들이 나왔는지,
마무리로 갈수록 이해가 안 되다가... 비로소 납득!
암튼, 엔딩까지도 내 맘에 쏘옥 든다! 아니, 엔딩 덕분에 이 영화가 진짜 진짜 진짜 마음에 든다! ^^
*** 잡설 ***
-쿠키는 없지만, 사실상 영화가 끝난 후 크레딧으로 바로 진짜 엔딩이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상황 맞춰서 음악 나오면 지겹거나 거슬리는데... 이 영화는 안 그렇다.
그만큼 젖절한 상황에서 젖절한 음악이 나온다.
-여성 보컬 노래도 옛날 분위기 물씬 나서 분위기짱!
-역시 낯선 태국 영화... 크레딧에서 익숙한 로고라고는 후지필름과 돌비 디지털뿐... ^^
-깔끔한 엔딩에다가, 거기서 이어지는 엔딩 크레딧 상황이 아주 재미있어서...
나가다가 그거 보려고 멈추는 관객들도 있었다. ^^
-다시 강조하지만, 난 정말 이 영화의 마무리가 마음에 들었다.
보통 보면 그놈의 족쇄에 불과한 섭리니 도리니 따져 가며 억지로 거기에 맞추는 엔딩이나,
호러영화랍시고 엔딩에서 이상한 Show를 덧붙이는 영화들이 일상화되어서 뒷맛도 텁텁하고
짜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정말 좋았다.
-역시 동양 사회에서 오지랖은 필수품인가? (^^;;;)
-전쟁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화질은 딱 태국 영화다운 수준. 사운드는 5.1ch이다...라고 느낄 구석이 여럿 나오긴 함.
적어도 오버스러운 호러 사운드로 공포 분위기를 느끼기보단 소음에 괴로운 한국 영화들과는 달라서
그것도 나름 플러스.
[ 피막 (Pee Mak Phrakhanong Pee Mak, 2013) ]
<
영화>
장점 - 태국 영화로 만나는 추억의 홍콩 호러코믹영화의 맛! / 호러 + 코믹 + 멜로의 황금 퓨젼!
단점 - 솔직히 없음. 엔딩까지 완벽한데 더 뭘 바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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