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개봉 예정이라던 헤라클레스 영화 둘...
먼저 개봉한 녀석이 폭망한 덕분인지, 나중에 개봉하는 녀석이 영화 이름을 이상하게
바꿔버렸다. 헤라클레스를, 영어 발음인 허큘리스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처럼... 나 역시 이 작품의 국내 개봉 자막이 궁금해진다.
헤라클레스 혼자 허큘리스라고 표기하고 나머진 다 우리 식대로 표기할 것인가,
아니면 전 캐릭터를 전부 영어식으로 표기할 것인가!?
어차피 영어 언어 영화니까 발음이야 다들 영어식으로 하고야 있겠지만... ^^
암튼, 며칠 전에 람모님의 블로그에서 비로소 이 영화의 한국 제목을 처음 보고 놀랐었다.
http://rammo74.blog.me/220045840161
그런데, 이 영화 제목을 보고 있노라니, 옛날 옛날의 그래픽 카드가 생각이 났다.
이 허큘리스에서 옛날의 그래픽 카드를 떠올렸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옹 인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드웨인 존슨이 헤라클레스를 맡은 이 영화...
이 티저나 여태까지 공개된 장면들을 보면 다른 분들 말씀처럼, 스콜피온킹이 떠오른다.
마치, 스콜피온킹 더 올림포스나 스콜피언킹 인 그리스...랄까? ^^
-윈도우 체제, 그것도 NT 계열 이상의 안정된 환경에서부터 PC를 접한 분들이야 뭐
무슨 얘기인지 아마 개념도 안 잡힐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지금은 특별한 게임이 아니라면야
그냥 윈도 환경에서 모든 게 다 돌아가는 식이지만, 도스 즉 DOS 시절에는 사용자의 컴퓨터 환경에
따라 게임이 되고 안 되고, 성능이 지원되고 안 되고 그랬다. 게임이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가 아니면
아예 구동도 안 되던가 저질 그래픽으로 해야 하고... 게임이 지원하는 사운드 카드가 아니라면
사운드도 즐길 수 없었다(정확히는, 삐비삐삐 하는 컴퓨터 소음으로 만들어지는 사운드를 들어야...)
-뭐, 하다 못 해 메모리 크기에 따라서도 게임이 구동되고 안 되고 했던 시절이니
(몇메가 차이면 말도 안 한다. IBM-XT 기준으로 주 메모리가 512kb냐 640kb냐의 차이는 엄청났다!)
-암튼... 이 IBM-XT 즉, MSX나 Apple 같은 8비트 컴퓨터를 누르고 16비트 컴퓨터가 교육용 PC로
선정됨에 따라, 국내의 컴퓨터 업계도 지각 변동이 일어났는데... 우후죽순으로 대기업들까지 뛰어들어
저마다의 컴퓨터를 내놓았다.
(지금 애플이 자기네만 맥을 만들어 내놓듯이, 옛날에도 역시 컴퓨터도 이런 식이었는데...
그나마 일종의 월드와이드한 공통 규격을 목표로 만들어진 MSX는 국내 업체들도 참여해서
정식 제품들이 나왔지만, 애플 같은 경우는 그래서 어설픈 복제 컴퓨터가 많이 판을 쳤다.
16비트 컴퓨터 시대의 태동에서 IBM은 자기네가 만드는 오리지널 기종만이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알아서 컴퓨터를 만들 수 있게 문호를 개방했고, 이게 IBM-PC 호환기종...이란
말이 붙던 컴퓨터들이었다. IBM-PC와 호환이 되는 컴퓨터란 야그... 이로 인해 엄청난 컴퓨터 보급과
엄청난 컴퓨터 산업이 IBM의 규격으로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상술의 천재 빌 게이츠가 등장해
MS-DOS로 세계를 정복할 발판을 만들어 냈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여기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바로 한글!
(한자 방식은 논외로 하고) 알파벳으로 조합하는 식이면 대충 다 표현이 되는 많은 국가들과 달리,
한글은 화면에 표시할 때 받침까지 들어가야 한글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여기서 에로사항이 꽃핀다.
왜냐하면, 이는 같은 글자를 표현하더라도 한글이 위아래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우리가 종주국도 아니고 남의 규격에 맞춰가며 이걸 표현하자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던 것.
뭐, 당연히 한글 윈도에 파일명도 아무렇게나 한글로 해도 되는 지금 시대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아마 감도 안 올 이상한 이야기일지도... ^^;;;
-그림이나 도표 없이 얘기하니까 너무 빡세서 생략하고... (^^;;;)
암튼 그때 일반적으로 IBM-PC에서 사용하던 그래픽 카드는 CGA라는 물건으로,
4색 컬러 표현이 가능하지만 해상도가 낮아서 한글 구현이 어려웠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특별하게 허큘리스 카드라는 녀석을 표준처럼 사용했다.
