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보는데 문득!

재방은 왜 짜르는게 당연한가? - SBS미남이시네요091101 08회 재방송

베리알 2009. 11. 1. 20:57

 

 

 

 TV 보다 보면 참 웃기는게... 지상파 방송 3사들이 다들 약속이나 한듯이 지키는 것중의 하나가

(보통 이런 사례는 좋은 경우는 거의 없다) 바로 재방송에서의 무자비한 가위질이다.

 지금은 오늘 방영된 미남이시네요 8회의 재방송을 가지고 얘기하니까 일단 드라마 얘기지만,

이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등 모든 프로그램에 해당된다.

 

 같은 프로그램의 같은 회차인데, 본방에 비해서 재방은 거의 무조건 가위질이 되어

러닝타임이 짧아져 방송된다. 왜 그래야 할까?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재방송은 본방보다 무조건 짧게 내보내야 한다는 법이 있다면 그 법이 잘못된 것이고,

(일부) 외국에서 그런 짓을 하니까 우리도 선진국 따라간다고 흉내 내고 있다면

썩어빠진 핑계일 뿐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만큼 이는 그럴싸한 이유가 있을 수 없는 사안이다.

 

 본방에 비해 짧은 방송을 내보낸다는 것 자체가 이미 본방에 비해서 결함품을

공공의 재원인 TV방송을 통해 내보낸다는 것이다.

 짧아진 재방이 본방에 비해 결함품인 것은 당연하다. 이래도 되는 거면 극장 상영 시간 맞추려고

극장이나 수입사가 지 멋대로 영화 가위질해서 상영 시간 줄이는 것도 당연한 일인거고,

영화에 대해 이런 저런 위선의 잣대를 들이대어 잘려진 채 상영되는 판본도 한심한 기형본이 아니라

또 하나의 원본이 되는 것이다.

 작품적인 측면에서 재방이 짧아도 이상이 없다면 거꾸로 본방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낭비하면서까지 아무 의미 없는 낭비 화면을 보내어 시청자들의 시간을

잡아 먹는다는 고백이니까. 재방을 자를때 엄청나게 신경 써서 자르기 때문에 내용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은 안 짜른다고 얘기해봐야 본방이 비만덩어리라는 표현에 다름 아니다.

(물론, 재방 자르는거 그렇게 신경 써서 자른다고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그냥 자를 시간에 적당히 맞는 부분이 있으면 그거 그냥 잘라 버리고 마는 거다.

작품의 완성도는 신경 쓰지 않는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그 프로그램을 하나의 완성품이자 하나의 작품으로 본다면

재방과 본방이 무식한 가위질로 달라지는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현실은 한심한 가위질 만행이 마치 상식처럼 통하는데... 참 한심할 따름이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오늘 방송된 미남 8회의 재방송 끝부분...

 보려고 본게 아니라, 인기가요 기다리다가 조큼 보게 되었을 뿐인데,

황태경과 유헤이가 복귀하던 중 차안에서 유헤이가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하며

데려다 달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태경에게는 모친의 전화가 오고...

 

 

 태경에게 온 우편물로 인해 우연히 태경의 진짜 생일을 알게 된 미남이

그 생일을 가지고 다른 멤버들과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잘렸다.

 

 

 위 장면들 사이에 스파게티 가게로 유헤이를 데려다 주는 장면이 나와야 하는데,

그거 자르고 바로 이렇게 모친과의 약속 장소로 온 태경의 장면이 나온다.

 제 아무리 한쿡 드라마들이 완성도에서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그냥 본다고 해도

위에서 스파게티집에 데려다 달라는, 그것도 유헤이 같은 캐릭터가 그런 말을 했는데

거기서 아무 이어지는 내용 없이 건너 뛰는 것은 어색하다.

 

 사실, 이건 예를 들기 위한 캡쳐가 당장 없어서 그냥 캡쳐해 본 것일뿐,

내용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를 주는 경우도 다반사다.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도 마찬가지... 며칠전 방송된 청춘불패 재방에선,

프로그램 초반부에 아이들 숙소를 돌며 멤버들을 모으는 장면 자체가 통째로 날아가고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 걸로 시작하는데... 차안에서 유리가 잠이나 잘걸 하는 자막과 함께

헬렐레 졸고 있는 장면에 대한 설명이 날아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내용에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크다면 큰 그런 문제들이 당연한 것처럼 일어나는게

재방의 현실이다.

 

 도대체 왜 그렇게 재방은 잘려야 할까?

 

 

 드라마든 예능이든 하나의 작품으로 생각한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나의 제품으로 본다고 해도 완성품을 판다는 기본 개념을 가지고 있다면

역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그냥 별볼일 없는 TV방송시간 때우는 도구 내지는

불량품이든 뭐든 팔아서 돈만 벌면 장땡이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기에 나오는게 아닐까.

여기에 남들(다른 방송사들) 다 하니까...라는 한쿡의 망국적 마인드를 덧붙이면 금상첨화?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자를만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작품의 완성도 같은건 아오안, 방송 시간 줄여서 광고 시간 늘리려는 속셈,

즉 시청자들이 불량 프로그램 보더라도 방송사는 돈 더 벌겠다는 노골적인 목적이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100분짜리 3개 보낼거, 좀 잘라서 60분짜리 5개를 보낸다고 하면,

광고 시간은 앞뒤 5분씩만 잡아도 전자는 30분이지만 후자는 50분이 된다.

 

 

 암튼 방송사에 무슨 속셈이 있는지는 내가 모르고 또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단지 재방이 본방에 비해서 칼질이 되는게 당연한 작금의 방송국 마인드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납득할 수 없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다고 해도 납득이 갈 수가 없다. 영화가 극장 상영을 거듭하면

무조건 상영 시간 줄이는 것이나, DVD 등 2차 판권으로 나올때 상영 시간 줄이는걸 납득하라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방송사 입장에서 볼때... 공공의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사 측면에서 본다면 납득할 수 없어야 한다.

오로지, 공공의 전파를 가지고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서만 올인한다는 한심한 방송사 측면에서

볼때라야 가능한 상황이 아닐까.

 

 재방의 가위질 만행,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한다. 이건 작품과 시청자를 향한 테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