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DC고 마블이고 히어로 영화들을 신나게 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결국 언젠가부터 거의 손을 떼고 남의 일 보듯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간혹 정말 취향에 맞는 영화들이 있던 것도 사실...
그러다가 별 기대 없는 신작 소식...에 불과했던 작품이었는데, 예고편을 보면서
갑자기 기대가 푹푹 차올랐던 사례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이 썬더볼츠!
그래서 정말 간만에 극장에 마블 영화를 보러 갔는데... 크아! ^^
썬더볼츠* (Thunderbolt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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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www.daum.net )
-원래 썬더볼츠가 영화로 나온다는 얘길 들었을 때,
썬더볼츠 그래픽 노블의 기억이 떠오른 내 이미지는 이랬다.
이번 영화에선 이름만 썬더볼츠이지, 원작과는 관계 없는 수준으로 재편되었는데...
원래 썬더볼츠 팀은 진짜 개막장 악당들이 모여서 언제든 제압이나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하고는 할 수 없이 시키는대로 하는 거라, 언제든 기회만 오면
팀원이나 관리자를 죽여도 이상하지 않고, 시키는대로 한다는 핑계로 사람들을
죽이고 다녀도 당연한 그런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는 그 정도의 개막장들을 모은 것도 아니고,
적당한 상황에서 적당하게 부딪히고 그러면서 공동의 절실한 목적까지 겹치다 보니...
결국 이런 느낌이 된다. ^^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이들이 모여서 벌이는 난장 장면은 흥미로웠다.
뭐랄까, 피카레스크 극의 결말에서 그 악당들이 다 모여서 네편 내편 없이 서로 죽이고 처맞고
그런 장면의 느낌이랄까...
-이 작품은 사실 액션에 집중한 영화라고 보기 어렵긴 하다.
(개인적으로, 이상한 나라의 옐레나의 모험담...이 아닐까 싶다. ^^)
게다가, 모인 인원들도 죽어라 훈련을 받고 경험하고 어쩌고 해도 결국 강화인간 레벨에
불과한 수준들만 모여 있으니 화끈한 액션 연출에도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
설상가상으로... 예를 들어 그런 강화인간 레벨이라도 상황을 잘 만들면 윈터솔져 영화처럼
멋진 액션 장면이 나올 수도 있긴 하겠지만, 이 작품은 한쪽에는 그런 강화된 일반인들이 있는데
다른 한쪽에는 어벤져스를 다 합친 것보다 세다는 센트리가 대기하고 있으니... 그림이 나올 수가 없다.
영웅문에서 장무기가 오절하고 겨룬다면 승패를 떠나서 멋지고 기가 막힌 대결이 펼쳐지겠지만,
장무기가 강남칠괴와 겨룬다면? 애초에 그런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러번의 액션 장면들이 나오며, 나름대로 인상적이다.
도입부의 저 액션 장면은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일종의 피카레스크 극의 클라이막스를 보는 듯한
상황을 만들고, 거기서 서로 의도치 않게 협력 플레이가 되다가 뒤통수 플레이가 되다가
이게 여러 명이 얽혀서 펼쳐지는 게 굉장히 재미있다.
그리고... 윈터솔져의 등장! 최고였다.
마블 딱지 붙은 히어로 영화가 오랫 동안 잊고 있던, 진정한 히어로 영화의 명장면.
DC의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원더우먼의 등장 장면에 비견할만한 장면이었다. 크...
그리고 썬더볼츠팀과 센트리의 대결... 이건 애초에 싸움조차 못 되는 수준이 맞긴 하다.
썬더볼츠팀이 무슨 노력을 하고 기술을 써도 애초 긁지도 못 하는 차이라... 비슷한 장면으로,
저스티스리그에서 슈퍼맨이 다른 DC 히어로들을 때려 잡는 장면이 있겠는데 애초 시작점이
다르긴 다르다. 거긴 애초 수위급 능력자들이라 각자의 개성을 살려 줘터지는 연출이 가능했지만,
이쪽은 애초 일반인 수준급 능력자들이라 살릴 개성이고 뭐고도 없으니... ^^
-예고편을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게, 겨우(?) 이렇게 팀을 모아 놓고
그 상대로 센트리라니???
원래 썬더볼츠팀에는 나름대로 여러 능력자들이 있긴 하지만, 걔네들을 모아도
센트리한테는 상대도 안 될텐데, 이렇게 좀 센 일반인들만 모아 놓은 팀으로
과연 그 센트리를 어떻게 잡나?!...했었는데, 그것이 일어났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결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는다랄까... ^^
-결국, 제목은 썬더볼츠이지만
이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의 옐레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녀의 솔로 무비라 해도 좋을 느낌이다. 그리고 그 느낌이 아주 좋다!
옐레나, 그리고 플로렌스 퓨가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다니...
블랙 위도우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
-원작 팬들에게 거의 입에 꺼내기도 싫은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그 센트리...
이 영화는 영화적으로 재구성을 잘 하고, 그걸 찰떡같은 배우가 멋지게 연기한 덕분에
센트리도 다시 보게 되고 영화도 잘 살려냈다.
-그외에 다른 캐릭터들도 굳이 그들의 배경을 따로 알 필요 없이
(물론 알면 더 좋겠지... ^^;;;) 딱 이 영화만으로도 불편없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서 다들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버키 반즈! 윈터솔져!!
준비된 서사와 함께 윈터솔져로 돌아와 무시무시한 포스를 보여주었던 버키인데...
그후로는 RPG 용사물의 공주님 같은 포지션이나, 개그 캐릭터 등으로 전락해서
정말 안타까웠는데... 드디어 그 윈터솔져 버키가 부활했다!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윈터 솔져의 등장 장면은... 배대슈 원더우먼의 그 장면에
비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하앍!!!
-도대체 그동안 마블 작품들은 왜 그 모양이었던 걸까?
이 의문을 더욱 더 강하게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PC도 없고, 어처구니 없는 히어로 놀이도 없고, 그러니까 이렇게 잘 나오는데
그동안 도대체 왜 그랬던 거? -.-;;;
-위험한 사람들 보고 어 내비둬하고 제 갈길 가고,
센트리만도 못한 성격으로 히어로놀이나 하고,
히어로영화라는데 자기 욕망에만 충실한 괴물들이나 설치고,
그냥 명령 받아서 일하는 거지 히어로는 아닌 애들
히어로가 중요한 게 아니라 PC와 LGBT 포교에만 진심 등등등...
이런 재미없고 욕 나오는 시리즈들만 내놓던 마블에서,
간만에 진짜 히어로 영화를 그것도 재미난 영화를 내놓았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다.
-쿠키는 두가지. 첫번째 쿠키는 재미있고 특히 음악이 좋다.
두번째 쿠키는 너무 길... 하지만, 이번 게시물의 제목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니고 앨리즈...의 출처가 되었다. ^^
-일반관에서 봤는데 AV적으로 근래 극장에서 본 작품중 가장 취향이었다.
12세 관람가가 맞나 싶을 정도... 극장에선 이렇게 해놓고 나중에
블루레이에선 설마 또 이상하게 내놓진... 아, 어차피 한국에선 그런 거 없구나. T T
-올가 쿠릴렌코가 스탭롤에 있는 게 의문이 드는 작품이었다.
진짜 출연료를 받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