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진정한 의미에서의, 음악 입문서! -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베리알 2013. 6. 11. 12:06



  세상에는 참 많고 많은 책들이 나와 있다.

 그러나, 그중에 뭔가를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정말로 뭔가를 알고 싶어서 책을 보려고 하는데... 그럴 때 진짜 적당한 책을 찾는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 모르는 사람이 적당한 책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미션 임파서블이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이라고 해서 모르는 사람에게도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문턱을 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소위 말하는 입문서들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럼 좋은 입문서에는 뭐가 있냐하면 그건 또 하나의 문제가 된다. 입문서의 탈을 쓰고는 정작 입문서를

찾는 사람들(즉, 문외한)을 무시한 책들이 부지기수이고, 설사 진짜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그 책이 그런 목적에 충실하고, 또 입문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게 만들어졌는지는 또 별개의 영역이다.


 그런 점에서... 정말로 흥미로운 음악 입문서를 하나 만났다는 게 정말 놀랍다. ^^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소위 말하는 과학으로 풀어보는 운운 하는 제목을 보고 지레짐작할 필요는 없다.

 베토벤이나 비틀스는 그렇다쳐도, 물리학과 심리학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아이C~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은 하단의 문구처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그냥 음악을 즐기는 대다수의 사람들'

위한 책이다.


-내가 무슨 배짱으로 자신있게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얘기하나 싶겠지만,

이런 음악 입문서에 목말라 있는 완벽한 문외한 대중이 바로 나이기 때문!


-난 완벽한 음치다. 옆에서 하고 있는 박자나 음정을 뭔지도 모르고 그냥 적당히 따라만 할 수 있을 뿐,

도레미파 구분조차 아예 안 된다. 당연히 음악적 지식도 완전 제로에 수렴...

 소위 말하는 절대 음감의 사람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로선 초능력자들을 보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내 자신이 아무리 그런 퍼펙트 음악치라고는 해도, 살다 보면 음악에 관해서 알고 싶은

부분도 있을테고, 굳이 음악이란 스펙트럼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살면서 이런 저런 음악적인 최소한의

지식이 필요하거나 할 경우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음악에 관한 여러가지 책들을 읽어보려고는 했으나... 언제나 실패였다.

 미술이나 뭐 이런 다른 예술에 비해서 의외로 음악에 관해선 그럴싸한 입문자용 책이 없다.

 초보자나 입문자들을 위한다고는 해도, 실제 내용은 지나치게 음악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시작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음악적인 지식으로 흘러가거나, 아니면 아예 가십이나 딴나라 얘기로 흐르거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입문서는 만날 수 없었고, 그렇기에 저런 책들을 아예 시작도 하기 전에 짜증이 나거나,

들춰보다가 던져 버리거나(표현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로 던지지는... ^^;;;) 하는 게 보통.

 그렇다고 꾹 참고 본다고 그게 남는 것도 아닌 것은 당연지사.


-이 책은 다르다! 정말 다르다!

 이 책이 뭐 그럴싸한 음악적 지식이나 뭐 기술적인 음악 능력을 남겨 주는 것도 아니고,

이 책을 본 내가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한 것도 아니다.

 난 여전히 음악에 대해 모르고 있고, 기술적인 영역은 더더욱 그렇다.

 난 아직도 음치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음악에 관해 뭔가를 봤다는 느낌은 확실히 남겼다.

아니, 애초에 내가 음악 입문서를 재미있게 다 읽었다는 것 자체가 이 책의 힘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난 여전히 이 책 내용의 상당 부분을 모르고 있고, 읽으면서 많은 부분들을 이해하지 못 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책을 계속 읽을 수 있었고 음악에 관해 한단계(사실은 뭐 1/3단계나 1/4단계? ^^;;;)

발을 내딛은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다.


-음악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전반에 관해... 여태까지 본 그 어떤 책보다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했고,

실제로 뭐가 내 안에 남아 있는지는 몰라도 뭔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은... 굉장히 유익한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하나를 예를 들어 보자면, 초반에 음높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식처럼 사용하는 표준이랄 수 있는 음높이가 겨우 최근에서야(1939년)

서양에서 합의된 음높이였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전의 소위 말하는 클래식 음악들에선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예를 들어 모차르트의 곡이 있을 때, 이 곡을 만들 때의 모차르트의 음높이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표준 음높이에 비해서 반음 정도 낮다고 한다. 그래서, 악보 그대로 연주를 하느냐,

아니면 그걸 고려해서 반음 정도 낮춰서 연주하느냐... 이런 게 음악학자들 사이에선 문제가 된다고... ^^

 음높이의 표준이 정해진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란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옛날에는 나라별로는 커녕,

심지어 한나라 안에서도 도시별로 음의 표준이 달랐을 정도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는 일상처럼 클래식을

만나고 있지만, 어쩌면 진짜 클래식은 영영 만나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과연? ^^


-분명히 이 책은 나같은 생초짜, 음악치가 보기엔 어려운 부분들도 언급하고 있으며,

실제로 책을 보고난 나는 아직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이해 못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미있었고, 남는 게 있다고 느껴졌다.

 여태까지 본(정확히는 보려고 시도했던?) 음악 입문서들이 외계어 소설이나, 혹은 내가 전혀 모르는

과학서적을 보는 듯한 압박감만 주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말이다.

 음악에 관해 뭔가 알고는 싶지만, 최소한의(?) 음악적 재능이나 지식이 없어서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할 수 있다! 왜? 나같은 완전 음악치도 본 책이니까! ^^



(***보통 딱딱하던가 뜬구름 잡던가 기계적이던가 하는 이런 책들의 분위기와 달리,

음악적이면서도 일상적인 흥미로운 전개 방법도 그렇고, 작가의 썰렁한 개그 센스도

이 책을 술술 보는데 일조를 하긴 한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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