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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이란 말은 포장지로만 쓰는 KBS - KBS2 글로벌리퀘스트쇼 A Song For You 130823

베리알 2013. 8. 24. 09:30



  사실 뭐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다들 공공의 방송을 표방하고 있고,

특히나 KBS의 경우 수신료를 세금처럼 거둬가면서 예전부터 공영방송이란 딱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실제로 들여다 보면 그건 찔리고 구린 데가 많아서 핑계와 허세를 떠는 양아치를

보는 기분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해 직격타를 날려줘야 하는 게 공영방송일텐데...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비정규직 문제와 불안하고 가혹한 노동환경일텐데,

이를 지적하고 여론을 환기시켜야할 방송국이야말로 이런 문제로 가장 유명한 곳이라는 점은

실소 아닌 실소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방송사들이 열올리며 하는 짓이라고는 그저 자기네 배를 채우는 것밖에 없는 것도 현실.

 방송사들이 모두 다 그렇게 하고 싶어하고, 특히나 전통적으로 KBS에서 강력하게 밀고 있는

MMS만 해도(반발이 워낙 거세서인지, 이후로 이 MMS는 계속적으로 이름을 바꾸며

다른 정책으로 위장하거나 다른 정책에 끼워넣기 식으로 추진 정신을 이어 온다) 이건 그냥

방송사 날로먹기 외에는 달리 붙일 말이 없다. 여러 채널을 공짜로 보게 된다는 것으로 사람들을

홀리려고 하고, 실제로 그게 먹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정책의 목적은, 포화 상태인 TV 광고

시장에서, 케이블의 광고 시장을 뺏아 먹고 싶다는 지상파 방송사의 야욕일 뿐이다. 낮시간대

방송조차 스페셜이라 이름붙인 예능 재방과 드라마 재방, 그리고 보험 광고로 때울 뿐인 방송사에서,

늘어난 채널에 무슨 정성을 얼마나 들일 거라고 기대를 하는지...

 (말이 나온 김에... MMS 논쟁이 터졌던 게 몇년만 지나면 십년이 되는 일이지만, 이 MMS는

그후로도 MMS란 표현만 자제할 뿐, 다양한 이름으로 다양하게 꾸준히 시도되어 왔다.

이와 관련한 방송사의 포장 정책 이름은 일일이 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이며,

이를 위한 기술 테스트도 알게 모르게 계속 이어져 왔다. 아마, 이 MMS가 당장 허용된다면

기다렸다는 듯이 당장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공영이란 위장 딱지에 불과한 지상파 방송사들...

 최근 KBS가 또 그런 활약을 보여주었다. 바로 뮤직뱅크의 시간 축소인데, 일단 이 자체만으로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뮤직뱅크로부터 시간을 뺏어간 프로그램을 보면서 허탈하다 못 해서 빡쳤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기득권 우대 정책의 현장이랄까.

 

 뮤직뱅크의 장점이 뭐였을까? 어설픈 카메라워크, 어둡고 밋밋한 조명, 배경 조명에 심각하게 망가지는

화질, 아햏햏 순위제 등 많은 단점에도 불구, 뮤뱅의 절대적인 장점은 다른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을

압도하는 방송 시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 시간의 차이는 사실 굉장한 결과 차이를 만들어

낸다. 방송 시간이 가장 짧은 MBC 쇼음악중심은 그만큼 신인들이 얼굴 내밀기 어렵고, 또한 짦은

방송 시간에 출연자를 꾸겨 넣다 보니,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중에서 가수들의 무대가 가장 짧은 Ver.으로

나오는 게 일상인 단점들이 확고하다(기본적으로, TV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방송되는 가수들의 무대는

앨범에 수록된 정식 길이가 아니라, 방송용으로 축소된 방송용 길이인 게 보통인데... MBC 쇼음악중심은

거기서 더 잘라낸-무대 시작하자마자 곡 중반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아주 짧은 Ver.이 자주 등장한다.

앨범 노래 듣다가 방송용 Ver.을 들으면 뭔가 곡의 흐름이 뒤틀리고 모자란 그런 느낌을 받는데,

그것보다 더 잘라낸 Ver.을 보고 있으면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하게 된다). 뮤직뱅크는 그런 극단적인

축소 Ver.의 무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데다가, 방송 3사 가요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신인의 출연이 많다.

그것도 그냥 신인들의 분량이 많은 수준을 넘어서, 소위 듣보잡 신인들의 무대도 가장 많다. 관심 있게

지상파 3사 가요 프로그램을 꾸준히 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이건 그냥 좀 많다 정도가 아니라, 압도적!

 그런데... 그런 장점을 스스로 잘라 버리고는 그 시간에 엉뚱한 프로그램을 넣겠다니, 망할...

