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레이 해리하우젠 (Ray Harryhausen)
자고 일어나면 유명인들의 죽음이 뒤를 잇는 시대이긴 하지만...
오늘 자고 일어났더니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 들렸다. 바로, 레이 해리하우젠이 사망했다는 소식.
뭐랄까... 과거의 기억이 살짝 부숴지는 느낌도 들고, 요즘에는 이 이름이 별 의미도 없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에 다시금 내가 구시대의 인물이라는 생각도 들고...
암튼, 누구나 알만한 수퍼스타의 사망 소식은 아니겠지만,
그 느낌은 오히려 유명한 수퍼스타들의 사망 소식보다 더 묘하고 짠했다.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
-지금에 와선 이미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진 과거의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이니까.
이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는 감독이나 영화인들도 요즘 신인들이 아니라, 지금에 와서는 거장이나
노장으로 대접받을 정도의 나이 좀 있는 노인들(?)인 게 현실이고 말이다.
즉, 요즘 젊은 감독이나 신인급들이 존경하는 혹은 롤모델로 거론하고 싶다는 감독들이 대선배나
원로로 존경하는 급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니... 요즘에 이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오히려
그것도 이상할지도...
-국내에 발매된 신밧드의 모험 박스셋...
분명히 각각의 작품에 감독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박스셋은 감독이나 배우의 이름이 아닌,
레이 해리하우젠이란 이름의 콜렉션으로 묶여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보고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도 없다. ^^
-굉장히 드문 경우인데... 레이 해리하우젠이란 사람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사실 당연할 수 있다.
지금이야 이미 CG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 이전에 있었던 소위 아날로그 효과 시대,
그리고 그보다 더 이전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대가이기 때문!
지금에 와선 당연히 구시대 중의 구시대 기술이긴 하겠지만, 그게 이 기술이 꼭 구닥다리라는 증명은
아니다. 지금이야 CG가 일상이고 최첨단을 달리는 기술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영상 혹은 AV 산업이
어떻게 발달하느냐에 따라선 지금 우리가 익숙한 CG 기술도 구시대의 기술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다른 기술이나 새로운 CG 기술이 채울지도 모른다(당장 쌍팔년대 CG와 지금의 CG를 비교해 보면,
그걸 같은 기술이라고 묶기가... ^^;;;).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지금에 와선 개인이나 동호회 등에서 특별한 동영상을 제작할 때
사용되기도 하지만, 한때는 당당한 주류 기술... 당시의 기술이나 여건을 생각해 보면
한때는 최적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암튼, 감독이나 주연 배우들을 밀어내고 그 자신의 이름으로 된 콜렉션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진정 전설의 거장이 이렇게 또 현실에서 벗어나 역사의 페이지로... 뭔가 가슴이 짠하다.
( 이미지 출처 : www.imdb.com )
-혹시나 해서 IMDB까지 확인을 했는데... 인정사정없는(^^;;;) 2013이란 글자.
이렇게 또 시간은 흘러 가고... 시대가 변해 가고... 나도 늙어 가고...
( 이미지 출처 :
www.imdb.com )
-목록들만 봐도 참 가슴이 뛴다랄까. T T
-과거에 공상과학과 판타지를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던 훌륭한 방법이었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아마, 지금의 젊은이들(^^;;;)은 그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지 전혀 감이 안 올 것이다.
지금도 노인네들(^^;;;;;;)이 모여서 얘기를 하다 보면, 이 레이 해리하우젠의 작품들에 충격을
받았던 이야기들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정도니까.
사실 뭐 저 목록들의 작품들이 아직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건... 단순히 기술적인 면을 넘어서,
이야기 자체도 지금의 얄팍한? 분위기와는 다른 시대에 만들어진 작품들이라 더욱 그럴 것이다.
-아무래도 다른 아티스트들에 비해서... 사망 소식이 더욱 감상적으로 다가 온 레이 해리하우젠.
한 시대를 대표하던 선구자였고, 내 추억의 시절을 풍성하고 즐겁게 해 주었던 거장...
그의 명복을 빌며, 오늘은 레이 해리하우젠 DVD들이나 간만에 감상해봐야겠다.
***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과 별개로, 콜렉터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그의 사망 소식이
어떤 상업적인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자동반사랄까.
레이 해리하우젠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블루레이들이 콜렉션 박스셋으로 묶여서 판매가 되거나,
이참에 리마스터링판이 또 나온다던가... 어쨌거나, 판권이나 뭐 그런걸 초월해서 그의 이름을 붙인
콜렉션 박스셋이 나오는 것도 좋을 것 같긴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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