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반대로, 일본어 더빙이 영 적응이 안되는 시리즈물 - 다크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 [블루레이] 외

베리알 2013. 11. 11. 14:19



  블루레이로 영화를 보면서 일본어 더빙으로 즐기다 보면... 아무래도 그 만족도가 언제나

똑같지는 않다. 원어 이상의 몰입감을 주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아무리 듣도 들어도 위화감에

적응할 수가 없는 경우도 있고...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은 꽤나 아쉬운 경우에 속한다.

 시리즈로서의 완성도를 위해 (아마도) 통일된 성우진을 구성한 것 같은데...

유감스럽게도, 그 성우진 자체가 별로 마음에 안 들고 역할 선정도 별로 마음에 안 들다 보니,

결과적으로 3부작 모두가 더빙이 불만스러운 사례가 되고 말았다.

 차라리, 시리즈마다 확연하게 다른 성우들을 기용했으면 좋았을텐데... (^^;;;)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국내에 발매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 블루레이들.

  모두 다 일본 공용 판본으로...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설정을 일어로 해서 구동하면,

일본어 더빙과 자막으로 즐길 수 있다.


-작품 자체가 히어로물인지라. 일본어 더빙으로 봐도 재미있을 것 같긴한데... 현실은 좀 다르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역시나 다른 나라도 아니고 일본에서 만든 더빙인지라

나무랄 데가 없다. 화면 상황에 맞는 세세한 효과들은 물론이고, 성우들의 연기 역시 열의가 느껴진다.


-조커나 베인 같은 경우, 원어 더빙에서의 특유의 버릇이나 특징들까지 재현하기 위해서

꽤나 애를 썼다는 노력 자체에는 감탄이 나올 정도...

(나쁘게 보자면, 지나치게 오리지널 코스프레를 하는 느낌이라고도? ^^;;;)


-문제는 주요 배역들인데... 일단, 작품의 중심이 되어야할 배트맨 즉 브루스 웨인의 목소리가

홀랑 깬다. 이건 뭐 부잣집 한량도 아니고, 인생 굴곡의 상처를 가진 수컷도 아니고...

 아무리 들어 봐도 브루스 웨인으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브루스 웨인 자체가 그렇다 보니,

목소리 왕창 깐 배트맨의 목소리 역시 영 감이 안 온다.

 이 성우분이 누구인지는 내가 모르겠지만(사실 뭐 남자 성우를 알려고 하는 수고도 하고 싶지 않음. ^^;;;)

어찌 보면 기생오래비? 어찌 보면 환관? 일본 캐릭터로 흔하게 나오는 선이 얇은 비실한 남자 느낌인지라,

암튼 간에 브루스 웨인과 싱크로가 전혀 올라가지 않는 느낌.

 다른 인물도 아니고 중심 주인공부터 이렇다보니... 몰입도가 올라가질 않는다. -.-;;;


-주인공이 이미 이 지경(?)이니 결론은 나왔지만... 다른 캐릭터들도 의외로 만만치 않다.

 주요 배역 몇명은 서로 자리를 바꿨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위화감이 가득한 경우가 많고...

 이건 단순히 원어 더빙과의 불일치나 낯설다는 차원이 아니라,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캐릭터와

성우가 별로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라 근본적으로 아스트랄하다.

 일본쪽 배트맨 관련 다른 작품과의 연계나 혹은 팬들의 선호가 따로 존재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잖은 캐릭터들이 목소리와 캐릭터 간의 위화감을 자랑하다보니, 역시나 몰입도가 오르질 않는다.


-물론, 100% 나쁘다는 건 아니다.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악역들은 코스프레로 느껴질 정도로 원래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려 노력하고 있고,

일부 캐릭터들은 더빙만의 색다른 매력을 뿜어내기도 함다.