 하지만, 그냥 엉뚱한 프로그램 정도가 아니었다. 가요 프로그램의 러닝 타임이 축소되면, 백이면 백

그 축소된 시간에 들어가는 건 듣보잡 신인들과 힘 약한 신인들인데, 그렇게 신인들의 자리를 없애고

대신 넣은 프로그램은... 유명 가수를 활용한, 한마디로 기득권 광고 프로그램. 정말 한숨이 절로...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

-뮤뱅 앞부분을 20분 정도 잘라 버리고, 그 시간대에 들어간 프로그램이

글로벌 리퀘스트 쇼 A Song For You...란다. 이름부터 지랄맞게 오글거린다. 그놈의 글로벌 타령...



-이런 프로그램이라는데... 형식부터가 이미 글러먹었다.

 K-Pop스타라는 건 당연힌 듣보잡 신인이 아니라, 유명가수라는 것이다.

 신인들의 시간을 뺏아 놓고는, 그 시간을 가져가는건 기득권이라니... -.-;;;



-뮤뱅에서도 맨날 강조하는 세계 xxx여개국 방송~



-동시간대 외국 유명 도시들의 시간을 보여주는 장면. 글로벌 타령에 딱 어울리는 Show.



-이 프로그램의 DJ는 조권이란다.



-예전에 뮤뱅에서 해외팬들과의 영상 연결을 잠깐씩 보여주던 코너가 있었는데,

그걸 확대해서 이렇게 독립 프로그램으로 만든 느낌.



-첫출연자는... 요즘 그렇게 Hot하다는(하지만, 전혀 현실에서 체감을 할 수 없는... -.-;;;) EXO.

 신인들 설 자리는 뺏어 놓고는, 그 자리에는 70억 인구가 기다려온 초유명가수? 나 참.

  이런 애들은 TV 한두번 더 나오나 안 나오나 뭔 상관이겠냐마는,

신인들한테는 가요 프로그램 한번 출연의 의미는...



-뮤뱅에서 스쳐가는 코너일 때보다 훨씬 더 오글거린다.

 이건 뭐... 그냥 케이블에서 유명 가수 모셔다 놓고 팬미팅 하는 느낌. -.-;;;



-도대체 이런 (딱 케이블용 내용인) 걸 왜 하는지... 아니, 할 수도 있다고는 하겠지만,

이걸 뮤뱅의 신인들 시간을 잘라먹으면서 할 가치가 있나?



-이런 걸 보고 전파낭비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굳이 홍보 프로그램이 필요없을 유명 가수들 데려다 놓고 활용하는 방송사... 여전하다.





-개인적으로 특히 이런 시간 축소에 열불을 내는 이유가...

이렇게 시간이 축소되면 신인 가수들이 직격탄을 맞는 게 정석이면서,

그 피해는 신인 가수들 중에서도 여가수들에게 집중된다는 게 참 참을 수 없게 짜증스럽다.


-지난주와 어제 뮤뱅을 비교해 보겠다.

지난 주 뮤뱅 / 어제 뮤뱅

전체 출연자수 - 25 / 19

남자 출연자수 - 11 / 13

신인(급) 여가수 - 9 / 4

  당장 전체 출연자에서 6팀이나 줄어들었는데, 남자 출연자수는 오히려 더 늘었고,

신인 여가수들의 무대는... -.-;;;

 물론, 이건 단지 특정한 주 한두개만을 단순비교한 거라 이런 수치 차이를 절대적인 차이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실제로 컴백이나 활동 종료 등의 상황 등도 고려해야 하니까),

사실은 굳이 그런걸 일반화하지 않아도, 그리고 이렇게 수치로 비교해 보지 않아도,

직접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뭐가 달라졌는지 안 느껴질 수가 없다. 이런 저런 얘길

직접적으로 하고 수치를 들먹이는 것보다 그게 더 확실하다.


-이런 상황이 더 나쁜 건... 이런 변화는 철저하게 강자들, 즉 유명가수들에게 유리한 것이고

또한 방송 3사의 가요 프로그램이 다들 순위제까지 들고 나오는 마당에 더욱 더 기득권에게만

좋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니, 기득권이라고 할만한 가수들에게 딱히 더 좋은 상황은 아닐지

몰라도, 비기득권들에게는 심각한 위협이라는 건 분명하다.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으면... 보다 다양한 가수들을 더 소개할 자리를 마련해야지,

안 유명한 가수들이 설 자리는 없애고, 그 자리에 K-Pop 스타라고 이름 붙일 만한 유명 가수들

팬서비스 자리나 마련해 놓고... 이런 건 정말 아니지 않나?


-하긴, KBS의 공영방송 강조 문구들을 볼 때마다 참 찔리는 게 많아서 일부러 더 오버하나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뉴스 같지도 않은 뉴스에다가... 그런 뉴스에서는 심심하면

수신료 인상 얘기에 수신료 인상에 찬성한다는 사람들 이야기에... 수신료 인상, MMS 등

진정으로 시청자들을 위한 의도라고는 1g조차 느껴지지 않는데 말이다.


-암튼, 그나마 유일한 장점을 스스로 깎아 먹고는 유명 가수를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이나

넣어 놓고...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뿐이다. 신인 가수 6팀을 희생해서,

유명 가수 1팀 광고 자리를 마련하다니 이게 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