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쳐다보는데 문득!

국방부는 수천만 예비군을 언제까지 기만할 것인가? - MBC뉴스데스크100406

베리알 2010. 4. 6. 23:01

 

 

 근래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천안함 사건...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자체가 놀랄 일이지만, 그 후 이 사건과 관련해서

군이 보여주는 대응 모습을 보면 몇번 뒤로 넘어갈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다.

 

 정말로 북한과 현재 휴전 중이며, 언제라도 국지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언제라도 그것이 전면전으로 확대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상황의 나라...

 보수의 탈을 쓴 사회기생충들이 빨갱이와 좌파 딱지를 들고 설치며 그토록 안보를

강조하던 바로 그 나라가 맞는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황당한 일의 연속이다.

 

 이 정부 들어서 벌어지는 일들은 하나같이 외국의 교과서에 실릴 나쁜 사례들이 줄을 서 있다.

 국민의 건강권을 개무시한 채 국민의 시위를 피로 탄압한 인권탄압 사례인 광우병 파동,

날치기든 뭐든 통과만 되면 그만이라는 미디어법,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재벌 사면,

군의 활주로를 바꾸면서까지 허가한 친재벌 신축 허가, 수사 압박으로 전직 대통령 자살 달성,

함정이 침몰한지 몇주째가 되어도 왜 침몰했는지 이유를 감추려고밖에는 생각되지 않는

온갖 잡스런 비밀주의 등등... 이외에도 뭐 오늘 밤새도록 써도 모자랄 것 같지만 일단 차치하고...

 

 

 그 동안 인터넷, TV, 신문 등등 온갖 매체에서 이번 천안호 침몰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가설들이

떠돌았는데 사실상 그렇게 가설들이 나올 수 밖에 없게 만든 게 군이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가설들이 맞냐 아니냐의 얘기가 아니다. 사고 순간부터 지금까지 군이 보여준 모습은

속시원한 해명을 바로 눈앞에 두고 그 앞을 온갖 것들로 가리는 형국이니까.

 생존자 접촉도 안 되고 사고 관련 자료들도 제대로 공개 안 하고

그것도 모자라 절단면을 공개하네 마네 간 보고 있고... 참 웃기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오늘 뉴스데스크를 보니 이것참 정말로 이 나라 군대가 여기까지 왔나...싶은,

진정 막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지고 있었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최근 MBC가 단독 입수해 보도했던 상황 일지...

 이에 대해 결국 군에서도 그것이 군에서 작성된 문서라는 것을 시인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그 상황 일지인데...

 텍스트를 보면 참 흥미로운 내용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

 

 일단 오리지날 상황일지는 아니다.

 제목처럼 '상황관련 일지' 즉, 최초 상황을 기록한 일지가 아니라,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벌어진 일들을 나중에 종합한 문서인 것이다.

 물론, 군에서 뒤늦게라도 진짜 문서라고 밝힌만큼 이 문서에 적힌 내용들은

나름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것일테고... 진짜 문제는 이 상황관련 일지를 만들면서

어떤 내용들이 취사선택되었느냐...이긴 하겠다.

 

 

  군에서도 인정한 문서에도 적혀 있는 최초 상황발생 시간인 21시 15분...

 

 

 하지만, 이 문서의 존재를 뒤늦게 마지못해 인정하면서도,

그 최초 상황 발생 시간에 대해선 의미 없는 거라고 일축하는 국방부 대변인...

 지금 장난 하쇼?

 

 한국은 강제 징병 국가로, 현역병을 제외하고도

유지되고 있는 예비군과 민방위를 합치면 천만에 가까운 병력 자원이 존재하는데다가,

성인 남자의 상당수는 현역->예비군->민방위->민간인의 과정을 거친, 군 경험자인 나라다.

 즉, 수천만 단위의 사람들이 군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 이 사람들을 앞에 두고

지금 무슨 씨도 안 먹힐 거짓말을 그렇게 당당하게 하고 있나?

 

 (난 육군이라 해군 경험이 없어서 세부적인 부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다)

 상황일지는 그 자체로 사실상 비밀문서에 속하지 않는 대외비의 문서다.

 비밀취급인가가 없어도 볼 수 있는 문서이기에 비밀문서로 취급되지 않는다.

(물론, 대외비도 다 비밀문서로 다루기는 한다...)