 우연인지 의도인지 아니면 단순히 취향 차이인지, 이런 캐릭터들은 의외로 여자 캐릭터들인데... ^^;;;


-특히,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의 셀리나는 살짝 청초하면서도 통통 튀는 목소리가

몰입도를 높여 주고, 차분하면서도 어른 여자의 끈적함을 살짝 담은 미란다는

(섹시한) 여성 상사나 여성 사장의 느낌이 충만해서 역시나 몰입도를 높여 준다. (^^)


-다분히 개인 취향의 영역이긴 하겠지만... 암튼 다양한 더빙으로 영화를 즐긴다는 것은

이런 저런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이런 재미(?)를 일상처럼 느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T T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구입한 적이 없으니(구입할 필요도 그닥 없고... 구입할 여력은 전-혀 없고. T T)

내가 확인을 안 해서 모르겠지만, 아마 합본으로 나온 3부작 박스들도 디스크 자체는 기존에

단품으로 나온 녀석들과 똑같지 않을까?

















*** 잡설 ***

-사람마다 선호하는 작품이 확연하게 갈리는 놀란의 배트맨 3부작.

 개인적으로는 물론 각각의 작품들이 다 재미있고, 3부작 시리즈물로서도 좋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 3개의 작품을 각각 놓고 본다면 나 역시 모두가 똑같게 와닿지는 않는 것 같다. 반복관람을 할수록

점점 더 달라지는 느낌이랄까.


-최고로 꼽는 사람이 많은 다크나이트는 의외로(사실 의외는 아닐지도. 난 국장에서 보면서도

그때 분위기에 걸맞을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반복 관람을 하면서

재미가 계속 감소하는 것 같다. 하비 덴트라는 캐릭터, 그리고 투페이스로의 변화는 극장에서

볼 때도 (남들 다 조커 조커 할 때 혼자서) 오오~했었지만, 보고 또 봐도 정말 좋다.

 하지만, 그외에는 갈수록 그닥... 아무래도 메인이 되는 조커라는 캐릭터가 내 성향과는 차이가

큰 캐릭터라서 그런 것도 같다. 난 이런 이상한(?) 카오스 애들에게선 매력을 덜 느끼는 듯...


-원래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봐도 봐도 역시나 재미있는 비긴즈...

 아마, 영화 아이언맨이 여기서 연출의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 싶은 배트맨化 과정의 재미도 재미이고,

볼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배트맨 관련 연출 장면(박쥐 부르기나 텀블러의 등장 등등!)들은,

역시나 첫타자의 장점이 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처음 볼 때도 익히 들어왔던 평들에 비해서는 재밌게 보았던 작품이긴 하고...

어떻게 해도 쉴드가 안 되는 근본적인 단점들과 캐릭터들의 삽질들은 볼수록 한숨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3부작 중에서 반복 감상을 할수록 내 취향에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다크나이트 라이즈인 것 같다.

 아무리 로리콘(...)이라고 해도, 베인이 외치는 고담에서의 연설들은 이 3부작 악당 중에서는

가장 압도적으로 내게 설득력이 있는 것도 그렇고, 영화의 여러 어이없는 상황 중에는 나름대로

오히려 인간 사회를 적나라하게 찌르는 듯한 부분들도 있고...

 뭐,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 여주인공이 무려 더블로 나오는데다가, 혼자 나와도 앞 시리즈의 여주들을

압살하는 매력녀들이라는 점도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대한 호감도 상승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쳤을 것도 같긴 하다. (^^;;;)


-이 배트맨 시리즈를 보고 있으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볼수록 참 놀라운 사람인 것 같다.

이렇게나 부조화스러울 수 있을까...싶을 정도로, 영화적인 연출로서의 액션은 굉장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장면들이 줄줄 나오는데... 왜 그렇게 사람 대 사람의 (격투?) 액션 장면으로만 가면

하품 나오게 만드는 걸까.

 놀란 감독이 다중이이거나, 혹은 놀란이란 이름으로 몇명의 감독이 협력 체제로 작품을

만드는 것도 아닐텐데... 암튼 그렇게 차이가 나도 너~무 차이가 나는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무지 한 감독의 이름으로 나온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