허큘리스는 그때의 다른 그래픽 카드에 비하면 해상도가 높아서 한글 표현이 훨씬 부드러웠고...
암튼 그래서 한국에선 흑백의 허큘리스 카드가 표준이자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할 것처럼 이건 한국 혼자만의 야그이니... 당연히 문제가 발생한다.
일반적인 게임들은 CGA를 기본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시절에는 게임에서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가
아니면 게임 실행조차 안 되던 시대였으니, 비단 게임뿐 아니라 이 시절의 수많은 외국 프로그램들 중에
한국에서 실행하려면 문제가 생길 녀석들이 줄을 섰다는 것.
-그래서, CGA를 시뮬레이션 해 주는 프로그램을 구동해서, 마치 CGA를 사용하는 컴퓨터인양 속이고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니... CGV를 시뮬레이션한다는 약자로 Simcga.
단지, 시뮬레이션이나 에뮬레이션은 언제나 제대로 되는 게 아니라 이 녀석은 화면에 기묘한 잔상이
생기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예 CGA 해상도로 화면을 줄인 채 CGA로 속이는 프로그램, 통칭 매직키라고 불리는
프로그램도 사용을 했었다. 잔상이 사라지는 장점은 있지만, 대신에 화면이 절반 정도로 납작해지는
부작용이... ^^;;;
CGA에서 표현하는 컬러 색깔이 늘어난 EGA를 시뮬레이션 해주는 simega도 있다는 얘기는 돌았는데,
이거 써봤다는 허세는 들어봤어도 진짜 써봤다는 걸 확인해 본적도 없고 나도 구경 못 해 봤다.
이때 가짜 simega에 낚여서 피해봤던 분들도 속출...
지금 와서 생각하면 역시 뻥~이었던 것 같은, 추억의 도시 괴담 아니 PC 괴담일지도... ^^
(어떤 게임이 있을 때, 이 게임이 EGA 이상만 지원한다면 허큘리스에서는 해 볼 방법이 없었다.
특정 사운드 카드에서만 된다던가, 메모리가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는 건 말 그대로 절대 조건이었다.
사운드도 특정 사운드 카드만 지원하는 게임은 그런 사운드 카드가 있어야만 제대로 소리가 나오고...
암튼 참 힘들던 시절이었다. ^^;;;)
-그래픽카드부터 이렇게 고비가 많았으니, 왜인지 한글도 고비가 많았을 것 같은데... 정말 그랬다.
보다 고해상도의 허큘리스가 준비되었다고 해서 한글이 뿅~하고 나오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이때는 컴퓨터 메이커마다 자기네만의 한글을 사용하는 웃지 못할 시대가 펼쳐졌고,
당연히 좀 더 보편적으로 한글을 쓰기 위한 욕망들이 이어졌고... 이는 여러가지 별도의 한글
프로그램들의 등장을 불러 왔다. 가장 유명한 건 도깨비 한글이라는 녀석이었는데, 심지어 이 녀석은
컴퓨터에 장착하는 한글카드로도 있었다. 한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에 부품을 장착한다니?
과연, 지금 상식으로는 상상도 못 할 시절... ^^;;;
-그뿐만 아니라, 한글의 표현 방식을 놓고도 상당한 소모전이 이어졌었다.
이름부터 웃기는 완성형과 조합형 한글. 뭔가 격이 다른 완성품 같은 완성형 한글과,
뭔가 조잡스러운 느낌의 조합형 한글은 당연히 완성형이 좋은 거? 물론, 그랬으면 이런 얘길 할 필요도
없었다.
단지, 한글의 표현 방식을 놓고 이런 방식의 차이가 있던 건데, 모종의 음모에 의해 완성형이
좋은 것인양 포장되어... 암튼 그러던 시절이었다.
-도스 + 한글 표현의 제약...등은 사실상 윈도95가 나올 때까지는 일상이었다.
(도스에 익숙하던 사람들에게도 윈도우란 개념 자체가 엄청난 거긴 했지만,
이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던 혹은 못 하던 사람들에게는 그 이상으로 엄청나게 진입 장벽을
낮춰준 셈이니까) 실제로 윈도95만 해도 초기에는 한글판 윈도95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프로그램이나
또는 문제가 되는 점들이 있어서... 일부러 영문판 윈도95를 깔기도 하고 그랬었다.
-단지 영화 제목 하나가 이상하게(!) 나왔을 뿐인데...
거기서 추억의 한 시절이 이렇게 펼쳐져 떠오르다니, 새삼 참 웃기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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