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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이여, 영원하라! - 꼬방동네 사람들 (People In The Slum, 1982) 블루레이

베리알 2018. 11. 26. 09:12



 난 의외로 고전 한국 영화들을 좋아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고전은 무슨 50년대 이런 정도는

아니고... 나의 추억과 맞물리는 70년대, 80년대, 90년대 시절을 말하니까 특정 시기지만...

 그 시절이 좋았다~이런 얘긴 당연히 아니고, 그저 희미해져 가는 기억에 조금이나마 자극을

주는 그런 쾌감도 있고, 뭔가 오랜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를 떠는 그런 느낌도 들어서 좋다. ^^


 그리고 그런 점에 있어서 아주 좋은 업체 중 하나인, 한국영상자료원...

 고전 한국 영화들을 계속 블루레이로 발매해 주고 있는데,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에

계속 이런 작업을 기대하려면 아무래도 출시작들이 한장이라도 더 팔려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들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출시하는 한국 영화들을 한장 한장 느리지만 구입하는 중이고

그렇게 근래 구입한 블루레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 바로 이 꼬방동네 사람들이다.



[블루레이] 꼬방동네 사람들
(People In The Slum, 1982)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이렇게 출시가 되어 있다.

 이미지 디자인 자체는 그동안 내가 구입한 한국영상자료원 블루레이 중 가장

마음에 들지만...



-그러고보니, 매니아들을 자극하는 회사가 바로 이 한국영상자료원이 아닐까?

 보통 보면 이상할 정도로 통일성이나 뭐 그런걸 신경 쓰는 경우들이 있던데

여기서 나오는 블루레이들은 (아마도) 전부 이런 구성에 디자인이라, 척척 꽂아 놓으면

통일성의 미학이 장난이 아닌데... 게다가, 출시 순서 넘버까지. ^^


-일단 영화... 영화는 정말 좋았고 재미있었다.

 블루레이로 이렇게 제대로 보기 전에는 온전하게 본 적이 없는 영화인데,

정말 좋았다.

 어쩌면 신파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검은 장갑 명숙을 중심으로 한 멜로 드라마라고나 할까.

 근데 이게 그냥 붕 뜬 재벌들 치정극이나 SF 배틀물 이런 게 아니라, 80년대의 현실 위에서

펼쳐지는 그야말로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라 참 좋다.


-주연인 검은 장갑 명숙 역의 김보연 씨는 정말 이 작품으로 대종상 받았다는 얘기에

두말할 거 없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정말 명숙이란 캐릭터 그 자체... 김보연 씨의 열연과 매력이 아니었다면 이 작품이

이렇게 와닿지도 재미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말 최고였다. 딱 그 시절 매력 터지는 여성

그 자체... 이 작품 외에도, 비슷한 시기바람 불어 좋은날에서도 역시 매력 터진다. ^^


-그외에도 이 시절 영화에 나올만한 분들이 크게 작게 잔뜩 나오는 것도

지금에 와선 재미있고... 안성기 씨야 말할 것도 없고, 김희라 씨도 그렇고

암튼 비슷한 시절 영화들 보면 단골 얼굴들이 줄줄 나온다. 그리고 그 시절

뭔가 이상하고 야시시한 여자 캐릭터들 단골로 맡던 김형자씨가 여기서도... ^^


-이 영화의 재미와 별개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건 배경인데...

전부 그곳에서 찍었는지는 몰라도, 이 영화에서 자주 보여지는 장소는

바로 지금의 동양미래대학 즉 동양공전이 있던 근처다. 지금은 언제나 막히는 도로에

주변에 각종 건물들, 아파트... 그리고 돔구장까지 있는 그곳인데 불과 80년도에는

이런 모습이었다는 게 참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한다.

 당장 동양공전만 해도 동양미래대학이 되었고 영화에서 보여지는 거대한 송전탑도

사라진지 오래이고 말이다.

