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조그마한 바다를 사이에 둔 가까운 나라지만, 정말 멀고도 먼 것 같기도 한 옆나라, 일본.
부러운 게 한둘이겠냐마는... 상술이건 뭐건 간에 그들의 끝없는 상품들은 정말 부럽다.
엄청난 내수 시장이 있어서 그렇게 된 건지, 그런 상품들을 만들고 팔아 왔기에 그런 시장이
형성된 건지 어디가 닭이고 어디가 달걀인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그저 부럽다는 것. T T
한국의 추억의 애니메이션들은 비록 수많은 흑역사로 얼룩져 있어서 뭐가 그나마 역사이고
뭐가 흑역사인지 구분해서 골라내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어쨌거나 역사고 흑역사고 간에
그것들이 누군가들에게 추억이란 건 분명할 터. 하지만, 그 추억을 곱씹어 볼 방법이 거의 없기에,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던가 그런 추억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져갈 뿐이다.
개인적으로 과거 애니메이션의 노래들 중에 참 다시 들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특히나, 일본에서도
놀랐다는 후문이 전해지는 은하철도999의 눈물 실은 은하철도나, 노래만으로도 불타오르게 만들었던
천년여왕의 주제가들은 꼭 CD로 들어 보고 싶었으나... 오늘날까지도 불가능하다.
추억의 만화영화 주제가들의 극히 일부만이 어린이용 CD처럼 나온 만화영화 주제가 모음집...같은 걸로
만나볼 수 있을 뿐. 그나마 오리지널이 아닌 경우도 많고 참... 에휴.
이러니 추억은 그저 사라져갈 뿐이다. 기껏 존재했던 컨텐츠를 이용도 못 해 먹고 없애는 꼴.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
GUNDAM-SINGLES HISTORY-3
-이 앨범은 일본에서 1999년에 발매된 앨범으로... 기동전사 건담 애니메이션의 주제가 싱글들을
모아 만든 시리즈다. III라는 글자에서 짐작이 가능하듯이, 위 사진은 시리즈의 세번째로
건담윙과 건담X, 08소대 등의 노래가 담겨져 있다.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우주세기 건담들의 주제가들을
I에서부터 쭈루룩 담아오고 있다.
-한국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어쩌면 이런 생명력을 가질 컨텐츠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쓰잘데기 없는 사교육 시장이나 향략, 체면치레 등에는 펑펑 돈을 써대면서 정작 그런
컨텐츠들을 상품 시장으로 승화시키는 건 미친 짓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문화강국이 어쩌고 하는
있으니 오호 신발 놀고들 있네.
-건담만 예로 들어도, 각 시리즈 별로 여러 장의 OST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이런 모음집도 정말 많이 나온다. 이것처럼 주제가 싱글 히스토리라는 분류로도 나오는가 하면
무슨 엔딩 콜렉션도 있고 암튼 별별 컴필 앨범들이 계속 이어진다. 그만큼 팔린다는 얘기겠지. T T
-건담뿐만이 아니라, 다른 수퍼로봇들이나 추억의 로봇들 역시 계속 상품이 나온다.
선라이즈의 로봇들 모음집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해서 여러 조합으로... 선택 폭이 정말 엄청나다.
-단순히 로봇물들 뿐만 아니라, 예전에 파사대성 당가이오의 ANIMEX 시리즈를 언급했던 것처럼,
http://blog.daum.net/dominna/741
고전 작품들의 OST를 새롭게 저렴하게 내놓는 시리즈가 쭈욱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정말 이런 작품까지???...할 것들도 있는가 하면, 잘 팔리는 녀석들은 진작에 다 품절되어
중고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거래된다. 캬아~
Re:Birth/聖剣伝説 伊藤賢治アレンジアルバム
-이는 당연히 애니메이션만의 얘기가 아니다. 게임도 마찬가지!
스퀘어의 유명 시리즈 중 하나인 성검전설은 다른 스퀘어의 게임들처럼 OST가 나와 있는 건 물론이고,
스퀘어의 상술(^^)에 걸맞게, 이런 어레인지 앨범이 따로 나와 있기도 하다.
-Re:Birth란 제목으로 나온 이 어레인지 앨범은 성검전설 시리즈(생각보다 많다)에서 몇몇 곡들을
뽑아서 스퀘어에서 이 작품들의 음악을 담당해 온 이토 켄지(이토우 켄지 伊藤賢治)가 새롭게 만들어낸
곡들로... 성검전설 시리즈를 즐겨온 사람들이라면 아마 그 자체로 흥미로운 앨범일 것이다.
Re:Birth II/ロマンシング サ・ガ バトルアレンジ
-그리고! 역시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이 Re:Birth 시리즈는 이어지는데...
스퀘어에서 성검전설, 로맨싱 사가 시리즈 등을 담당해 온 이토 켄지였던 만큼 성검전설 다음으로는
로맨싱 사가 시리즈의 음악에서 배틀 음악을 골라 메탈풍으로 어레인지한 앨범을 내놓았다.
Re:Birth II/ロマンシング サ・ガ バトルアレンジ-閃-
-그리고 그리고... 다시 이어진다! 이번에는 지난 앨범의 로맨싱사가 배틀 어레인지란 제목에 閃을 붙여
그때 다루지 못 했던 테마들을 가지고 역시 메탈풍으로 만든 어레인지 곡들을 들려 준다.
지난 앨범에서 로맨싱사가의 배틀 테마들을 다루었다면, 여기선 로맨싱 사가 이외의 사가 시리즈들의
배틀 테마들까지 다루고 있다.
