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간 출시 예정을 보다가 깜짝 놀랐던 적이 있는데...
바로, 마크로스를 다룬 책이 한국에 정발이 된다는 것!!!
너무 기념비적인 일이기도 하고... 그 내용도 궁금해서 일단 지르고 보았는데...
사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올드팬으로서, 표지를 보고 살짝 불안하긴 했는데,
실제로 그 불안이 갓벽하게 적중했다. ^^;;;
超時空要塞マクロス / The Super Dimension Fortress MACROSS
마크로스 - 노래, 사랑, 전투의 세계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아마 나같은 올드팬이라면 이 표지만 보고도
반가움이나 기대 이전에 어떤 불안감이나 위화감이 들었을 것이다.
보다시피 많은 마크로스 시리즈들이(태반은 나같은 옛날 사람은 모르는 것들... ^^;;;)
등장해 있는데... 정작 가장 기본이 되는 최초 TV판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와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런 예상은 완전 적중한다.
-이런 관점에서 만들어진 마크로스의 총론...이라고나 할까. ^^
-책의 시작을, 이렇게 마크로스 시리즈를 이런 과거의 지면 광고로
하나 하나 소개하는데... 정말 뜬금없이 플래시백이 최초로 등장하고
이어서 마크로스2가 나오는 순서.
뭔가 이상하다???
-물론, 그 문제점(!)에 대해선 아래에서 얘기하겠고...
그걸 제외하고 보면 이 책 자체는 상당히 유용하고 흥미로운 것도 사실이다.
책의 머릿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마크로스 시리즈를 노래, 사랑, 전투라는
세개의 측면에서 바라본,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일본의 평론가나 마크로스 관계자, 한국의 업체 종사자 등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정보와 감상 등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그런데... 왼편에 보이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는 이미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플래시백이나 마크로스2 등은 이미지가 실려 있는데,
TV판과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는 텍스트 언급만 있고,
이미지 한장 실려 있지 않은데...
-지금 시점에서는 이런 비교(?)도 가능하다. ^^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그 자체로 이 책의 의미는 충분하다고도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카와모리 쇼지의 마크로스 인터뷰를 볼 수 있다니!
-한국에 사는 아재로서,
이런 정리된 얘길 보는 것도 그 자체로 흥미진진!
-자, 그리고 드디어 등장하는 속사정...
책 끝에는 이렇게 마크로스 관련 앨범들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나오는데...
보는 것처럼!!! 다른 앨범들은 앨범 아트 워크를 조그맣게라도 붙여 놓았는데,
정작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와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는 이미지 자체가 없다는 거!
상단에 잘 보면 저작권 관계로 일부 시리즈 이미지는 제외한다고 되어 있는데... 바로 이건가 보다!
-즉, 이 책은 다른 시리즈에 대해서는 관련 이미지를 사용하고
또 그 내용을 언급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고 만들어졌는데...
정작, TV판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와 그 극장판인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는
그 권리를 얻지 못 했다는 것!
그런 어른들의 사정으로... 이 책은 이런 반쪽짜리 기획이 되어 버렸나 보다.
-여기 나온 이야기나 대담 등은 물론 그 자체로 아주 유용하다.
하지만, 정작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근본이자 뼈대인 TV판과 극장판이
쏙 빠진 내용들이라... 일종의 공허한 사상누각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한국에 드디어 정식으로 나온 마크로스 관련 책이고,
충분히 유용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을 갖추고 있음에도...
정작 마크로스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쏙 빼놓고 전개되는 내용이라,
반쪽 어쩌면 그 이하의 의미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게 정말 아쉽다.
-물론, 다시 강조하지만 그렇게 근본이 쏙 빠진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팬이라면 흥미롭고 유익한 책인 건 분명하다.
마크로스의 한축인 음악을 담당한 사사키씨의 이런 대담도
올드팬으로서 정말 읽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정도...
내가 생각하는 애니송의 진정한 요정인 카사하라 히로코가
마크로스2에 캐스팅된 이야기도 이렇게... ^^
-그래서 그런 근본적인 한계 덕분에...
말미의 캐릭터, 메카닉 설정 공개 부분에서도
이렇게 플래시백으로 시작하고 만다. ^^;;;
-암튼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책이고...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분명 흥미진진하고 유익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근본이자 뼈대인 시리즈만 쏙 빼놓은 구성에 대해
아쉬움이 더욱 더 클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어른들의 사정이 있긴 했겠지만, 정말 안타깝다. T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