 암튼 이런 것들이 고전 한국 영화를 보는 단맛과 쓴맛일지도 모르겠다. ^^


-물론, 이 작품은 82년 작품이라 지금 기준에서 보면 참 말도 안 되는 현실들이긴 한데...

그걸 가지고 무조건 지금 관점에서 태클 거는 그런 이상한 사람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 블루레이 ]

-영화에 대해선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얘기했고,

또 이렇게 고전 한국 영화 출시를 응원한다고 얘기하긴 했지만,

블루레이는 객관적으로 많이 아쉽다.


-비단 한국영상자료원뿐 아니라, 근래 한국의 출시사들 보면 이런 디자인에 젖절한

소스를 구하지 않고 그냥 블루레이 캡쳐 이미지(로 추정되는 이미지)를 사용해 적당히들

만드는 게 관례던데... 블루레이 소스의 수준에 따라 그냥저냥한 수준은 되는 경우도 있는가하면,

아쉽고 어설프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건 후자다.

 화질 자체가 그닥 좋지 않아서인지, 이런 외형 디자인의 아쉬움이 크다.

 AV 퀄리티는 그동안 본 한국영상자료원 블루레이 중에서 가장 떨어진다.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던 다른 업체의 깊은밤 갑자기나(어차피 여기서 제공한 소스였다지만...)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나왔던 최후의 증인들과는 아예 비교할 필요도 없고...

안정적이란 점을 제외하면 비트볼뮤직의 미인보다도 떨어진다.

 영화가 아무리 좋고, 출시사를 응원하려고 해도 객관적인 얘기는 해야 하니까. ^^

 한국영상자료원으로서도 이 이상의 원본에 근접하는 소스는 구할 수 없던 건지,

전반적으로 흐릿하고 연한 수준의 화질이다.

 물론, 그렇다고 DVD나 VHS 수준이란건 절대 아니고... 어디까지나 근래 나온

고전 한국 영화 블루레이들과 비교하자면 아쉽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은 물론이고 근래 나오는 고전 한국 영화 블루레이들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이유가 있는데... 외국에서는 리마스터링을 한다고 하거나

고전 출시한다고 하면 여러 미사여구를 붙이며 진짜 색감이라느니 어쩌느니 하며

기억과 너무도 동떨어진 보정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근래 한국에서 발매되는

고전 한국 영화 블루레이들은 그렇지 않아서 참 좋다. 특히 한국영상자료원의 블루레이들은

객관적으로 충분히 깔끔하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면서도 그 시절 느낌, 그 시절 추억에

어울리는 그런 목표를 지향한다고 느껴진다랄까. 그래서 뛰어난 화질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고

그야말로, 추억을 고화질로 만난다는 말이 딱이다.

 한국영상자료원, 화이팅! ^^


-화질처럼 음질도 아쉽다. 스펙상 DTS-HD MA Mono이긴한데, 화질처럼 역시나 그동안 본

고전 한국 영화 블루레이 중 가장 아쉽다. 소스의 음질 스펙 자체가 특히 더 낮았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사운드는 명료하지 못 하고 특히 그래서 대사가 잘 안 들린다.

근래 이런 고전 한국 영화 블루레이 중에서,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 자막을 켜고

봐야 했다. 보통 본편 대사보다 음성해설이 잘 안 들리는데, 이 블루레이는 반대... ^^;;;


-서플도 감독과 영화평론가의 코멘터리 외에는 이미지 갤러리와 예고편 정도.

 

-뭐, AV 적으로는 아쉬움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이렇게 내놓은걸 보면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선 이게 최선이라는 얘기일테니까.

 그리고 어디까지나 아쉽다는 거지, 블루레이도 못 미치는 그런 수준은 절대 아니고... ^^

 뭣보다, 영화가 정말 좋고 재미있다. AV 퀄리티는 일단 차치하고 보면, 근래 나온

고전 한국 영화 블루레이 중에서는 단연 추천하고 싶은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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