-어떤 스타일일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미리 듣기가 제공되는 아마존 링크.
http://www.amazon.co.jp/gp/product/B00HHDWG28/ref=oh_details_o02_s00_i00?ie=UTF8&psc=1
-나같이 로맨싱 사가(물론, 다른 사가 시리즈들도 마찬가지! 모든 사가 시리즈를 다 해본 것은 아니지만,
이래뵈도 나는 로맨싱 사가 이전의 최초의 사가 시리즈인 게임보이용 사가 시리즈부터 시작한 사람! ^^)의
팬들이라면 아마 그 추억의 멜로디들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반갑고... 또 그 추억의 음악들이
새로운 스타일로 되살아난 것에 두번 기쁘지 않을까.
-지금은 이 성검전설과 로맨싱 사가 관련 앨범 얘기만 예로 들었지만,
사실 얘네들 정도는 약과다.
스퀘어의 대표작인 FF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시리즈의 OST가 나오는 것은 물론, 피아노 앨범과
오케스트라 앨범 등등... 많은 어레인지 앨범들이 기본적으로 나온다.
http://blog.daum.net/dominna/443
http://blog.daum.net/dominna/445
http://blog.daum.net/dominna/470
심지어, SFC 시리즈인 4탄과 5탄, 6탄 등은 이미 예전에 SFC의 음원을 그대로 CD에 담은 OST 앨범들이
나왔지만, 얼마 전에는 그걸 리마스터링해서 담았다는 리마스터링 OST 앨범으로 다시 나왔다!!!
(로맨싱 사가도 마찬가지!) 게임 OST라고 해봐야, 패키지 게임 시절에 초회 특전으로 OST CD가
들어 있는 게 고작이던, 그리고 그건 이미 까마득한 어둠 속의 과거가 된 이 나라에선...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리고 이런 추억팔이(?)는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솔직히, SFC 정도까지는 지금에 와서 그냥 들어도 음색에 무리가 없는 괜찮은 수준인지라,
그 음원 그대로 담은 OST나 심지어 리마스터링 Ver.(이건 아직 못 들어 봤다. 궁금하긴 한데... ^^)이
나와도 그려려니...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선 이 16비트 이전의 시절 게임들의 그 8비트 음원을
그 - 대 - 로 담은 앨범들도 이미 발매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뭐, 얼핏 생각하면 뭥미-스러울 수 있긴 하지만, 이런 시도는 이미 예전부터 있어왔기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사가 시리즈와 성검전설만 예로 들어도, 이미 게임보이용 음원을 그대로
담고, 거기다가 어레인지해서 새로 만든 트랙들을 추가하는 식으로 이미 예전에 나왔었다.
http://blog.daum.net/dominna/431
그런데! 이렇게 이전부터 상품화가 꾸준하던 작품들을 넘어, 그저 추억의 시대인 그 8비트 게임기의
음악들을 모은 시리즈들도 어느 새 쏟아지고 있다. 아마, 그 시절 8비트 게임기들로 게임을 즐기며
그 음악들을 듣지 않았던 세대라면 상상도 못 하겠고... 그렇게 했던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그때 그 유치찬란한 음원을 지금 다시 들으면 당혹스러울 것 같은 선입견이 들텐데... 사실 뭐
그 시저 지나오지 않은 사람들이야 당연하겠지만, 후자라면 얘기가 다를 지도.
실제로 나도 그 8비트 게임기 음원 그대로 담긴 CD들을 지금도 가끔 듣는다. 실제로 멜로디
자체가 좋은 뿐더러, 그 아련한 추억을 자극해 주는 8비트 음원의 매력이란! ^^
결국, 그렇게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에게 팔기 위해 8비트 음원 그대로 담은 CD가 발매되고
계속 발매되는 나라... 그리고 그럴만큼 팔리는 나라...
단지, 작은 바다 하나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인데, 정말... 부럽다. T T
-그저 상술이나 추억팔이라는 말로 무시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뭐가 나쁜가?
업체들은 물건을 만들고 팔아서 돈을 받으니 좋고, 소비자들은 추억을 즐겨서 좋고,
그리고 그만큼 시장은 존재하게 되는 거고... 이것이 바로 모두가 윈윈???
그저 애들이나 하는 게임, 애들이나 보는 만화... 이러고 무시하면서 추억도 사라지게 만들고
업체들의 존재도 사라지게 만들고 그나마의 시장조차 다 날려 버리는 이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참 깝깝할 따름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어떻게 잘못된 걸까. (뭐, 답은 다들 짐작할 테지만... 에휴)
그렇게 엄한 데 돈을 못 쓰게 하고, 엄한 데 정신 못 팔리게 해놓은 결과가 뭔지 참 답답하다.
현실은 백성들은 나날이 힘들고 가난해지고 있을 뿐이고... 그 돈은 다 재벌들이 처먹고 있고...
사회는 개날림으로 유지되며 심심하면 대형사고가 일어나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또 잠시 뒤면
다른 대형 사고가 터지고 또 터지고...
물론, 옆나라가 모든 게 다 이상적이라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고... 그쪽이나 이쪽이나 문제는
많지만(정말 문제는 그 옆나라의 마이너 카피판인 이 나라에선, 그 옆나라의 문제들은 거의 대부분
겪어야 한다는 거... -.-;;;),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그 생명력을 가지는 추억의 작품들이
그리고 그로 인해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새로운 작품들이 태어나는 그곳의 현실과
언제 만화고 애니가 있었냐는 듯한 이 나라 현실을 비교해 보고 있노라면... 그저 한숨뿐이다.
(그래도 팔리는 것 같던 키드갱이 견디다 못 해 웹툰으로 마무리를 짓질 않나,
한국을 대표하는 인기만화였던 열혈강호조차 본전치기나 될까말까한다는 현실이 참...
정말 어딜 봐도 암담한 나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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