 단, 그 성격 때문에 사실 그 어떤 비밀문서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그때 그때 상황의 기록이란 것인데 상황일지에는 정말 사소한 것까지 다 적지만

정말로 사소한 내용이라도 해당 지휘통제실의 책임자에게 보고를 하는게 원칙이고,

책임자는 그 내용을 판단하여 상급 부대에 보고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정말로 문제가 될만한 내용을 차후에 각 부대들이 협심해서 다같이 수정할 가능성이 없다고는 못 해도,

분명한건 그런 협동없이는 상황일지의 내용을 다같이 수정하긴 어려우며,

상황일지에 적힌 내용들은 의미가 없는 사소한 것부터 중요해 보이는 것들까지

대부분 사실 상황을 적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관련 기관들이 모두 협동해서 일지 내용을 고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뭐라고 입을 맞추기 전에 관련 내용이 미리 언론 등에 유출된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사고 발생 시각을 엿가락처럼 바꾸던 군이지만, 방송을 통해 상황일지 내용이 방송된 후,

의미가 없는 거라고 사족은 애써 붙이고는 있어도 시각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 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군 생활 중 상황일지라는걸 접해 본 사람들이라면 오늘 국방부 대변인의 저 말이 얼마나

개소리인지 알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시각이 저렇다면,

실제로 저 시간에 보고가 되었다는 것이고 그렇다는건 실제로 그 상황이 발생한 시간은

그보다 빠르면 빨랐지 늦을 수 없다. 그리고 최초 상황 발생이라고 써 있는 만큼,

이 사건에서 군이 애써 위장하고 감추려고 하는 사건의 진실이 뭔지 파악할 열쇠 조각이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즉, 이 사고가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를 말이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부분을 원인 파악에 도움이 안 되는 내용이라고 멋대로 무시?

 어디서 개수작인가?

 

 

 게다가 선체 절단면 공개를 놓고 간을 보는 중이라니... 이딴 식으로 나오니 이번 사건에 대해

나중에 군이 공식 발표를 하더라도 과연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고,

그 신빙성이 얼마나 되겠나?

 

 

 그 여부를 놓고 간을 보는 이유도 참 걸작이다.

 해군의 자존심이 어쩌구... 참 별 잡스런 헛소리를 다 가져다 붙이고 있다.

 

 공개되면 될수록 보다 더 좋아지는 것이다.

 그건 국방부가 몸소 증명해 주었다.

 저 상황 일지가 방송에서 공개되었기에 그 일지가 진짜라는걸 뒤늦게 인정하고

최초 사건 발생 시각도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지우려고는 하고 있어도

결국 그 시각을 인정했지 않은가?

 저 상황 일지가 방송을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 국방부 대변인이 저런 이야기들을

하기라도 했을까? 풋.

 

 결국 지금의 저질 신뢰 상황은 갈수록 군이 더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려면 보다 더 많이 확실하게 공개하는 것뿐이다.

 

 

 화려한 군미필 경력을 자랑하는 이번 정부...에서 참 빠지지 않고 잡스런 대사들을 날려주고 있다.

 오늘도 2MB는 조사단장을 민간인이 맡아야 신뢰 어쩌구...라는 대사를 날렸다.

 풋.

 군경험도 없는 사람이 군통수권자라고 앉아 있으면서(그렇다고 군통수권자라고 납득할만한

다른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무슨 소릴 해도 설득력이 없겠지만... 민간 재벌의 희망사항을

이루고자 군대의 활주로를 바꿔 버리는 정책을 펼치는 이 정부의 수장이,

조사단장을 민간인이 맡으라고 하면 참 퍽이나 믿음이 가겄소잉.

 

 

 혹시나 몰라서 실종 장병 가족들의 얼굴 부분을 피해서 캡쳐했다.

 인상적인 대사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위치추적 장치가 있는 구명조끼가 예산문제로 보급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는데...

 정말 황당하다는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사실상 도둑놈 심보로 운영하는 군대이면서,

그 군대에 끌려와 젊음을 바치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대우도 못 해주는 이 썩은 현실이라니...

4대강 삽질 예산만 되돌려도 어쩌면 지금 이 현실의 비극 중 상당 부분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동안 여러 가설이나 여러 이야기들은 오만 가지 생각은 들더라도 어쨌거나 과정으로

볼 수는 있었다.

 그러나, 오늘 국방부 대변인이라는 사람의 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진정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상황일지가 무슨 동네 꼬마들 낙서인줄 아나?

군대에서 상황일지를 장난으로 적고, 보고를 장난으로 하는줄 아나?

 수천만 군경험자들이 두눈 시퍼렇게 뜨고 지금 이 사건을 주시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다 눈 뜬 장님으로 보이는가?

 

 

 

 

 생존자들 중에 일반 사병은 길어야 1-2년 후면 제대한다.

제대 후까지 그들이 사고 충격으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는 레파토리를 유지해 줄까?

 지방선거,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당이 앞으로 모든 선거에서 계속 압승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은가?

 

 군이고 정부고 간에 명심해라. 대한민국은 군경험자만 수천만명이다.

 정부 고위직에 워낙에 군경험자가 적어서 제대로 감이 안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을 물로 보는 댓가는 곧, 처절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